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이 계속 발견되는 한국의 휴양섬”… 가을 특수 앞둔 제주 관광에 번진 치안 파문
제주 실종 사건을 둘러싼 치안 논란이 해외 보도로 이어지면서 가을 성수기를 앞둔 제주 관광에도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시신이 계속 발견되는 한국의 휴양섬’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제주에서 실종 신고됐던 4명이 사흘 사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사실과 경찰의 허위 사건 종결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백사장과 맑은 바다, 신혼여행지와 고급 리조트로 알려진 제주를 소개하면서 실종자를 수색하는 경찰과 시신을 옮기는 현장까지 함께 담았습니다. 로이터는 사건을 경찰의 책임과 수사권 확대 문제로 연결했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Tourists avoid Jeju over missing-persons scandal’이라는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시점은 민감합니다. 올해 제주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4.0% 늘었고 불과 일주일 전 관광시장에서는 추석과 개천절, 한글날 연휴 일부 항공편에 대기예약까지 잡혔습니다. ■ 서로 다른 사망 사건, 외신에서는 ‘제주’로 묶여 최근 제주에서는 사흘 사이 실종 신고됐던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가운데 부 경장이 담당했던 사건은 장 씨와 60대 남성 사건 2건입니다. 부 경장은 두 사람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연락이 된 것처럼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나머지 2명의 사망은 부 경장의 허위 종결 의혹과 별개의 사건입니다. 로이터도 4명의 사망 사건이 서로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했습니다. 장 씨는 지난 5월 실종된 뒤 104일 만에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됐습니다. 60대 남성 사건에서도 부 경장은 가족에게 실종자가 안전하다고 알렸지만, 가족의 재신고 이후 수색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텔레그래프가 기사 제목에 앞세운 건 ‘경찰’이 아니라 ‘한국의 휴양섬’이었습니다. 제주에서 각각 벌어진 실종자 사망과 경찰의 허위 종결 의혹이 해외에서는 한꺼번에 ‘제주’라는 이름을 달고 전달됐습니다. ■ ‘경찰관 한 명’에서 한국 경찰의 권한 문제로 외신 보도 범위도 빠르게 넓어졌습니다. 로이터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더 강한 책임을 주문한 사실과 경찰이 부 경장이 처리한 298건을 전수 점검하고 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검찰 수사 기능 축소 이후 경찰 역할이 크게 확대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 시점과도 연결했습니다. 경찰은 부 경장이 처리한 298건 가운데 10건에 대해 부적절한 종결 여부를 추가 조사하고 있습니다.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 실종수사팀장 등 지휘라인 4명도 대기발령됐습니다. SCMP 역시 27일 ‘South Korea hands police more power even as dead bodies expose the lie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허위 연락과 삭제된 기록, 경찰 권한 확대를 함께 다뤘습니다. 제주의 실종 사건에서 불거진 경찰 책임론은 한국 경찰 조직의 신뢰 문제로 커졌습니다. ■ SCMP 홈페이지엔 ‘제주여행 기피’ 영상 관광 문제도 외신의 별도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SCMP는 28일 제주 실종 사건 파문 이후 여행객들이 제주를 피하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홈페이지에 배치했습니다. 텔레그래프는 온라인에서 제주 여행을 자제하자는 경고와 예정된 여행을 취소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주에서 9년째 생활하고 있는 배우 진재영이 SNS에 최근 제주에서 산책하는 것도 무섭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SNS에서는 연쇄살인이나 인신매매 가능성을 거론하는 주장까지 퍼졌습니다. 최근 발견된 4명의 사망을 하나의 범죄로 연결하는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장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한 경찰 수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 917만 8,249명… 제주 관광은 아직 증가 흐름 28일 제주도관광협회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917만 8,249명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82만 7,281명보다 35만 968명, 4.0% 증가했습니다. 내국인은 747만 3,685명으로 13만 1,886명, 1.8% 늘었습니다. 외국인은 170만 4,564명으로 지난해보다 21만 9,082명, 14.7% 증가했습니다. 8월 들어서도 27일까지 118만 4,535명(잠정)이 제주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7만 2,501명보다 1만 2,034명, 1.0% 많습니다. 내국인은 94만 9,713명으로 1.3% 감소했고 외국인은 23만 4,822명으로 11.7% 늘었습니다. 올해 누계와 8월 누계는 여전히 지난해 수준을 웃돌고 있습니다. ■ 가을 제주 움직이던 시장… 연휴 항공편은 대기예약 사건이 크게 번지기 직전까지 관광업계가 파악한 가을 제주 시장에는 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관광협회에 따르면 8월 말 제주여행 수요는 다소 둔화됐지만 9월 말부터 이어지는 추석과 개천절, 한글날 연휴와 주말 선호시간대 항공좌석은 확보가 어려워 대기예약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기에는 줄어든 공급 좌석에 막바지 휴가와 방학 수요가 맞물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0월 연휴를 겨냥한 실속형 에어카텔과 자유여행상품 문의도 이어졌습니다. 폭염을 피해 휴가를 8월 말과 9월로 늦춘 수요가 가세하면서 늦여름·초가을 특가와 항공·숙박 연계상품도 늘었습니다. 여행업계에서는 9월 중순까지 제주 예약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가을 2박 3일 상품과 추석 연휴 문의도 꾸준했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제주 왕복 여객선 이용객은 15만 7,006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 523명, 7.2% 증가했습니다. 9월 말 추석 연휴 예약도 이어졌습니다. 여름 성수기를 넘겨받을 9월과 10월 시장이 움직이던 시기에 제주 안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 관광객 유치 경쟁 치열한데 제주엔 ‘안전’까지 제주가 관광객을 놓고 경쟁하는 대내외 환경은 급격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전의 경우에는 온라인 검색량과 이용객 조사를 토대로 지역 빵집을 도는 ‘빵시투어’를 새로 만들었고, 전남에서는 관광객 체류를 늘리기 위한 지원형 상품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을 철도로 연결하는 광역 관광상품 개발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한 지자체 경쟁이 상품과 교통, 할인 지원으로 넓어지는 사이 제주에는 치안 문제가 새로운 부담으로 올라왔습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50대 제주 출신 도민 K 씨는 “전국 지자체가 관광에 올인하는 만큼 한번 빼앗긴 관광 수요를 되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제주올레 등 혼자 걷는 여행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제주도와 치안 당국을 넘어 정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 올레길 순찰·CCTV 보존 확대… 경찰, 298건 다시 본다 제주도는 지난 27일 경찰과 해경, 소방, 행정시, 민간 안전단체가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공공 CCTV 영상 보존기간 확대와 24시간 관제 강화, 올레길·오름·해안가 순찰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혼자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연락 두절될 경우 숙박업체와 렌터카업체 등을 연계하는 대응체계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실종 사건 종결 때 관리자 확인을 강화하고 부 경장이 맡았던 298건을 다시 살펴보고 있습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제도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장 씨 사건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허위 종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었습니다. 그 뒤 104일이 지나 장 씨는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 917만 명, 다음은 9월과 10월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파문은 8월 하순 해외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텔레그래프가 제주를 ‘시신이 계속 발견되는 한국의 휴양섬’으로 소개했고, SCMP는 제주여행 기피 움직임을 별도 영상으로 다뤘습니다. 현재까지 관광객 누계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외신 보도와 온라인의 여행 기피 움직임이 집중된 시점은 8월 하순.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회복세를 보이던 제주 관광은 이전과 다른 9월을 맞게 됐습니다.
2026-08-28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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