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막을 수 없다”…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노동·산업 전환의 경고
이재명 대통령이 생산 현장의 로봇 도입을 둘러싼 노동조합의 반대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산업 전환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규정했습니다. 기술 문제가 아니라, 노동과 정치, 복지의 구조가 동시에 바뀌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을 드러낸 셈입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현장의 반발을 정면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동시에 ‘적응’이라는 단어를 정책의 중심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발언의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 “흘러오는 수레는 피할 수 없다”…노조를 직접 거론 이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느 노조가 생산 로봇을 현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선언한 것 같다”고 말하며 로봇 도입을 둘러싼 갈등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며 기술 변화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반대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그 반대가 전략일 수는 있어도 결국 적응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꾸자는 얘기가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며 속도 조절의 여지를 남겼지만, 방향을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는 단호했습니다. ■ “24시간 일하는 공장”…기술 현실을 정치 언어로 옮겨 이 대통령은 AI와 로봇이 만들어낼 생산 환경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먹지도 않고, 불빛도 없는 공장에서 24시간 지치지 않고 일하는 세상”이라는 표현은 기술 담론을 추상에서 현실로 끌어내린 대목으로 읽힙니다. 과거 주산학원이 계산기에 밀려 사라지고, 컴퓨터 학원이 등장했던 사례를 꺼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술을 거부하는 순간 선택지가 사라졌다는 경험을 사회 전체가 이미 겪어왔다는 점을 상기시킨 모습입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찬반 토론’이 아니라 ‘적응 여부’의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 현대차 로봇 논란, 현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 특히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 계획과 맞물려 해석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정에 해당 로봇을 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는 로봇 도입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고, 로봇 도입을 둘러싼 긴장감은 이미 공개적인 국면에 접어든 상태입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특정 사업장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현장의 맥락을 알고 있으면 충분히 읽히는 발언이었습니다. ■ 로봇에서 기본사회까지…한 회의에 담은 전환의 그림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기술 문제를 노동에만 국한하지 않았습니다. AI 사회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만큼, 소득·안전망·기회 구조를 함께 재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본사회 구상을 다시 언급하며 “과거에는 색깔론 공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양극화와 AI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훨씬 넓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로봇 도입과 기본사회가 별개의 의제가 아니라는 인식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생산 방식이 바뀌면 일의 형태가 달라지고, 일의 변화는 소득과 복지 구조를 다시 묻게 된다는 연결 고리가 제시됐습니다. ■ 관세·설탕 부담금까지…“토론 없는 정치가 더 위험하다” 이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미국의 관세 재인상 압박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과, 설탕 부담금 논란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외부 압박 국면에서 내부가 갈라져 서로를 향해 돌을 던지는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특히 설탕 부담금 논의와 관련해 “주장을 왜곡하면 토론이 안 되고, 결국 싸움만 남는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일수록 공개적 토론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사회에선 조정과 변화가 불가피한데, 토론이 없으면 누군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다른 누군가는 고통을 겪게 된다”며 사회 갈등의 위험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토론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6-01-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