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4월 21일 '..박유승 7주기'전
제주시 ‘스테이위드커피' 대관 공모전 선정
10여 점 작품.. "옛 제주, 제주인 삶 담아"
'화가의 장례식' 저자와 대화 시간도
"유년시절, 우리는 늘 발가숭이였다. 선창가에서나 해녀 뒤를 쫒아 바다로 헤엄칠 때도 언제나 그랬다. 그래서 자연의 일부가 되었고 바다는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감미롭고 아련하다. 전시장 바닥으로 흘러내릴 듯한 할망바당에 투영된 물빛 너머로 해녀였던 내 누님의 숨비소리를 듣는다"- 작가의 작업노트 중에
# 커피향 만으로도 아득해지는 공간이, 풍경을 만나 한껏 진해진 생명력을 뿜어냅니다.
먼 시간, 어느 공간의 제주이거나 가깝게는 어젯밤 발을 적신 바닷가, 저녁 무렵 일상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쩌면 이토록 자연스러운 색감에, 호흡들인지. 함박웃음을 짓는 아이나, 해녀 '할망'의 구김없는 주름까지 거칠지만 따스한 공기에 섞여 화폭에 펼쳐집니다.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의 '사랑의 찬가'(2001)가 잠시 겹쳐지는 순간입니다.
세계적 거장의 영화라 '묻지마 인용'하는게 아닌 '기억'과 '추모', '과거'와 '미래'를 마주하는 어떤 방법이 닮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현재와 과거의 담론이 흑백과 컬러 그리고 필름과 디지털에 섞여 펼쳐집니다.
불친절한 감독의 화법과 관념의 표출이 언뜻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저 바라만 봐도 아름답다는게 비슷합니다.
누군가 그랬듯, 이미지와 음악의 어울림으로 영화 주제 자체가 구현되는 그런 방식입니다.
등장인물인 '에드가'의 "모든 이야기는 끝이 나야 의미가 생긴다. 그곳이 바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란 말처럼, 작품들 역시 끝이 아닌 시작으로서 '기억'이자 그 '기억'을 통해 '작가' 혹은 '작품'을 소환하면서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기억'의 경계로 한 발짝 나서 보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단순히 살아가고 살아낸 삶과 풍경의 '관계'를 표현해 대단한게 아니라, 그런 '관계'를 화폭에 담아내면서 관람자의 시선을 자연스레 새로운 시간의 층위로 돌렸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가 언급한 '아이온(aion)'의 시간,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나아가는 선형적인 크로노스(chronos)의 시간과 비교되는, 흘러가는 서사와 무관한 하나의 좌표로 옮겨낼 수 없는 무한 깊이로 침잠하는 순간들입니다.
배경과 분리돼 보이는 얼굴 또는 사물로, 그 접점에 시선이 닿으며 관람객은 서사의 맥락을 벗어나 화폭 가득 넘쳐나는 온갖 ‘것’들과 소통하며 의미망을 넓혀볼수 있습니다.
초상화를 보듯 정지된 경험이자, 주인공 또는 작가 내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들입니다.
변화무쌍하지만 한결같은 제주의 푸른 생명력부터,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내포한 빛바랜 갈중이, 생과 사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넘나드는 그 겨울, 해녀의 물질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과거이자 기억들은 현재로 소환돼 미래의 '기억'으로 거듭납니다.
■ '갈중이 노래-박유승 7주기'전.. 스테이위드커피
3월 3일부터 4월 21일까지 제주시 해안마을에 있는 ‘스테이위드커피’(2,3층)에서 '갈중이 노래-박유승 7주기'전이 열립니다.
스테이위드커피 대관 공모전에 선정되어 마련한 전시에선 '겨울해녀', '할망 바당'등 작가의 유작 10여 점을 선보입니다.
제주시 화북동 출신인 박유승 화백(1947년 12월~2016년 2월)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업(1976년)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중학교 미술교사로 교편을 잡았습니다.
심지다방에서 첫 개인전(1979년)을 갖고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개인전 3회, 한솔갤러리 개관 초대전, 제주작가 9인전, 제주프레비엔날레,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대한민국 기독교미술대전, 제주-오키나와 미술교류전, 터전, 제주의 빛, 한미협 지상전, 제주미술제 등에 출품하며 작품활동을 이어왔습니다.
■ 아들, 화가 아버지의 그림과 삶 등 소개.. 저자와 대화 마련
인생 후반에 찾아온 몸과 마음의 병을 딛고 선 작가는 사라져가는 원시 제주의 풍경과 제주인의 삶 등을 화폭에 담으며 마지막 예술혼을 불살랐습니다.
작고 후에 유족들이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회고전을 개최했습니다.
전시에선 작가의 아들이, 아버지의 그림과 함께 삶을 소개하는 시간도 만날 수 있습니다.
3월 25일 전시와 연계해 저자와 대화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2022년 아들 박현진 씨는 미술 에세이 ‘화가의 장례식’을 출간하고 기념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시 ‘스테이위드커피' 대관 공모전 선정
10여 점 작품.. "옛 제주, 제주인 삶 담아"
'화가의 장례식' 저자와 대화 시간도
갈중이 노래
"유년시절, 우리는 늘 발가숭이였다. 선창가에서나 해녀 뒤를 쫒아 바다로 헤엄칠 때도 언제나 그랬다. 그래서 자연의 일부가 되었고 바다는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감미롭고 아련하다. 전시장 바닥으로 흘러내릴 듯한 할망바당에 투영된 물빛 너머로 해녀였던 내 누님의 숨비소리를 듣는다"- 작가의 작업노트 중에
# 커피향 만으로도 아득해지는 공간이, 풍경을 만나 한껏 진해진 생명력을 뿜어냅니다.
먼 시간, 어느 공간의 제주이거나 가깝게는 어젯밤 발을 적신 바닷가, 저녁 무렵 일상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쩌면 이토록 자연스러운 색감에, 호흡들인지. 함박웃음을 짓는 아이나, 해녀 '할망'의 구김없는 주름까지 거칠지만 따스한 공기에 섞여 화폭에 펼쳐집니다.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의 '사랑의 찬가'(2001)가 잠시 겹쳐지는 순간입니다.
세계적 거장의 영화라 '묻지마 인용'하는게 아닌 '기억'과 '추모', '과거'와 '미래'를 마주하는 어떤 방법이 닮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현재와 과거의 담론이 흑백과 컬러 그리고 필름과 디지털에 섞여 펼쳐집니다.
불친절한 감독의 화법과 관념의 표출이 언뜻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저 바라만 봐도 아름답다는게 비슷합니다.
누군가 그랬듯, 이미지와 음악의 어울림으로 영화 주제 자체가 구현되는 그런 방식입니다.
등장인물인 '에드가'의 "모든 이야기는 끝이 나야 의미가 생긴다. 그곳이 바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란 말처럼, 작품들 역시 끝이 아닌 시작으로서 '기억'이자 그 '기억'을 통해 '작가' 혹은 '작품'을 소환하면서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기억'의 경계로 한 발짝 나서 보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단순히 살아가고 살아낸 삶과 풍경의 '관계'를 표현해 대단한게 아니라, 그런 '관계'를 화폭에 담아내면서 관람자의 시선을 자연스레 새로운 시간의 층위로 돌렸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가 언급한 '아이온(aion)'의 시간,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나아가는 선형적인 크로노스(chronos)의 시간과 비교되는, 흘러가는 서사와 무관한 하나의 좌표로 옮겨낼 수 없는 무한 깊이로 침잠하는 순간들입니다.
배경과 분리돼 보이는 얼굴 또는 사물로, 그 접점에 시선이 닿으며 관람객은 서사의 맥락을 벗어나 화폭 가득 넘쳐나는 온갖 ‘것’들과 소통하며 의미망을 넓혀볼수 있습니다.
초상화를 보듯 정지된 경험이자, 주인공 또는 작가 내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들입니다.
변화무쌍하지만 한결같은 제주의 푸른 생명력부터,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내포한 빛바랜 갈중이, 생과 사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넘나드는 그 겨울, 해녀의 물질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과거이자 기억들은 현재로 소환돼 미래의 '기억'으로 거듭납니다.
할망바당 / 캔버스에 아크릴릭 / 2013
■ '갈중이 노래-박유승 7주기'전.. 스테이위드커피
3월 3일부터 4월 21일까지 제주시 해안마을에 있는 ‘스테이위드커피’(2,3층)에서 '갈중이 노래-박유승 7주기'전이 열립니다.
스테이위드커피 대관 공모전에 선정되어 마련한 전시에선 '겨울해녀', '할망 바당'등 작가의 유작 10여 점을 선보입니다.
제주시 화북동 출신인 박유승 화백(1947년 12월~2016년 2월)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업(1976년)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중학교 미술교사로 교편을 잡았습니다.
심지다방에서 첫 개인전(1979년)을 갖고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개인전 3회, 한솔갤러리 개관 초대전, 제주작가 9인전, 제주프레비엔날레,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대한민국 기독교미술대전, 제주-오키나와 미술교류전, 터전, 제주의 빛, 한미협 지상전, 제주미술제 등에 출품하며 작품활동을 이어왔습니다.
■ 아들, 화가 아버지의 그림과 삶 등 소개.. 저자와 대화 마련
인생 후반에 찾아온 몸과 마음의 병을 딛고 선 작가는 사라져가는 원시 제주의 풍경과 제주인의 삶 등을 화폭에 담으며 마지막 예술혼을 불살랐습니다.
작고 후에 유족들이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회고전을 개최했습니다.
전시에선 작가의 아들이, 아버지의 그림과 함께 삶을 소개하는 시간도 만날 수 있습니다.
3월 25일 전시와 연계해 저자와 대화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2022년 아들 박현진 씨는 미술 에세이 ‘화가의 장례식’을 출간하고 기념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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