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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거부"한 군인.. 프락치 누명 쓴 제주4.3 희생자 76년간 행방불명
2025-02-14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9연대 소속 군인 고(故) 강정호씨
토벌 작전 거부했다가 희생 추정
지난해 유족 채혈로 가족 품으로

7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제주4.3 희생자 고(故) 강정호 씨.

1948년 당시 강정호 씨는 제주에 주둔하던 9연대 소속 군인이었습니다.

1948년 4월은 전년 3.1절 발포사건 때문에 시민 봉기가 시작된 때입니다.


이어 5월부터는 9연대를 비롯한 군의 무력 진압도 본격화됐습니다.

군인이었던 강정호 씨는 이런 군 진압 작전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4.3평화재단 관계자는 "당시 진압 작전 자체가 너무 가혹하게 전개되자 군인들이 거부하고 탈영한 일이 있었다. 강정호 씨도 그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공항 유해 발굴 모습 (사진, 제주도 및 4.3평화재단)

제주공항 유해 발굴 모습 (사진, 제주도 및 4.3평화재단)

4.3진상조사보고서에도 강정호 씨가 9연대를 탈영해 '1948년 5월 20일 입산'했다고 나옵니다.

이 때문에 강정호 씨는 시민봉기군의 '프락치'라는 억울한 누명을 썼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4.3평화재단 관계자는 "강정호 씨도 탈영 후 프락치, 빨갱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압 명령 등을 따르지 않고 탈영한 군인은 강정호 씨뿐만이 아닙니다.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4.3위원회가 집계한 군인 희생자 실태에서 탈영한 제주 출신 9연대 군인은 최소 10여 명.

이 중 일부는 군에 붙잡혀 희생되거나 행방불명됐습니다.


가족들은 1948년 이후 76년간 강정호 씨가 어디서 눈을 감았는지도 모른 채 살았습니다.

강정호 씨의 유해가 2008년 제주공항에서 발굴됐지만, 이 소식도 알 수 없었습니다.

강정호 씨의 조카를 비롯한 4명의 가족이 지난해서야 채혈을 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인 유전자 대조로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른 희생자들의 신원을 찾기 위해 올해도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07년부터 3년간 제주공항에서 발굴된 4.3 희생자 유해는 388구.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43구에 그치고 있습니다.

가족을 만나지 못한 유해가 더 많은 실정입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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