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8만 개가 사라진 해… 영세기업은 11만 개, 중소기업까지 줄줄이 흔들렸다
지난해 일자리는 2,671만 개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 숫자가 고용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고용의 중심축은 다른 분야로 옮겨가고 있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8만 개, 중소기업에서는 1만 개가 줄었고, 특히 50인 미만 영세기업에서는 무려 11만 개가 사라졌습니다. 총량을 끌어올린 건 기업이 아니라 복지·비영리 분야였습니다. 늘어난 숫자 뒤에서, 고용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 민간기업 일자리 후퇴… ‘대기업 8만 개 감소’가 남긴 신호 국가데이터처가 11일 공개한 일자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일자리는 한 해 동안 8만 개가 줄었습니다. 신규 채용을 최소화하고 기존 인력 중심으로 운영을 압축한 영향이었습니다. 중소기업도 1만 개가 감소했습니다. 민간기업 전반이 동시에 고용을 줄인 해였고, 이 흐름은 경기순환보다 구조 변화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면 비영리기업은 15만 개가 증가했습니다. 돌봄·복지·지역 서비스가 사실상 전체 증가분을 떠받친 유일한 고용 축이었습니다. ■ 영세기업 11만 개 증발… 고용의 바닥이 가장 먼저 흔들려 고용 기반이 가장 약한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만 11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이 영역은 청년·저경력자의 주요 진입로이자, 지역 경제의 기초층이기 때문에 충격의 의미가 더 큽니다. 반대로 50~300명 미만 기업은 9만 개, 300명 이상 기업은 7만 개가 늘었습니다. 고용이 아래에서 꺼지고 위에서 재편되는 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 제조업 지켰지만, 고용의 새 중심은 ‘복지업’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518만 개로 최대 규모를 유지했지만 증가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작년 고용 증가의 중심은 보건·사회복지업으로, 무려 13만 개가 늘었습니다. 돌봄과 고령화 수요가 고용을 직접 끌어당긴 결과로 풀이됩니다. 반면 건설업, 금융·보험업, 운수·창고업은 각각 6만 개씩 줄며 전통 산업 기반의 흔들림이 두드러졌습니다. 생산 중심의 산업보다 생활·복지 중심의 산업이 고용의 핵심 축으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입니다. ■ 평균 근속 6.3년… 기업 규모별 격차는 더 커져 전체 평균 근속기간은 6.3년이었습니다. 하지만 규모별로 보면 격차는 훨씬 뚜렷했습니다. 대기업은 8.3년으로 고용 안정성이 높았고, 중소기업은 5.2년에 그쳤습니다. 짧은 근속과 잦은 이직이 반복되는 구조가 중소기업에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평균 연령은 47.6세까지 올랐습니다. 대기업은 42.4세로 상대적으로 젊었고, 중소기업과 비영리기업은 모두 48세 안팎이었습니다. ‘젊은 일자리’의 입지가 더 좁아지는 모습입니다. ■ 여성 11만 증가, 남성 6만 감소… 성별 고용 지도 달라져 여성 일자리는 11만 개가 늘어 증가세를 이끌었습니다. 남성 일자리는 6만 개가 줄었습니다. 특히 정부·비법인단체·협회 등은 여성 비중이 60%를 넘겼습니다. 복지·교육·공공 서비스 확장이 여성 고용 확대와 맞물린 구조가 선명하게 나타난 반면, 남성이 많이 종사하는 회사법인·개인기업체는 감소 흐름이 두드러졌습니다.
2025-12-1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