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까지 검토”… 쿠팡, ‘한국 철수설’이 아니라 ‘책임의 문턱’에 섰다
심우정 딸 “특혜는 인정, 처벌은 불가?”… 국립외교원 채용 논란, 법의 빈틈만 확인
민주당 제주도당, 내년 지방선거 본격 가동..."이재명 정부 성공이 핵심"
이준석, '尹 공천 개입 의혹' 관련 김건희특검 첫 피의자 조사
김민석 "李 임기 5년 짧다.. 넷플릭스보다 재밌는 '재플릭스'"
[제주날씨] 겨울 추위 성큼.. 초속 20m 칼바람에 체감온도 뚝
민주당 제주도당, 내년 지방선거 본격 가동..."이재명 정부 성공이 핵심"
내년 6월 3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비 체제가 본격 가동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지방선거기획단(단장 김경미)은 20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이날 제주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기획단은 중앙당과 협력해 선거전략 수립, 정책·공약 개발, 홍보활동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 당원주권시대 이끌 인재 발굴◇ 기획단은 특히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당원과 국민이 중심이 되는 당원주권시대, 국민주권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분과 구성도 이뤄졌습니다. 기획분과는 이승아 제주도의원, 정책분과는 한권 제주도의원, 홍보분과는 송영훈 제주도의원이 각각 맡게 됐습니다. 김경미 단장은 내년 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선거라며, 지방선거 대비 전략기획, 선거지원, 홍보, 정책공약 개발 등 세부 활동 계획을 촘촘히 세우고 구상해 선거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8월 정청래 당대표가 지방선거기획단 구성을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정 대표는 당시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모든 것을 걸겠다며, 통상 선거 3개월 전 구성하는 기획단을 이례적으로 일찍 가동한 바 있습니다. ◇ 공천 룰 마련도 본격화◇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 룰도 확정했습니다. 1차 경선은 해당 지역 권리당원 100% 투표, 2차 경선은 당원 50%와 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입니다. 예비후보가 3명 이상이면 결선투표제를, 6명 이상이면 조별 경선을 도입해 A·B조로 나눈 뒤 권리당원 100% 투표로 본선 진출자를 압축합니다. 특히 현역 평가 기준에서 하위 20% 룰을 적용해 공천심사에서 점수의 20%, 경선의 경우 득표의 20%를 감산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당에 따르면 선거 전 평균 당원 수는 3만명 안팎이었으나,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난 8월 말 모집을 마감한 결과 권리당원이 7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18일 시·도당 지방선거기획단 연석회의에서 내란청산과 이재명 정부 성공이 곧 시대 정신이라며, 공정한 공천과 민심을 파고드는 정책을 통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습니다.
2025-12-21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심우정 딸 “특혜는 인정, 처벌은 불가?”… 국립외교원 채용 논란, 법의 빈틈만 확인
심우정 전 검찰총장 딸의 국립외교원 채용 과정에서 위법 판단은 내려졌지만 제재는 사라졌습니다.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결론은 남았지만, 처벌은 “개념상 불가능하다”는 해석 앞에서 멈췄습니다. 법제처의 유권해석으로 국립외교원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최종 무산되면서, 이번 사안은 불법과 무책임 사이의 공백만 또렷하게 드러냈습니다. ■ 위반은 있었다… 그러나 ‘벌 줄 수 없다’는 결론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제처는 최근 노동부가 '국가기관이 채용절차법으로 다른 국가기관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지'를 질의한 건에 대해 불가하다는 요지의 회신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8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 딸 A씨의 국립외교원 채용 과정에 대한 조사 결과로 외교부 본부 차원의 위법은 없었지만, 국립외교원 채용 절차 자체는 채용절차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문제는 응시 자격이었습니다. A씨는 당시 ‘석사학위 예정자’ 신분이었는데, 국립외교원은 석사학위 소지자만 지원 가능한 채용이었습니다. 노동당국은 이를 채용절차법 제4조 제2항, 즉 채용공고 내용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 위반으로 봤습니다. 해당 조항은 과태료 대상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제재는 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 국가기관은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해석 노동부는 과태료 부과 가능성을 두고 법제처에 질의했습니다. 이에 법제처는 ‘불가’라는 판단을 회신했습니다. 핵심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과태료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상 자연인 또는 법인에게 부과할 수 있는데, 국립외교원은 독자적 법인격이 없는 국가기관이라는 점입니다. 즉, 국가가 국가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구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해석입니다. 결국 위반 행위는 인정되지만, 처벌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예외는 입법으로만 가능’… 책임은 공중에 법제처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채용절차법에 국가기관에도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현행 법 조문 어디에도 그런 취지는 드러나 있지 않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당국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다른 전문가 자문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며 현행 법 체계에서는 추가 조치가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남은 건 ‘권고’… 제도는 다시 원점으로 결국 국립외교원에 내려진 조치는 권고에 그쳤습니다. 채용 공고 시 응시 자격의 판단 기준일을 명확히 하라는 행정적 개선 요구가 전부입니다. 이 권고에는 강제력이 없어 ‘이행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말’만 남았을 뿐, 위반에 따른 실질적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는 구조가 유지됐습니다. 관련해 노동부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입법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번 결론은 선례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안은 채용 공정성 논란을 넘어, 국가기관 채용을 규율하는 법 체계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2025-12-2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영업정지까지 검토”… 쿠팡, ‘한국 철수설’이 아니라 ‘책임의 문턱’에 섰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불거진 지 3주째, 정부의 압박 수위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쿠팡을 향한 조사는 과징금 수준을 넘어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공식 언급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장 쿠팡이 한국에서 문을 닫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질문은 이번 사태가 ‘면피용 제재’로 끝날지, 아니면 플랫폼 권력에 대한 실질적 경고로 남을지입니다. ■ 공정위가 꺼낸 ‘영업정지’ 카드, 왜 지금인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방송에서 “개인정보 유출 책임을 묻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조사 결과에 따라 영업정지 조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가 대형 이커머스를 상대로 영업정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해석입니다. 과거 사례는 대부분 소규모 온라인 사업자에 국한됐고, 수천만 명의 이용자가 연결된 플랫폼에 적용된 전례는 없는 탓입니다. 이 발언 하나로 시장이 술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행 가능성’보다 ‘정책 메시지’의 강도가 이전과 전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 법적 요건은 높다… 그래서 ‘즉각 정지’는 쉽지 않아 현행 제도상 영업정지까지 가는 길은 짧지 않습니다. 민관합동 조사에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재산상 피해 또는 그 우려가 명확히 확인돼야 합니다. 이후 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한 시정조치 명령이 내려지고,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유사 사고가 1년 이내 반복돼야 영업정지가 가능합니다. 즉, 이번 발언은 ‘내일 당장 멈춘다’는 뜻이 아니라, “최고 수위의 제재 카드까지 검토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는 선언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정부가 계산하는 ‘부작용’도 분명 쿠팡 하나가 멈출 경우 파장은 작지 않습니다. 수십만 명의 입점 소상공인, 택배 노동자, 그리고 소비자 불편이 동시에 발생합니다. 주 위원장 역시 소비자 피해가 커질 경우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도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말은 곧, 정부도 상징적 처벌과 현실적 피해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 ‘엄포’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 이번 사안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위법 기업에 대한 강력 처분을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옆에서 기업이 당하는 걸 보고 ‘이러면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반복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이번 조치가 단순히 행정 판단이 아니라 정권 차원의 메시지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권력에 대해 ‘봐주기’ 프레임을 벗어나겠다는 선언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 쿠팡의 침묵이 키운 리스크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선 쿠팡은 사고 인지 한 달이 넘도록 구체적인 피해 보상안이나 이용자 보호 강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책임을 어떻게 지느냐에 따라, 이번 사태의 결말은 과징금으로 끝날 수도, 플랫폼 규제의 기준점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2025-12-2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이준석, '尹 공천 개입 의혹' 관련 김건희특검 첫 피의자 조사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합니다. 이 대표는 오늘(21일)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습니다. 지난 7월 2일 특검팀이 수사를 정식 개시한 이후 이 대표가 조사받는 것은 처음입니다. 앞서 특검은 지난 7월 28일 이 대표의 국회의원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습니다. 이후 약 한 달 뒤 이 대표는 압수된 전자기기 포렌식에 참여하기 위해 한 차례 특검팀에 출석한 바 있습니다. 특검은 이 대표가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고발된 피의자 신분인 만큼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표의 출석요구서에는 '이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과 공모해 국민의힘 대표 지위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 '당의 공천 업무를 방해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특검팀의 소환 조사엔 변호인 사정 등 이유로 불출석했지만 이날 조사에는 임하기로 했습니다. 특검은 그를 상대로 2022년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입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시절인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과 포항시장 등의 공천에 개입하려 했다는 통화 녹음이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또 그는 공천 개입 혐의와 관련한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합니다.
2025-12-21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김민석 "李 임기 5년 짧다.. 넷플릭스보다 재밌는 '재플릭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여권의 심장부인 호남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에 대한 애정은 진짜 '찐'이라는 것을 제가 너무 잘 안다"며 지역에 대한 전폭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김 총리는 어제(2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연 국정 설명회에서 "대선 전엔 (이재명 정부 임기) 5년이 너무 길다'고 했는데, 요새는 '너무 짧다', '더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총리의 호남행은 지난 4일 광주 국정 설명회에 이어 이번이 이달 들어 두 번째입니다. 그는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정신적 자부심을 넘어 호남이 변화하는 시대에 미래의 근간으로 탈바꿈할 때가 됐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민주주의를 만들어왔지만,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낙후하는 불이익을 감수해 온 이 지역이 제자리를 찾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지는 대화를 (이 대통령과) 여러 번 했다"며 "진짜로 호남이 잘돼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이제 물이 들어왔기 때문에 노를 저어야 할 때가 됐다"며 "국가 AI(인공지능) 컴퓨팅 센터 등의 거점이 전남으로 내려왔다. 정부와 지방정부가 전남의 대부흥을 만들어 갈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에 대해서는 "넷플릭스보다 재미나는 '재플릭스'"라고 평가한 뒤 "재미있으시죠? (보고)하는 사람은 괴롭고 아주 힘들고 강도와 긴장감이 만만치 않지만, 많이 배운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댓글은 정부 부처 장관 그 누구보다 대통령이 꼼꼼히 다 본다"며 "잘못한다 싶을 땐 질책의 말씀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김 총리는 이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 간 리더십도 비교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항공모함, 노무현 전 대통령은 활화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은은한 바다 같은 분이었다면 이 대통령은 정책을 가장 깊이 아는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선 "최근 모두가 걱정하는 환율과 수도권 부동산 문제 등이 남아있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경제의 큰 흐름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2025-12-21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신세계사이먼이 ‘나눔명문기업’으로 보여준 출점의 조건
미담으로 끝낼 수 있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흐름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신세계사이먼이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나눔명문기업’ 20호로 이름을 올린 장면은, 한 유통기업이 지금 무엇을 출점의 비용으로 계산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 답은 가격이 아니라 지역 신뢰입니다. 출점 경쟁이 격화될수록 ‘사회적 허가’는 이제 실제 비용으로 환산됩니다. 20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9일 가입식을 열고 신세계사이먼을 ‘나눔명문기업’ 정회원으로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세계사이먼은 지역 누적 기부금 1억 원 이상이라는 가입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2021년 제주 프리미엄 전문점 개점 이후 신세계사이먼은 서귀포시와 안덕면을 중심으로 이웃돕기 성금과 제주발전기금 기부를 이어왔고, 산학협력과 초등학교 문화예술 교육 지원 등으로 사회공헌 범위를 넓혀왔습니다. 올해 연말에도 2,000만 원을 추가 기부했으며, 성금은 서귀포시와 도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 소식이 ‘제주 미담’에만 머물지 않는 건, 같은 시간대 회사의 보폭이 이미 대구를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한 대구 프리미엄 아울렛 추진은 유통 3사의 지역 쇼핑 전쟁을 TK에서 재편하는 신호탄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나눔명문기업 가입은 선행 인증을 넘어, 출점 경쟁 국면에서 요구되는 운영 능력을 사전에 증명하는 전주곡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나눔명문기업은 곧 ‘지역과의 계약’ 나눔명문기업 제도의 취지는 지역 대표 기업의 기부 참여를 선도해 공존과 상생을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시장 언어로 옮기면, ‘지역에서 벌어들이는 만큼 어떻게 남길 것인가’가 평가 대상이 되는 구조입니다. 신세계사이먼의 제주 기록은 이 기준을 잘 보여줍니다. 누적 1억 원, 연말 2,000만 원. 여기에 생활권에 닿는 사회공헌 포트폴리오가 더해졌습니다. 이는 일회성 미담이 아니라 지역과 오래 갈 설계를 선택했다는 선언입니다. 체류형 공간이 커질수록, 지역의 동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건이 됩니다. ■ 오프라인의 반격이 아닌, 오프라인의 재정의 지금 유통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재구매와 가격 비교는 모바일로 이동했고, 시간을 쓸 이유가 분명할 때만 소비자는 오프라인으로 향합니다. 그래서 강해지는 것은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입니다. 판매장은 경험장으로 진화했고, 체류와 동선이 경쟁력이 됐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프리미엄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의 방문 경험률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고물가 추세 속에 일상 소비는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외식·여가·체험을 묶은 목적형 소비는 오프라인에 남았습니다. 사회공헌은 ‘착한 활동’이 아니라, 갈등 관리와 영업 안정성을 높이는 운영 요소로 작동합니다. ■ 제주에서 만든 신뢰 자본, 지역 출점의 전주곡 대구에서는 2027년 롯데쇼핑의 대형 복합쇼핑몰이 먼저 문을 열고, 2028년에는 신세계사이먼의 대구 프리미엄 아울렛과 현대백화점 계열의 프리미엄 아울렛이 맞붙는 구도가 예고돼 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신세계사이먼은 최근 대구광역시 산격청사에서 대구광역시와 대구도시개발공사, 동구청, 합작법인(JV) 주주사인 ㈜신세계와 사이먼과 함께 안심뉴타운 유통상업시설 부지의 ‘대구 프리미엄 아울렛’(가칭)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경쟁의 핵심은 더 크게 짓느냐가 아니라, 어떤 명분으로 설계하느냐로 이동했습니다. 대형 유통시설은 교통과 상권 재편, 소상공인과의 긴장, 환경·경관 이슈를 한 번에 끌어옵니다. 초기부터 지역과의 관계 설정이 공사비만큼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제주에서 축적한 신뢰 자본은 다른 도시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패턴이 유통의 새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 제주 유통, 관광 상권 넘어 생활권 소비로 갈 때 제주는 계절과 항공 공급, 금리와 물가에 민감합니다. 관광객만을 겨냥한 전략은 성과의 내구성이 약합니다. 도민이 일상적으로 찾을 이유가 설계의 중심이 돼야 합니다. 대구에서 제시된 ‘일상 속의 프리미엄’과 체류형 소비 구상은, 제주에도 그대로 되돌아오는 질문입니다. 사회공헌이 생활권 연결망으로 작동할수록, 유통시설은 변동성에 덜 흔들립니다. 신세계사이먼이 제주에서 선택해 온 방향은 이 조건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 이제 유통은 ‘가격’이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느냐’를 증명해야 한다 이번 나눔명문기업 가입은 따뜻한 장면으로 끝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다음 국면을 보고 있습니다. ‘지역과 어떻게 손을 잡는가’가 곧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가’를 결정합니다. 제주에서 찍힌 이 좌표는 전국 출점 경쟁의 기준선으로 읽힙니다. 이제 유통은 얼마나 싸게 파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느냐를 증명해야 살아남는 산업이 됐습니다. 그 실천 모델은 지금, 현장에서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습니다.
2025-12-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짐을 찾는 순간, 세계가 열린다”… 제주공항 도착장에 내려앉은 메이플스토리, 공항의 쓰임을 다시 묻다
공항 도착장은 오랫동안 기능에 충실한 공간이었습니다. 도착하면 짐을 찾고,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지는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올겨울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이 익숙한 질서가 조금씩 어긋납니다. 도착과 동시에 머무름이 생기고, 이동보다 체험이 앞서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22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제주공항 1층 도착장 3번 게이트 옆 시그니처 팝업존에서 운영되는 ‘카페 메이플스토리’ 팝업스토어가 그 변화의 계기가 됩니다. 이 공간은 굿즈를 파는 매장에 머물지 않습니다. 공항이라는 장소가 어디까지 역할을 넓힐 수 있는지 묻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 도착장은 제주를 기억하는 첫 장면 이번 팝업은 메이플스토리의 세계를 공항 한가운데로 옮겨옵니다. 메인 캐릭터 ‘핑크빈’을 중심으로, 제주를 여행하는 몬스터들의 신규 아트워크가 도착장을 채웁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건 단지 기록을 남기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제주와 공항에 ‘왔다’는 사실보다, 하나의 장면 안으로 ‘들어왔다’는 감각이 먼저 작동합니다. 기능적인 대기 공간이던 도착장이, 기억의 첫 장으로 성격을 바꿉니다. ■ 걷게 만드는 공항, AR은 장식이 아니라 선택을 만든다 체험의 중심에는 ‘넥슨플레이’ 앱을 활용한 AR 이벤트가 있습니다. 공항 곳곳에 등장하는 메이플스토리 몬스터를 찾아 촬영하면, 팝업스토어 한정 스티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항의 리듬이 달라집니다. 곧장 출구로 향하던 동선은 느려지고, 시선은 바닥이 아니라 공간을 훑습니다. 공항이 이동을 재촉하던 장소에서, 행동을 유도하는 공간으로 전환되는 순간입니다. ■ 공항에서 끝나지 않는 체험, 도시로 이어진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스탬프 투어가 더해집니다. 제주공항 팝업스토어에서 스탬프를 받은 뒤 넥슨컴퓨터박물관 지하의 ‘카페 메이플스토리’를 방문하면 F&B 할인 쿠폰이 제공됩니다. 공항에서 시작된 체험은 박물관 카페로 이어지며, 방문객의 이동 반경을 공항 밖으로 넓힙니다. 전시 개편으로 박물관이 임시 휴관에 들어가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공항은 체험의 흐름을 끊기지 않게 잇는 지점으로 작동합니다. ■ 굿즈를 넘어, 공항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팝업에서는 24종의 오픈 기념 한정 굿즈와 구매 금액별 증정 이벤트도 운영됩니다. 무엇보다 이 공간의 무게중심은 판매 목록에 있지 않습니다. 공항을 소비의 끝이 아니라, 경험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바라보는 관점에 있습니다. FSC 인증 친환경 종이 소재로 공간을 구성한 선택 역시, 짧게 쓰고 사라지는 이벤트로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 동백 트리와 핑크빈, 연말 도착장의 풍경이 달라지다 도착장 중앙 메인홀에는 동백꽃 콘셉트의 대형 카멜리아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됐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리스 만들기 행사도 예고됐습니다. 여기에 게임 IP 팝업이 더해지며, 올해 연말 제주공항은 ‘이동의 공간’에서 ‘기억이 생성되는 장소’로 채워집니다. 한국공항공사와 넥슨의 선택이 같은 방향을 향한 결과입니다. ■ 이제 ‘출입구’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카페 메이플스토리’ 팝업은 분명한 질문을 던집니다. “공항은 어디까지 역할을 넓힐 수 있는가. 그리고 여행은 언제 시작될까.” 짐을 찾는 순간부터, 이미 제주의 시간입니다. 서둘러 발길을 재촉하던 도착장은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고, 여행의 속도는 공항 안에서부터 조정됩니다. 올겨울 제주 여행은 그렇게, 한 박자 늦춰 또 다른 길을 바라보게 합니다.
2025-12-2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