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정전 70주년 특별기획 : 드라마&영화 속 제주평화기행 20부작(15)드라마 올인
2023.9.20.수.제라진day
(15) 올인과 터진목, 섭지코지
(오프닝)
1953년 7월 27일. 비로소 한반도에 총성이 멈췄습니다.
6·25 전쟁의 정지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정전 협정이 체결되었는데요.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러, 올해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정전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미래를 실현하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6.25 정전 7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와 영화 속 제주평화기행]
제주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6.25 전쟁 정전 70년을
기억하는 시간, 평화의 여정을 함께할 분을 모셨어요.
영화칼럼니스트, 사회학박사 이정원씨를 모시고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지금 함께 떠나보실까요?
(인사)
1. [6.25 정전 7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와영화 속 제주평화기행] 15번째 시간입니다.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한것입니다. 오늘은 어떤 작품을 만나볼까요?
- 오늘은 20년 전에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드라마를 소개하겠음
- 제주와도 인연이 깊고,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시킨 드라마
- 바로 드라마 [올인]과 함께 평화기행을 떠나 보겠음
2. [올인]이 벌써 20년이 되었는데요. 주요 장면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특히 성산포 섭지코지에 있던 [올인하우스]가 유명한 관광지였는데요. 오늘은 성산포로 평화기행을 떠나나요?
- 드라마 [올인]은 제주에서 거의 촬영을 함
- 제주 주요 명소들이 등장을 하는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곳이 섭지코지
- 드라마 인기가 워낙 높았고 극중 인물들의 사랑의 이야기가 펼쳐진 섭지코지가 특히 인기가 높았음
- 드라마 이후 올인하우스가 세워져 많은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장소가 되었음
- 하지만 섭지코지를 비롯한 성산포는 4.3의 피해가 컸던 대표 지역
- 오늘은 올인을 통해 성산포 지역의 아픔과 평화의 희망을 이야기하려 함
3. 드라마 [올인] 어떤 작품인지 소개해주세요.
- 2003년 1월 15일부터 그해 4월 3일까지 총 24부작으로 SBS에서 방영됨
- [허준]과 [주몽], [상도] 등의 엄청나게 흥행한 드라마를 집필한 최완규 작가가 각본을 씀
- 스타캐스팅임. 이병헌, 송혜교, 지성, 박솔미씨 등이 출연
- 당시 아역들이 지금 스타가 됨. 이병헌씨 어린 시절을 맡은 진구씨와 송혜교씨 어린 시절을 맡은 한지민씨가 이 작품으로 스타로 발돋움하게 됨
- 매주 수목 10시에 방영을 했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엄청난 인기를 부름
- 평균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인기로 2000년대 이후를 대표하는 드라마이고 해외로도 수출되어 한류 열풍을 불렀음
- 지금은 지상파TV에서 다루기가 힘든 민감한 소재인 카지노 세계를 정면으로 다룬 액션과 스릴러, 드라마가 잘 조화를 이룬 초대형 드라마
- 방송 초기에는 15세 이상 시청가였으나, 도박과 관련된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이후 19세 이상 시청가로 상향 조정되었고 재방송에서도 19세로 방영되었음
4. 드라마 인기가 대단했어요. 이로 인해 제주도 많은 관광 효과를 누렸는데요.
- 대부분 제주에서 촬영이 되어서 국내외 홍보 효과가 컸음
- 송혜교씨가 연기한 민수연이 수녀원에서 생활하는 곳이 섭지코지에 있었음
- 방영 당시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풍광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수녀원 건물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았음
- 수녀원과 집 세트장이 있었으나 태풍 매미로 망가진 뒤 2005년에 관광객 유치를 위해 재건축을 함
- '올인하우스'라는 이름의 건물 내부에 드라마 올인에 관한 홍보물, 체험장, 연인들을 위한 웨딩사진 촬영공간 등이 있었음
- 특히 섭지 코지는 영화와 드라마 단골 촬영 장소로 유명함.
- [여명의 눈동자[,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등이 이 곳에서 촬영이 되어서 올인 전부터 알만한 분들은 많이 찾은 관광 명소였음
- 여기에 중문의 주요 대형 호텔과 컨벤션센터가 드라마에 등장해 촬영지가 관광 명소가 되었고 매출에도 도움이 됨
5. 하지만 성산포에는 섭지코지만이 아니라 성산 일출봉, 광치기 해변 등의 유명 관광지가 많아요. 하지만 성산 지역이 4.3의 큰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하죠.
- 대표적으로 ‘터진목’이란 곳이 있음
- 성산읍 고성리에 위치한 광치기 해변의 끝자락에 있는 곳이 터진목
- '터진목'이라는 지명은 '터진 길목'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
- 여기서 '목'은 성산읍 고성리에서 성산리로 들어가는 곳을 가리킴
- 이곳은 원래 썰물 때는 드러나서 사람이 드나들 수 있고 밀물 때는 잠겨서 사람이 드나들 수 없었다고 하는데 1940년 초에 행정당국과 주민들이 돌로 메우고 도로를 내어 성산과 고성이 완전히 연결되었다고 함
- 터진목은 4.3당시 성산면 지역주민들이 토벌대에 끌려가 학살당한 한과 눈물이 서린 현장
- 4.3당시 성산포에서는 서북청년으로 구성된 특별중대가 주둔하고 있었음
- 특히 서청특별중대가 이곳에 주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성산면 지역 일대는 죽음과 통곡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함
6. 우리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기억하는 곳이 주민들에게는 오랜 시간 공포스러운 공간으로 기억된 것이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 4.3당시 터진목에 끌려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음
- 1948년 말부터 1949년 초까지 터진목에서 희생된 것으로 확인된 주민의 숫자만 190여 명에 달한다고 함
- 당시 성산면 전체 희생자는 400여 명으로 기록되어 있으니 터진목에서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있음
- 터진목은 성산 지역의 일상적인 학살의 장소였다고 할 수 있음
- 4.3당시 증언에 따르면 오후 4시쯤 되면 모래판에서 콩 볶는 소리가 났는데, 그게 총소리였다고 전해지고 있음
7. 터진목 인근에는 서북청년단이 주둔했던 ‘성산동국민학교’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 터진목 유적지를 방문하면 그 인근에 성산동국민학교 터가 폐허로 남아있음
- 1948년 11월경부터 3개월간 서북청년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서청특별중대가 주둔하게 되었음
- 붙잡아 온 주민들을 수감하고 취조하는 곳으로는 국민학교 앞 고구마창고가 이용되었다고 전해짐
8. 희생당한 분들은 성산 지역 주민만이 아니라 그 주변 지역 주민들도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 4.3 당시 주민들은 토벌대의 포위 습격에 잡혀서 서청특별중대에 끌려와 갖은 고초와 취조를 당한 뒤 총살당함
- 성산지역 외에도 구좌면 세화, 하도, 종달리 등에서도 붙잡혀온 주민들이 이곳에서 모진 고초를 겪다 희생된 경우도 많았다고 함
- 성산지역의 아픔은 비단 성산지역만이 아니라 그 주변 지역, 제주도 전체의 아픔으로 봐야하는 이유임
9. 성산일출봉이나 광치기해변을 방문하게 되면 터진목 유적지도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터진목 안내판도 있나요?
- 성산읍 4·3희생자유족회는 제주올레 1코스 구간에 있는 터진목에 2010년 위령비를 세웠음
- 광치기 해변을 방문한 김에 터진목 위령비를 함께 보면 좋겠음
10. 터진목 일대에는 특별한 표석이 있죠?
- 200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장 마리 귀스타보 르 클레지오가 제주4·3에 대해 쓴 글이 새겨진 표석이 2011년에 세워짐
- 그래서 터진목 일대는 집단 학살터 표지석만이 아니라 문학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표지석도 있어서 4·3공원으로 조성되었음.
11. 르 끌레지오씨가 제주를 방문해 4.3에 대해 깊은 관심과 위로를 전한 것이 화제가 되었는데요. 기행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있나요?
- 르 끌레지오씨가 남긴 제주 기행문 일부를 같이 들으면 좋겠음
(이현애 성우 )
섬에는 우수가 있다.
이게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이 마음 갑갑하게 만드는 이유다.
오늘날 제주에는 달콤함과 떫음, 슬픔과 기쁨이 뒤섞여 있다.
초록과 검정, 섬의 우수, 우리는 동쪽 끝 성산 일출봉 즉 '새벽 바위'라 불리는 이 곳에서 느낄 수 있다.
한국 전역에서 순례자들이 첫 해돋이의 마술적인 광경의 축제에 참석하러 오는 곳이 바로 여기이다.
1948년 9월 25일 아침에 군인들이 성산포 사람들을 총살하기 위하여 트럭에서 해변으로 내리게 했을 때 그들의 눈 앞에 보였던 게 이 바위이다.
나는 그들이 이 순간에 느꼈을, 새벽의 노르스름한 빛이 하늘을 비추는 동안에 해안선에 우뚝 서 있는 바위의 친숙한 모습으로 향한 그들의 눈길을 상상할 수 있다.
냉전의 가장 삭막한 한 대목이 펼쳐진 곳이 여기 일출봉 앞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 잔인한 전쟁의 기억은 지워지고 있다.
아이들은 바다에서 헤엄치고, 자신들 부모의 피를 마신 모래에서 논다.
매일 아침 휴가를 맞은 여행객들은 가족들과 함께 바위 너머로 솟는 일출을 보기 위해 이 바위에 오른다.
제주 사람은 늘 바다로 향한다.
외부의 침략이 시작되고 파괴적인 태풍이 오는 것도 역시 바다로부터다.
바다와 죽음의 이상한 근접.
여행자를 감싸는 우수의 감정이 태어나는 곳이 여기다.
진실하고 충실하고 환상적인 제주, 모든 계절에 그렇다
12. 성산포하면 ‘한국판 쉰들러’로 불리는 문형순 서장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전국적으로 예비검속이 이루어짐
- 적에게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대규모로 학살한 비극
- 해방 이후에 문형순 서장이 성산포 경찰서장을 맡음
-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해 군 당국이 예비검속자에 대해 총살 명령을 내리자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함
- 1950년 8월 ~ 9월경 제주도 전역에서 예비검속으로 인해서 수천 명이 학살을 당했는데 성산면 지역의 예비검속자들만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문형순 서장의 용기 덕분이라 할 수 있음
13. 성산포를 단지 관광지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4.3의 아픔과 평화의 염원을 함께 지닌 곳으로 기억해야 겠습니다.
- 매년 10월이나 11월초에 성산지역에서는 4.3희생자위령제가 봉행됨
- 이제 곧 10월이 되니 성산 지역의 아픔을 기억하면 좋겠음
14. 오늘은 여기까기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마무리
[6.25 정전 70주년 특별기획 : 드라마&영화 속 제주평화기행]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한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