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2,950만 명에서 멈췄다… 제2공항 수요 예측은 왜 아직도 3,900만을 말하나
제주 성산읍 야초지 화재.. 9,000여㎡ 불에 타
수배까지 걸린 무전취식범.. 경찰과 같은 음식점 왔다 덜미
대기업만 ‘정답’이 된 청년고용… 중소는 사람 남고, 청년은 빠졌다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내려가자, 여행의 방향이 바뀐다
인사 외압인가, 인사 사유화인가… 인천공항 사장이 피하지 못한 질문
인천국제공항 인사 논란은 더 이상 ‘외압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머물지 않습니다. 국가 중추 시설인 인천공항을 맡을 자격이 누구에게 있는가로 쟁점이 이동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대통령실의 불법 인사 개입을 주장하며 공개 충돌에 나섰지만, 노동조합은 곧바로 “문제의 본질은 무능과 인사 사유화”라며 정면 반박했습니다. 인사권을 둘러싼 공방은 이제 공기업 거버넌스가 어디에서 무너지고 있는지를 직접 드러내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 “정기 인사 미루라”는 외압 주장… 국회로 간 공기업 사장 이학재 사장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이 정기 인사를 미루라고 압박했고, 인사권 행사를 신임 기관장 취임 이후로 연기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특정 감사 역시 표적성 감사라며, 불법적 인사 개입이자 직권남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공기업 사장이 직접 국회를 찾아 “차라리 나를 해임하라”고 공개 발언한 장면은 이례적이었습니다. 다만 이 발언이 실제로 인사권 침해의 실체를 입증했는지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반론이 뒤따랐습니다. ■ 노조 “외압이 아니라 자격 문제… 공항, 정치의 장으로 끌어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논쟁의 방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노조는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해 조직이 마비됐다는 주장은 본질이 아니다”라며, 사장이 공항 운영을 책임질 역량과 준비를 갖췄는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최근 업무보고 과정에서 이 사장이 보안·검색 체계와 관련한 대통령 질의에 핵심을 벗어난 답변을 했다고 언급하며, 공항 운영의 기본 구조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말실수 차원이 아니라, 국가 중추 시설 책임자로서 요구되는 준비와 숙련의 문제라는 판단입니다. ■ 쟁점은 ‘누가 막았나’가 아니라 ‘무엇을 하려 했나’ 이번 사안의 실질적 분기점은 인사 지연 여부가 아닙니다. 어떤 인사를 하려 했는가입니다. 노조는 쿠웨이트 해외 법인장과 SPC 상임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공사의 미래 사업과 직결되는 핵심 보직임에도 공개 경쟁과 투명한 절차가 배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특정 인물들의 임기 종료 이후를 전제로 한 선임 시도가 이어졌고, 이는 조직 안정이나 전문성 확보라기보다 보은 인사에 가깝다는 판단입니다. 노조가 ‘인사 사유화’라는 표현을 꺼낸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공공기관 인사가 개인적 보상 수단으로 전락하는 순간, 외압 여부와 무관하게 공공성은 이미 훼손된다는 지적입니다. ■ “조직 마비” 주장에 제동… 책임 회피의 정치화라는 비판 노조는 이 사장이 보은 인사 시도에 제동이 걸리자 이를 ‘조직 마비’로 규정하고, 업무시간 중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내부 문제를 정치 쟁점으로 확장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공항 운영 최고 책임자의 태도라기보다, 무능과 부적격 논란을 정치적 프레임으로 전환하려는 선택이라는 지적입니다. 공항은 정치적 여론전 무대가 아니라, 안전과 운영, 신뢰로 평가받아야 할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행보는 오히려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인천공항이 묻는 질문… “권한을 가졌는가, 책임을 졌는가” 이번 사안을 가르는 기준은 분명합니다. 첫째, 핵심 보직 인사가 절차적 정당성과 공개성을 갖췄는가. 둘째, 외부 개입이 있었다면 그것이 정책 조율을 넘어 인사 통제로 이어졌는가. 셋째, 공항 운영 책임자가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왔는가입니다. 노조는 전 직원 참여 형태의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거론하며, 이 사장에게 스스로 결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방은 메시지 경쟁을 넘어, 자료와 절차의 검증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인사 지연을 둘러싼 지시와 요구의 실체, 핵심 보직 선임 추진 과정, 감사 착수의 배경과 범위가 어디까지 공개되고 확인되는지가 향후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6-01-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중산층까지 품은 기초연금, ‘70% 기준’이 만든 재정 착시… 이재명 대통령 “이상한 구조”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설계된 기초연금이 어느새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제도가 됐습니다. 지급 대상은 넓어졌고, 재정 부담은 빠르게 커졌습니다. 정책의 표적은 흐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상한 것 같다”고 직설한 이유는 부담 증가에 대한 문제 제기만은 아니었습니다. ‘누가, 왜 받아야 하는가’라는 복지 정책의 기본 질문을 다시 꺼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민생 체감 정책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문제 삼았습니다. 소득 하위 70%라는 고정 기준이 유지되는 동안 지급액은 꾸준히 늘었고, 그 결과 재정 효율성과 형평성 모두에 균열이 생겼다는 판단입니다. 같은 회의에서 생리대 가격 구조와 무상공급 가능성까지 함께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보편’이라는 이름 아래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기준과 표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동시에 물었습니다. ■ 20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됩니다. 올해 기준 선정 기준액은 단독가구 247만 원, 부부가구 395만 2,000원입니다. 이 기준 이하일 경우 단독가구는 월 34만 9,700원, 부부가구는 55만 9,520원을 받습니다. 도입 초기 월 20만 원이던 급여는 물가 반영과 정책 결정에 따라 계속 상향됐습니다. 지급액이 커질수록 ‘얼마나’보다 ‘누가’ 받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20만 원일 때는 이해했지만, 지금처럼 삼십몇만 원이 되는 상황에서 매년 몇조씩 재정이 늘어나는 게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급여 인상 자체보다, 인상이 만들어낸 구조를 짚은 발언입니다. ■ ‘70% 룰’의 역설, 중위소득에 닿은 선정 기준 문제의 핵심은 비율입니다. 노인 소득과 자산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중산층 영역까지 이동했습니다. 올해 단독가구 기준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기준중위소득의 96.3%에 이릅니다. 2015년 59.6%였던 것과 비교하면, 제도의 표적이 얼마나 크게 이동했는지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도 동일한 급여를 받는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이백몇십만 원 소득에도 34만 원 지급”이라는 표현은 이 구조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보편성을 유지한 채 급여만 키운 설계가 재정 착시를 낳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 하후상박 전환론, 손대지 않으면 더 커지는 부담 대통령의 발언은 즉각적인 제도 축소 선언은 아닙니다. 방향 제시에 가깝습니다. “하후상박이 맞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는 선별 강화 논의를 공식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렸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준을 더 세분화하거나 급여를 구간별로 차등화하는 방식, 소득·자산 평가를 정교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정치적 부담은 불가피합니다. 다만 현 구조를 유지할 경우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연금은 함께 오르고, 기준도 함께 오른다 올해 1월부터 국민연금 급여액은 전년도 물가상승률 2.1%를 반영해 인상됐습니다. 약 752만 명이 인상된 급여를 받습니다. 연금 보험료와 급여 산정 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 상한은 637만 원에서 659만 원으로, 하한은 40만 원에서 41만 원으로 조정됐습니다. 기초연금 역시 같은 물가율을 반영해 인상됐고, 약 779만 명이 수급 대상입니다. 연금 전반이 동시에 오르는 구조에서 기초연금의 표적이 넓게 유지되면 재정 압박은 구조적으로 누적됩니다. 논의의 초점이 인상 여부가 아니라 ‘누구에게 얼마나’로 옮겨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 생리대 논의가 던진 또 하나의 질문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생리대 가격 문제도 함께 짚었습니다. “해외보다 비싸다”는 점을 지적하며, 최소 품질을 갖춘 저가 표준 생리대를 위탁 생산해 무상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필수재가 고급화 경쟁 속에서 접근성을 잃고 있는 구조를 국가가 보정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입니다. 기초연금과 생리대는 서로 다른 정책처럼 보이지만, 공통 질문은 같습니다. 보편 복지의 관성을 그대로 둘 것인지, 기준과 표준을 다시 세울 것인지. 기초연금 논쟁은 이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 설계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2026-01-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셔터는 멈추지 않았다… 사건과 일상 사이, 제주를 증언한 1년
사건이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질문이 남습니다. 무엇이 있었고,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가. 사진은 그 질문에 가장 단호한 방식으로 답합니다. 말이 아닌 사실로, 해석이 아닌 장면으로. 제주의 지난 1년을 통과한 사진기자들의 시선이 하나의 전시로 묶입니다. 제주도사진기자회가 마련한 ‘2025 제주보도사진전’이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이번 전시는 ‘아름다운 사진’을 감상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카메라를 들고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던 이들이,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기록한 시간의 집합입니다. 제주의 공간이 겪어낸 사건과 감정, 그 안에서 흔들렸던 일상의 결이 고스란히 꺼내집니다. ■ 속보의 뒤편, 사진이 맡아온 역할 이번 사진전에는 제주일보와 한라일보, 연합뉴스, 뉴시스 제주본부 등 한국사진기자협회 소속 기자들과 명예회원들이 출품한 사진 100여 점이 전시됩니다. 사진들은 단신 기사 아래에서 소비되고 사라지는 이미지로 머물지 않습니다. 속보의 호흡이 지나간 뒤에도 남아, 사회가 외면하고 싶어 했던 장면들을 다시 불러옵니다. 폭염 속 하늘을 가르던 패러글라이딩의 찰나, 연삼로를 가득 메운 차 없는 거리의 흐름, 우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의 무게까지. 그 순간마다 사진은 설명하지 않고, 대신 증언합니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미학 평론가인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말한 ‘아우라(Aura)’는 여기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다시 마주해야 할 현실로서의 아우라입니다. 이 사진들은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예술이 아니라, 관람자를 다시 현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장치로 다가옵니다. ■ 미학이 아니라 윤리, 사진이 선택한 위치 보도사진의 미학은 종종 오해를 낳습니다. 극적인 구도나 빛의 완성도가 목적이라고 여겨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전시에서 사진이 서 있는 위치는 분명합니다. 선택의 미학이 아니라, 책임의 윤리입니다. 사진기자는 렌즈를 통해 무엇을 보여줄지 선택합니다. 동시에 무엇을 외면하지 않을지도 스스로 결정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가 말한 ‘감성의 분할(Le partage du sensible)’은 바로 이 지점을 가리킵니다.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들리며, 누구의 목소리가 공적 영역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보이지 않는 질서입니다. 보도사진은 그 경계 위에 서 있습니다. 전시는 그 경계를 ‘제주’라는 구체적 공간 위에 정확히 내려놓습니다. 사건과 일상, 축제와 사고, 환호와 침묵이 뒤섞인 1년의 장면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피하지 않습니다. ■ “역사의 현장을 지킨다”… 어느 사진기자의 고백 고봉수 제주도사진기자회장은 이번 전시를 두고 “언론의 사명으로 진실의 창을 두드리는 사진기자들은 늘 역사의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며 “앞으로도 무거운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선언이기보다 고백에 가깝습니다. 카메라를 든다는 것은 늘 위험과 피로, 그리고 윤리적 판단을 동반합니다. 그럼에도 셔터를 멈추지 않았던 이유가, 이번 전시의 모든 사진 속에 고스란히 스며 있습니다. ■ 제주를 다시 본다는 것 ‘2025 제주보도사진전’은 과거를 정리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다시 확인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사진은 지나간 시간을 붙잡는 동시에 현재를 향해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이 장면들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그리고 다음 장면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를 묻습니다. 전시는 조용하지만 강합니다. 설명하지 않지만 분명합니다. ‘제주’라는 이름 아래 스쳐 지나왔던 얼굴과 사건들이 더 이상 배경으로 머물지 않도록,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이들의 사진은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끝까지 남아, 우리를 보게 만듭니다.
2026-01-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