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치매 추정 환자 '1만3천여 명'.. 전국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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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 폐기물 축열로 연소...'1,800도까지 치솟아'

지난주 제주의 폐기물 처리 업체 두 곳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는데요,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 바로 폐기물을 쌓아둔 곳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외부 불씨가 없어도 불이 날 수 있을까 연구를 해봤더니, 폐기물을 적재할 경우 열이 축적돼 연소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화염 발생 시 온도는 최고 1,800도까지 치솟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나흘 동안 폐기물 처리 업체에서 발생한 두 건의 화재.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총 건물 9개 동이 전소됐습니다. 인력이 모두 퇴근한 시간, 종이나 목재 등 폐기물을 쌓아둔 데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토평동 폐기물 처리 업체의 경우 작년 7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당시 화재 원인은 '자연 발화'로 추정됐습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제주에서 '자연 발화'로 발생한 화재는 모두 29건. 폐기물을 쌓아둘 경우 산화 반응으로 열이 축적되며 외부의 불씨 없이도 연소가 시작되는 것으로 연구됐습니다. 이후 적재물 표면의 산소와 맞닿는 순간 불꽃이 발생하면서 큰 화재로 이어지는 겁니다. 또 제주시 노형동 화재의 경우 화재 발생 전날 비가 내렸는데, 실제로 건조한 상태에서 일정 수준의 습도에 도달하면 물이 응결돼 온도가 상승하고, 산화반응이 촉진돼 자연 발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목재나 종이 등의 축열로 연소가 발생하면 내부 온도는 최고 700도까지 올라가고, 공기 중의 산소와 맞닿아 화염이 발생하면 1,800도까지도 치솟게 됩니다. 이 때문에 화재 진화 작업이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겁니다. 신필환 / 제주소방서 현장대응단장(지난 4일) "지금 안에 적재물이 많이 적재돼 있어서 완전 진화하는 데는 시간이 좀 소요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화재 발생 시 폐기물 1kg의 온도를 25도까지 낮추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은 최대 11.66kg인 것으로 연구됐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폐기물 1톤의 불을 끄는 데 11톤 이상의 물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출처: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이에 안전보건규칙에 따르면, 종이 등을 다량으로 취급할 경우 화재 예방을 위해 적절한 배치 구조로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구체적인 지침은 없는 상황. 이영주 /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야적장에 (충분한) 물을 좀 더 적극적으로 뿌려주거나 혹은 연기가 발생하거나 화재 징후가 있는 것들을 사전에 예찰하면서 관리를 하는 것들이 현실적인 방법이고요." 전문가들은 또 열화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적재물 내부의 열의 축적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주혁

[탄소전쟁 최후의 저장소] ➄ 유일한 블루카본인데...멸종위기 잘피 '무관심'

호주와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는 해조류 감소 문제와 블루카본 복원 전략 전해드렸습니다. 특히 잘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표적인 블루카본인데요, 문제는 제주에서 이 잘피가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 멸종이 아닌, 미래 탄소 흡수원이 모두 사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도 커지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김동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지역의 대표적 잘피 자생지입니다. 잘피가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가득차 있어야 할 서식지에는 듬성듬성 조그만 잘피들만 눈에 띕니다. 겨우 10센티미터 남짓의 작은 잎. 10년 전 촬영된 영상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최선경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열대.아열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아주 충격적이었죠. 잘피가 봄철에 가장 길 때는 잎길이만 1m가 넘었고요. 가을철에 짧아진다고 해도 30~40cm를 유지했었습니다" 잘피는 전 세계에서 인정한 블루카본 중 하나로, 맹그로브가 없는 제주에선 거의 유일한 블루카본입니다. 잘피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헥타르 당 1.7톤 정도로, 일부 지역은 20톤이 넘습니다. 탄소 흡수 속도는 열대 우림보다 35배나 빠르고, 막대한 탄소를 고정시켜 최고의 탄소 저장고로 불립니다. 박상률 /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0.2% 밖에 안되는 잘피밭이, 전 세계 잘피밭의 실제 탄소 흡수량은 10에서 많게는 2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기가 갖고 있는 면적보다 휠씬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되고요" 하지만 서식 환경 변화와 연안 환경 오염 등에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최근들어선 수온 상승에 따른 새로운 포식자의 영향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물고기 무리들이 해조류들을 뜯어먹고 있습니다. 아열대 독가시치로, 해조류 뿐만 아니라 잘피까지 무차별적인 섭식이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채집한 잘피들을 확인해 봤더니 잎 곳곳에 뜯긴 흔적이 발견됩니다. 최선경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열대.아열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특히 25도 이상 유지되는 기간에는 매우 활발한 섭식 작용을 합니다. 성장할 수 있는 조건들이 점점 더 악화되고 거기에 독가시치의 섭식 작용까지 강화된다면, 제주에서 잘피가 살아남는 건 매우 더 어려워지는..." 제주 잘피 자생지 11곳의 면적은 33헥타르로 분석됐지만, 무관심 속에 제주 잘피는 멸종위기종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세계적으로 블루카본 등재 가능성이 높아진 해조류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지난 1970년대 1만톤이 넘었던 제주지역 해조류 생산량은 최근 5백톤 밑으로 급감했습니다. 연안 해조류 기반 자체가 붕괴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박상률 /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제주가 갖고 있던 특성 중에 하나가 굉장히 해조류 기반이 탄탄한 생태계를 갖고 있었는데 최근 기후 변화 때문에 굉장히 이게 많이 무너졌습니다. 굉장히 지금 위험한 상태고, 이 위험한 상태에 우리가 빨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의 무관심 속에 없어져가는 제주의 잘피와 해조류. 이건 단순한 소멸이 아닌, 미래의 탄소 흡수원의 가능성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화면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열대아열대연구센터 * "이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