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SNS 규제 국가 계속 늘어나네...한국은 당장 아니고 단계적 접근
6살에 유튜브를 처음 접하고 9세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한 미국 여성은 하루 16시간을 소셜미디어에 쏟아붓다 우울증과 심각한 외모 강박을 얻었습니다. 이 여성이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미국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달 25일 두 기업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을 유발해 정신 건강에 피해를 줬다며 총 600만 달러, 우리 돈 약 90억원을 배상하라고 평결했습니다. 소셜미디어 기업이 아동.청소년 중독의 법적 책임을 진다는 점이 미국 법원에서 인정된 첫 사례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은 각 가정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 문제로 치부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플랫폼 기업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하고, 나아가 국가 차원의 개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거세지고 있습니다. 무한 스크롤과 알고리즘 추천, 끊임없는 알림 기능이 청소년을 소셜미디어에 묶어두고 유해 콘텐츠에 노출시켜 정서적 건강까지 해친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호주가 가장 먼저 칼을 빼들었습니다. 16세 미만 청소년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소셜미디어 10개를 아예 쓸 수 없게 했습니다. 규제를 어기면 이용자가 아니라 플랫폼 기업이 최대 500억원의 벌금을 부담하게 됩니다. 부모가 동의해도 예외는 없습니다. 법 시행 뒤 호주에서는 약 500만 개의 계정이 비활성화되거나 삭제됐습니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도 가세했습니다.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신규 계정 개설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는 15세 미만 금지 법안이 이미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표결만 남은 상태입니다.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전망입니다. 오스트리아, 영국, 스페인,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국들도 비슷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회에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돼 있지만 계류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부도 방법론적인 검토 단계에 있습니다. 과학기술부 조사에서 SNS를 사용한다는 청소년이 70% 가량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입니다. 규제에 초점을 맞춰 논의가 진행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나타날 수 있는 이용률입니다. 지난 2011년 게임 과몰입을 막겠다며 게임 셧다운제를 시행했지만, 청소년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10년만에 폐지했던 학습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일방적인 계정 삭제나 금지 같은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연령별.단계별로 접근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6-04-05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