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아이? 다 미뤄도, 아파트만은”.. 30대, “일단 사자”에 ‘큰 손’ 됐는데 “그래서, 다 빚”
지난해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 기간(15~49살)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2명을 기록한 가운데, 저출산 여파는 점점 심화 추세에 혼인율라고 해서 크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출생아 수는 1년 반 가까이(16개월째) 감소세를 기록 중인데다, 출생률을 끌어올릴 근간이라 할 혼인율도 바닥을 면치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런데도 ‘집’, ‘내 집’ 장만에 대한 열의는 남다른 모습입니다. 정부 차원의 ‘결혼 페널티’ 완화 정책인 신생아 특례대출까지 확대되면서, 통상 결혼과 출산의 주 세대라 할 30대의 아파트 매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 1분기 집을 사들인 연령대 중에 30대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해 4분기 감소세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가 싶었는데, 재차 반등세로 돌아섰습니다. 결혼이며 출산은 뒤로 미루는 한이 있어도 일단 ‘집’은 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당장 자금 여력이 달려도, ‘일단 사고’ 보는 30대 비중이 늘어난 것은 신생아특례대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정책자금대출이 재차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30대 매입 비중은 26.1%로 작년 4분기 25.0%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비중은 2022년까지만 해도 40대가 1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는 등 저리의 정책대출 지원을 늘리면서 지난해 1∼3분기 30대의 매입 비중이 40대를 추월했습니다. 그러던게, 지난해 4분기 40대의 매입 비중이 25.4%로 30대의 매입 비중(25.0%)을 근소한 차이로 다시 앞질렀습니다. 지난해 9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6억∼9억 원) 대출이 중단되고 집값 하락 등 여파로 인해 30대 매입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시 올 1분기 30대 매입 비중이 높아진 것은 1월 말부터 시행하고 있는 정부의 신생아 특례대출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출산 2년 내 신생아 자녀를 둔 가정에 대해 특례보금자리론(4%)보다 낮은 연 1∼3%대의 낮은 금리로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최대 5억 원까지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2019년부터 30대의 매입 비중이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서울 아파트 시장만 해도 지난해 4분기 31.3%로 떨어졌던 30대 매입 비중이 올해 1분기 32.4%로 높아졌습니다. 동대문구의 경우 30대 매입 비중이 지난해 4분기 29.9%에서 올 1분기 36.2%로, 성북구는 30.6%에서 38.3%, 강북구는 25.9%에서 31.1%로 각각 늘었습니다.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이 9억 원 이하라 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강북지역에서 30대 증가 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봤습니다. 올 1분기 노원구에서 30대 매입 비중은 작년 4분기(30.3%)보다 높은 31.9%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분기(33.1%) 이후 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또 금천구(39.3%), 강서구(38.6%), 관악구(37.2%), 마포구(36.1%), 송파구(31.5%), 양천구(31.3%) 등에서 지난해 4분기보다 30대 매입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서울에서 30대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성동구의 경우엔 1분기 매입 비중이 42.0%로, 지난해 4분기(44.3%)보다 줄었습니다. 또 경기도는 지난해 4분기 27.2%로 줄었던 30대 매입 비중이 올 1분기 28.2%로 다시 높아졌고, 인천은 26.5%로 작년 4분기(26.5%)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지역으로 가도 30대 매입 비중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제주만 하더라도, 지난해 4분기 30대 아파트 매입 비중은 29.0%로, 40대(29.5%)에 근소한 차로 1위 자리를 내준 상태였습니다. 앞서 지난해 3분기에도 28.5%로 40대(30.1%) 비중이 더 컸던게 그나마 격차를 다소 좁히긴 했습니다. 그러다 올 1분기 30대 매입 비중이 30.5%로 올라섰고 40대 매입 비중은 25.7%로 뚝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30대의 아파트 구매가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24-05-0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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