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관제 감청 10대 중국인 송신 가능 무전기 사용...SNS 게시물 보니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구성 무산.. 8년째 중점관리대상
아, 금악 푸르고… 오래된 우사에서 ‘청유’를 만났다
[자막뉴스] 신생아 RSV 집단 감염에 '발칵'.. 제주 산후조리원 긴급 폐쇄 조치
제주서 중학생들이 한밤 '야차룰' 난투극.. 경찰까지 출동
제주대 약대, 전국장애인체전서 '스포츠약국' 운영
33.8%까지 밀린 이 대통령… 18일 90분 회견서 공소취소·연임개헌 답할까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8일 90분 동안 기자들 앞에 섭니다. 취임 30일이나 100일, 신년처럼 정해진 계기 없이 잡힌 기자회견입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뒤 남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와 인사 검증부터 이 대통령 자신의 형사사건과 맞물린 공소취소 논란, 연임 개헌 문제까지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의 최근 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은 각각 38%와 33.8%로 두 조사 모두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이름 없는 일곱 번째 기자회견 이 대통령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엽니다.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하며 약 90분 동안 진행됩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오늘(15일) “주요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방향을 국민께 밝히고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과 기자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좁혀 좌석을 배치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할 예정입니다. 회견장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걸립니다. 앞선 기자회견은 취임 30일과 100일, 계엄 1년, 신년, 취임 1주년 등 특정 시점에 맞춰 열렸습니다. 이번에는 별도의 이름이 붙지 않았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은 ‘이 대통령 기자회견’”이라며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묻고 해소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용혜인은 떠나… 대통령 앞에 남은 ‘김승원 ’ 용혜인 후보자는 지난 13일 지명 14일 만에 자진 사퇴했습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오늘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신약 임상시험 관련 민원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 등에 답했습니다. 용 후보자가 물러나면서 김 후보자의 임명 여부는 대통령의 판단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8·30 개각 이후 두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진 만큼 어떤 검증을 거쳐 발탁했는지, 청와대의 인사 검증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대통령에게 제기될 질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승원 지명 뒤 더 커진 ‘공소취소’ 공소취소 문제는 이 대통령 자신의 형사사건과 연결됩니다. 김 후보자가 과거 ‘이재명 사건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를 지낸 이력을 놓고 국민의힘은 법무부 장관 지명 이후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작기소 특검 및 공소취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조작기소 여부에 대해서는 최소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잘못됐으면 시정하고 잘못되지 않았으면 놔두면 된다”고도 했습니다. 이후 공소취소 운동에 참여했던 김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야당은 이 대통령 사건의 향후 처리 문제까지 김 후보자 인사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18일에는 자신의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를 어떻게 보는지, 법무부가 관련 판단을 하게 될 경우 어떤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는지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 “내 임기는 제한”… 남은 건 연임 개헌 적용 여부 연임 개헌을 둘러싼 논란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프랑스 국빈 방문 중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제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는 하지 않을 일을 굳이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로 연임 개헌 논란에 답했습니다. 야당은 향후 개헌으로 연임제가 도입될 경우 이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개헌을 추진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에게 연임 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히라는 요구입니다. 18일 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와 개헌 적용 문제에 추가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 부동산·호르무즈도 회견 테이블에 부동산과 외교·안보 현안도 다뤄질 전망입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동산 정책은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대한 정부 입장과 한미 통상·안보 합의 이행 문제도 주요 질문으로 예상됩니다. 이 대통령은 16일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합니다. 18일 기자회견에서는 김승원 후보자 임명과 인사 검증, 공소취소, 연임 개헌을 비롯해 부동산과 외교·안보 현안까지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은 9.4%입니다. 리얼미터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2,515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4.5%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09-1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제주공항 관제 감청 10대 중국인 송신 가능 무전기 사용...SNS 게시물 보니
"송신 기능까지 있는 무전기라면 조종사한테 엉뚱한 정보를 줘서 착륙할 수 없는 곳에 착륙하도록 유도한다거나 이러면 사고가 날 수 있잖아요." 10대 중국인이 무전기를 사용해 제주국제공항 관제 교신을 무단 감청한 사건. 10대 중국인이 사용한 무전기를 확인해 봤습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누구나 구매 가능한 제품입니다. 중국 현지 사이트에서는 200여 위안, 한화로 4만 원 정도입니다. 국내에서도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면 쉽게 제품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400메가헤르츠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한다는 등 상품 제원도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중앙전파관리소 확인 결과 해당 무전기는 수신 기능은 물론 송신 기능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개인용 무전기. 제주공항을 통해 반입해도 별다른 제지는 없습니다. 개인이 사용하는 휴대폰처럼 보기 때문에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별다른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세 당국 관계자는 "들여오는 무전기 갯수가 많다거나 특수한 용도로 사용될 것처럼 보이면 세관에서 검사를 하겠지만 개인이 생활용으로 사용하는 1대 정도 휴대한 경우는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도 10대 중국인이 무전기에 대해 사전 허가나 신고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항공 관제 교신을 들었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송신할 수 있는 무전기가 악용될 경우 항공기 운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항공 관제 교신 특성상 감청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이 대화를 중간에서 몰래 엿듣거나 거짓으로 관제 지시를 내릴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송신 기능까지 있는 것은 예를 들어서 조종사한테 엉뚱한 정보를 줘서 착륙할 수 없는 곳에 착륙하도록 유도한다거나 이러면 사고가 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위험한거죠"라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사건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중국 군 출신의 남성이 전북 군산 군공항 인근에서 군용기 교신을 수집하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남성은 "취미"라고 주장했지만 일반이적죄 등이 적용돼 구속됐습니다. 제주공항 관제 교신을 감청한 10대 중국인 역시 경찰 조사에서 "취미"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10대 중국인의 SNS에서는 항공 관련 촬영 게시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출동했을 때 관제 교신 내용이 무전기에서 수신만 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송신 기능 여부를 포함해 어떻게 작동하는 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를 통해 대공 혐의점 등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 밝혀질지 주목됩니다.
2026-09-15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증인석 비운 김승원 청문회… 하루 종일 싸우고도 못 밝혔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오늘(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직접 답했습니다.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민원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이나 특혜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배우자와 두 자녀가 근무한 사회적협동조합을 둘러싼 의혹도 부인했습니다. 후보자의 해명은 나왔지만 이를 확인할 핵심 관계자들은 청문회장에 없었습니다. 국민의힘이 신청한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은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신약 의혹과 관련한 식약처·제약사 관계자와 당시 수사 관계자, 가족 협동조합 관련 인사 등도 증인석에 서지 않았습니다. 후보자에게 묻고 후보자가 부인하면 야당이 다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여당은 검찰 수사의 적절성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수사자료의 출처를 문제 삼았습니다. 그 사이 여야 의원들은 서로에게 삿대질했고 “악마”라는 말까지 주고받았습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지도, 야당이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도 못한 채 청문회의 상당 시간이 흘렀습니다. ■ 5년 전 식약처장에게 건 전화… 그 전후가 핵심 신약 임상시험 의혹의 출발점은 2021년 10월입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사업가 양 모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한 민원을 전달했습니다. 김 후보자도 이 사실은 인정합니다. 작은 회사가 다국적 기업의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듣고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이유를 알아봐 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해왔습니다. 야당은 현직 국회의원이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한 뒤 임상시험 승인 절차가 진행된 경위를 문제 삼았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한 뒤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습니다. 청문회에서는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무엇을 부탁했는지,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어디까지 요구했는지, 연락을 받은 식약처에서 어떤 검토가 이뤄졌는지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김 후보자는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당시 관계자의 증언은 없었습니다. ■ 동물실험 문제 묻자 “저는 문과” 청문회에서는 임상시험 이전 동물실험 결과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은 2022년 임상 2상에서 93명에게 투약됐습니다. 앞서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일부 햄스터에게 토혈과 폐 비대증, 폐사 등이 나타났고 제넨셀 설립자 강 모 씨가 관련 내용을 보고서에서 삭제하거나 누락하도록 지시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식약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현재까지 중대하고 예상하지 못한 약물 이상 반응 의심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물실험 결과를 거론하자 김 후보자는 “저는 문과”라며 치료제의 성능은 자신이 알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 가족 조합 의혹에 눈물… 특혜 여부 놓고 맞선 여야 배우자와 두 자녀가 근무한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 문제에서는 김 후보자가 눈물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은 해당 조합이 김 후보자의 국회의원 당선 이후 경기 용인에서 지역구인 수원으로 옮긴 뒤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지정된 과정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야당은 조합이 4년 동안 정부 바우처 수입 8억 8,000만 원을 올렸고 김 후보자의 배우자와 두 자녀에게 모두 3억 3,000만 원가량의 급여가 지급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특혜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운영난을 겪던 시설을 이어가기 위해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만든 조합이고 가족들이 발달장애 아동을 돌보기 위해 일했다며 “돈벌이로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 “악마”에 삿대질… 김승원에서 한동훈으로 번진 전선 청문회 초반부터 분위기는 거칠었습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이 가족 협동조합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발달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있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했습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서는 “악마”라는 말이 나왔고 손가락질과 고성이 이어졌습니다. 신약 의혹을 둘러싼 질문은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검찰 내부자료의 출처 문제로도 번졌습니다. 김 후보자는 자신도 확보하지 못한 수사자료를 한 의원이 어떻게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장관이 되면 관련 경위를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 2년 전엔 “자료 70% 안 냈다”… 이번에는 후보자석 자료 제출 공방에서는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도 돌아왔습니다. 김 후보자는 2024년 9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 간사였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요구한 자료 377건 가운데 약 70%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인사청문회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2년 뒤 김 후보자가 후보자석에 앉았고,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에게 요구한 자료 가운데 약 64%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70년 만의 형사사법 전환… 장관 검증은 어디까지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검찰청 폐지 이후 출범할 공소청의 조직과 인력, 예산을 준비하고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정착시키는 작업을 맡게 됩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대한민국이 70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전환을 앞두고 있다며 수사와 기소 분리 취지를 구현하고 위법·부실 수사와 사건 처리 지연을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소청의 권한을 어디까지 둘지, 수사기관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법무부 장관의 권한을 어떤 원칙으로 행사할지도 청문회 쟁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청문회의 상당 시간은 신약과 가족 의혹, 검찰 수사자료 출처와 의원들 사이의 언쟁에 쓰였습니다. 증인석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습니다. 김 후보자는 부정한 청탁도, 가족에 대한 특혜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야당은 납득하지 않았고 여당은 정치 공세라고 맞섰습니다. 2021년 식약처에서 김 후보자의 연락을 받은 뒤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족 조합의 기관 지정 과정은 적정했는지에 대한 당사자들의 증언은 끝내 듣지 못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해명했지만, 그 해명을 검증할 사람들은 청문회장에 없었습니다.
2026-09-1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아, 금악 푸르고… 오래된 우사에서 ‘청유’를 만났다
금악으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푸르렀습니다. 밭과 목초지가 낮게 이어진 위로 하늘이 크게 열렸고, 구름은 오름을 타고 느긋하게 흘렀습니다. 멀리 풍력발전기는 바람을 받아 천천히 돌았습니다. 길은 점점 좁아졌습니다. 그 길을 따라 금악 안쪽으로 들어가자 낮은 지붕을 인 오래된 건물 한 채가 나타났습니다. 한때 소가 머물던 우사, 지금의 청유갤러리입니다. 문을 열자 갈라진 벽과 거친 돌, 검게 밴 나무와 콘크리트 바닥 사이로 그림과 설치작품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새로 세운 흰 전시벽 바로 옆에는 세월의 얼룩을 품은 우사 벽이 남았습니다. 한발 더 나서자 색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차주희의 〈Bloom〉입니다. 노랑과 파랑, 붉은색과 초록색 사이로 유기적인 형상들이 뻗어가고, 바로 곁 유리창 너머로 금악의 푸름이 들어옵니다. 캔버스의 색과 창밖의 풀과 나무가 한 시야에서 맞물립니다. 그림을 좇던 눈이 유리 너머로 건너가자 조금 전 지나온 금악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안을 보면 건초와 돌, 오래된 나무가 작품 곁에 있습니다. 그림과 풍경, 옛 우사와 오늘의 미술이 서로 다른 시간을 품은 채 한자리에 놓였습니다 오늘(15일) 제주시 한림읍 금악의 청유갤러리에서 만난 《2026 서울청년비엔날레 제주 청유갤러리 초대작가 특별전-인간 너머의 감각 : 유동하는 존재들의 연대》입니다. 앞서 서울에서 선보인 전시가 제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품고 온 질문은 같지만 금악에서는 답보다 먼저 풍경이 끼어들었습니다. ■ 작품을 보는데, 자꾸 그 곁이 보인다 미술관의 흰 벽은 말이 적습니다. 주변의 색과 흔적을 걷어내고 조명과 동선을 정돈해 작품에 시선을 모읍니다. 청유에는 많은 것이 남아 있습니다. 기억이고 기록입니다. 그림을 보다가 균열에 눈이 가고, 색을 따라가다 오래된 나무의 결에 머뭅니다. 발아래 콘크리트에는 시간이 지나간 자국이 있고, 작품 곁에는 건초가 놓였습니다. 돌벽 앞에 회화가 걸리고 오래된 목재 구조물 곁으로 작품이 이어집니다. 흰 전시벽 너머로 얼룩진 우사의 흔적이 드러나고, 유리창에는 금악의 풀과 나무가 들어옵니다. 작품 하나에 눈을 두어도 주변이 가만두지 않습니다. 그림을 보던 눈은 벽으로, 돌로, 나무로 건너갑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유리창을 넘어 금악까지 갑니다. 무엇을 중심에 놓고 무엇을 주변으로 둘 것인지도 쉽게 정해지지 않습니다. 청유에서는 작품을 보던 눈이 자꾸 그 곁으로 움직였습니다. ■ 우사를 지우지 않고 미술을 들이다 청유갤러리가 금악에 문을 연 것은 지난해 4월입니다. 박은희(작가·갤러리스트, 청유갤러리 관장)는 오래된 우사를 전시장으로 바꾸면서 벽의 균열과 돌, 오래된 나무를 가능한 한 살렸습니다. 이곳이 지나온 시간을 그대로 품은 채 오늘의 미술을 들였습니다. 이번 특별전을 준비하면서도 우사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서울의 전시 공간과 다른 무언가를 전하고, 청유가 가진 공간성을 작품과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박은희의 설명입니다. 청유를 이야기하며 박은희가 꺼낸 표현은 ‘거대한 타자와 연대의 캔버스’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공간을 다시 둘러봅니다. 금이 간 벽에는 우사의 시간이 배어 있고 돌과 나무는 저마다 다른 표면을 드러냅니다. 건초는 이곳이 갤러리가 되기 전 다른 생명이 머물던 장소를 떠올리게 하고, 창밖에서는 구름이 지나며 빛이 움직입니다. 박은희에 따르면 참여작가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작품이 청유에 놓이자 이전과 다르게 보인다는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같은 작품이 거친 벽을 만나고, 다른 빛을 받고, 창밖 금악과 한 시야에 놓이면서 전에 없던 표정을 얻었습니다. ■ 인간의 자리에서 한발 비켜서면 제주 특별전을 총괄 기획한 예미킴은 인간 중심의 사고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인간성’의 정의가 균열을 맞는 지금을 전시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포스트휴먼(Post-human)’이라는 화두를 통해 새로운 감각의 영토를 탐색하려 했다는 설명입니다. 참여작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익숙한 인간의 시선에서 한발 비켜섭니다. 다른 생명과 사물, 물질과 환경에 귀를 기울이고, 인간과 비인간이 얽히고설킨 관계를 회화와 설치, 복합매체로 풀어냈습니다. 예미킴이 말한 ‘새로운 생태지도’입니다. 그 안에서 인간은 홀로 중심을 차지하기보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해가는 존재들 가운데 하나로 놓입니다. 예미킴은 이번 전시를 ‘인간이란 무엇인가’보다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묻는 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 소가 떠난 자리에서 ‘우리’를 묻다 우사 안을 다시 걷습니다. 한때 이곳에는 소가 머물렀습니다. 소가 떠난 자리에는 다른 시간이 들어왔습니다. 작품이 걸리고 사람들이 오가지만, 우사가 지나온 시간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돌과 나무, 벽에 밴 흔적 사이로 오늘의 미술이 들어왔고 유리창 밖에서는 풀과 나무가 자랍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 들어온 것들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은 채 같은 공간을 나눠 갖습니다. 박은희가 말한 ‘거대한 타자와 연대의 캔버스’, 예미킴이 말한 ‘새로운 생태지도’가 여기서 하나의 공간으로 겹쳐집니다. 그래서 《인간 너머의 감각 : 유동하는 존재들의 연대》라는 제목도 이곳에서는 설명보다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돌벽 앞의 그림, 건초 곁의 작품, 유리창 너머 금악, 그리고 그 사이를 걷는 사람. 저마다 다른 것들이 서로의 곁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 금악에서 갤러리를 지킨다는 것 청유에는 전시장 안의 이야기와 함께, 금악에서 이 공간을 꾸려가는 현실이 있습니다. 제주시내를 벗어나 금악 안쪽까지 들어와야 만나는 민간 갤러리입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뒤 1년 반가량이 흘렀습니다. 전시가 끝나면 다음 작품을 들이고 공간을 유지하며 다시 관객을 불러야 합니다. 박은희는 금악에서 갤러리를 꾸려가는 일이 녹록지 않다고 했습니다. 공모전과 기획전을 이어가고 있고, 올해 연말까지 대관 일정도 잡혀 있습니다. 도심에서 떨어진 위치는 청유가 안고 가야 할 조건입니다. 관객은 이곳에 닿기까지 오름과 밭, 목초지를 지나옵니다. 금악 안쪽으로 들어올수록 하늘은 넓어지고 길은 좁아집니다. 갤러리의 문을 열기 전부터 금악은 이미 관객의 눈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 눈으로 우사 안의 작품을 봅니다. 유리창에는 풀과 나무가 들어오고,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빛은 오래된 벽과 작품 위를 오갑니다. 전시장 안과 밖의 경계도 그렇게 조금씩 흐려집니다. ■ 그래서, 청유였다 화이트큐브의 흰 벽과 정돈된 조명은 작품의 색과 형태에 시선을 모읍니다. 주변을 비워 작품 스스로 말하게 하는, 현대미술이 오랫동안 다듬어온 전시 방식입니다. 청유는 다릅니다. 금이 간 벽과 거친 돌, 세월이 밴 나무가 작품 곁에 있고 건초가 놓인 자리 너머로 새로 세운 흰 벽이 이어집니다. 유리창은 금악을 들이고, 바깥의 빛은 시간에 따라 작품과 벽의 표정을 바꿉니다. 여기서는 작품과 그 곁의 것들이 함께 앞으로 나옵니다. 사람의 손이 닿은 것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 오늘 들어온 것과 먼저 시간을 견딘 것이 한 시야에서 서로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그래서 이 전시는 청유였어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박은희가 우사의 시간을 살려 만든 공간에 예미킴이 던진 ‘인간 너머’의 질문이 놓였습니다. 소가 머물던 시간, 사람의 손이 남긴 흔적, 돌과 나무의 물성, 오늘 들어온 미술과 창 너머 금악까지 그 질문 안으로 들어옵니다. 청유는 자신이 지나온 시간까지 작품 곁에 놓았습니다. ■ 다시, 문밖으로 한 바퀴를 돌아 문밖으로 나오자 들어올 때 지나온 풍경이 다시 펼쳐졌습니다. 밭과 목초지 사이로 길이 이어지고 전신주와 전깃줄이 지나갑니다. 멀리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었습니다. 같은 길인데 이번에는 땅과 풀, 사람이 일군 밭과 그 사이로 난 길까지 한꺼번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금 전 우사 안에서 그림과 건초, 돌과 나무, 오래된 벽과 새로 세운 벽이 한 공간에 있던 모습이 겹쳐집니다. 예미킴이 던진 질문이 따라옵니다.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들어올 때는 풍경이 먼저 보였습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는 그 풍경을 이루는 존재들이 보였습니다. 자라는 것과 시간을 견딘 것, 사람이 만든 것과 사람보다 먼저 그 자리에 있던 것이 함께 있었습니다. 아, 금악은 푸르러. 차마 눈을 감기 아까운 오후였습니다. 《인간 너머의 감각 : 유동하는 존재들의 연대》는 오는 27일까지 제주시 한림읍 금악목장길 2 청유갤러리에서 열립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합니다. 총괄 기획은 예미킴이 맡았습니다. 참여작가는 안수진, 김정민, 김정희, 남주연, 김시연, 김명자, 정영희, 이주희, Jenni, 윤귀화, 차주희, 최경희, 김은주, 김현경, 손은영, 박정희, 예미킴, 정채령, 정형준, 이양희, 황보지영, 유종욱, 박은희, 노혜정, 김창훈(산울림), 양경렬, 이경석, 이인화 등 28명입니다.
2026-09-1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자막뉴스] 신생아 RSV 집단 감염에 '발칵'.. 제주 산후조리원 긴급 폐쇄 조치
오늘(15일) 오전 제주의 한 산후조리원. 이곳에 머물던 신생아들이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RSV에 감염됐습니다. 지난 9일 첫 발생 신고가 접수된 이후 현재까지 15명이 넘는 신생아가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시설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감염 환자는 모두 20명이 넘습니다. 도내에서 두 자릿수 RSV 환자가 발생한 건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해당 산후조리원은 일시 폐쇄 조치됐습니다. 한 산모는 기침과 재채기 같은 증상을 보이던 아이에게서 갑자기 발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현재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급성 호흡기 감염증인 RSV의 잠복기는 2일에서 8일입니다. 감염자와의 접촉이나 호흡기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영유아의 경우 폐렴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신생아들이 모여있는 산후조리원 특성상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단 우려도 나오는 상황. 보건소는 외부 요인에 의해 산후조리원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제주도와 역학조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주연 / 제주보건소 감염예방의약과장 "최대 잠복기 기간 동안 추가 발생 감시를 지속 실시할 계획이고, 해당하는 산후조리원은 18일까지 폐쇄될 예정이고, 향후 조사에 따라서 연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산후조리원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에 나서는 등 방역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JIBS 김재연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2026-09-15 제주방송 김재연 (Replaykim@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

진중권 "김승원 임명 하다간 李 탄핵.. 한동훈 제명보다 가능성 클 듯"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장관 임명은 이재명 대통령의 탄핵을 불러올 것이란 경고가 나왔습니다.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는 오늘(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생각 안 하려고 했는데 자꾸 코끼리 생각이 났다"라며 "김승원 임명 생각하다가는 이재명 탄핵 부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동훈 제명보다는 차라리 그쪽이 더 가능성이 클 듯"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 교수는 그제(13일)에도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두고 "몰락의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선 "완전히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라며 "계엄 6개월쯤 전에 윤석열이 현실을 떠나 자신만의 가상세계에 유폐되었다 쓴 적이 있는데, 그 때와 비슷한 불길한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후보자 임명을 두고는 "이번 개각에서 나머지는 다 자투리고 핵심은 김승원"이라며 "김승원이 뭔 짓을 했뜬 무조건 임명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 자리에 정성호처럼 겁 많고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 앉히면 손씻고 도망가려 할 테니 간 퉁퉁 머리 텅텅 김승원을 앉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무슨 일이 잇어도 김승원을 임명할 것이고, 김승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공소취소를 추진할 것"이라며 "그럼 지지율은 더 바닥으로 떨어져 바로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26-09-15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