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2] JIBS 8뉴스
[대담] "지구 생명 40%가 의존할 만큼 습지 중요" 고제량 람사르습지도시 전문위원
[대담] "지구 생명 40%가 의존할 만큼 습지 중요" 고제량 람사르습지도시 전문위원
(앵커)
오늘(2)은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유엔에서 정한 세계 습지의 날입니다.

제주 곳곳에도 상당히 많은 습지가 있지만, 각종 개발과 무관심 속에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고제량 람사르습지도시 전문위원과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리포트)

고제량 람사르습지도시전문위원

Q1. 우선, 제주에 얼마나 많은 습지가 있는지요?

제주특별자치도 습지보전계획 데이터베이스에 내륙습지가 322개가 있다고 돼 있고요.

연안습지는 21개 정도로 별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돼 있다고 합니다.

지구면적의 6%가 습지라고 합니다.

많은 양입니다.

제주 전체면적 중 습지가 몇 %인지 나와 있지는 않지만 322개 외에도 많은 습지가 있을 것입니다.

국내 습지보호지역이 22개 정도 지정돼 있는데 제주에 5개가 지정돼 있습니다.

작은 섬이지만 5개라는 개수로는 많은 것입니다.

람사르 습지로도 등록돼 있는데 물장오리, 물영아리, 동백동산 습지, 1100고지 습지, 숨은물벵듸 습지. 이렇게 해서 람사르 습지에도 5개면 많이 등재돼 있는 것에 속합니다.

Q2. 제주에서 사라지는 습지가 상당한데, 왜 이렇게 사라지고 있는건가요?

1970년대 이후 우리의 삶이 산업화되면서 습지의 35%가 손실된 게 사실입니다.

중요한 이유를 보면요, 개발로 인해 소실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주변에 있는 작은 습지들은 인간의 용도로서 폐기됐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생태계에선 습지가 자기 기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관점에서만 불필요하다 생각돼서 매립되는 등 소실되기도 합니다.

그다음에 기후위기로 인해서 빠르게 육화되면서 습지가 소실됩니다.

이렇게 공간이 완전히 없어지는 습지 소실도 있고, 공간은 있으나 습지의 기능이 없어지는, 수질오염 등으로 인해서 습지가 기능을 못하면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Q3. 습지 보호를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습지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잘 안 돼 있기 때문에 소중함을 모르고 없애는 경우가 굉장히 많잖아요.

습지 인식이 향상되는 여러 가지 대책이 필요한 것 같고요, 그다음에 기후위기를 극복하면서 육화를 좀 늦추는 우리의 삶이 좀 생태적으로 달라지는 이런 것들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습지보호지역을 굉장히 많이 지정을 해서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거나 주민참여 보전을 통해서 주민들이 보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필요하고, 주민들이 현명하게 이용해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데 습지가 계기가 된다면 스스로 보전할 수 있겠죠.

제주 습지 총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법제적 장치나 정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Q4. 끝으로 왜 우리가 습지를 보호해야 하는지, 습지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물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물을 담고 있는 그릇이 습지라고 보면 됩니다.

상수도, 즉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데 이 물이 다 빗물이 고여서 우리한테 까지 오는 거고, 빗물이 스며들어서 지하수가 돼서 오기도 합니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인식을 습지가 없으면 살 수 없다고 생각하면 왜 습지가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답일 것 같습니다.

지구의 6% 습지이고, 지구 생명의 40%가 이 습지에 기대 산다고 합니다.

인간도 습지에 살고 있고요, 습지의 조절기능, 정화기능, 문화적서비스 즉, 치유하고 휴식하고 공부하는 이러한 기능 때문에 습지의 가치가 훨씬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포트)

자연은 그대로 놔두는 것이 최고의 보전 방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습지와 같은 보전해야 할 자연 자원을 둘러싼 환경이 변하고 오염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좀 더 깊게 고민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기자
1년 250만원 불과...허울 뿐인 습지 관리
1년 250만원 불과...허울 뿐인 습지 관리
(앵커)
오늘(2)은 세계 습지의 날입니다.

제주에도 수많은 습지가 산재돼 있지만, 여전히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습니다.

습지 관리의 가장 기초인 습지 실태 조사 역시 1년 예산이 2백만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대지 한 가운데 커다란 웅덩이가 나타납니다.

면적이 3천 제곱미터나 되는 제주 동부지역의 대표적 습지입니다.

멸종위기야생식물을 비롯한 수많은 동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 고려시대에는 말을 사육할 때도 사용돼 역사적 가치도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아직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개발과 훼손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김동은 기자
"제주지역 곳곳에 산재된 습지에 대한 관리 방안 자체가 부족하다보니, 도내 상당수 습지가 사실상 방치된 상황입니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제주지역 습지 5곳을 제외하면,

3백여개나 되는 도내 습지 사정이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
"모니터링 대상지에서 자꾸 밀리다보니까, 훼손되거나 오염되거나..그런 경우에도 우리는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채..."

습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며 5년마다 기본계획이 수립되지만,


지난해 나온 실천 계획은 5년전 내용과 대부분 똑같습니다.

습지 관리 계획만 수립하고, 제대로 실행된게 거의 없다는 얘깁니다.

습지 관리의 가장 기초가 되는 습지 실태 조사는 1년 예산이 고작 250만원에 불과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습지의 생물 변화상이나 유형별 분류 등도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
"(습지가) 300여개 정도 있는데, 다 조사하려면 예산이 좀 부족한 부분이 있고, 내년 예산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리의 사각지대와 무관심 속에 생태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제주 습지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고승한(q890620@naver.com) 기자
행정체제개편 본격...도민의 알권리는 무시?
행정체제개편 본격...도민의 알권리는 무시?
(앵커)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을 위한 과정이 계속 개운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구용역의 시작을 알리는 착수보고회조차 비공개로 이뤄지며 도민들의 알권리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하창훈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자치도는 지난달 19일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을 위한 논의가 본격 시작됨을 알렸습니다.

사업비 15억원을 투입해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을 위한 공론화 연구용역을 추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상범 제주자치도 특별자치행정국장
8월까지는 행정체제 도입 모형안, 구역 설정안, 그리고 9월에 종합적인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연구용역도 본격 시작됐습니다.

3개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착수보고회를 열고 앞으로 진행될 과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특별자치도 성과 분석과 도민인식조사,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모형 제시 등 전체적인 밑그림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경숙 행정체제개편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연구용역과 공론화가 착실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위원님들께서 충분한 의견을 제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지만 착수보고회는 시작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착수보고회 자체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당초 예정됐던 질의응답 시간도 빠져버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착수보고회 현장에선 관련 자료의 열람 불가 방침까지 정해지면서 사실상 밀실 추진이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제주자치도는 현재 내용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정된 착수보고서를 공개하자는 행정체제개편위원회 의견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과정은 숨기고 결과만 공개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면서 논의 과정에 대한 도민들의 알권리를 무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게 됐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제주방송 하창훈 (chha@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
제2공항 '중점평가 사업' 요구할 것
제2공항 '중점평가 사업' 요구할 것
(앵커)
제주도정과 도내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가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간담회를 열렸습니다.

제2공항과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됐는데, 특히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환경부에 중점평가사업을 요구하자는데 대해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신윤경 기잡니다.

(리포트)

오영훈 제주자치도지사를 비롯한 제주도청 실.국장단과 도내 12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2016년 6월 이후 7년 만입니다.

오영훈/제주자치도지사
"제2공항과 관련한 갈등 사안에 대해서 기존의 입장과 의견을 듣고자 하는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공개로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회의에서는 제2공항이 최대 화두가 됐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2공항과 관련해 오 지사가 확실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박외순/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지사께서 입장을 명확히 해주셔야 되지 않나. 왜냐하면 시민사회가 보기에는 공항에 대해서 지사께서 명확하게 입장을 표명한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오영훈 지사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엇갈리는 상황에서 도민 전체의 입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전제했습니다.

다만 현 공항 확충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며 이전보다 전향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특히 집단민원이 발생한 사업인 만큼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환경부에 '중점평가사업'으로 관리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또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제주자치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창수/제주도 대변인
)"중점 평가 사업 대상 관련해서 환경부에 요구를 하겠다. 지자체 의견 관련해서도 환경부에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군사공항 우려에 대해서도 당정협의를 통해 군사공항이 아님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도정과 시민사회단체와의 논의가 7년간 중단됐다 재개된 가운데 2공항을 비롯한 지역 현안에 대한 추후 논의가 이어질 지 주목됩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제주방송 신윤경(yunk98@jibs.co.kr) 오일령(reyong510@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