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사례 꼽힐 만큼 '성공적 혁신'이었나 의문
의료계 "근거·준비·효과성·대화 실종된 정책"
의료공백 여전..'자화자찬'식 사례 선정 경계해야 지적
정부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범정부 우수 혁신사례를 선정하는 공모에서 보건복지부의 '의대정원 2천 명 증원' 정책을 우수 사례로 뽑은 가운데, 의료계 일각에선 "무리수 정책"이 우수 사례로 꼽혔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행정안전부는 2024 정부혁신 왕중왕전 '미래를 대비하는 정부' 분야 14개 우수 사례 가운데 하나로 보건복지부의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2천 명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선정됐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이번 공모는 '미래세대를 위한 맞춤형 지원' 분야와 '미래위기·위험에 선제적 대응' 분야 등 2개로 나뉘어 이뤄졌습니다. 지난 6월부터 각 기관에서 받은 192개 사례에 대해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 국민 심사를 통해 최종 14개 사례를 선정했습니다.

의대 증원 정책은 미래 위기 대응 분야 우수 사례에 들었습니다.

행안부 보도자료에는 이 정책에 대해 "벼랑 끝 위기의 지역·필수의료,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박감으로 의료개혁을 추진", "의료개혁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19년간 묶여 있던 의대정원을 과감하게 확대해 2025학년도부터 2,000명씩 증원, 2035년까지 1만 명 확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장기간 의료 공백 사태를 불러온 정책이 우수 사례로 꼽힐 만큼 '성공적 혁신'이었나 하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양연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부장은 "기본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하는 입장임에도 이렇게 근거와 실효성 검증, 당사자들 간의 충분한 협의 등이 실종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에 대해 상당히 실망스럽고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장을 지냈던 한 전문의는 "지역 대학병원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이어 상급종합병원, 지역종합병원도 무너져 응급실도 문을 닫을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전공의가 없어서)교수들이 당직을 서고 쓰러지기 직전"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제주대병원과, 충북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지방국립대 수련병원은 하반기 전공의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런데도 아무런 준비도,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추진해 무리수를 둔 정책이 우수사례로 선정했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한편, '의대 정원 증원'과 함께 미래 위기·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 사례로 꼽힌 정책에는 ▲'대한민국 엄마보험' 출시 및 홍보를 통한 출산·육아 부담 완화(과기부 우정청) ▲우리동네 기후변화의 과거와 미래, 지도앱처럼 쉽게 확인(기상청) ▲AI를 활용한 홍수안전망 구축 및 도로침수우려 지역 내비게이션으로 안내(과기부-환경부) ▲유휴인력 활용, 충북형 도시근로자 지원사업 실시(추충북도) ▲전국 최초 지자체 책임형 온종일 돌봄 시스템 구축(강원 화천군) ▲전력인프라를 활용한 재난 조기대응 및 환경감시 시스템 구축(한국전력공사)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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