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하다 외환 보유액 세계 10위권 밖으로…원화 가치, 이집트.헝가리 다음으로 폭락
환율을 방어하느라 외환 보유고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3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236억6000만 달러로, 2월 말보다 39억7000만 달러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17억 달러 늘며 반등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겁니다. 감소 폭은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수준입니다. 외환 보유액이 이처럼 빠르게 줄어든 것은 외환당국이 치솟는 환율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올해 2월 27일 1439.7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던 원-달러 환율은 3월 31일 1530.1원으로 마감했습니다. 한 달 새 90.4원, 6.3%나 치솟은 겁니다. 3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92.5원으로, 미국발 관세 충격이 덮쳤던 지난해 4월의 1441.9원은 물론, 1998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 1488.9원까지 넘어서며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4% 오르는 데 그쳤지만, 원화 가치는 훨씬 가파르게 떨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43개국 통화 가운데 원화 가치 하락 폭은 이집트(-13.6%)와 남아프리카공화국(-8.0%), 헝가리(-6.4%) 다음으로 컸습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5.2%로, 베네수엘라와 리비아, 이집트 등에 이어 가나와 시리아, 태국, 터키 같은 개발도상국보다도 약세 폭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도 뒷걸음질쳤습니다. 올해 1월 말 세계 10위였던 한국은 2월 말 12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습니다.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한국은행이 관련 순위를 집계해 발표한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올해 2월과 3월 외국인 자금은 각각 약 137억 달러, 235억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한국 증시 역사상 연간 기준 외국인 매도세가 가장 맹렬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출 규모인 366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칩니다.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가 더 큰 3월 말 기준으로는 세계 순위가 추가 하락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2026-04-04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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