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색, 황홀한.. 빛으로 온 붉은 한 점, 한 폭의 꿈
# 스치듯 보아선 찾을 수 없어, 한라산 자락 1100고지를 중심으로 높은 곳을 무릎이 빠지도록 돌아다니고서야 프레임에 한 장. 그래도 만났다는 기쁨이 더 벅차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는 작가입니다. 혼자서는 성립되지 않는 존재. 한겨울 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면서 겨우살이가 있는 숲과 없는 숲은 새 등 조류만 아니라, 생물 전체적으로도 차이를 빚을 정도로 존재의 다양성을 결정짓게 만듭니다. 전적으로 번식을 새들에 의존하는 탓에, 한층 탐스럽게 화려하게 보이면서, 또 먹혀야 한다는 생과 사의 접점에서 절정을 맞습니다. 기생하는 나무는 주로 오래된 나무가 많고, 어찌보면 그 나무들의 노화를 촉진시키면서 재차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마중물 노릇까지 해냅니다. '공생'과 '순환'의 상징으로서 겨우살이에 매료돼 해마다 겨울이면, 눈 덮인 한라산 깊은 품을 굽이굽이 찾아 들어가 ‘붉은겨우살이’의 꿈을 담아온 정상기 사진작가입니다. 한라산 붉은겨우살이의 열한 번째 이야기입니다. ■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 11번째 전시.."공감하는 생의 예찬" 오는 14일부터 4월 28일까지 그랜드하얏트 제주드림타워갤러리(1층)에서 특별초대전으로 열리는, 정상기 사진작가의 열한 번째 전시입니다. 국내·외 초대전만 무려 10회, 해외 글로벌아트페어도 초청받아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는 '한라산 붉은겨우살이'란 독특한 주제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를 내걸고,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우리 모두가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희망으로 새롭게 힘과 용기를 내자는 의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작가는 "겨우살이는 한겨울 높은 고지의 산에 눈이 쌓여 온 대지를 뒤덮어 새들에게 먹이가 전혀 없을 때, 그때를 기다려 열매를 익게 해서 새들에게 귀한 양식이 되어주고 더불어 자손도 번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영특한 지혜를 갖고 있는 식물"이라며 "그것이 마치 제주도의 척박한 환경에서 자손을 이어온 제주 토착민들의 강인한 생명력과도 비슷한데다, 자신의 작품 속에서는 붉은겨우살이를 닮아 더욱 애착이 간다" 고 전시 취지를 전했습니다. 사진이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대부분 이들이 묵화와 동양화라고 착각을 하게 될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작품세계를 연출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미술계와 평론가들의 호평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정상기 작가를 "카메라 렌즈의 빛으로 제주의 삶, 겨우살이 속에 앙증맞고, 한 폭의 빨간 수묵화를 그려내는 사진작가이자 수묵화가"라고 정의하면서 "자연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나무와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겨우살이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발언은, 애인처럼, 사진처럼 그래서 진실이다"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 5월 중국 심천 시작.. 일본·유럽 등 전시 예정 작가는 올해부터 국내보다 해외 무대를 위주로 전시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5월 중국 심천을 시작으로 수도 북경과 상하이, 일본과 미국 그리고 유럽 전시 등 굵직한 일정들이 예정됐습니다. 이미 중국의 유명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이같은 일정과 전시 관련 기사들을 다루고 있어, 그의 전시에 대한 현지의 관심과 애정을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제주 중국 총영사관에도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의 주요 작품들이 기증돼 있습니다. 작가는 "대한민국의 보물섬 아름다운 제주도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자랑하는데, 한라산 붉은겨우살이가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며 "드림타워 갤러리 특별전을 많은 분들이 찾아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의 강인한 생명력과 강인한 긍정의 기운을 많이 받아 가기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전시는 오는 4월 28일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앞서 18일 오후 3시 오프닝 리셉션과 작가 사인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2023-02-03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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