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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만 웁니다”.. 10배까지 관리비 부담하는데, 집주인은 ‘모르쇠’
2023-02-06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국토연구원 ‘깜깜이 관리비 부과실태..’ 보고서
단독·다가구 집주인과 임차인 간 관리비 부담 격차
비아파트 등 임차가구 5곳 중 1곳 “제도 사각지대”
임대료, 관리비 전가에도 제도 역할 등‘유명무실’
“주택임대차 보호법 개정 등 단계적 개선 뒤따라야”
신고 창구 운영, 분쟁조정위 기능 강화 등도 제안

# “계약 때 공인중개사에게 관리비 산출 근거를 문의했는데, ‘다 그 정도야, 그냥 내’ 정도의 대답만 들었어요. 그런데 반대로 ‘주방 후드에 찌든 때가 있던데 제가 지워야 되나요?’라는 질문에는 당연하게도 ‘그렇지’라고 응답하시더라구요” (2022. 7월. ‘A’세입자 상담)

# “집 계약을 연장한다고 하니까 처음엔 주변 시세가 너무 올라 관리비 포함 17만 원을 올리겠다고 해서 최대 60만 원까지(10만 원 인상) 내겠다 했지만 거절당했고, 알아보니 법적으로 전월세 인상률이 5%를 넘기지 못한다고 해 (제시했던) 60만 원도 못내겠다 하니 보증금 5% + 월세 5%를 올려 5만 2,000원 인상해 12만2,000원을 받겠다고 하네요” (2021년 3월 ‘B’세입자 상담)

# “분쟁조정위원회에는 관리비 문제가 많이 들어오진 않아요.(보증금 같이 큰 건이 많이 오지) 그런데 요새 5만 원 받던 것을 30만 원, 이렇게 올리니까 여기도 전화가 오는거죠. ‘관리비 꼬박꼬박 내는데 뭘 관리했는지 모르겠다’, ‘청소 한 번 하는 거 못봤다’ 하는 분들도 있어요” (분쟁조정위원회 상담)



제주를 비롯해 서울까지, 전국적으로 아파트가 아닌 민간 임차가구 5곳 중 1곳 이상이 관리비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가구만 430만 곳에 이르는데다, 단독·다가구 주택 집주인과 임차인의 관리비 차이가 10.7배까지 달했습니다.

관련 법규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기능을 못해, 사실상 ‘제2의 월세’로 세입자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아파트 외 주택·업무시설 등 관리비 제도 ‘전무’.. “제 기능 못해”

오늘(6일)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깜깜이 관리비 부과실태와 제도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가 아닌 주택과 업무시설에 대한 관리비 제도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선 아파트의 경우, 현행 공공주택관리법상 의무관리 대상으로 관리비 산정과 부과 내역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반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관리비 제도는 아예 없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아파트가 아닌 건축물의 경우(비아파트)는 '공통주택관리법'이 아닌 '집합건물법'에 적용을 받기 때문인데 특히 집합건물법이나 민간임대주택법은 관리비 징수나 명세, 장부 작성 등의 세부 사항을 규정했지만 제대로 지키는 경우가 드물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 제도 공백 가구 “대상 가구 5곳 중 1곳 꼴”

실제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구성된 단체 ‘민달팽이유니온’에 접수된 상담 내역 등에 따르면 관리비 내역 요구가 일반적이지 않은 관행 탓에, 임차인이 임대인이나 건물 관리인에 관리비 내역을 요구해도 내역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오히려 갈등으로 발전하는 사례도 적잖았습니다.

또 임대료 상승분이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제한됐는데도, 별도 규제가 없는 관리비에 임대료를 떠넘기는 사례도 관찰됐습니다.

특히 공적지원이 이뤄지는 전세임대주택과 민간등록임대주택에서 관리비 악용 실태가 더 심각해, 임대인 지위를 활용한 이중계약이나 임대료의 관리비 전가, 관리 부실이 두드러졌습니다.

이중계약은 공공주택사업자(LH, SH)와 맺는 정식 계약 외에 임대인과 세입자 간 직접 계약이 이뤄지는 것으로 특약에 관리비 부과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방식입니다.

임대료 전가는 전세임대주택이 가능한 주택이 제한적인 가운데 임대인 우위 현상이 나타나 임대료 전가가 활발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같은 상황들을 근거로 관리비 제도 공백 가구 규모를 추정하면 429만6,000가구로, 이는 비아파트에 거주하는 전세임대주택 가구 26만6,000가구를 더한 476만9,000가구에서 일반·영업 겸용 단독주택 유형의 민간 임차와 전세임대 거주 47만3,000가구를 제외한 규모입니다.

보고서는 “429만6,000가구는 전체 가구의 20.5%에 해당하며 이는 상당한 가구가 관리비 내역 미공개, 임대료의 관리비 전가 위협 등으로부터 적절한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있음을 의미한다”며 광범위한 제도적 공백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 단독·다가구 관리비, 임차인 부담 10배 이상

주택유형별로 점유 형태에 따른 단위 면적당 관리비 차이도 상당해, 일부 가구에선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관리비 부담이 10배 이상 차이를 보였습니다.

단독·다가구의 경우 자가 거주가 36.7원(㎡) 관리비를 납부한 반면, 임차는 391.5원(㎡)으로 10.7배 격차를 나타냈습니다.

다세대주택도 자가(346.1원/㎡)와 임차(726.9원/㎡)간 차이가 2.1배를 보였습니다.

오피스텔은 자가(1,829.0원/㎡)와 임차(2,545.7원/㎡)간 1.4배 차로 임차 부담이 컸습니다.

다만 연립주택은 자가(416.8원/㎡)와 임차(381.0원/㎡)간 0.9배로 자가 부담이 다소 컸지만 격차는 미미했고 아파트는 자가(1236.6원/㎡)와 임차 (1351.9원/㎡) 차이가 1.1배에 그쳤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 더 확대돼, 2019년 2분기에서 2022년 2분기 사이 아파트에 비해 비아파트에서 임차와 자가의 관리비 부담 차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토연구원 측은 "관리비 제도 공백이 나타나는 비아파트 임차가구에서 존재하는 임대료 전가현상을 통계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 예측 가능, 투명한 정책 방향 설정 기본.. “제도 체계 내 단계적 보완 필요”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집합건물법 개정을 통해 오피스텔 등에 대해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한바 있습니다.

관련해 국토연구원 측은 “관리비는 실사용 금액에 근거해 예측가능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하며, 제도 사각지대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이 마련돼야 한다”며 “관리비 부과 주체에 따른 법·제도 체계화, 주택임대차 과정에서 관리비 제도화 그리고 투명한 운영이 어렵다면 임대료에 포함하는 것을 유도하는 등 정책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고 우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현행 제도 범위 확대와 함께, 계약서에 관리비를 반영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문제에 대응하는게 필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과 집합건물법, 민간임대주택법 등 현행 제도 체계 내에서의 보완이 한 방법입니다.

또 중기적으로는 “임대인에 의한 관리비 부과를 제도화하는 것을 비롯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관리비 규정을 신설하는 등 관리비 부과 기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비아파트의 체계적 관리와 세입자의 사회적 지위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비아파트 관리의 전문화와 가이드라인 구축, 신고 창구 운영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기능 강화 등을 제안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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