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서 우뭇가사리 만나고 해녀와 음식 이야기… 맛집엔 없던 제주, 세화 장터에 있었다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 전담팀 가동
제주 '초등생 투신 시도' 교육청 차원 원점 재조사
숭고한 생명 나눔, 故 양성우 선생님
우도 앞바다서 멸종위기·미기록 후보종 대거 발견.. 갯녹음 심화는 '경고등'
세력 키우며 다가오는 태풍 '사우델'.. 다음 주 영향 촉각
탄핵론까지 번진 ‘서면 제청’… 법원 안에선 “더 미룰 수 없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최종 합의 없이 대법관 후보 2명을 서면으로 제청한 뒤 정치권 공세가 사퇴 요구와 탄핵론으로 번지는 가운데, 법원 내부에서는 이번 제청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이 5개월째 공석이고 다음 달 이흥구 대법관까지 퇴임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인선을 늦추기 어려웠다는 판단입니다. 대통령을 직접 만나 후보자를 제청해야 한다는 규정이 헌법과 법률에 없는 만큼 ‘서면’이라는 방식 자체를 법적 문제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한변)도 “대면 제청은 관행일 뿐 법적 의무가 아니다”라며 조 대법원장을 엄호했습니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서면 제청보다 앞선 5개월간의 제청 지연과 후보추천 절차를 겨냥해 제청권 남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치권이 조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까지 밀어붙이는 사이, 법조계에서는 서면 제청의 적법성과 장기간 공석 책임을 서로 다른 쟁점으로 나눠 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5개월째 빈 자리, 다음 달 또 공석… 판사들 “더 못 미뤄” 법원 내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은 지난 3월 퇴임했습니다. 후임은 5개월 동안 임명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이흥구 대법관도 다음 달 임기를 마칩니다. 인선이 계속 미뤄질 경우 대법관 두 자리가 동시에 비게 됩니다. 현직 법관들은 대법관 공석 장기화가 대법원 재판과 사법행정에 부담을 주고 결국 재판을 받는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대법관 공백을 더 방치하기 어려웠던 만큼 이번 제청 시점과 필요성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와 함께, 헌법이 대법관 제청권과 임명권의 주체를 각각 정하고 있을 뿐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반드시 사전 조율해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권 일각에서 이번 일을 대통령의 임명권 침해로 규정하고 조 대법원장 탄핵까지 거론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판단입니다. ■ ‘대면 제청’은 법인가 관행인가 이번 논란에서 먼저 구분할 대목은 대법관 제청의 방식입니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직접 만나야 한다거나 제청 전 후보자에 대한 합의를 마쳐야 한다는 요건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역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후보자를 조율하고 직접 만나 제청해온 것은 인선 과정에서 형성된 관행입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청와대와 대법원이 노 전 대법관 후임을 놓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조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고, 다음 달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까지 함께 올렸습니다. 한변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습니다. 20일 “제청의 주체는 대법원장이며 그 방식이 대면이든 서면이든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이를 강제하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면 제청을 “하나의 관행”으로 규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제청을 일방 통보라고 비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관행을 깨뜨렸다는 정치적 비판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판단 사이에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셈입니다. ■ “대통령 만나려 했다”… ‘패싱’ 규정에도 변수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처음부터 건너뛴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 나왔습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했지만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밝혔습니다. 한변도 성명에서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서면 제청 방식 역시 청와대 민정수석 측과 협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고 청와대와 대법원의 충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양측은 손봉기 부장판사 제청을 두고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고, 조 대법원장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헌법상 제청권을 행사했습니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를 조율한 뒤 제청해온 기존 방식이 이번 인선에서 깨진 것은 분명합니다. 논란의 핵심도 ‘서면을 보냈느냐’보다 합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법원장이 어디까지 독자적으로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민변, ‘서면’보다 앞선 5개월을 문제 삼아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법조계의 시선이 한 방향으로 모인 것은 아닙니다. 민변도 20일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습니다. 다만 한변과 다투는 지점부터 달랐습니다. 민변은 서면으로 후보자를 제청한 행위보다는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 이후 후임 인선이 5개월 넘게 미뤄진 과정과 이미 추천된 후보자를 놓고 후보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주어진 권한인 동시에 공석을 적기에 메우기 위해 행사해야 하는 직무라는 논리입니다. 민변은 후보자에 대한 이견 등을 이유로 제청을 장기간 늦췄다면 제청권을 적절하게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조 대법원장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한변은 ‘어떻게 제청했느냐’를 놓고 조 대법원장을 방어했고, 민변은 ‘왜 이제야 제청했느냐’를 따졌습니다. 서면 제청을 둘러싼 법조계 논쟁을 찬성과 반대라는 두 갈래로 묶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 손봉기·김성수는 어디로… 인사검증 밀어낸 정치 충돌 격화된 공방 속에 정작 대법관 후보자 두 사람에 대한 검증은 뒤로 밀렸습니다.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부장판사와 김성수 부장판사를 놓고 법원 내부에서는 현재까지 임명을 거부할 정도의 윤리적 결격 사유가 부각된 것은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손 부장판사는 현직 지방법원 부장판사로는 처음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것으로 알려졌고, 김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입니다. 대법원은 두 후보 모두 법률지식과 재판 실무능력을 갖춘 법관이라고 제청 이유를 밝혔습니다. 현직 판사들 사이에서는 후보자 개인에게 결격 사유가 없다면 제청 방식을 이유로 임명을 거부할 경우 그 근거를 설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헌법상 대법원장의 제청 다음에는 국회 동의 절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의 충돌이 후보자 자질 검증까지 집어삼킬 경우 대법관 공석은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 사퇴에서 탄핵까지… 법원 내부는 “법리적으로 다르다” 정치권의 공세는 이미 조 대법원장 거취 문제로 향하고 있습니다. 여권에서는 이번 서면 제청을 대통령 임명권에 대한 도전으로 보는 비판이 나왔고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이어 탄핵 주장까지 공개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만으로 탄핵 사유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체적입니다. 헌법과 법률에 대면 제청이나 대통령과의 사전 합의를 의무화한 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관행과 다른 방식으로 제청했다는 사실만으로 헌법·법률 위반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우려는 오히려 그다음에 쏠립니다. 현직 판사들은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제도 개편 논의를 앞두고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긴장 관계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조 대법원장도 현재까지 제청을 거둬들일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면서 서면 제청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수고하십니다”라고 답했을 뿐, 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경위와 국회 법사위 출석 여부에는 말을 아꼈습니다.
2026-08-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제주 '초등생 투신 시도' 교육청 차원 원점 재조사
제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생 투신 시도' 사건과 관련해 교육청 차원의 '원점 재조사'가 이뤄집니다.  제주자치도교육청은 오늘(20일) 브리핑을 열고 교육청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이번 사안의 사실관계와 학교 측의 조치 내용을 전반적으로 확인·조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교육계와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A학생이 교내에서 투신을 시도했다가 당시 친구들의 만류로 미수에 그친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공론화됐습니다. A학생은 수년 전 외국에서 살다 온 이주배경(다문화가정) 학생이라는 이유로 1년 넘게 또래 학생들로부터 단체 채팅방 등에서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생 가족 측은 학교 측의 대응이 부실했다며 교장 등 학교 관계자 3명을 지난 6월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A학생의 투신 시도와 관련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도교육청 역시 현재까지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도교육청의 '학교안전 업무 매뉴얼'에는 학생 자살 시도 사건이 발생할 경우 서면으로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과 보고 체계 ▲학생 지원 ▲유관기관 연계 ▲기록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특히 자살·자해 등 학생 안전사고에 대한 보고 및 지원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하고 개선책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조사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확인되면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학교와 교육청이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보완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도교육청은 학생·학부모 권리와 이주배경학생 지원, 인권, 교육활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주교육 함께 회복 지원단'을 운영해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투신을 시도한 A학생과 이를 목격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정서 안정과 심리 회복 지원을 강화하고, 위기 학생 선별 검사를 실시합니다. 고위험군 학생을 대상으로는 특별상담실을 통한 긴급 상담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학교를 대상으로 혐오·차별 관련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피해학생과 관련 학생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과 학생 간 관계 회복을 위한 찾아가는 집단상담 등 학생 인권교육도 강화합니다. 교직원에 대해서도 2차 트라우마 예방을 위해 심리상담 및 치료비 지원 등 교육활동 보호 대책 지원을 강화합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안 관련 갈등이 확대돼 교육공동체 내부의 노력만으로 문제를 풀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학생 안전과 학교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학교가 본래의 교육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민사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6-08-20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오일장서 우뭇가사리 만나고 해녀와 음식 이야기… 맛집엔 없던 제주, 세화 장터에 있었다
세화민속오일장을 걷다 우뭇가사리 앞에 발길이 머뭅니다. 관광객에게는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식재료지만 해녀들의 밥상에서는 오래전부터 익숙한 바다 먹거리입니다. 장터를 빠져나온 발걸음은 세화어촌계로 향했습니다. 해녀들에게 바다와 음식 이야기를 듣고, 제철 식재료를 살펴보고, 제주 사람들이 먹어온 음식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맛집을 찾아갔다면 식당에서 금세 끝났을 한 끼가 장터를 지나 마을과 사람에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세화에서 관광객들이 찾아간 곳에는 별점도, 유명 맛집의 간판도 없었습니다. 장터에서 낯선 식재료를 들여다보고, 마을로 걸어 들어가 그 음식을 먹어온 해녀를 만났습니다. 제주자치도관광협회는 제주도와 함께 운영하는 ‘제주미(味)행’ 세화마을 어촌계 해녀 문화편을 마무리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제주미행’은 지난 6월 첫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10차례에 240여 명의 도내외 관광객이 참여했습니다. 매 회차 참가 신청이 조기에 마감됐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4점을 기록했습니다. ■ 한 끼 먹기 전에 장터부터 걸었다 세화마을편은 바로 식탁에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세화민속오일장과 마을을 둘러보며 제철 식재료와 제주 전통음식 문화를 접했습니다. 이어 세화어촌계 해녀들과 만났습니다. 특히 해녀들이 즐겨 먹는 우뭇가사리 등을 통해 관광객에게는 낯선 제주 식재료가 해녀들의 일상적인 밥상에 어떻게 올라왔는지도 살펴봤습니다. 여행객에게 해녀는 물질하는 모습을 바라보거나 사진으로 남기는 제주 고유의 풍경으로 익숙합니다. 세화에서는 시선이 바다에서 밥상으로 옮겨갔습니다. 해녀가 무엇을 채취하는지에 이어 그것을 어떻게 먹어왔는지까지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식재료가 마을 사람들의 밥상에 오르는 과정이 여행의 한 부분으로 들어왔습니다. ■ 가장 좋아한 건 ‘직접 만드는 시간’ 참가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은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이었습니다. 이어 로컬 미식 해설가와의 만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누군가 차려준 제주 음식을 맛보는 시간보다 직접 만들고, 장을 보고, 그 음식을 먹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높은 호응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참가자는 “맛집 탐방만으로는 알기 힘든 제주의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좋았다”며 “도내 로컬 미식 전문가들이 전해주는 생생한 제주 이야기가 유익하고 즐거웠다”고 전했습니다. 관광객의 관심도 익숙한 메뉴와 유명 식당에서 조금씩 바깥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흑돼지나 갈치처럼 이미 관광객에게 익숙한 음식 밖에도 제주 사람들이 계절마다 먹어온 식재료와 음식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가운데 우뭇가사리가 여행객을 해녀와 만나게 했습니다. ■ 호박잎국에서 전복죽까지… 다음 제주 한 끼는 세화에서 끝난 이야기는 다른 제주 음식으로 이어집니다. 제주미행은 오는 11월까지 운영됩니다. 현재 8월과 9월 회차 참가자를 모집 중이며 호박잎국과 된장냉국, 기름떡, 전복죽 등이 프로그램에 오릅니다. 회차별 모집 인원은 25명입니다. 제주여행 공공 플랫폼 ‘탐나오’를 통해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강동훈 제주도관광협회장은 “마을과 함께한 특별 회차를 통해 제주 미식이 음식 자체를 넘어 지역의 사람과 문화, 이야기를 경험하는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하반기에는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만의 미식 매력을 선보이고, 참가자들이 제주를 새로운 시선으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6-08-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