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는 사퇴했지만 FIFA·AFC 직함은 남았다… 한국 축구 ‘미완의 퇴장’ 논란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국제 축구계 직책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국내 축구 행정의 책임자 자리에서는 내려왔지만,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에서는 여전히 한국 축구와 연결된 직함을 갖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논란은 여기서 다시 시작됩니다. 정 전 회장이 국제무대에 남는 것이 한국 축구의 외교 자산인지, 책임을 끝까지 묻지 못한 미완의 퇴장인지 시선이 갈리고 있습니다. ■ 협회장실은 비웠지만 국제 직함은 남아 9일 축구계에 따르면, 정몽규 전 회장은 지난 6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마지막 임원 회의를 주재한 뒤 대한축구협회장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2013년 1월 제52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13년 넘게 이어진 정몽규 체제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국제 축구계에서 맡은 직책은 사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정 전 회장은 현재 FIFA 상업·마케팅 자문위원회 부위원장, AFC 집행위원, AFC 회원협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장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이들 직책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의 AFC 집행위원 임기가 2027년 3월 정기총회까지이고, FIFA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임기는 2029년까지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전 회장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직책은 유지됩니다. 중도 사퇴하더라도 그 자리가 곧바로 대한축구협회에 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국제기구 안에서 확보한 자리가 개인의 퇴장과 동시에 한국 축구 몫으로 자동 승계되는 방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 책임론과 국제 위상론 충돌 정 전 회장의 국제직 유지를 둘러싼 시선은 갈립니다. 비판하는 쪽은 협회장직에서 물러난 인사가 계속 한국 축구와 연결된 국제 직함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지적합니다. 반면 FIFA와 AFC에서 확보한 자리를 비우면 한국 축구의 국제 발언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정 전 회장의 사퇴 배경에는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협회 운영 방식에 대한 불신, 승부조작 관련 사면 파문 등이 쌓여 있었습니다. 특히 2023년 축구협회가 승부조작 등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축구인 100명을 사면하려다 거센 반발 속에 철회한 일은 협회 신뢰를 크게 흔든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정 전 회장은 팬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못했다며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협회를 향한 불신은 이어졌습니다. 회장직 사퇴는 책임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국제직 유지는 영향력의 연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회장 선거 방식도 도마에 정 전 회장이 물러난 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방식도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대의원, 임원, 선수, 지도자, 심판, 동호인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을 통해 치러져 왔습니다. 겉으로는 다양한 축구 주체가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기존 축구계 인맥, 지역 조직, 중앙 협회와 시도협회의 예산 관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습니다. 지난 회장 선거에서 정 전 회장은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팬들의 여론과 선거인단의 선택 사이에 큰 간극이 확인된 셈입니다. ■ 혁신위, 직선제 논의 착수 K-축구 혁신위원회는 회장 선거 방식 개편을 주요 과제로 꺼냈습니다. 박지성 혁신위원장은 많은 축구인이 참여하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대한체육회 임시 대의원총회를 통해 직선제 정관 개정 논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직선제 전환 논의가 현실화되면 선거인 규모, 후보 검증, 선거운동 방식, 비용 관리 등 세부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국가대표팀 운영과 유소년 육성, 심판, 지도자, 생활축구, 국제대회 유치까지 영향을 미치는 자리입니다. 정 전 회장의 사퇴 이후 한국 축구의 관심은 후임 회장 선출 방식과 협회 운영 구조 개편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남은 쟁점은 구조 개편 정몽규 전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FIFA와 AFC 직책은 유지됩니다. 국제직 유지가 한국 축구의 외교 자산인지, 책임론을 끝내지 못한 잔류인지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동시에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 제도 개편 요구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정 전 회장의 사퇴 이후에도 한국 축구의 핵심 쟁점은 남아 있습니다. 국제 직책의 대표성, 회장 선거 방식, 협회 의사결정 구조를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느냐가 다음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2026-07-0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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