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4·3 서울추념식 동백꽃 헌화 모습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공)
제76주년 제주4·3 서울 추념식이 어제(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많은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진 가운데 거행됐습니다.
추념식은 4·3 학살의 공범자들을 소개한 오프닝 영상 '꽃을 짓밟은 사람들'로 시작해 추념사, 1~3세대 유족 증언과 다채로운 연주와 노래를 엮은 '꽃이 피어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종합 공연 '꽃이 피어나'는 이번 76주년 4·3 전야제 음악감독과 4·3범국민위원회 하성태 작가가 공동으로 기획한 것으로, 4·3과 디아스포라를 전제로 섬을 떠나온 유족들의 증언과 목소리에 재일조선인 청년 유족인 고령우의 장새납 연주와 재일조선인 가야금 연주가 박순아의 연주 등이 어우러진 무대로 꾸며졌습니다.
전날(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4·3 서울추념식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공)
또 유족을 포함해 참석자 200여 명의 '동백꽃 헌화'에 이어 '4·3과 친구들 연대광장'과 종단 의례가 진행됐습니다.
청계광장을 동백꽃으로 수놓은 '4·3과 친구들 연대광장'은 3세대 청년 유족, 4·3 문학회 등 4·3 관련 부스는 물론, 민족문제연구소, 서울역사영화제,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등 연대 단체, 전국시사만화가협회, '4.3과 함께하는 손글씨'(석지랑, 더불어숲 서여회), 4·3평화인권교육 강사모임의 동백꽃 만들기 등 체험 부스 등이 다채롭게 마련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전날(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4·3 서울추념식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공)
이날 첫 추념사에 나선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4·3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참혹하고 잔인한 역사다. 하지만 당시 집이 불타고 가족이 죽었던 상황에서 어린 소년, 소녀들이 살아남았고 아름다운 제주를 복원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 해야 한다"며 "제주도민들은 이제 4·3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새기고 유족들의 역경 극복 과정을 제주만의 에너지도 여겼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함세웅 신부는 4·3 정신에 대해 "우리 사회공동체가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진심으로 회개할 때에만 상처가 치유되고 공동체 정신이 살아날 것"이라며 "4·3 당시 공동체를 억압하고 탄압했던 많은 정치인, 법관, 검찰, 군인, 경찰 등 수사 책임자들의 회심을 바라며 제주의 평화가 한반도의 참된 평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전날(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4·3 서울추념식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공)
문재인 정부 총리 재직 시절 4·3 특별법 개정을 주도했던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며 "오늘 서울 추념식이 4·3 정신을 일깨우고, 평화의 씨가 날아 곳곳에 평화가 가득해져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다시 한번 4·3의 모든 희생자와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서울 추념식 등을 무사히 마친 4·3 제76주년 서울 기념행사는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리는 2024 서울 4·3 영화제로 계속됩니다. 4·3 관련 장·단편과 세월호 참사와 광주 5·18 소재 장·단편 10편을 상영하는 이번 서울 영화제는 4·3 소재 영화를 준비 중인 정지영 감독과 오동진 영화평론가의 '4·3 영화의 가치와 미래' 토크 등 다양한 영화인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전날(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4·3 서울추념식 추모단 모습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공)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