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는 비웠다… 李, 여름 대신 AI·남미 택했다
올여름 이재명 대통령의 일정표에서 휴가가 빠졌습니다.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와 남미 3개국, 독일을 잇는 7박 11일 해외 순방과 귀국 뒤 이어질 국정 현안 대응을 택했습니다. 청와대는 24일 이 대통령이 올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세일즈 외교’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뒤 독일을 거쳐 귀국하는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첫 일정은 미국 첨단기술 산업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입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경영진과 벤처 투자자들을 만나 AI·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합니다. 남미에서는 각국 정상들과 공급망 다변화와 경제안보 협력,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확대 방안 등을 의제로 회담할 예정입니다. 통상 대통령의 여름휴가는 7월 말이나 8월 초에 이뤄집니다. 올해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와 장기간 해외 순방, 귀국 후 부처 업무보고까지 주요 일정이 잇따르면서 별도의 휴가를 잡지 않았습니다. ■ 본인은 쉬지 않고, 조직에는 “쉬라” 이 대통령은 자신의 휴가는 접었지만 청와대 참모진과 국무위원들에게는 휴가를 다녀오라고 당부했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무위원들에게 “대통령께서 늘 강조하시듯 국정 운영은 지속 가능해야 하는 만큼 휴가를 다녀와 달라. 그래야 직원들도 쉴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실장은 전날 청와대 전 직원 조회에서도 적절히 휴가를 사용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휴가 중에도 긴급 상황에 대비한 보고와 대응 체계는 빈틈없이 점검해 달라는 당부를 덧붙였습니다. 대통령과 장관이 쉬지 않으면 실무진까지 휴가를 미루게 되는 공직사회의 관행을 경계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휴식을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조직을 오래 움직이게 하는 운영 조건으로 본 셈입니다. ■ 지난해는 저도, 올해는 실리콘밸리 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여름 경남 거제 인근 저도에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당시에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광복절 특별사면 등 주요 현안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휴가에 앞서 열린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는 “눈 감고 쉬면 휴가고 눈 뜨고 일하면 직장”이라며 선출직 공직자의 휴가에 대한 생각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쉬지 않으면 참모와 공직자들도 휴가를 쓰기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있다며 휴식의 필요성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올해 선택도 같은 인식 위에 놓여 있습니다. 본인은 순방 일정을 소화하되, 조직 전체에까지 ‘휴가 반납’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 휴가 반납 뒤에 남은 과제 휴가를 반납했다는 사실은 대통령의 일정 강도를 보여주지만, 순방의 무게까지 대신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이번 순방에는 AI·반도체 협력과 투자 유치, 공급망 다변화,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확대가 주요 의제로 올라 있습니다. 선언이나 협약을 넘어 투자와 사업으로 구체화돼야 체감할 수 있는 과제들입니다. 귀국 뒤에는 부처 업무보고와 국내 현안 대응이 기다립니다. 관심은 대통령이 쉬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7박 11일 동안 무엇을 확보해 돌아오느냐에 쏠리고 있습니다.
2026-07-2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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