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논란의 칭다오 물동량.. 어떻게 산정됐나?
서울행 3박4일 수학여행 사라지나?...교육청 지원은 줄고, 비용은 비싸지고
[제주날씨] 성탄절 기온 뚝.. '화이트 크리스마스' 오나
신라 금관 받은 트럼프, 李 대통령에 '백악관 황금열쇠' 선물
제주 도민 절반 "인구 늘어도 괜찮아"...6년 새 인식 180도 바뀌었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대통령 상징 '봉황기' 다시 청와대로
“일본이 닫히자, 제주는 열렸다”… 관광이 아니라 ‘지도가’ 바뀌고 있다
관광이 늘어난 게 아닙니다. 방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일본이 막히자 수요는 멈추지 않았고, 경로만 틀었습니다. 그 화살표가 지금 제주를 향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일령(限日令)’, 무비자 입국 재개, 중·일 외교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하면서 일본행 관광 수요가 빠르게 이탈했고, 그 일부가 제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항공편이 늘고, 크루즈 기항지가 바뀌고, 단체 관광 상품의 지도도 다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호재가 아니라 진행형 테스트입니다. 2025년 연말의 제주는 지금, 관광이 늘었는지가 아니라 이 흐름을 구조로 바꿀 수 있느냐를 시험받고 있습니다. ■ 한일령은 ‘정치’였고, 이동은 ‘경제’ 한일령은 외교 조치였지만, 그 효과는 시장에서 즉각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줄이고 제주·한국 노선을 늘리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좌석과 수요의 계산입니다. 24일 국적사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동절기 관광수요 감소로 줄었던 제주~중국 노선은 25일부터 내년 1월까지 주 16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하이 주 1회, 베이징 주 4회, 난징 주 3회, 홍콩 주 2회, 광저우 주 2회, 우시 주 4회 등 주요 도시에서 증편이 동시에 진행됩니다. 내년 1월에는 장춘과 마카오 노선도 전세기로 주 2회씩 재개될 예정입니다. 동절기 기준 제주~중국 노선은 13개 도시 주 125편으로 확대돼 지난 동절기(10개 도시 주 103편)보다 주 22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권 대형 여행사 한 관계자는 “항공 노선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시장이 이 변화를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 전환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며 “일본이 닫힌 자리를 제주가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 제주 기점 항공·크루즈, 2026년을 향해 더 움직일 가능성 업계는 이 같은 노선 증편이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고 봅니다. 항공 노선 확대는 통상 최소 2~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현재 반영되는 동절기 증편보다 2026년 하계 스케줄에 중국발·중국행 제주 노선 확대가 더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국적사 한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들이 먼저 움직였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는 일본 노선에서 빠진 기재와 좌석이 제주를 포함한 한국 노선으로 체계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뱃길에서도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기항을 제외하고 제주 기항 일수를 늘리거나, 제주·부산 중심으로 재편한 크루즈 상품이 늘고 있습니다. 국내 크루즈 상품 기획 담당자는 “일본이 빠진 자리를 제주가 채우면서, 단기 경유형이 아니라 체류형 일정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통계가 말하는 진짜 변화, “비슷한 규모, 내용이 바뀌었다” 제주 방문 관광객 수는 2022년 1,388만 명, 2023년 1,337만 명, 2024년 1,376만 명에 이어 올해도 1,30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23일 기준 올해 누적 관광객은 1,3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0.24% 증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그 구성은 달라졌습니다. 내국인은 2.5% 줄었고, 외국인은 17.5% 늘었습니다. 관광객 수는 비슷한데, 관광의 성격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관광 분야 한 전문가는 “관광객 수 회복이나 증가는 시작일 뿐”이라며 “머무는 시간과 소비의 깊이를 더하지 못하면 결국 지역 경제에 남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여행업계 “지금은 받는 게 아니라 바꿔야 할 때” 이 같은 변화를 바라보는 여행업계의 시각은 냉정합니다. “사람은 늘었지만, 지역에 남는 것은 아직 크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지역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들어오는 수요는 일본 대신 온 대체 수요인 만큼, 이를 체류형·분산형 소비로 바꾸지 못하면 일본이 다시 열릴 때 그대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단체 관광, 짧은 체류, 특정 상권 쏠림 구조를 그대로 두고 ‘들어오는 대로 받자’는 식이면 지역은 더 피로해질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2026년을 향한 선택, ‘유입 경쟁’이 아니라 ‘전환 경쟁’ 이제 질문은 분명해집니다. 더 많은 관광객을 부르는 전략이 아니라, 이미 온 관광객을 어떻게 지역과 연결하느냐는 전략입니다. 교통 분산, 체류 콘텐츠, 지역 상권 연계, 환경 수용 관리, 고부가 소비 구조 설계가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이번 이동 역시 또 하나의 소모에 그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오고 있습니다. 항공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바다의 길도 바뀌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지역의 선택입니다. 이 이동을 지나가는 파도로 둘 것인지, 아니면 2026년을 여는 방향으로 고정할 것인지. 2025년의 제주는 관광객이 많았던 곳이 아니라, 관광의 성격을 바꾼 곳으로 남을 수도 있고 스쳐 가는 경유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선택은 지금 이 순간의 정책과 산업, 그리고 지역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2025-12-2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단독] 논란의 칭다오 물동량.. 어떻게 산정됐나?
제주와 칭다오를 잇는 화물선 물동량 부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9항차까지 화물량은 226TEU. 한 차례 평균 25.1TEU에 머물렀습니다. 제주도가 도의회에 내년 예산서를 제출하며 제시했던 연간 예측 물동량은 4,000TEU. 한 항차당 평균 76TEU가량이지만 현재는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제주도는 이 물동량을 어떻게 예측했고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일까? JIBS가 물동량 예측 산정의 기초자료를 요청했는데, 제주도는 해당 항로는 신규 항로로 기초 자료가 없다고 답을 보내왔습니다. 경제성 분석을 위해 전문가 자문을 어떻게 얻었는지 물은 결과 신규 항로를 개설하면 물동량은 증가한다는 연구위원의 자문 등을 얻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물동량 예측은 전문기관 등에 의뢰하지 않았고 관련 TF팀을 통해 2024년부터 2025년 9월까지 6차례 회의를 열어 관련 부서 자료를 참고해 파악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부회의에서는 어떤 예측이 오갔을까? 지난 1월 개최된 제주도의 4차 물동량 확보 방안 TF 회의자료입니다.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연간 물동량이 2,160TEU입니다. 중립적인 가능성으로 예측한 물동량은 3,940TEU 가량. 이 중 79.2%에 해당하는 3,124TEU가 용암해수로 예측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기준 136TEU인 용암해수 수출량이 2025년에는 3,000TEU로 23배 증가할 것으로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해 제주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전부 제주 칭다오 노선이 흡수하고, 용암해수 수출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측해 예상 물동량을 계산한 겁니다. 이남근 / 국민의힘 도의원 "한편으로는 뭔가 계획이 있겠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여러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진짜로 대책이 없었던 것 아니냐. 이제야 대책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연간 100여 톤가량에 불과한 용암해수 수출 물량을 어떻게 스무 배 이상 늘릴 계획을 세웠는지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JIBS 신효은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2025-12-24 제주방송 신효은 (yunk98@jibs.co.kr) 오일령 (reyong510@naver.com) 기자

“받지 않았다”는 말, 요청은 있었다… 김병기 해명이 남긴 권력의 흔적, 보좌진 탓?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일련의 의혹은 ‘무엇을 받았느냐’보다 ‘무엇이 요청되었느냐’를 묻는 문제로 이동했습니다. 숙박권 논란에 이어 항공편 편의 제공 의혹까지 겹치며 쟁점은 더 이상 금액이나 서비스의 유무가 아니라, 공적 권력이 민간 기업과 접촉하는 방식 자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편의는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그 해명은 의혹을 지우지 못했고 오히려 다른 질문을 남겼습니다. 사안은 개인의 이용 여부가 아니라, 권력이 민간과 접촉하는 방식 자체를 묻는 문제로 바뀌었습니다. ■ “받지 않았다”는 해명과 “요청했다”는 기록 사이 김 원내대표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23년 며느리와 손자가 하노이에 입국할 당시 하노이 지점장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보좌진이 항공사에 문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제로는 사설 패스트트랙을 이용했거나 해당 서비스를 고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공개된 메신저 내용에는 항공권 이미지 전달, 패스트트랙 가능 여부 문의, 하노이 지점장에게 의전 요청을 해두었다는 항공사 측 답변, 그리고 이후 “신청하지 않은 것 같다”는 철회성 메시지까지 일련의 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편의를 받았느냐’보다 다른 의문이 제기됩니다. 공직자의 가족 이동에 대해 왜, 어떤 맥락에서, 누구의 이름으로 민간 기업에 ‘가능한지’를 먼저 묻게 되었는가입니다. 요청이 있었고, 철회가 뒤따랐으며, 해명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 전체가 공적 권력과 사적 편의의 경계를 흐린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 “선의였다”… 이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 김 원내대표는 보좌진의 행동을 “선의에서 잘 하려고 한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선의’라는 말로 행위의 성격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선의는 의도를 말할 수는 있어도, 그 행위의 출발 조건이나 구조 자체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민간 기업 입장에서 과연 국회의원실 보좌진의 연락을 개인적 부탁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는 권력의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대한항공 측은 지점장에게 요청을 전달했고, 프레스티지 라운지와 전용 카운터 사용까지 안내했습니다. 중요한 건 김 원내대표 본인이 이용했느냐가 아니라, 그런 흐름이 가능하다고 전제된 관계 자체입니다. 공적 위치에 있는 사람의 주변에서 ‘될 수도 있다’는 가정이 작동하는 순간, 이미 그 권력은 일상적 영향력을 갖게 됩니다. ■ 숙박권과 항공편, 남은 것은 ‘경계의 실종’ 숙박권 논란에서도 김 원내대표는 “1박 34만 원 수준”이라는 계산을 제시했지만, 논란은 금액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민간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사실 자체에 집중됐습니다. 항공편 논란 역시 같은 지점으로 수렴합니다. 문제는 사소한 편의의 축적이 아니라, 그것이 가능해지는 관계가 누적된다는 데 있습니다. 요청하고, 가능성을 타진하고, 철회하고, 해명하는 일련의 과정은 모두 “이 정도는 될 수 있다”는 묵시적 기준 위에서 작동합니다. ‘이용하지 않았다’는 말은 결과를 부인하는 것일 뿐, 요청이 가능했던 애초 구조까지 지우지는 못합니다. ■ 설명은 늘었지만, 신뢰는 회복되지 않아 김 원내대표는 “관계가 틀어진 보좌직원이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 문제로 보좌직원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책임을 특정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특정하는 이 방식은 설명을 늘리고 의문을 남깁니다. 그러면서 해당 직원이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일을 진행했고, 선의에서 잘하려 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해명은 책임의 경계를 흐리면서도 논란의 중심을 옮기지는 못합니다. 더구나 전날 숙박권 논란을 질문한 기자들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한 장면은, 해명의 내용과 별개로 공적 태도의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습니다. 이 사안은 사실 여부를 넘어 신뢰 관리의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2025-12-2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서울행 3박4일 수학여행 사라지나?...교육청 지원은 줄고, 비용은 비싸지고
그동안 제주 학생들의 서울 수학여행은 대부분 3박 4일이었습니다. 항공편으로 오가는데 하루가 걸려 3박 4일 일정이라야 그나마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론 하루가 줄어든 2박 3일 수학여행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교육청의 수학여행비 지원 축소와 각종 경비 급등이 맞물리면서 학부모 부담이 커지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원금 줄고 자부담은 늘고◇ 제주도교육청은 내년 수학여행비 1인당 기본 지원금을 올해 40만원에서 37만원으로 3만원 줄이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수학여행 경비 초과분에 대한 지원이 축소됩니다. 올해는 저소득층과 2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 학생에겐 수학여행비 초과분을 전액 지원했습니다. 1자녀 가구만 초과분을 학부모가 자부담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저소득층은 전액 지원을 유지하지만, 다자녀 가구의 경우 10만원까지만 초과분을 지원하는 걸로 바뀝니다. 2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의 학부모 역시 자부담을 하게 된 겁니다. ◇전세버스비 오르고..숙박비도 '껑충'◇ 교육청 지원이 줄어드는 와중에 수학여행 경비는 오히려 급등하고 있습니다. 전세버스 임차비가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고, 보안요원 용역비와 숙박비도 상당히 인상됐습니다. 2023년 코로나19 이후 수학여행이 재개됐을 때만 해도 제주에서 서울로 가는 수학여행 전세버스 임차비는 하루 40만원대였습니다. 하지만 내년엔 대당 하루 90만원선까지 뛰었습니다. 봄 관광 성수기와 고물가 기조가 맞물리면서 전세버스 임차비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엔 콘도형 숙소에서 한 방에 10명까지 숙박을 했지만, 최근 학생 안전이 강조되면서, 지금은 관광호텔에서 2인 1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숙박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저비용 항공사 대신 대형 항공사를 이용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에 잇따라, 항공요금 지출부분도 늘어나게 됐습니다. ◇3박4일 하면 자부담 50만원 넘을 듯◇ 수학 여행 경비가 크게 뛰면서, 3박 4일 수학여행을 진행하려면 학부모 자부담이 50만원선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때문에 제주도내 몇몇 고등학교는 이미 내년 수학 여행 일정을 2박 3일로 하루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전엔 뮤지컬이나 콘서트 같은 문화 공연 관람 일정도 있었지만, 비용을 줄이기 위해 프로야구 관람과 에버랜드 종일 투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등 비용은 줄이면서 빠듯하게 일정을 짜고 있습니다. ◇"예산 부족해 지원 축소 불가피"◇ 제주 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내년 교육 예산이 부족해 지원금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교육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학여행비 지원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12곳이 일정 금액의 수학여행 경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서울은 50만원, 대구 40만원, 대전 30만원, 경기 47만원을 지원했습니다. 제주는 그동안 40만원을 지원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37만원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교육 예산 부족과 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서울 수학여행을 하루 줄이는 학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을 추억 만들기 시간이 점점 짧아지게 된 셈입니다. 
2025-12-24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밥의 언어는 그렇게 말을 걸어 왔다”… 365일, 제주농협이 이어온 삶의 온기
22일 오후, 제주시자원봉사센터 앞에 트럭 한 대가 멈춰 섰습니다. 10kg 쌀 포대 170개가 내려졌습니다.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누고, 사람들은 흩어졌습니다. 오간 것은 쌀만이 아니었습니다. 제주농협은 ‘밥’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언어로 지역 사회에 말을 걸었습니다. 생산과 유통, 금융과 복지, 정책과 현장이 한 자리에서 맞물리는 방식이 드러났습니다. 쌀 1.7톤은 기부 물품이 아니라 질문이었고, 동시에 답이었습니다. ■ ‘지원’이 아니라 ‘순환’으로 짜인 선택 이번 쌀 나눔은 연말마다 반복되는 의례적 기부와는 결이 다릅니다. 농협중앙회가 후원하고, NH도농상생국민운동본부가 주관했으며, 제주농협이 실행을 맡았습니다. 쌀 소비 촉진과 취약계층 지원을 하나의 경로로 묶은 방식입니다. 전달된 쌀은 모두 1,700kg입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독거 어르신과 저소득 가정, 장애인 가정 등으로 전달됩니다. 제주농협은 감귤 수급 안정과 계약재배 확대로 생산을 관리하고, 금융과 재해 대응으로 리스크를 완화하며, 로컬푸드 직매장과 공공급식 연계로 판로를 이어 왔습니다. 이 축들이 이번 나눔에서 하나로 연결됐습니다. 쌀은 결과가 아니라 매개였습니다. ■ 중앙 전략을 지역 언어로 옮기다 쌀 소비 촉진, 도농상생, 사회적 책임 강화라는 중앙 정책은 현장에 닿지 않으면 의미를 잃습니다. 이번 사례는 그 방향을 제주라는 공간의 언어로 옮겼습니다. 생산은 농촌에, 유통은 협동조합에, 소비는 지역 공동체에, 전달은 자원봉사 네트워크에 배치했습니다. 정책은 내려온 것이 아니라 작동했고, 행정은 개입이 아니라 연결로 작용했습니다. ■ 사회공헌은 부속이 아니라 기능 이번 나눔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별개 항목이 아닙니다. 농업의 출구를 만들고,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며, 지역 안에서 자원이 돌게 하는 기능입니다. 쌀 소비는 농가 소득 안정으로 이어지고, 취약계층 지원은 지역 복지 부담을 낮춥니다. 이 둘이 결합되면 비용은 줄고 효과는 커집니다. 그래서 이번 선택은 따뜻해서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확해서 의미가 있습니다. ■ ‘도움’보다 ‘접속’을 택했다 제주농협이 최근 강조하는 키워드는 ‘접속’입니다. 농민과 시장, 청년과 농업, 지역과 금융, 복지와 생산을 잇는 역할입니다. 청년농 지원, 농촌 체류형 프로그램, 로컬푸드 직매장, 공공급식 연계는 모두 같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어디를 막고, 어디를 열 것인가”입니다. 쌀 나눔은 그 질문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답입니다. 기본 식량을 가장 필요한 곳으로 보내고, 그 경로를 지역 안에서 완결시키는 방식입니다. ■ 연말의 1.7톤은 숫자가 아니라 신호 1,700kg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쌀이 움직인 경로는 길었습니다. 농가에서 시작해 조합을 거쳐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그 위에 사람과 돈, 제도가 차례로 얹혔습니다. 그래서 이 나눔은 감동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조용하지만, 선명합니다. 고우일 제주농협 본부장은 “쌀 소비와 지역 나눔을 따로 보지 않고, 농업과 지역 사회가 함께 이어지는 흐름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작은 양처럼 보여도 이 흐름이 이어질 때 농촌도 지역도 함께 숨을 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내년에도 생산을 지키고, 소비를 잇고, 지역이 함께 움직이는 방향의 사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2025-12-2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신라 금관 받은 트럼프, 李 대통령에 '백악관 황금열쇠' 선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백악관 황금열쇠를 선물한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늘(24일)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강경화 주미대사와 환담하면서 이 대통령에게 특별한 안부를 전했다"며 황금열쇠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방한 당시 매우 귀한 선물을 받아, 특별한 선물을 전달하고자 한다"며 5개 제작된 백악관 황금열쇠 중 마지막 남은 1개를 이 대통령에게 보내왔다고 합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많이 좋아한다(I really like him)"며 "양 정상 간에 최고의 협력 관계가 형성됐다"는 언급을 했다고 강 실장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귀한 선물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받은 신라 금관 모형과 무궁화대훈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다시 존중받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흡족한 마음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에 답례하는 의미를 담아 황금열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황금열쇠는 백악관의 전경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금색으로 새겨진 나무 케이스에 들어 있습니다. 열쇠에는 미국 대통령 문장과 함께 '백악관 열쇠(KEY TO THE WHITE HOUSE)'라는 문구가 각인됐습니다. 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한 손님에게 주기 위해 이 열쇠를 직접 디자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를 받은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첫 번째 열쇠를 주면서 "내가 퇴임한 이후에도 열쇠를 백악관 정문에서 보여주면 안으로 들여보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회고록 내용도 강 실장은 소개했습니다. 강 실장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 황금열쇠 선물이 굳건한 한미관계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2025-12-24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제주 도민 절반 "인구 늘어도 괜찮아"...6년 새 인식 180도 바뀌었다
인구 유입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반감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자치도가 실시한 '2025 제주의 사회지표' 조사 결과, 인구 유입을 긍정적으로 보는 제주 도민이 45.6%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19년 24.2%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반대로 인구 유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17.5%였습니다. 2019년 40.9%에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생활인구 증가에 대한 인식도 긍정이 46.2%, 부정이 17.8%로 긍정 인식이 2.6배 높게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한 달간 제주 도내 3000가구를 대상으로 총 14개 분야 195개 지표를 기준으로 진행됐습니다. ◇인구는 줄고 고령화는 가속◇ 제주 인구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총인구는 69만8358명으로 지난해 70만708명보다 2350명 줄어 0.34% 감소했습니다. 드디어 제주 인구 70만 시대가 무너진 겁니다. 합계출산율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0.83명으로 전국 평균 0.75명보다는 높지만, 2014년 1.48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44% 급감했습니다. 순이동 인구는 마이너스 3361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마이너스 1687명과 비교하면 유출이 1674명이나 더 늘어난 겁니다. 제주로 들어오는 인구보다 나가는 인구가 훨씬 많다는 얘깁니다. 10년 후에도 제주에 계속 살겠다는 도민은 76.1%로 높게 나왔지만, 타지역으로 이주하고 싶다는 응답도 10.7%나 됐습니다. ◇전국 평균 임금에도 못 미치는 제주 노동자◇ 제주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3개월간 주된 직장에서 받은 월평균 임금 또는 보수가 400만원 미만인 노동자가 전체의 71.1%에 달했습니다. 200만원에서 300만원 미만이 34.4%로 가장 많았고, 300만원에서 400만원 미만 22.6%, 100만원에서 200만원 미만 14.7%, 100만원 미만도 7.9%나 됐습니다. 지난 8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전국 평균 근로자 1인당 임금이 422만원임을 감안하면, 제주 노동자 10명 중 7명이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가구 절반 이상 월소득 400만원 미만◇ 가구 소득 역시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가구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에서 400만원 미만인 가구가 17.4%로 가장 많았고, 200만원에서 300만원 미만이 15.6%였습니다. 100만원 미만 가구 12.7%와 100만원에서 200만원 미만 가구 10.4%를 합치면, 월소득 400만원 미만 가구가 전체의 56.1%에 이릅니다. 제주는 맞벌이 가구 비중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60%를 넘어설 정도로 높습니다. 그럼에도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전국 1인 평균 임금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49.1%로 2023년 41.4%보다 7.7%포인트나 늘어났습니다. 부채의 주된 원인으로는 주택 마련이 65.5%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생활비 37.7%, 사업자금 19.3%, 부동산 구입 16.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성 취업률 늘었지만 재취업은 여전히 어려워◇ 여성의 취업 상황은 다소 개선된 모습입니다. 현재 취업 상태에 있는 여성은 67.0%로 2023년 61.7%보다 5.3%포인트 늘었습니다. 과거에는 일했으나 현재는 일하지 않는 여성은 23.6%로 2023년 28.4%보다 4.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일한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은 9.4%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재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일자리 부족이 41.3%로 가장 높았습니다. 가사·육아 부담이 24.6%, 경력 단절로 인한 업무 역량 저하가 16.4%로 뒤를 이었습니다. ◇삶의 만족도·행복감 모두 하락◇ 도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은 10점 만점에 평균 6.41점으로 지난해 6.55점보다 0.14점 떨어졌습니다. 살고 있는 지역의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평균 6.48점으로 지난해 6.59점보다 0.11점 낮아졌습니다. 도민이 '어제 느낀 행복감'은 평균 6.39점으로 지난해 6.44점보다 0.05점 줄었습니다. 다만 부정적 정서인 걱정은 평균 4.23점으로 지난해 4.34점보다 0.11점 낮아져, 도민들은 여전히 걱정보다는 행복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 적응도 높아져◇ 제주 거주기간 10년 미만 도민의 54.0%가 제주 생활에 적응됐다고 답했습니다. 제주 생활에 적응되지 않은 이유로는 언어·관습 등 지역문화 적응이 45.5%로 가장 높았고, 지역주민과의 관계 38.7%, 일자리 부족 33.2%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 도민이 향후 제주도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청년이 찾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 52.7%로 1순위를 차지했습니다. 도민 누구나 촘촘한 복지가 44.7%로 2순위, 보건·안전이 37.7%로 3순위, 문화·체육·교육 활성화가 32.7%로 4순위를 기록했습니다.
2025-12-24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