(앵커)
추석연휴를 맞아 마련한 기획순서입니다.
4·3배보상이 곧 시작되며 완전한 해결을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4·3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가 기억하게 하는 일은 또 다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JIBS가 MZ세대와 청소년 세대가 70여년전 제주의 비극을 공감할 수 있도록 당시의 기억을 직접 겪은 세대에게 듣고 웹툰 형식의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먼저, 고등래퍼 다현이와 4·3 유족 정순희 할머니의 만남을 신윤경 고승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등래퍼로 소문난 17살 다현이.
부쩍 꿈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한창 꿈꿀 나이 4·3을 겪었던 이웃 어르신을 만나뵙기로 했습니다.
김다현 / 서귀포고등학교 1학년
"제가 4·3에 대해 사실 잘 모르거든요.”
정순희 / 4·3유족
"4·3은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 만들어서 4.3이라. 아무 이유 없이 4.3만들었어. 폭도다. 폭도 가족이라면서..”
남부럽지 않은 집에서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12살의 순희.
신작로의 돌을 치우러 가다 폭도로 몰린 오빠가 사라지며 순희의 불행이 시작됐습니다.
그 후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경찰은 순희 할머니를 학교 옆 곡식창고로 끌고 갔습니다.
사지가 묶여버린 순희.
오빠가 있는 곳을 대라며 모진 고문이 시작됐습니다.
고문보다 견디기 힘든 건 언제 몸 위로 올라탈지 모르는 쥐와 그를 쫒는 고양이 소리였습니다.
정순희 / 4·3 유족
“다른 건 다 참아도 입을 벌려서 쇠꼬챙이로 물을 비우는 건 못 참겠더라. 옆에 물 놨다가 찰락찰락 비우면 비운 걸 알았지. 깨나면 죽지 않고.죽지 않고,,, 혼자 있으면 쥐가 이쪽으로 와서 파닥파닥, 고양이가 와서 파닥파닥..”
고문에서 풀려났지만 도피자의 가족이라며 어머니와 근처 공터에 끌려가게 된 순희.
총을 맞아 쓰러져가는 어머니를 눈앞에서 볼 수 밖에 었었습니다.
7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눈을 감으면 엄마가 여전히 옆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정순희 / 4·3 유족, 후유장애불인정
"이곳 보고 싶지도 않아서 여기 온 거 70년 만이야. 여기 보고 싶지도 않았어. 거기 이렇게 엄마가 앉아 있는 것만 같아. "
여기 저기 남아있는 고문의 흔적보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평생의 트라우마가 됐습니다.
한 차례 후유장애도 신청해 봤지만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김다현 / 서귀포고등학교 1학년
“일상적인 이야기 할 때는 되게 잘 웃으시고 약간 좀 밝으시다고 해야 되나.약간 4·3 이야기 할 때마다 좀 뭔가 기운이 가라앉으시고 눈물도 좀 자주 흘리는 거 보고 약간 뭔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낀 것 같아요.”
가족을 잃고 모진 삶을 살아온 할머니.
다현이는 할머니의 기억이 어둠보다 밝음으로 더 많이 채워지길 바라봅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JIBS 신윤경(yunk98@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석연휴를 맞아 마련한 기획순서입니다.
4·3배보상이 곧 시작되며 완전한 해결을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4·3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가 기억하게 하는 일은 또 다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JIBS가 MZ세대와 청소년 세대가 70여년전 제주의 비극을 공감할 수 있도록 당시의 기억을 직접 겪은 세대에게 듣고 웹툰 형식의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먼저, 고등래퍼 다현이와 4·3 유족 정순희 할머니의 만남을 신윤경 고승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등래퍼로 소문난 17살 다현이.
부쩍 꿈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한창 꿈꿀 나이 4·3을 겪었던 이웃 어르신을 만나뵙기로 했습니다.
김다현 / 서귀포고등학교 1학년
"제가 4·3에 대해 사실 잘 모르거든요.”
정순희 / 4·3유족
"4·3은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 만들어서 4.3이라. 아무 이유 없이 4.3만들었어. 폭도다. 폭도 가족이라면서..”
남부럽지 않은 집에서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12살의 순희.
신작로의 돌을 치우러 가다 폭도로 몰린 오빠가 사라지며 순희의 불행이 시작됐습니다.
그 후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경찰은 순희 할머니를 학교 옆 곡식창고로 끌고 갔습니다.
사지가 묶여버린 순희.
오빠가 있는 곳을 대라며 모진 고문이 시작됐습니다.
고문보다 견디기 힘든 건 언제 몸 위로 올라탈지 모르는 쥐와 그를 쫒는 고양이 소리였습니다.
정순희 / 4·3 유족
“다른 건 다 참아도 입을 벌려서 쇠꼬챙이로 물을 비우는 건 못 참겠더라. 옆에 물 놨다가 찰락찰락 비우면 비운 걸 알았지. 깨나면 죽지 않고.죽지 않고,,, 혼자 있으면 쥐가 이쪽으로 와서 파닥파닥, 고양이가 와서 파닥파닥..”
고문에서 풀려났지만 도피자의 가족이라며 어머니와 근처 공터에 끌려가게 된 순희.
총을 맞아 쓰러져가는 어머니를 눈앞에서 볼 수 밖에 었었습니다.
7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눈을 감으면 엄마가 여전히 옆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정순희 / 4·3 유족, 후유장애불인정
"이곳 보고 싶지도 않아서 여기 온 거 70년 만이야. 여기 보고 싶지도 않았어. 거기 이렇게 엄마가 앉아 있는 것만 같아. "
여기 저기 남아있는 고문의 흔적보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평생의 트라우마가 됐습니다.
한 차례 후유장애도 신청해 봤지만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김다현 / 서귀포고등학교 1학년
“일상적인 이야기 할 때는 되게 잘 웃으시고 약간 좀 밝으시다고 해야 되나.약간 4·3 이야기 할 때마다 좀 뭔가 기운이 가라앉으시고 눈물도 좀 자주 흘리는 거 보고 약간 뭔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낀 것 같아요.”
가족을 잃고 모진 삶을 살아온 할머니.
다현이는 할머니의 기억이 어둠보다 밝음으로 더 많이 채워지길 바라봅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JIBS 신윤경(yunk98@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