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보훈청, 20일 '역사의 단죄' 조형물 철거 행정대집행
제주4·3 학살의 주범 중 하나로 평가받는 군인의 추도비에 조성된 감옥 형상의 조형물이 강제로 철거될 전망입니다.
제주자치도 보훈청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제주시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에 있는 박진경 연대장 추도비 주변에 설치된 감옥 형태의 시설물을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한다고 밝혔습니다.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라는 명칭을 가진 이 조형물은 지난 3월 10일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단죄의 의미로 세운 것입니다.
보훈청은 조형물 설치 이튿날인 3월 11일 곧바로 현장을 찾아 조형물을 확인하고, 해당 조형물을 철거하라는 내용의 통보문을 제주4·3기념사업위 및 소속 단체들에 보냈습니다.
통보문은 공유재산(토지)에 설치한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라는 취지였습니다.
불응 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변상금 부과,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란 경고성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보훈청은 추도비가 아니라, 추도비가 세워진 토지를 공유재산으로 보고 이를 근거로 행정대집행을 벌일 예정입니다.
제주4·3기념사업위 측에서는 절대 자진 철거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행정대집행 당일에는 1인 피켓 시위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철거 이후에도 다양한 형식으로 역사의 단죄 조형물을 설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철거 현장에는 보수단체 관계자들도 자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추도비의 주인인 박진경 대령은 일제시기 일본군 소위 출신으로 해방이 되자 당시 최고 엘리트 코스였던 군사 영어학교에 다시 들어가 해방된 대한민국의 장교로 임관합니다.
박진경은 4·3이 발발하자 일제 당시 제주에 주둔했던 이전 군 경력을 바탕으로 제주에 있었던 9연대의 연대장으로 부임하게 됩니다.
그는 한 달 여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제주도민에 대한 무차별적인 체포작전을 펼쳐 수천 명의 제주도민들을 구금합니다.
박진경은 제주 진압의 공로를 인정받아 선배 기수를 제치고 대령 승진하게 되는데, 승진 축하연을 벌이고 숙소에 돌아간 새벽에 부하들에 의해 암살당합니다.
그의 추도비는 제주4·3이 아직 진행 중이던 1952년 11월 제주목관아 내 경찰국 청사 내에 '제주도민 및 군경원호회 일동' 명의로 세워집니다.
이후 추도비는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충혼묘지로 옮겨졌다가 지난해 12월 국립호국원이 개원하면서 현재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으로 옮겨졌습니다.
군경원호회는 약 20년 전부터 활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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