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3년 반도체 엔지니어 찾아줘”… 채용공고보다 검색창이 먼저 열렸다
채용담당자가 가장 먼저 여는 화면이 채용공고 작성창에서 인재 검색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경력 3년 이상인 반도체 엔지니어를 찾아줘.” 원하는 조건을 문장으로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후보자를 추려내고, 기업은 적합한 인재에게 먼저 입사를 제안합니다. 지원서를 받은 뒤 사람을 고르던 채용에서 필요한 사람을 먼저 찾아 접촉하는 방식으로 인재 확보의 순서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29일 진학사 캐치가 대화형 AI 인재 검색 기능 ‘픽챗’에 최근 약 두 달간 입력된 자연어 검색 조건을 분석한 결과, ‘경력·연차’ 관련 조건이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직무·역할이 38%로 뒤를 이었고 기업명 21%, 기술·스킬 17%, 학력·전공·자격은 13%로 집계됐습니다. 하나의 검색 문장에 여러 조건이 함께 들어갈 수 있어 항목별 비중의 합계는 100%를 넘습니다. ■ 기업, ‘경력’ 가장 먼저 따져 채용담당자들은 “반도체 엔지니어를 찾아줘”나 “마케팅 인재를 추천해줘”처럼 직무명만 입력하지 않았습니다. 경력 범위를 정한 뒤 특정 기업이나 동종업계 근무 경험, 업무에 필요한 기술, 전공과 자격 등을 한꺼번에 제시해 후보군을 좁혔습니다. 직무명이 같은 사람을 넓게 찾기보다 어느 업종에서 얼마나 일했고 어떤 기술을 다뤘는지를 먼저 확인하려는 수요가 검색 조건에 반영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학력·전공·자격 조건은 13%로 다른 항목보다 비중이 낮았습니다. 물론 이번 분석만으로 기업 채용 전반에서 학력의 영향력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정 플랫폼에서 두 달 동안 이뤄진 검색 기록을 분석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인재 탐색의 첫 단계에서 기업이 경력과 직무, 기업 이력, 보유 기술을 함께 살피고 있다는 점은 확인됩니다. ■ 필터 여러 개 대신 문장 하나 기존 인재 검색은 직무와 경력, 학력, 전공, 근무지역 등을 항목별로 선택해야 했습니다. 대화형 AI 검색에서는 “반도체 업계 경력 3년 이상이면서 공정 경험을 갖춘 엔지니어”처럼 원하는 인재상을 한 문장으로 입력할 수 있습니다. AI는 문장 안에서 직무와 경력, 기업 이력, 보유 기술 등의 조건을 구분한 뒤 데이터베이스에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아냅니다. 검색 결과에는 후보자 목록과 함께 추천 이유도 제시됩니다. 채용담당자는 AI가 정리한 추천 근거와 이력서를 대조한 뒤 적합하다고 판단한 인재에게 입사 제안을 보낼 수 있습니다. 후보자 탐색부터 추천 근거 확인, 이력서 검토, 제안 발송까지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처리되는 구조입니다. 픽챗은 기업용 다이렉트 소싱 서비스 ‘인재Pick’에서 제공됩니다. 캐치가 보유한 약 78만 건의 활성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채용 포지션에 맞는 후보자를 추천합니다. ■ 지원자를 기다리지 않는 채용 이번 분석에서 주목할 변화는 검색 기술보다 채용 순서입니다. 공개채용에서는 지원자가 먼저 기업을 찾고, 기업은 접수된 지원서 가운데 적임자를 골랐습니다. 다이렉트 소싱에서는 기업이 조건에 맞는 사람을 먼저 찾아 이직 의향을 묻습니다. 현재 적극적으로 구직 중인 사람뿐 아니라 당장 지원서를 내지 않은 경력자도 채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경력직이나 전문인력 채용에서는 공고를 낸 뒤 지원을 기다리는 기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등 세부 업무 경험과 기술 보유 여부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적합한 후보자를 먼저 찾는 속도가 채용 경쟁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 추천은 AI가, 판단은 기업이 AI가 후보자를 빠르게 찾아준다고 해서 검증 절차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추천 결과는 채용담당자가 입력한 조건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집니다. 경력 기간과 기업명, 기술 이력은 검색할 수 있지만 협업 능력과 문제 해결 방식, 새로운 업무를 익히는 속도까지 이력서만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검색 조건을 지나치게 좁게 잡으면 비슷한 경력의 후보자만 반복해서 제시될 수도 있습니다. 특정 기업 출신이나 일정한 연차를 우선할 경우 다른 업종에서 유사한 경험을 쌓은 인재가 후보군에서 빠질 여지도 있습니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수시로 채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인재 검색 조건도 더욱 세밀해지고 있다”며 “인재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기업에 적합한 인재가 효과적으로 매칭될 수 있도록 인재Pick과 픽챗 기능을 지속해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026-07-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