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제주 골프, 아직 바닥을 못 봤나… “예전의 제주가 아니다”
제주 골프 관광의 숫자가 여간해선 뒤집히지 않고 있습니다. 계절이나 단기 조정으로 보기에는 하락기가 길고, 방향도 분명합니다. 이 흐름은 수요가 줄어든 문제가 아니라, 선택 기준이 달라진 결과로 읽힙니다. 18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제주지역 골프장 내장객은 219만 8,50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21년을 정점으로 4년 내리 감소했습니다. 업계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옮겨갔습니다. 반등 시점을 묻기보다, 연간 200만 명 선이 유지될 수 있는지를 먼저 계산하는 국면입니다. ■ 219만 명, 남아 있는 수요가 아니라 빠져나간 선택 지난해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전년 대비 6.4% 줄었습니다. 감소 폭은 도외·외국인 6.5%, 제주도민 6.2%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특정 집단의 이탈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용 주체 전반에서 동시에 감소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제주 골프가 선택 목록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이 흐름은 우발적이지 않습니다. 2021년 289만 명을 기록한 뒤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까지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중간에 뚜렷한 반등 구간은 없었습니다. 하락은 반복됐고, 방향도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 겨울부터 흔들렸다… 가장 먼저 빠진 구간 월별 수치를 보면 겨울철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그동안 제주는 겨울 대체 골프 수요의 중심지로 작동해 왔습니다. 추위와 휴장 부담이 있는 내륙과 달리, 겨울에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이 공식은 유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선 운항이 정상화되면서 일본과 동남아 노선이 빠르게 회복됐고, 겨울 골프의 선택지는 넓어졌습니다. 제주는 ‘유일한 대안’에서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내려왔고, 그 변화가 겨울 수치에 먼저 반영됐습니다. ■ 그린피가 아니라 총비용이 기준 됐다 최근의 감소를 요금 문제로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비자는 그린피만 보지 않습니다. 항공료, 숙박비, 체류 기간을 함께 놓고 한 번에 계산합니다. 이 총비용 비교에서 제주는 점점 불리해지고 있습니다.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과 내륙 골프장이 대안으로 자리 잡으면서, 제주는 이동 부담이 큰 선택지로 분류되며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골프장이 요금 인하에 나섰지만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비용 구조 전체가 달라지지 않으면 선택은 돌아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2020~2021년 호황기는 ‘옛말‘… 평가 기준 복합적 팬데믹 시기의 골프장 업계의 활황은 경쟁의 결과라기보다 환경의 산물이었습니다. 해외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내 골프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남았고, 제주는 그 수요를 흡수했습니다. 그 당시 수치를 현재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전제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시장 환경이 정상화된 지금, 제주는 콘텐츠부터 접근성, 체류 경험, 비용 구조를 동시에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만으로 수요를 붙잡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 200만 명 선은 현실 기준 연간 200만 명은 단지 상징적인 수치가 아닙니다. 골프장 운영 안정성, 고용 유지, 항공·숙박·렌터카로 이어지는 연계 수요를 떠받치는 현실적인 기준선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200만 명 선 붕괴 여부’를 골프장 존속과 직결된 기준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타진되고 있습니다. ■ 이제 해법은 숫자가 아니라, ‘선택‘ 얼마나 다시 올 것인가보다, 왜 다시 선택해야 하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 할인이나 이벤트만으로는 흐름을 바꾸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항공·숙박·체류 프로그램을 함께 묶는 비용 구조 재설계와 겨울 비수기를 겨냥한 장기 체류 전략, 수도권과 구별되는 라운드 이후 경험이 함께 제시되지 않으면 선택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이와 관련해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제주 골프 내장객 감소는 수요가 사라진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총비용과 체류 효율로 이동한 결과”라며 “그린피 인하 같은 단기 대응으로는 이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얼마나 다시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왜 다시 제주여야 하는지를 묻고 구체적인 답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그렇지 않다면 내장객 감소는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구조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2026-01-18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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