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수직이 도쿄에 놓인 자리는 ‘매대’가 아니라 ‘문장’이었다... 한 벌의 니트가 일본 문화 플랫폼에 들어간 순간 벌어진 번역의 정치학
폐교 않고도 '작은 학교' 살릴 수 있다..학년 분배형 통합 첫 추진
[세금이 흔들었다] ② 관광 늘었는데, 산업은 불안해졌다… “회복은 있었고, 안착은 없었다”
[자막뉴스] "폐교는 없다" 늘어나는 제주 소규모 학교 어떻게?
[단독] "10초도 안 걸려" 무사증 중국인 소매치기.. 해외 결제도
땅값이 먼저 무너지고, 연체가 뒤따랐다
한림수직이 도쿄에 놓인 자리는 ‘매대’가 아니라 ‘문장’이었다... 한 벌의 니트가 일본 문화 플랫폼에 들어간 순간 벌어진 번역의 정치학
일본 도쿄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TSITE는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감각을 편집하는 장소입니다. 그곳에 제주의 니트가 놓였습니다. 그렇다고 수출도, 홍보도 아닙니다. 지역의 시간과 노동, 기억과 기술이 일본의 문화 언어로 다시 쓰이는 현장입니다. 전시는 물건이 이동한 사건이 아니라, 의미가 이동한 장면으로 공간에 새겨졌습니다. 지난 27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이어지는 한림수직의 첫 일본 팝업 ‘복원된 가치, 오늘의 관계’ 입니다. 제주에서 형성된 공예 기반 니트 산업이 글로벌 문화 공간으로 실험 무대를 옮겼습니다. ■ 왜 하필 ‘츠타야 다이칸야마’였나 츠타야 다이칸야마는 일본에서도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로 통칭되는 공간입니다. 서점이 아니라 서사가 편집되는 장소이고, 매장이 아니라 감각이 큐레이션되는 플랫폼입니다. 무엇이 지금 일본 사회에서 ‘의미 있는 취향’인지를 선별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공간에 들어갔다는 것은 유통 채널 하나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본 사회의 문화적 레이더에 포착됐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브랜드의 상업성보다 이야기의 설득력이 먼저 검증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한림수직이 이곳을 택한 것은 ‘팔 수 있다’는 판단보다 ‘읽힐 수 있다’는 판단에 가깝습니다. 이는 시장 진출이 아니라 담론 진입이고, 소비자 공략이 아니라 또 다른 현지 독자 형성입니다. ■ ‘진열’이 아니라 ‘번역’을 선택하다 츠타야 다이칸야마는 브랜드를 들이는 매장이 아니라 세계관을 편집하는 플랫폼입니다. 책과 음악, 여행과 패션을 한 화면에 배치해 삶의 방식을 제안해 온 공간입니다. 여기에 한림수직이 놓인 것은 “한국 제품이 일본에 들어갔다”는 말보다 “제주의 시간이 일본의 감각 문장 안에 편입됐다”는 말로 읽힙니다. 츠타야 측 팝업 기획자인 아야카 하시모토는 “최근 도쿄에서는 한국의 지역성과 이야기를 담은 로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오랜 시간 축적된 지역의 가치와 함께 ‘제주’가 지닌 결을 일본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시도라 의미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택은 유통 전략이 아니라 문화적 포지셔닝입니다. 팔기 위해 들어간 게 아니라 읽히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 브랜드가 아니라 ‘복원된 시간’… ‘한림수직’ 한림수직은 1959년 성이시돌목장에서 출발한 니트 브랜드입니다. 1970~80년대에는 제주 여성 노동과 생활 산업의 중요한 일부였습니다. 그러나 저가 수입 양모와 생산성 경쟁 앞에서 밀리며 2005년 문을 닫았습니다. 이 이름은 ‘재출시’가 아니라 ‘복원’으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기술만 복원한 게 아니라, 누가 만들었고 어떤 삶을 지탱했는지를 함께 불러냈습니다. 그래서 한림수직은 새 브랜드가 아니라 중단된 산업 서사의 재개이기도 합니다. 이번 도쿄 팝업은 그 서사가 처음 국경을 넘는 장면입니다. 고선영 재주상회 대표는 “역사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소중한 로컬 브랜드인 한림수직과 함께 제주의 창작 환경과 생활의 결을 도쿄에서 소개할 수 있어 뜻깊다”며 “이번 시도가 서울을 넘어 각 지역이 가진 로컬 콘텐츠로 관심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아란 무늬, 장식이 아닌 ‘이동한 기술’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아일랜드 수녀를 통해 제주 여성들에게 전해진 아란 무늬 니트가 놓였습니다. 디자인의 차용이 아니라 기술의 이동이었습니다. 바다를 건너지 않고 세계를 건너온 흔적입니다. 이 무늬는 제주가 고립된 공간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와 접속돼 있었음을 보여주는 전승의 기억이기도 합니다. 전시는 그 연결의 유산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풀어내는 작업입니다. ■ ‘iiin’과 ‘BRUTUS’의 만남… 로컬과 로컬의 교차 함께 전시된 ‘iiin’ 매거진 영문판 'JEJU A to Z'는 제주를 관광 대상이 아니라 생활의 장소로 기록해 온 매체입니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매거진 ‘BRUTUS’가 응답합니다. 이번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BRUTUS’의 시미즈 에디터는 “제주는 관광지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취재를 하면서 지역의 삶과 창작 환경이 매우 인상 깊었다”며 “그 과정을 일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만남은 홍보가 아니라 시선의 교차이자 공감입니다. 서로 다른 로컬이 현장에서 서로를 관찰하며 해석합니다. ■ 이번 사건의 핵심… ‘로컬의 세계화’가 아니라 ‘세계의 로컬화’ 한림수직이 일본에 갔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이라는 문화적 필터를 통과하며 제주의 이야기가 어떤 문장으로 다시 쓰이는가입니다. 한림수직은 이제 더 이상 제주만의 브랜드가 아니라 “지역의 기억이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실험이 성과를 낸다면, 이는 특정 브랜드를 넘어 한국 로컬 콘텐츠의 새로운 진출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팝업은 제주를 팔지 않습니다. 제주를 읽고 이해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읽힘이 가능할 때 로컬은 상품이 아니라 관계로 바뀝니다. 한림수직의 도쿄 팝업은 매장이 아니라 ‘문장’이고, 수출이 아니라 ‘번역’이며, 이벤트가 아니라 ‘관계’입니다. 로컬은 팔릴 때가 아니라 이해될 때 지속 가능을 이야기할 수 있음을, 지금 한림수직은 가장 정직한 방식으로 던지고 그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5-12-3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퇴근 후 '응답 않을 권리' 법제화...노동시간 단축 목표
노사정이 근무시간 외 노동자의 '응답하지 않을 권리'를 제도화하고, 실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1,859시간인 연간 실노동시간을 2030년까지 1,700시간대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오늘(30일)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추진단 운영 결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보고회에서는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 등 각계 대표가 참여한 추진단이 지난 9월 24일부터 3개월간 모두 25차례 회의를 거쳐 합의한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추진단은 국내 실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가깝게 낮추기 위해, 2030년까지 연간 실노동시간을 1,700시간대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노사는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고, 정부는 이를 법과 제도로 정착시키는 역할을 맡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노동시간 단축을 단순한 근로시간 감소가 아닌, 일하는 방식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국가적 과제로 인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실근로시간단축지원법'을 제정할 계획입니다. 법안에는 근무시간 외 불필요한 연락을 자제하도록 하고, 노동자의 '응답하지 않을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입니다. 또 연차휴가 신청과 사용을 이유로 근무평정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노동시간 기록을 투명하게 하도록 근로기준법을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휴게시간 제도도 개선돼, 4시간 근무 시 휴게시간을 근무 도중이 아닌 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30분 조기 퇴근이 가능해집니다. 아울러 육아기 10시 출근제와 주 4.5일제 등 일·생활 균형 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에는 정부가 지원에 나설 방침입니다. 다만 법정 노동시간이나 연차휴가 일수 확대 등은 노사 간 이견이 있어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정부는 노사정이 함께 논의하고 추진하기로 한 입법과제 등이 신속히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5-12-30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폐교 않고도 '작은 학교' 살릴 수 있다..학년 분배형 통합 첫 추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무릉초등학교는 소규모 학교로 불리는 작은 학교입니다. 올해 전교생이 41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 학년이 10명도 되지 않습니다. 2학년은 고작 2명입니다. 학생 수가 적다보니 이른바 큰 학교와는 다른 교육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학생수가 더 줄게 되면, 통폐합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인근의 대정서초등학교도 역시 작은 학교입니다. 전교생이 49명입니다. 이 학교 역시 무릉초와 비슷한 걱정과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엔 전교생이 60명이 안되는 작은 학교가 35개 나 됩니다. 저출산 여파로 2030년엔 54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분교장이 아니라 본교 인데도 전교생이 30명이 안되는 학교 생길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얼마없어 작은 학교 통폐합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통폐합 논의를 한다는 소문만 돌아도 해당 학교가 있는 마을에서 거센 반대 목소리가 나왔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폐교 없는 학교통합 방식 검토◇ 그런데 제주자치도교육청이 작은 학교를 살리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 시행을 검토중입니다. 제주도내 방송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김광수 제주자치도 교육감이 '폐교 없는 학교통합'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기존엔 2개 학교를 통폐합하면 한쪽 학교는 폐교를 해야했습니다. 김 교육감이 제시한 방법은 인접한 2개 학교를 통합하지만, 2개 학교를 모두 유지하면서, 한쪽 학교엔 1,2,3학년, 다른 학교엔 4,5,6학년을 배치해 문을 닫는 학교가 없도록 하는 겁니다. 2개 학교 학생수가 합쳐지게 되면 학년별 학생수가 늘게 돼, 수업다운 수업이 가능해집니다. 스쿨버스만 투입하면 두 학교를 오가면 전체 학사 일정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학교 재정 절감 효과도 기대◇ 김 교육감은 "교장 한사람, 행정실도 하나, 급식실도 하나. 재정적으로 상당히 절약되잖아요. 그렇지만 동네 마을에서는 학교는 안 없어집니다."라며 새로운 방식 학교 통합 구상을 설명했습다. 작은 학교 2개를 통합하지만, 학교는 모두 그대로 유지돼, 해당 마을 주민들의 거부감을 줄이면서 통합 작업도 훨씬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무릉초와 대정서초 처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작은 학교들이 이런 방식의 학교 통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학교 통합은 국내에선 처음 검토되는 것입니다. 제주도교육청은 폐교 없이 작은 학교를 통합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법적인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으로 교육 자치권이 부여돼 있기 때문에, 교육 특례를 적용해 새로운 방식의 학교 통학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김 교육감은 아직까지 서울시에서 교육비를 지원하는 농어촌 유학 수요와 제주 살이를 체험하려는 전학생 수요가 있지만, 이런 학생 수급이 줄어들경우 소규모 학교가 빠르게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에따라 학생수 30명 이하 학교가 많아질 때를 대비한 '작은 학교 살리기' 대책을 마련해 둬야할 필요가 있어 새로운 통합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2025-12-30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세금이 흔들었다] ② 관광 늘었는데, 산업은 불안해졌다… “회복은 있었고, 안착은 없었다”
연말·연초를 앞두고 하늘길은 다시 붐비고 있습니다. 항공권은 내려가고, 숙박 특가는 쏟아지고, 일본·동남아·유럽 주요 노선의 예약률은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회복이 곧 산업의 안정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관광 시장은 ‘회복 이후의 불안정’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①편이 여행을 둘러싼 비용 구조의 변화 를 짚었다면, ②편은 그 변화가 왜 산업을 더 흔들고 있는지 를 들여다봅니다. ■ “사람은 늘었는데, 남는 게 없다” 서울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일본 패키지 상품 예약이 늘었다고 말합니다. “좌석은 잘 팔립니다. 그런데 수익은 늘지 않아요. 특가 경쟁이 심해졌고, 고객은 더 짧게 머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본행 수요는 늘었지만, 여행사·호텔·항공사 모두가 ‘많이 팔았는데 편하지는 않은’ 상태에 놓였다는 설명입니다. 이게 지금 관광 시장의 모습입니다. ■ 항공은 싸졌지만, 여행은 가벼워지고 짧아졌다 일본 노선 공급 확대와 저비용항공사 좌석 증가로 항공권 가격은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여행의 총비용은 줄지 않았습니다. 출국세 인상 예고, 수하물 요금, 좌석 지정료, 현지 교통비, 혼잡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는 “싸졌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표는 싸졌는데 여행은 더 피곤해졌다”며 “소비자는 이제 가격보다 번거로움을 먼저 본다”고 전했습니다. 그 결과 여행은 더 가벼워졌고, 더 짧아졌습니다. 2박이 1박이 되고, 4일 일정이 3일로 줄어듭니다. 이동은 늘고, 머무름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 특가는 회복을 만들었지만, 정착을 만들지는 못했다 일본 숙박 특가는 분명 수요를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이 수요는 오래 머무르지 않습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이 싸지면 일본으로, 혼잡해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며 “이제 시장은 정착이 아니라 순환 구조”라고 말합니다. 이 구조에서는 관광객은 많아지지만, 산업은 불안정해집니다. 투자도, 고용도, 시설 확장도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습니다. 수요는 늘었지만, 예측 가능성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 연말·연초는 ‘기분 소비’가 아니라 ‘구조 검증’의 시즌 이 변화는 특히 연말·연초에 더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말 연시는 항공·숙박·관광 수요가 동시에 몰리는 유일한 시기이지만, 동시에 가장 계산적인 소비가 일어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연말 여행 예약자일수록 취소·변경률이 높고, 일정 단축과 목적지 이동이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온라인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연말 여행은 감정 소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계산적인 소비가 되는 시기”라며 “휴가 일정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 혼잡, 피로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는 단기 매출보다 구조 경쟁의 성패가 먼저 드러나는 구간입니다. ■ “이제는 싸게 파는 게 아니라, 설명해야 한다” 정책 당국과 업계도 이 변화를 가격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관광 정책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비싸냐 싸냐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왜 이 비용을 내야 하느냐’를 설명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관광은 상품이 아니라 구조라는 점을 정책이 따라잡지 못하면 선택받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 중견 여행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이제 가격보다 피로도, 이동, 혼잡, 번거로움까지 전부 비용으로 계산한다”고 말합니다. 관광은 장소의 경쟁이 아니라 구조의 경쟁이 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일본의 선택은 일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출국세 인상은 일본의 재정 정책입니다. 하지만 그 파장은 국경을 넘습니다. 정책은 곧바로 한국 여행 시장의 비교 기준이 되고, 그 비교는 다시 제주를 향한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제주는 더 좋아졌느냐를 묻는 자리에 서 있지 않습니다. 지금 가격과 조건이 구조적으로 납득 가능한지를 평가받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 제주, 가장 먼저 구조 평가를 받는 곳 제주는 일본과 함께 한국인의 대표적인 근거리 해외·대체 목적지로 묶여 있습니다. 일본 특가가 풀리면 제주 수요는 흔들리고, 일본 비용이 오르면 제주가 반사이익을 기대받습니다. 그러나 이 반사이익은 자동이 아닙니다. 연말·연초처럼 비교가 날카로워지는 시기에는 “제주가 더 좋으냐”가 아니라 “제주가 지금 덜 피곤하고, 덜 비싸고, 덜 번거로운가”가 먼저 질문됩니다. 제주는 목적지가 아니라 선택지이고, 선택지는 항상 비교됩니다. ■ 회복 이후의 질문 관광은 회복됐습니다. 그렇지만 산업은 아직 안착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시장이 묻는 질문은 ‘얼마나 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유지되느냐’입니다. ‘얼마나 싸냐’가 아니라 ‘얼마나 설명되느냐’입니다. 관광은 다시 성장세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 관광이 산업을 지탱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관광 시장의 이름은 ‘성장’이 아니라 불안정한 회복입니다. 그리고 이 불안정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신호입니다
2025-12-3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