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지금, 제주에 ‘사람’을 심었다
사람을 옮기면 조직이 움직입니다. 농협 제주본부가 내년 1월 1일자 인사에서 고호웅과 김성만을 서로 다른 축에 배치한 것은 단순히 ‘보직 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조직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즉 “무엇이 가장 막히나”에 대한 답변입니다. 농협은 지금, 성과를 정리하는 조직이 아니라 구조를 다시 짜는 조직이 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지가 가장 먼저 드러난 곳이 인사였습니다. 농협 제주본부는 25일 고호웅 농협경제지주 원예수급부 팀장을 중앙회 제주본부 부본부장으로, 김성만 중앙회 부본부장을 농협경제지주 제주본부 부본부장에 각각 임명하는 등 M·3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동이 아니라 ‘정렬’ 겉으로 보면 맞교환인데, 실제로는 ‘축’의 정렬입니다. 중앙회는 정책과 제도, 조직 관리의 축이고 경제지주는 유통과 사업, 수익 구조의 축입니다. 농협은 이번 인사에서 중앙회에 수급·정책형 인물을, 경제지주에 현장·사업형 인물을 배치했습니다. “누가 더 높은가”가 아니라 “어디에 어떤 감각이 필요한가”를 먼저 물은데 따른 결과입니다. 이 배치는 농협이 지금 문제로 보는 지점이 ‘사람’이 아니라 ‘연결’이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정책과 현장, 금융과 유통, 조직과 농업이 서로 다른 언어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구조는 가장 먼저 흔들립니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그 흔들림을 조기 봉합하겠다는 의지이자, 그 선택의 결과로 읽힙니다. {mso-style-name:"바탕글";line-height:160%;margin-left:0pt;margin-right:0pt;text-indent:0pt;margin-top:0pt;margin-bottom:0pt;text-align:justify;word-break:break-hangul;layout-grid-mode:both;vertical-align:baseline;mso-pagination:none;text-autospace:none;mso-padding-alt:0pt 0pt 0pt 0pt;mso-font-width:100%;letter-spacing:0pt;mso-text-raise:0pt;font-size:10.0pt;color:#000000;mso-font-kerning:0pt;} --> ■ 고호웅… 가격이 아니라 ‘흐름’을 다뤄온 인물 고호웅 신임 부본부장은 원예수급부에서 농산물 수급과 유통 구조를 맡아왔습니다. 산지 출하부터 도매시장, 소비지 유통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물량·시기·가격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현장에서 축적해온 경력입니다. 가격은 결과이고, 수급은 구조입니다. 제주 농업에서 반복되는 불안은 대부분 이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물량은 넘치는데 판로는 막히고, 가격은 출렁이지만 정작 책임 주체는 흐릿합니다. 중앙회 제주본부 부본부장 자리에 이 인물을 앉힌 것은 “이제 가격을 설명하지 말고, 구조를 먼저 고치자”는 조직의 태도를 반영합니다. 관리보다 설계가 필요해졌다는 판단입니다. ■ 김성만… 숫자보다 ‘남는 것’을 보아온 경력 김성만 신임 부본부장은 지도·경제사업 실무를 거치며 농업인 실익과 유통 현장을 동시에 경험해온 인물입니다. 정책 전달과 사업 집행, 현장 조정의 경계를 오가며 ‘계획이 어떻게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를 직접 다뤄온 유형입니다. 경제지주는 사업의 성과가 바로 체감으로 이어지는 자리입니다. 여기에 ‘실적형 관리자’가 아니라 ‘현장형 실무자’를 앉힌 것은 성과를 말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택입니다. 지역에서 조직의 신뢰는 보고서가 아니라 남은 결과로 평가됩니다. 김성만 부본부장에게 이를 맡겼다는 것은 그 현실을 조직이 정면으로 받아들였다는 뜻입니다. ■ 산지유통을 전면에… 농협, 제주 경제의 병목을 읽다 양주필 산지유통부 국장이 제주시지부장으로 보임된 점도 같은 맥락입니다. 제주시지부는 금융과 지역 경제가 만나는 관문입니다. 산지유통 경험을 가진 인물을 그 자리에 배치한 것은 금융을 먼저 돌리기보다 산업 현장을 먼저 살리겠다는 우선순위의 전환입니다. 그만큼 지금 제주의 병목은 ‘자금 부족’이 아니라 흐름의 ‘단절’입니다. 팔리지 않는 물건에 대출을 얹는 방식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유통을 복원해야 금융이 살아나고, 이번 배치는 그 순서를 조직이 바꿨다는 뜻으로 보고 있습니다. ■ 성과는 남기되, 정체는 피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M급 4명, 3급 10명이 승진했습니다. 동시에 계열사 간 이동과 도내 전입·전출을 병행했습니다. 성과는 보상하되, 자리는 고정하지 않겠다는 선택입니다. 조직은 지금을 ‘안정기’가 아니라 ‘조정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농협은 사람을 움직이며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는 관리의 시간이 아니라 설계의 시간이다.” 제주는 그 설계가 실제로 시험되는 첫 현장입니다. 이번 인사는 그 출발선입니다. 다음은 주요 인사발령 사항. ■ 승진 △ M급:고호웅(원예수급부), 최은순(제주법원지점), 박준우(광장지점), 신종훈(제주경영지원단) △ 3급: 현순식(검사국), 박정근(상호금융지원단), 송효섭(경영기획단), 오준협(감귤지원단), 김유정(광장지점), 윤여진(서귀포지점), 홍성철(남제주지점), 부승언(마케팅추진단), 강민범(경영지원단), 부애정(제주총국·손해) ■ 도외 전출입 △ 전출: 홍영만(중앙본부·제주시지부), 신승국(중앙본부·제주현장지원반), 부애정(중앙본부·제주총국·손해) △ 전입: 고호웅(원예수급부), 김승환(상호금융기획부), 양주필(산지유통부), 박유경(홍보실), 전은희(고객지원부·생명) ■ 신규 보임 △ 부본부장: 고호웅(중앙회 제주본부), 김성만(경제지주 제주본부) △ 단장: 이규식(경영기획단), 지민환(상호금융지원단), 현순식(제주시 회원지원단), 오준협(서귀포시 회원지원단), 고용범(경제지원단), 김상범(경영지원단) △ 사무소장: 양주필(제주시지부), 최은순(제주영업부), 신종훈(제주특별자치도청지점), 강경희(JDC첨단지점), 김소영(남문지점), 박준우(노형금융센터), 강동훈(제주금융센터), 이동은(서문지점), 김란섭(이도지점), 임은용(제주기업지원센터지점), 강희경(제주법원지점), 고형주(광장지점), 현세정(남제주지점), 장성민(서귀포지점), 김창욱(제주시청 출), 박유경(제주교육청 출), 고희심(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출), 양금숙(서귀포시청 출) △ 팀장·반장·센터장: 이영민(경영기획단), 임재현(회원지원반), 김승환(상호금융지원단), 박정근(경제지원단), 송효섭(감귤지원단), 홍성철(현장지원반), 강민범(업무지원반), 현세훈(디지털여신센터) ■ 3급 이동(은행) 김의헌(제주영업부), 현하주(제주시지부), 김승룡(노형금융센터), 문승업(노형금융센터), 김영란(제주금융센터), 부승언(서문지점), 홍영기(연북로지점), 오은영(서귀포시지부), 김현숙(광장지점), 윤여진(남제주지점), 김유정(서귀포지점)
2025-12-2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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