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지정, 기대·우려 교차.. “희비 엇갈려”
“긴 연휴로 수요 폭발” vs “국내 소비 위축 우려”
다가오는 설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최대 9일간의 황금연휴가 생기게 됐습니다. 이 소식에 많은 직장인들은 반색하고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들뜬 분위기가 짐작되지만, 또 한편에서는 자영업자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내수 경기 부양과 관광 활성화를 노린 조치라고는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 "기다렸던 여유, 이번엔 가능?"
제약회사에 다니는 박진수(38. 가명) 씨는 이번 설 연휴에 가족과 제주도로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평소 업무가 바쁜 탓에, 짧은 주말에만 짬을 내어 쉬던 걸 이번 긴 연휴를 제대로 활용해볼 계획입니다. 박 씨는 “명절에는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연휴 후반부엔 가족과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라 오랜만에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IT 업계에서 근무하는 김나현(34) 씨도 올해 설 연휴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평소 짧은 연휴로는 멀리 떠나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기회에 동남아로 짧은 휴가를 다녀오기로 했다” 라는 김 씨는, “직장 동료들 역시 다들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직장인들의 연휴 활용 계획이 다양해지면서 여행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 최민희 의원,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호소’에 공감 표시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최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한 자영업자의 간절한 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연휴가 길어지면 해외여행이 늘고 국내 소비는 줄어들 수 있다. 자영업자들이 더 힘들어진다”라는 우려를 전했습니다.
이어 “9일이라는 긴 연휴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어들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최 의원 글에는 여러 누리꾼들이 공감과 함께 우려 섞인 의견을 댓글로 남기며 논쟁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민들은 남들 놀러 가는 것만 구경하게 된다”, “이 정책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다” 라는 부정적 목소리가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일부는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논란 양상까지 나타냈습니다.
■ 제주 등 국내 관광지, 해외로 빠져나가는 수요에 한숨만
국내 관광지, 특히 제주의 경우에는 이번 연휴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한 관계자는 “연휴 기간, 국내 여행 수요가 어느 정도 늘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 그만큼 제주로 오는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국내 관광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고민과 마케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여행 비용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 제주와 같은 주요 관광지가 해외여행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내수 진작 효과, 확실할까?
정부는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 진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공휴일 하루가 추가되면 국내 여행 소비액이 약 4300억 원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임시공휴일 하루로 약 4조 2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10월 임시공휴일 지정 당시에도 정부는 유사한 기대를 내비쳤지만, 결과적으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감소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 “고물가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가계 소비 여력은 한계에 다다랐다. 단순히 연휴가 늘어난다고 해서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단편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소비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행·유통 업계를 제외한 일반 상권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수 진작은 휴일 지정 등 일수를 늘리기 보다, 소비 여력을 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해외로 눈 돌리는 소비자들, 여행수지 적자 우려도
긴 연휴가 해외여행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임시공휴일 지정 발표 이후 동남아, 일본 등 가까운 해외 여행지에 대한 항공권 검색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여행 비용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강한 면이 있어, 해외여행 수요가 더 커지는 상황”이라며 “해외로 빠져나가는 소비가 내수 진작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여행수지 적자는 약 16조 5,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모두가 쉬는 건 아니다” 휴일 양극화 문제 여전
긴 연휴에 들뜬 직장인들과 달리, 여전히 적잖은 이들이 이번 임시공휴일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법적으로 임시공휴일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공휴일을 요일제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휴일 양극화와 이에 따른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마지막 변수, 국무회의 심의 통과 여부
정부와 여당이 합의한 임시공휴일 지정안은 다음 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만약 통과된다면 직장인들에게는 모처럼의 긴 휴식이, 일부 자영업자들에게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긴 연휴가 과연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아니면 자영업자와 일부 취약 계층의 어려움만 가중할지는 지켜봐야할 일이지만, 모든 국민이 균등한 휴식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대한 고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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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로 수요 폭발” vs “국내 소비 위축 우려”

다가오는 설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최대 9일간의 황금연휴가 생기게 됐습니다. 이 소식에 많은 직장인들은 반색하고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들뜬 분위기가 짐작되지만, 또 한편에서는 자영업자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내수 경기 부양과 관광 활성화를 노린 조치라고는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 "기다렸던 여유, 이번엔 가능?"
제약회사에 다니는 박진수(38. 가명) 씨는 이번 설 연휴에 가족과 제주도로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평소 업무가 바쁜 탓에, 짧은 주말에만 짬을 내어 쉬던 걸 이번 긴 연휴를 제대로 활용해볼 계획입니다. 박 씨는 “명절에는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연휴 후반부엔 가족과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라 오랜만에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IT 업계에서 근무하는 김나현(34) 씨도 올해 설 연휴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평소 짧은 연휴로는 멀리 떠나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기회에 동남아로 짧은 휴가를 다녀오기로 했다” 라는 김 씨는, “직장 동료들 역시 다들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직장인들의 연휴 활용 계획이 다양해지면서 여행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 최민희 의원,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호소’에 공감 표시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최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한 자영업자의 간절한 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연휴가 길어지면 해외여행이 늘고 국내 소비는 줄어들 수 있다. 자영업자들이 더 힘들어진다”라는 우려를 전했습니다.
이어 “9일이라는 긴 연휴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어들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최민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 의원 글에는 여러 누리꾼들이 공감과 함께 우려 섞인 의견을 댓글로 남기며 논쟁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민들은 남들 놀러 가는 것만 구경하게 된다”, “이 정책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다” 라는 부정적 목소리가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일부는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논란 양상까지 나타냈습니다.
■ 제주 등 국내 관광지, 해외로 빠져나가는 수요에 한숨만
국내 관광지, 특히 제주의 경우에는 이번 연휴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한 관계자는 “연휴 기간, 국내 여행 수요가 어느 정도 늘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 그만큼 제주로 오는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국내 관광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고민과 마케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여행 비용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 제주와 같은 주요 관광지가 해외여행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내수 진작 효과, 확실할까?
정부는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 진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공휴일 하루가 추가되면 국내 여행 소비액이 약 4300억 원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임시공휴일 하루로 약 4조 2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10월 임시공휴일 지정 당시에도 정부는 유사한 기대를 내비쳤지만, 결과적으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감소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 “고물가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가계 소비 여력은 한계에 다다랐다. 단순히 연휴가 늘어난다고 해서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단편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소비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행·유통 업계를 제외한 일반 상권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수 진작은 휴일 지정 등 일수를 늘리기 보다, 소비 여력을 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해외로 눈 돌리는 소비자들, 여행수지 적자 우려도
긴 연휴가 해외여행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임시공휴일 지정 발표 이후 동남아, 일본 등 가까운 해외 여행지에 대한 항공권 검색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여행 비용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강한 면이 있어, 해외여행 수요가 더 커지는 상황”이라며 “해외로 빠져나가는 소비가 내수 진작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여행수지 적자는 약 16조 5,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모두가 쉬는 건 아니다” 휴일 양극화 문제 여전
긴 연휴에 들뜬 직장인들과 달리, 여전히 적잖은 이들이 이번 임시공휴일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법적으로 임시공휴일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공휴일을 요일제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휴일 양극화와 이에 따른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마지막 변수, 국무회의 심의 통과 여부
정부와 여당이 합의한 임시공휴일 지정안은 다음 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만약 통과된다면 직장인들에게는 모처럼의 긴 휴식이, 일부 자영업자들에게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긴 연휴가 과연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아니면 자영업자와 일부 취약 계층의 어려움만 가중할지는 지켜봐야할 일이지만, 모든 국민이 균등한 휴식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대한 고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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