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 땐 순식간, 내릴 땐 천천히..'가격 짬짜미' 설탕3사, 4천억대 과징금 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년여간 설탕 가격을 담합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설탕 3사에 4천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공정위는 오늘(12일) 이들 3사가 사업자 간(B2B) 거래에서 4년여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총 4,831억3,000만 원(잠정)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공정위가 그간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크며, 참가 사업자당 평균 부과액(1,361억 원) 기준으로는 최대 수준입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3사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가격 인상 6차례·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 3사의 2024년 기준 내수 시장점유율은 약 89%에 달합니다. 이들은 설탕 원료인 원당(사탕수수·사탕무 등) 가격이 오를 경우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공급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미리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인하 시점을 늦추는 방식으로 원가 하락분이 즉각 반영되지 않도록 합의했습니다. 담합은 대표급·본부장급·영업임원급·영업팀장급 등 직급별 모임과 연락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대표 및 본부장급에서는 가격 인상 방향과 3사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영업임원과 팀장들은 많게는 월 9차례 모임을 열어 가격 변경 시기와 폭, 거래처별 협상 전략, 대응 방안 등 구체적 실행계획을 조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격 변경이 합의되면 각 수요처별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가 협상을 주도하고, 협상 경과를 3사가 공유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예컨대 A음료회사는 이 업체에 가장 많이 설탕을 공급하는 CJ제일제당이 담당했고, 마찬가지 방식으로 B과자회사는 삼양사가, C음료회사는 대한제당이 주도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 협상했다는 설명입니다.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수요처에 대해서는 3사가 공동 대응하며 압박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정위는 "제당사들은 원당 가격 상승 시 단 한 차례도 실패 없이 가격을 인상했고, 원당 가격 하락 시에도 인하를 지연하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들 업체는 2007년에도 같은 혐의로 제재를 받은 바 있음에도 다시 담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4년 3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이후에도 1년 넘게 담합을 유지하고 조사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 대응을 논의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공정위는 "식료품 분야에서 장기간 은밀하게 지속된 약탈적 담합을제재했다"며 "최근 높은 식료품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부담을 완화하고, 독과점 사업자의 부당한 가격 인상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6-02-12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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