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형사고발" 으름장 '강대 강' 대치 계속
해법 못찾고 공회전만.. 행정 부담은 매년 커져
제주시 조천읍의 한 도로.
도로에는 중앙선 옆으로 차량의 통행을 막는 장애물이 150여m에 걸쳐 곳곳에 설치됐습니다.
이곳을 지나가는 차량들은 장애물을 피해 중앙선을 침범해가며 반대편 차선으로 달립니다.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한 것은 이 도로 토지주 A씨.
행정기관에서 자신의 땅 1,400여㎡에 도로를 만들었지만, 보상 협의가 수년 째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도로 일부를 막아선겁니다.
A씨는 "행정이 내 땅을 불법, 무단으로 사용해놓고 정작 민원에는 대응해주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민원이 모두 무시될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기 전 2개월 동안 주변에 현수막을 걸어 사전 안내를 했다"며 "장애물도 최소한의 교통 흐름을 고려해 설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제주시는 A씨에게 공문을 보내 "즉각 장애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형사고발하고, 교통사고가 날 경우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라며 강경반응을 보였습니다.
A씨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수십년 동안 주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된 사실상의 도로"라며 "감정평가가 있었지만 A씨가 감정가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A씨와 제주시가 '강대 강' 대치 속에 도로에 설치된 장애물은 결국 다른 운전자들의 민원으로 사흘만에 경찰에 의해 철거됐지만, 문제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A씨의 사례처럼 과거 새마을운동 등 개발시기 개인의 땅에 도로를 만들었지만, 지적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상을 받지 못한 땅인 ‘미불용지’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땅 주인으로서는 토지가치에 따라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제주자치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미불용지는 지난 2016년 전수조사 기준 9만1,400여 필지에 보상금은 1조2,000여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보상이 이뤄진 것은 필지 기준으로 1% 정도입니다.
하지만 2016년 조사 이후 공시지가는 크게 올라 지금 기준에서 보상금액은 2조 원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방도 기준 제주자치도에서 마련한 한 해 보상 금액은 1년에 20억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접수 순번대로 처리되고 있어 민원을 넣고, 성에 차지 않는 감정가를 받아들인다 한들 언제 보상 받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일부 미불용지가 전이나 대지로 돼 있는 경우에는 도리어 세금까지 내는 토지주가 있어 반발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에 보상이 느려지자 토지주들은 잇따라 소송에 나섰고, 기부채납 등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행정은 패소하고서야 보상금을 쥐어 짜내고 있지만 말 그대로 쥐어짜낼 뿐, 보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패소하면서 내게 될 원고 측의 변호사 비용을 비롯해 보상이 안될 경우 붙는 지연손해금은 덤입니다.
다음 달 출범하는 민선8기 도정과 제12대 도의회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미불용지 문제가 조금 더 진척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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