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5일)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개관 20주년 기념식. 허수호 대표(사진 맨 왼쪽)와 아이들이 케익 촛불을 끄고 있다.
지역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방과후 배움터 역할을 해온 '푸른꿈 작은 공부방'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오늘(15일)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제주시 건입동에 있는 푸른꿈 작은 공부방은 2006년 제주교육대학교 총학생회가 교육 봉사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뒤 올해로 운영 20년째를 맞았습니다. 그동안 공부방을 거쳐 간 어린이는 약 420명, 자원교사는 150명에 달합니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꿈들'(대표 허수호)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념식은 지난 시간 동안 공부방을 함께 만든 이들의 노력을 돌아보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케이크 커팅식과 공부방 동아리인 '하날오름 어린이 풍물단'의 공연도 이어지며 축하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오늘(15일)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개관 20주년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받은 김철(오른쪽)씨와 허수호 대표
이날 감사패를 받은 김철 씨는 "음지에 있어야 할 사람이 상을 받게 됐다"며 "대학 시설보수팀에서 일하던 시절 학생들과 연을 맺어 도움을 드리게 됐다. 깨진 유리창과 난방도 안 되던 단독주택 1층에서 시작한 공부방이 이렇게 발전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씨와 더불어 △신애경 제주대 사라캠퍼스 부총장 △김민호 전 제주대 교수 △현경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김정훈씨 등이 감사패를 받았습니다.
처음 공부방은 대학생들이 없는 주머니를 털어 모은 돈으로 오래된 주택을 빌려 시작됐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배움의 열정으로 가득했습니다. 이후 훈훈한 사연이 알려지며 지역사회의 지원도 이어졌습니다. 현재 터를 잡은 건물(제주시 동문로21길 10)도 자원교사들의 노력과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마련된 것입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허수호 대표는 "처음에 큰 계획 없이 무작정 시작한 일이 20년이 됐다"며 "2년도 어려운데 2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뤄낸 기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허 대표는 특히 "최근 20년 전 공부방을 다녔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며 "할머니와 단칸방에서 살던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이제 부모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분명 좋은 부모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상봉 제주자치도의회 의장도 "우리 딸이 이 공부방 봉사에 참여하면서 아버지로서 딸을 태우러 오고가면서 이곳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라며 "앞으로도 도의회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했습니다.
오늘(15일)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개관 20주년 기념식
오늘(15일)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개관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상봉 제주자치도의회 의장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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