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도 나경원도 ‘제미나이’ 공방… 형사재판 피고인 대통령과 수사기관장의 거리
이재명 대통령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의 답변을 공개하며 공소청장과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정당화하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AI의 상반된 답변을 제시하며 맞섰습니다. 대통령이 공개한 답변은 배석 반대론을 '위헌적 억지'와 '궤변'으로 규정했고, 나 의원은 '권한 남용'과 '탄핵 사유'까지 거론했습니다. 논쟁에서 짚어볼 대목은 형사재판 피고인인 대통령과 수사·기소기관장의 관계입니다. 대통령이 이들 기관을 행정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국무회의에 정례적인 배석이 이뤄질 경우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지가 쟁점입니다 이 대통령은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우려는 야권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같은 제미나이, 다른 결론… 대통령이 내세운 '위헌적 억지' 이 대통령은 오늘(2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공개된 답변에는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반대하는 주장이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따른 대통령의 행정감독권을 부정하는 '궤변'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대통령은 별도의 게시물에서도 산림청장과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 등 다른 기관장들의 국무회의 참석을 거론하며 중수청과 공소청을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중수청도 공소청도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의 지휘를 받는 청장의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의 AI 활용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편향된 질문으로 편향된 답변을 제미나이에서 받아놓고, 그걸 X에 올리는 대통령의 처참한 수준"이라며 자신이 제미나이에 질문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답변에는 대통령의 행정감독권을 근거로 국무회의 배석을 정당화하는 주장이 수사·기소기관의 준사법적 성격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나 의원은 이를 근거로 '권한 남용'과 '탄핵 사유'까지 주장했습니다. 같은 AI가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놓았지만, 양측이 입력한 질문과 대화 맥락이 동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국무회의 참석 근거는 명확… 쟁점은 '상시 배석' 김지용 중수청장은 어제(20일) 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국무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 이후에는 기관장 직무대행들도 국무회의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현행 정부조직법 제11조는 대통령의 중앙행정기관 지휘·감독 권한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개정된 국무회의 규정 제8조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과 중요 직위에 있는 공무원을 배석하게 할 수 있도록 명시했습니다. 배석자에게 국무에 관한 발언을 허용하는 근거도 마련돼 있습니다. 정부 역시 지난 7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기존 외청들이 국무회의에 참여해 관계부처와 현안을 공유하고 있다며 신설 중수청과 공소청의 참석도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행 규정에 배석 근거가 있다는 점과 수사·기소기관장이 정례적으로 참석하는 방식의 적절성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나옵니다. 특정 현안에 관한 보고를 위해 출석하는 경우와 국무회의에 지속적으로 배석해 국정 전반을 논의하는 경우는 수사기관의 독립성 측면에서 검토할 내용이 다릅니다. 참여연대도 수사·기소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며 기관장들의 국무회의 정례 참석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형사재판 피고인인 대통령… 수사기관장과의 관계는 이번 논란에서 주목할 부분은 대통령 자신의 형사재판 문제입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 기소된 형사사건의 피고인으로, 대통령 취임 이후 관련 재판의 진행과 헌법 제84조의 불소추특권 적용 범위를 둘러싼 법적 논쟁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수사·기소기관장들과 국무회의에서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체계가 운영될 경우,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행정감독권은 법률에 근거한 권한입니다. 하지만 행정조직을 감독하는 권한과 개별 사건의 수사·기소에 관여하는 권한은 구별됩니다. 특히 대통령 본인이나 측근과 관련된 사건을 해당 기관이 담당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기관장과 대통령의 접촉 범위와 사건 관련 정보의 취급 기준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구체적 수사지휘 안 한다”… 대통령의 약속과 수사 독립성 이 대통령은 수사 개입 우려에 대해 구체적인 사건의 수사지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장관들에게 구체적 인허가 지시도 하지 않는 것처럼 구체적 사건 수사 지휘는 하지 않을 테니 걱정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검사는 대통령에게 충성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며 공직자는 국민에게 충성하고 공명정대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업무의 독립성만큼 민주적 통제와 국정 방향 공유도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에 대해 "제미나이 할애비를 데려와도 대통령이 수사 지휘, 기소 지휘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한 의원은 중수청을 '하수청', 공소청을 '공작청'에 빗대며 수사·기소기관이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또 역대 정부가 수사·기소기관장을 국무회의에 상시 배석시키지 않았던 관행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의 방침을 비판했습니다.
2026-10-21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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