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살리려던 전세기 정책, 부실한 운영에 흔들려
외항사 의존 심화.. ‘위험한 실험’으로 변질될 조짐
단기 성과 경쟁이 초래한 위기.. 제주도의 선택은?
170여 명이 뒤늦게 귀국한 후에도, 제주~필리핀 전세기 사태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모습입니다.
사건의 여파는 일정 차질을 넘어, 제주도 당국의 전세기 정책 전반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세기 인센티브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아니면 무분별한 항공사 선정과 운영 미숙이 정책 효과를 흐리고 있는가.
전세기 운항 확대를 위해 투입되는 수천만 원 규모의 인센티브 정책이 오히려 제주 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항사 중심의 무리한 운항이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외항사 중심 구조, 문제의 출발점?
이번 사태는 운항 착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주도가 단기적인 전세기 유치를 위해 외항사 중심의 구조에 의존도를 높인 결과, 신뢰할 수 없는 항공사가 제주 관광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제주도는 2025년 올해 최대 1,400만 원의 전세기 인센티브를 투입하며 해외 직항 유치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정책이 항공사의 신뢰도 평가 없이 단순히 '항공편 확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로열에어필리핀((Royal Air Philippines)과 같은 항공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제주도가 운항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면서 불안정한 전세기 운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신뢰도가 낮은 항공사와 계약을 맺는다면, 이런 사태는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관광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 관광의 브랜드 가치는 신뢰에서 나오는데, 지금처럼 검증되지 않은 항공사들이 운항을 담당하는 구조라면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인센티브 정책, 전면 재검토 없이는 또 터진다
이번 사태로 인해 제주도의 전세기 인센티브 지원 정책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책 지원금을 투입해 항공편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와의 협력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기 인센티브는 일정 횟수 이상 운항하는 항공사에 지원금이 지급되는 구조지만, 항공사의 운영 이력이나 신뢰성 평가 없이 동일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항공사에 세금이 투입되고, 결국 그 피해는 관광객이 떠안는 구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항공 정책 전문가들은 “현재의 인센티브 방식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라며 “제주도가 전세기 유치 규모나, 얼마나 끌어들였는지 양적인 성적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어떤 항공사가 제주 관광의 신뢰도를 보장할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주 관광의 미래, 신뢰를 지킬 수 있는가
전세기 확대 정책이 처음 발표됐을 때, 제주도는 이를 통해 관광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다릅니다. 무분별한 외항사 선정과 전세기 운항 혼선이 오히려 제주 관광의 신뢰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주도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지금처럼 불안정한 전세기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 중심의 안정적인 운영 모델을 구축할 것인가.
관광 업계 안팎에서는 “전세기 운영이 숫자 경쟁이 아니라 제주 관광의 안정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한 번 사고가 아닌, 제주 관광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3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 머물렀던 여행객 173명은 5일 낮 12시 30분(현지시간), 로얄에어필리핀 전세기를 타고 출발해 오후 5시(한국시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3박 4일간 여행 후 3일 오후 4시 30분 마닐라발 제주행 전세기를 타고 귀국 예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예정보다 4시간 빠른 낮 12시 30분 승객 없이 출발하면서 현지에 발이 묶였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항공사는 낮 12시 30분 출발로 인식했고, 여행사는 오후 5시 출발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정확한 경위는 귀국 후 여행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귀국한 승객들은 저마다 “황당하다”, “전세기를 믿고 예약했는데 일정이 무너졌다”라는 등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업무 일정 차질, 개학 불참, 추가 체류 비용 발생 등 현실적인 피해도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전세기 패키지 상품의 특성상 대체 항공편을 빠르게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돼 신뢰할 수 있는 전세기 운영과 대응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외항사 의존 심화.. ‘위험한 실험’으로 변질될 조짐
단기 성과 경쟁이 초래한 위기.. 제주도의 선택은?

5일 오후 제주공항에 도착한 로열에어필리핀(Royal Air Philippines) 항공기. 여행사가 긴급 대체 항공편을 마련해, 이날 마닐라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뒤늦게 제주로 도착했다. (촬영 : 박주혁 기자)
170여 명이 뒤늦게 귀국한 후에도, 제주~필리핀 전세기 사태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모습입니다.
사건의 여파는 일정 차질을 넘어, 제주도 당국의 전세기 정책 전반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세기 인센티브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아니면 무분별한 항공사 선정과 운영 미숙이 정책 효과를 흐리고 있는가.
전세기 운항 확대를 위해 투입되는 수천만 원 규모의 인센티브 정책이 오히려 제주 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항사 중심의 무리한 운항이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외항사 중심 구조, 문제의 출발점?
이번 사태는 운항 착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주도가 단기적인 전세기 유치를 위해 외항사 중심의 구조에 의존도를 높인 결과, 신뢰할 수 없는 항공사가 제주 관광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제주도는 2025년 올해 최대 1,400만 원의 전세기 인센티브를 투입하며 해외 직항 유치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정책이 항공사의 신뢰도 평가 없이 단순히 '항공편 확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로열에어필리핀((Royal Air Philippines)과 같은 항공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제주도가 운항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면서 불안정한 전세기 운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신뢰도가 낮은 항공사와 계약을 맺는다면, 이런 사태는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관광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 관광의 브랜드 가치는 신뢰에서 나오는데, 지금처럼 검증되지 않은 항공사들이 운항을 담당하는 구조라면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인센티브 정책, 전면 재검토 없이는 또 터진다
이번 사태로 인해 제주도의 전세기 인센티브 지원 정책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책 지원금을 투입해 항공편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와의 협력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기 인센티브는 일정 횟수 이상 운항하는 항공사에 지원금이 지급되는 구조지만, 항공사의 운영 이력이나 신뢰성 평가 없이 동일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항공사에 세금이 투입되고, 결국 그 피해는 관광객이 떠안는 구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항공 정책 전문가들은 “현재의 인센티브 방식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라며 “제주도가 전세기 유치 규모나, 얼마나 끌어들였는지 양적인 성적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어떤 항공사가 제주 관광의 신뢰도를 보장할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주 관광의 미래, 신뢰를 지킬 수 있는가
전세기 확대 정책이 처음 발표됐을 때, 제주도는 이를 통해 관광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다릅니다. 무분별한 외항사 선정과 전세기 운항 혼선이 오히려 제주 관광의 신뢰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주도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지금처럼 불안정한 전세기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 중심의 안정적인 운영 모델을 구축할 것인가.
관광 업계 안팎에서는 “전세기 운영이 숫자 경쟁이 아니라 제주 관광의 안정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한 번 사고가 아닌, 제주 관광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로열에어필리핀((Royal Air Philippines) SNS 캡처
한편 지난 3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 머물렀던 여행객 173명은 5일 낮 12시 30분(현지시간), 로얄에어필리핀 전세기를 타고 출발해 오후 5시(한국시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3박 4일간 여행 후 3일 오후 4시 30분 마닐라발 제주행 전세기를 타고 귀국 예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예정보다 4시간 빠른 낮 12시 30분 승객 없이 출발하면서 현지에 발이 묶였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항공사는 낮 12시 30분 출발로 인식했고, 여행사는 오후 5시 출발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정확한 경위는 귀국 후 여행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귀국한 승객들은 저마다 “황당하다”, “전세기를 믿고 예약했는데 일정이 무너졌다”라는 등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업무 일정 차질, 개학 불참, 추가 체류 비용 발생 등 현실적인 피해도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전세기 패키지 상품의 특성상 대체 항공편을 빠르게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돼 신뢰할 수 있는 전세기 운영과 대응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사법 뒤에 숨어 정치.움직인다”.. 강금실·이석연의 분노, 대법원 직격한 민주당 선대위 경고
- ∙︎ “판결이 빠르다”.. 이재명, 유죄냐 당선이냐 갈림길에 서다
- ∙︎ “살아 있다는 감각이 사물의 숨결과 맞닿을 때”.. 우리가 이토록 기뻐하고 절망한 적이 있었던가
- ∙︎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절차 돌입..."이제 제주도의 시간"
- ∙︎ “이건 판결이 아니라 작전이었다”.. 민주당, 대법원에 ‘탄핵 경고’
- ∙︎ 스님인 줄 알았더니 '도둑'...부처님 오신 날 사찰 '불전함' 지키기 비상
- ∙︎ “정의인가, 개입인가”.. ‘이재명’ 판결에 법조계도 정면충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