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하나에 1,000명이 움직였다… “이젠 ‘할 일’ 따라 제주 찾아요”
9월의 제주로 1,000여 명을 불러 모은 것은 이번엔 자전거였습니다.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서귀포시 중문 일대에서 열린 ‘제주&교촌 미니벨로 페스타’ 참가자들은 골프장을 달리고, 이튿날 해안도로로 나갔습니다. 석 달 전에는 2,000명이 오름과 목장길을 달렸습니다. 당시 참가자의 약 70%가 제주 밖에서 왔습니다. 러닝화를 챙겨 제주행에 오른 사람들에 이어 이번에는 자전거가 여행 일정의 중심에 들어왔습니다. 제주 관광이 계절마다 여행객을 끌어들일 ‘할 일’을 만들면서 스포츠가 여행지를 고르는 이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 골프장 1.7㎞ 달리고, 다음 날엔 바다로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마련한 이번 행사의 첫날 무대는 한국관광공사 중문골프장이었습니다. 평소 자전거로 달릴 수 없는 골프장에 1.7㎞ 코스가 마련됐습니다. 미니벨로로 속도를 겨루는 크리테리움 레이싱과 골프장 풍경을 따라 달리는 라이딩이 진행됐습니다. 참가 범위도 넓혔습니다. 미니벨로뿐만 아니라 일반 자전거 이용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자전거가 없는 참가자에게는 미니벨로를 무료로 빌려줬습니다. 두 바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위한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보조바퀴 없이 타기 어려운 어린이와 성인에게 자전거 이용법을 가르쳤고, 3~7세 어린이들은 페달 없는 자전거를 두 발로 밀며 코스를 달렸습니다. 둘째 날인 13일에는 중문 해안도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골프장에서 시작한 자전거 행렬이 제주 바다를 끼고 달리며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 6월엔 2,000명이 오름으로… 9월엔 두 바퀴 행사에 모인 1,000여 명은 앞서 제주가 러닝에서 확인한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 6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원에서 열린 제주오름트레일런에는 약 2,000명이 참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약 70%가 도외 거주자였습니다. 30㎞와 10㎞ 코스를 뛰기 위해 제주 밖에서 상당수 참가자가 들어온 셈입니다. 제주관광공사는 2025년 첫 대회의 숙박과 음식 등 지역 소비를 포함한 경제 파급효과를 약 26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올해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추진하는 ‘더-제주 포시즌(The-Jeju Four Seasons)’도 이런 수요를 계절별로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봄에는 걷기, 여름에는 러닝, 가을에는 라이딩, 겨울에는 트레킹을 대표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무엇을 보고 갈지에 더해, 계절마다 무엇을 하러 올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 취향이 여행 일정을 바꿔 러닝이나 라이딩을 중심에 둔 여행은, 일정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다릅니다. 레이스 날짜가 정해지면 항공편을 예약하고 숙소를 잡습니다. 장비를 챙겨 들어온 뒤 경기 전후 일정과 식사, 주변 여행이 붙습니다. 좋아하는 활동 하나가 여행 날짜와 동선을 정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제주에서는 오름과 목장길, 해안도로처럼 이미 알려진 공간을 새로운 코스로 활용할 여지도 큽니다. 지난 6월 오름과 목장길이 러닝 코스가 됐고, 이번에는 골프장과 해안도로가 자전거 코스로 쓰였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프로그램도 넣었습니다. 행사장에서 교촌치킨 제품을 제공했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붓으로 치킨 조각에 소스를 바르는 조리법을 체험하는 ‘교촌 1991스쿨’을 운영했습니다. 어린이 체험은 참가 신청이 조기에 마감됐다고 제주관광공사는 전했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뿐 아니라 함께 제주를 찾은 가족까지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폭을 넓힌 점이 호응을 끌어낸 요인으로 꼽힙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자전거를 매개로 가을 제주의 자연과 여행, 미식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방식을 제안했다”며 “어린이와 가족, 일반 관광객까지 함께 참여하면서 스포츠·레저 콘텐츠가 제주를 찾는 또 하나의 여행 목적이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절마다 제주를 찾을 새로운 이유를 만들고, 관광객의 체류가 지역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계절 관광 콘텐츠를 계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2026-09-1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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