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7] 1117 8뉴스
사람인) "붉은꽃을 찾으러 왔다"
사람인) "붉은꽃을 찾으러 왔다"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예전보다는 많은 도민과 나아가서는 타지역에서도 4.3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도 다양한 교육을 통해 4.3을 알리고 있는데요.

한 초등학교에서는 제주 4.3을 그린 그림책을 연극으로 각색해 공연을 만들었습니다.

구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빨간꽃이 뭐에요?) 빨갱이들 전부 사살!"

권총을 든 토벌대들이 죄없는 주민들에게 총을 겨누고,

이유없이 사살합니다.

얼핏 들으면 신나는 동요로 들리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슬픈 우리 역사를 묘사한 노랩니다.

제주 4.3을 그린 '나무 도장' 이라는 그림책을 연극으로 각색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의 한 작은 초등학교에서 4.3 70주년을 맞아 기획한 연극입니다.

제주 빌레못 동굴에서 벌어진 한 아이의 죽음을 실마리로 풀어낸 마을 주민들의 슬픈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의 순수한 시선으로 해석했습니다.

준비기간만 꼬박 6개월.

학부모회와 학교가 모두 손을 걷어부쳤습니다.

의상은 모두 학부모회에서 직접 만들었고,

외부에서 어렵게 연출진을 섭외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김현정 물메초등학교 학부모회장
"연출 선생님들부터 모든 도와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학교, 여기에 참여해주신 많은 어머니들, 아이들까지 모두 합쳐서 이 연극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배우들은 모두 이 학교 어린이들로 저학년들이 대부분 주인공을 맡았습니다.

류선우 물메초등학교 3학년/마을주민 役
"친구들이랑 연극하는 것도 재밌었고 노래부르는 것도 재밌었어요. 죄 없는 제주사람들을 막 죽였던 슬픈 사건이니까 오래오래 기억하자고 생각해요"

이번 연극의 연출자도, 또 배우 어린이들의 학부모 가운데 상당수도 이주민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주 4.3을 잘 몰랐던 이주민의 입장에서 당시 제주도민의 아픔을 재해석했습니다.

이협 제주국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
"아마 그 당시에 제주 사람들도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무섭지 않고 아프지 않고 그랬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에 중점을 뒀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라는 쪽에..."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만들어진 연극이 제주 4.3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소중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JIBS 구혜희입니다.



구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