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라운드 예약 늘었는데… 골퍼들은 제주 대신 일본으로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골프장 예약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있습니다. 봄 라운드를 준비하는 골퍼들이 예약을 서두르면서 골프장 검색과 문의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요가 온전히 제주로 향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시기 일본과 동남아 골프 여행 예약도 동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해외 골프 여행이 막히며 제주로 몰렸던 골프 관광 수요가 다시 해외로 이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봄 골프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이미 골프 관광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다시 형성되고 있습니다. ■ 벚꽃 라운드로 시작되는 봄 골프 시즌 10일 골프 예약 플랫폼 XGOLF(엑스골프)에 따르면 최근 3월 들어 국내 골프장 예약 검색과 문의가 증가하며 봄 라운드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벚꽃이 개화하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를 사실상 봄 골프 시즌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스 주변 벚꽃이 만개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벚꽃 라운드’는 이미 골퍼들 사이에서 하나의 계절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XGOLF 관계자는 “벚꽃 시즌은 골퍼들이 한 해 라운드를 시작하는 시기”라며 “최근에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골프장을 비교하며 예약하는 경우가 늘면서 시즌 예약이 예년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연령대별 이탈 뚜렷… 제주 대신 해외 골프 제주 관광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봄 시즌에 접어들면서 제주 관광업계에서는 골프 여행 수요가 연령대에 따라 해외로 이동하는 경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령층이 높은 골퍼들은 코스 관리 상태와 노캐디 시스템, 로봇카트 등 편의성이 높은 일본 골프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젊은 골퍼층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낮은 동남아 골프 여행을 선택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령대에 따라 목적지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제주 대신 해외 골프 여행을 선택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과정에서 제주 골프 상품 수요는 코로나19 기간과 비교해 점차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 코로나 특수 이후 제주 골프 내장객 감소 실제 제주 골프장 이용객 수는 코로나19 기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골프장 내장객은 약 219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해외 골프 여행이 막혔던 2021년 288만 명과 비교하면 약 70만 명 가까이 줄어든 수준입니다. 이 감소는 골프 인구 위축세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같은 기간 일본과 동남아 노선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해외 골프 여행 수요가 다시 확대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 골퍼들이 비교하는 것은 그린피가 아니다 골프 여행 시장에서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골프 패키지 업계 관계자는 “요즘 골퍼들은 그린피만 보고 여행지를 선택하지 않는다”며 “항공 일정과 이동 동선, 숙소, 온천, 관광까지 포함한 전체 여행 경험을 비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주는 항공권과 렌터카, 숙박, 식음료 비용이 각각 붙는 구조인데 일본 규슈는 골프와 숙박, 온천이 결합된 패키지 상품이 많아 체감 비용과 여행 편의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 골프 관광 경쟁, 이제는 가격이 아니라 구조 전문가들은 제주 골프 관광이 가격 경쟁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해외 골프 여행이 막히면서 제주 골프장이 자연스럽게 수요를 흡수했지만 지금은 시장 환경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제주 골프장의 그린피(이용료)는 최근 일부 조정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항공료와 숙박, 렌터카 비용까지 합치면 전체 여행 비용에서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 관광은 라운드만 하는 산업이 아니라 숙박과 관광, 이동 동선이 결합된 체류 산업”이라며 “해외 골프 여행 상품은 이미 이런 구조가 완성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외 골프 여행과 경쟁하려면 제주 골프 관광도 골프장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체류형 관광 콘텐츠와 여행 동선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봄 골프 수요의 방향, 시장 가른다 벚꽃 라운드로 시작되는 봄 골프 시즌은 한 해 국내 골프 시장의 흐름을 가장 먼저 보여줍니다. 골프장 예약과 숙박, 관광 소비까지 함께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수요가 어디로 향하느냐입니다. 봄 골프 예약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해외 골프 여행 수요도 동시에 확대되면서 골프 관광 시장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관광업계에서는 제주 골프 관광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체류형 관광 콘텐츠와 골프 여행 상품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 관광은 라운드만 하는 산업이 아니라 숙박과 관광, 이동 동선까지 결합된 체류 산업”이라며 “해외 골프 여행과 경쟁하려면 제주 골프 관광도 여행 경험 전체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봄 골프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한 지금, 골퍼들의 선택이 향하는 방향이 올해 골프 관광 시장의 흐름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2026-03-1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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