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일) 오전 고복자 할머니(왼쪽)와 가족들이 행방불명인 묘역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눈물마저 말라가지만 아버지 저는 잘 있습니다. 제주공항에 끌려갔다는 아버지 시신이라도 찾았으면..."
제주4·3평화공원을 찾은 고복자 할머니(83)는 오늘(3일)도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울었습니다.
고복자 할머니가 아버지와 생이별 했을 땐 고작 8살.
상처는 너무 컸고 길었습니다.
1949년 옛 정뜨르비행장(현 제주국제공항)에서 행방불명됐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 아버지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고 할머니는 가족과 함께 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아 정뜨르 어딘가에 있을 아버지를 그리워했습니다.
고 할머니는 "평생 눈물만 흘렸다. 시신이라도 찾았다면 제도 제대로 올리고, 무죄도 받고 다 했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희생자 유해 발굴이 폭넓게 더 있었으면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오늘 행방불명임 묘역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은 유족들의 한이 서린 눈발이자 하염없이 떨어지는 눈물이었습니다.
눈물을 떨구며 묘석을 닦는 유족들도 많았습니다.
4·3희생자 추념일이 어느덧 제75주년을 맞았습니다.
4·3에 봄은 오고 있지만 유족들의 가슴에 아직 완전한 봄은 오지 않았습니다.
검찰의 직권재심 청구로 희생자들이 무죄를 선고 받고 있고, 뒤틀린 가족 관계를 바로 잡아 유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까지 열렸습니다.
하지만 극우단체의 4·3 왜곡, 폄훼는 유족들의 상처를 후벼파고 있습니다.
또 다른 4·3희생자 유족들은 묘역에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유족 양인섭 씨는 '4·3 왜곡 현수막'이 모든 유족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일이라고 격정을 토했습니다.
양 씨는 "진상이 드러나고 많은 희생자가 무죄 판결 받고 정의는 바로 세워지는데 이런 왜곡 현수막은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현수막을 걸게 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양 씨는 강조했습니다.
추념식은 오늘 오전 10시 묵념사이렌과 함께 4·3평화공원에서 거행됩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요인과 정치권 인사들이 제주로 와 유족들을 위로할 예정입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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