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은 서울에… 지방 청년이 떠안은 ‘원정 취준’
청년들의 취업 준비가 비용 경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자격증과 어학시험,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 컨설팅에 드는 돈만이 아닙니다. 인턴과 대외활동, 채용설명회와 면접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지방 청년들은 교통비와 숙박비까지 떠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은 직무 역량을 강조하지만 입사지원서에는 학점과 어학점수, 출신 학교를 비롯해 평균 12개가 넘는 항목을 요구합니다. 평가 기준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들은 서류 탈락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스펙을 쌓고,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 취업 사교육 경험 93.7%… 한 달 평균 30만 원 31일 교육시민단체 교육의봄이 전국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취업 사교육비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93.7%가 취업 사교육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취업 준비를 위해 비용을 지출한 청년들의 월평균 지출액은 약 30만 원이었습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360만 원입니다. 취업 사교육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도 63.6%에 달했습니다. 지출 분야는 전공 자격증이 52.1%로 가장 많았습니다. 어학 43.4%, 자기소개서·면접·포트폴리오 등 취업 컨설팅 40.0%, 비전공 자격증 32.3% 순이었습니다. 시험 응시료도 구직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공기업 채용은 서류와 필기, 여러 차례 면접을 거칩니다. 최종 단계에서 탈락하면 응시료와 교재비, 준비 기간을 다시 투입해야 합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청년이 감당해야 할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 인턴도 면접도 수도권… 지방 청년은 이동비까지 지방 취업준비생은 사교육비 외에 이동 비용도 부담해야 합니다. 인턴십과 대외활동, 직무 스터디, 기업 설명회, 면접 기회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당일 일정이면 교통비와 식비가 들고, 일정이 맞지 않으면 숙박비까지 추가됩니다. 같은 채용공고를 보고 같은 조건으로 지원하더라도 준비 과정은 같지 않습니다. 지방 청년에게는 교통비와 숙박비, 왕복 이동시간까지 취업 비용에 포함됩니다. ■ 기업 평균 12.7개 스펙 요구… 청년 82% “많다” 청년들이 취업 준비에 더 많은 돈을 쓰는 배경에는 기업의 복잡한 지원 요건도 자리했습니다. 교육의봄이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올라온 매출 1,000대 기업의 하반기 신입 채용공고와 입사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은 평균 12.7개의 스펙 기재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직 경험이 있는 청년 515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2.0%가 최근 이력서에 요구되는 스펙이 많거나 매우 많다고 답했습니다. 직무와 관련성이 낮다고 느끼면서도 작성해야 했던 항목으로는 학점이 58.1%로 가장 많았고, 어학점수 42.3%, 출신 학교 38.1%가 뒤를 이었습니다. 채용공고에 적힌 우대사항을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받아들였다는 응답도 47.6%였습니다. 서류 탈락 이유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구직자는 어떤 조건이 부족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결국 자격증과 어학점수, 대외활동을 하나씩 더 추가하며 불확실성에 대응하게 됩니다. ■ 돈 들여 쌓은 스펙, 직무역량으로 이어졌나 취업 사교육에 비용을 지출한 청년 상당수는 정작 직무역량을 충분히 쌓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교육의봄이 앞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취업 사교육을 받으면서도 직무역량을 쌓지 못했다는 응답이 74.2%에 달했습니다. 기업이 지원 단계에서 요구하는 항목과 현장에서 필요한 업무 능력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2026-07-3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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