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끝나는 줄 알았는데, 만들고 나왔다”… 머무는 순간, 호텔이 작품을 남기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전시를 보러 들어갔다가, 손에 작품 하나를 쥐고 나옵니다. 머무는 동안 감상이 아니라 창작이 시작됩니다. 숙박의 문법이 바뀌고 있습니다. 호텔은 이제 쉬는 곳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나만의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제주 중문에 위치한 그랜드 조선 제주가 전시와 체험을 결합한 아트 프로그램 《웜스 인 블룸(Warmth in Bloom): 사랑》을 선보입니다. 관람에 그치지 않은, 참여와 창작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전면에 세운 구성입니다. 프로그램은 5월 16일 단 하루 진행됩니다. 장소는 힐 스위트관 1층 ‘그랑 제이’ 프라이빗 다이닝룸입니다. 한 시간으로 압축된 일정이지만, 경험의 방향만은 분명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 관람객으로 들어가, 창작자로 나오다 ‘하이라이트 도슨트 투어’로 시작합니다.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양순열 작가가 직접 작품 앞에 섭니다. 단지 해설로 끝나지 않습니다. 작가는 작업이 시작된 자리, 감정이 움직인 순간을 꺼내 놓습니다. 전시는 힐 스위트관 로비와 ‘그랑 제이’, 본관 로비로 이어집니다. 총 26점의 작품이 공간 사이를 끊지 않고 배치됩니다. 관람은 머무는 동선과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그리고 ‘아트 워크숍’으로 연결됩니다. 참가자는 각자의 색과 문장, 이미지 조각을 골라 콜라주 형식의 팝업 카드를 완성합니다. 주제는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서는 힘, ‘사랑’입니다. 이 지점에서 역할이 바뀝니다. 관람객이란 자리는 사라지고, 각자의 작업이 시작됩니다. ■ 머무는 동안, 경험은 결과로 남는다 최근 호텔은 공간의 역할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숙박을 중심으로 설계되던 구조에서, 체류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전환하는 흐름입니다. 그랜드 조선 제주의 이번 시도는 그 다음 단계에 놓입니다. 머무는 동안 소비하는 경험이 아니라, 결과를 남기는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호텔 관계자는 “전시 감상과 더불어, 작가와의 소통과 창작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예술과 함께하는 휴식이라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이사라, 허보리 작가 전시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 회복을 다루는 작업, 감정의 중심을 다시 세우다 양순열 작가의 작업은 정리된 결과보다, 아직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 머뭅니다. 버티는 모습보다는, 흔들리는 쪽에 오래 머뭅니다. 〈오똑이(Ottogi)〉 연작은 쓰러지는 순간과 다시 서는 움직임을 오가며, 균형이 만들어지는 시간을 남깁니다. 〈드림(Dream)〉 연작은 밖으로 향하지 않고, 안쪽으로 접히듯 이어집니다.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 안으로 따라 들어갑니다. 이번 전시 《웜스 인 블룸: 사랑》 역시 같은 흐름 위에 놓입니다. 사랑을 고정된 값으로 두지 않고, 다시 움직이게 하는 쪽으로 이어집니다. 전시는 오는 8월 30일까지 이어집니다.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호텔 곳곳에서 작품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머무는 동안 선택은 남습니다. 보고 나오는 데서 멈출지, 직접 만들고 가져갈지. 프로그램은 그 질문 자체를 지워버립니다. 참여는 공식 홈페이지 내 별도 신청 양식을 통해 가능합니다. 모집은 22일부터 선착순이며, 유료입니다.
2026-04-2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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