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길어질수록, 대통령은 흔들린다” 조갑제의 경고
이재명 대통령의 생중계 부처 업무보고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공개된 자리에서 공공기관장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대통령의 인성을 드러낸다”고 직격했습니다. 다만 논점은 발언의 강도에 있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통합의 언어였는지, 아니면 정치의 언어로 읽혔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조 대표의 비판은 특정 발언 하나가 아니라, 생중계라는 형식 속에서 노출된 권력의 태도를 겨냥했습니다. ■ “국민과의 직접 소통,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 조갑제 대표는 15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공개적으로 질책한 장면을 두고 “사고에 가까운 발언들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공공기관장을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순간, 발언은 정책이 아니라 인성의 문제로 읽힌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생중계 소통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생중계는 언제든 리스크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말이 길어질수록 발언의 정확성은 흐려지고, 농담과 지적의 경계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 “퀴즈 문답처럼 흐르면, 권력은 시험관이 된다” 조 대표가 특히 우려한 지점은 업무보고의 형식 변화였습니다. “미리 어떤 질문이 오갈지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중계가 진행되면, 보고가 아니라 퀴즈 문답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질문을 던지고 답하지 못하면 “그동안 뭘 했느냐”는 식의 공개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지점에서 쟁점은 발언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권력 행사가 어떻게 노출됐는가로 옮겨갑니다. 대통령의 질문이 검증이 아니라 면박처럼 읽히는 순간, 그 장면은 정책 토론이 아니라 정치적 장면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 ‘책갈피 속 달러’ 발언, 실효성 문제로 되돌아오다 논란이 된 ‘책갈피 속 달러 밀반출’ 언급에 대해서도 조 대표는 실무적 한계를 짚었습니다. “그 방식대로 전수 조사를 시작하면 공항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며 “하루 수만 명을 상대로 그런 검사를 하면 비행기를 제시간에 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는 공항 보안의 필요성을 부정한 발언이 아닙니다. 정책 발언이 현장의 작동 원리를 충분히 반영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였고, 정책은 메시지가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점을 짚은 대목으로 해석됩니다. ■ “그날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정당의 대통령’처럼 보였다” 가장 날 선 평가는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조 대표는 “대통령은 여야를 넘어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라며 “그날은 국민의 대통령이라기보다 민주당의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공격하는 인상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발언 의도와 무관하게, 대통령의 언어가 통합의 상징이 아니라 진영 대결의 언어로 읽히는 순간 신뢰의 균열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 “대통령은 알아도, 모른 척할 줄 알아야 한다” 조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경고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말하기를 좋아하고 솔직해서 손해를 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언어는 개인의 화법이 아니라 제도의 언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제일 나쁜 것은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나쁜 것은 알아도 다 말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여전히 지지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생중계 소통이 대통령을 더 가깝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권력을 더 날것으로 드러냈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5-12-1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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