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늘 팔았는데 모레 받나”… 李 한마디에 ‘증시 결제 관행’ 정면 도마
주식을 팔았는데 돈은 이틀 뒤에 들어옵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이 구조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공개 논쟁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왜 주식을 오늘 팔았는데, 돈은 모레 주느냐”며 “필요하면 결제 주기 조정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은 거래일(T) 기준 2거래일 뒤 결제되는 ‘T+2’ 방식입니다. 시장 내부에서는 익숙한 관행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가 이뤄진 것은 이례적입니다. ■ “왜 이틀 뒤냐”… 대통령이 꺼낸 질문, 관행을 흔들다 이 대통령은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메시지를 보냈다”며 “저도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마 미수거래와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 설명을 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복돼온 의문이 대통령 발언을 통해 공식 의제로 올라온 셈입니다. 결제 시점 자체를 정책 논의 대상으로 올린 첫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 거래소 “미국은 이미 T+1”… 결제 단축 흐름 확인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미국은 지난해 결제 주기를 T+1로 단축했고, 유럽은 2027년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제 흐름에 맞춰 결제 주기 단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회원사 간 청산을 통해 최종 지급 금액을 확정하고 결제가 이뤄진다”며 현재 구조가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거래 당사자 간 금액을 정리하고 결제 실패 위험을 줄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 “블록체인 되면 즉시결제”… 구조 전환 가능성까지 언급 정 이사장은 “향후 블록체인 기반 거래가 이뤄지면 청산결제 과정이 사라지고 즉시 지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급 결제 문제를 점검해 선제적으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결제 주기 단축 논의가 단순히 기간 조정이 아니라, 거래 방식 자체를 바꾸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 “청산해도 두 배”… 저평가 구조까지 동시에 겨냥 이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시장 저평가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 수준이라 청산해도 두 배 이익이 남는 구조는 비정상”이라며, 기업 가치와 주가 간 괴리를 지적했습니다. 이어 “거래 시스템을 정리해 사람들이 더 자유롭고 편하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결제 구조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반의 신뢰와 효율성 문제를 함께 꺼낸 발언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 결제 ‘속도’ 논쟁 시작… 관행이 기준으로 바뀌는 순간 결제 주기는 오랫동안 기술적·제도적 영역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투자자 불편은 있었지만, 정책 의제로 다뤄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발언을 계기로 결제 주기가 처음 공개 논쟁의 대상이 됐습니다. T+2라는 관행이 유지될지, 글로벌 흐름에 맞춰 바뀔지 선택의 문제로 넘어왔습니다. 그 선택이 시장 구조까지 바꿀 수 있는 만큼, 논의의 무게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2026-03-18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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