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붙이는 순간 놓치는 것들… 쉘리김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낯선 언어’
이상봉 제주시장 "상대적 박탈감 드렸다.. 고개 숙여 사과"
"여기가 어딘지" 오름서 길 잃은 40대 구조
[자막뉴스] 제주 리조트서 여성 2명 감금·강도... 중국인 3명 구속
제주경찰청 차장 이승열 등 경무관 48명 인사.. 11개월 공석 자리 채워
전농 제주도연맹 "김희찬 시장 농지법 의혹부터 밝혀야"
한동훈 "李, 북 지뢰 비판 못 하는데 우크라는 직접 비난.. 주적 바뀌었나"
이재명 대통령이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하면서도 정치권의 공방을 두고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한 것을 두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 의원은 오늘(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사구분하라"라며 "아무리 사적으로 북한에 대북송금 약점 잡혔더라도, 공적으로 대통령으로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북한 지뢰공격에 대해 북한을 응징·비판하는 메시지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이 대통령이 북한 포로 입국 공개한 우크라이나를 직접 비난하는 것과 비교해 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주적이 북한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로 바뀌었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선 "21일 폭발 직후 유엔사 즉시 조사 요구 거부하고 29일로 현장조사 미룬 사람이 대통령 맞나"라고 거듭 압박했습니다. 한 의원은 또 지뢰사고에 대해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심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한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주당 진성준 의원을 향해서도 "북한이 재미삼아 지뢰 심었겠나"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국방위원장 하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26-09-29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순간, 사라지더라… 정미숙이 끝내 찍지 못한 제주
카메라를 들었을 때는 있었습니다. 셔터를 누를 즈음에는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사진을 확인했을 때, 그 구름은 이미 없었습니다. 몇 초 사이 윤곽은 풀리고 빛이 옮겨갑니다. 방금 전까지 하나였던 덩어리가 갈라지고, 그 틈으로 다른 색의 하늘이 들어옵니다. 사진에는 분명 남았는데 정작 그 사진 속 풍경은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정미숙의 여덟 번째 개인전 《머무르지 않는다》는 이 어긋남에서 시작합니다. 사진 한 장을 얻는 동안 사라져버린 시간. 작가는 그것을 되돌리려 하지 않습니다. 사라지는 대로 바라보고, 끝내 붙잡히지 않은 것까지 사진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오는 10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귀포 원도심 서귀중앙드리미센터 2층 미술관에 제주 하늘과 구름을 담은 사진들이 걸립니다. 구름의 모양보다 구름이 그 모양이었던 시간을 오래 바라봤습니다. ■ 한 장을 얻는 동안 하나의 풍경을 잃었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구름은 자꾸 다른 것이 됩니다. 짙푸른 덩어리가 화면을 거의 삼킨 사진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드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산의 능선이 보입니다. 검은 구름 한 덩이는 밝은 하늘을 길게 가로지릅니다. 그 아래 작은 새 한 마리가 지나갑니다. 함께였던 시간은 길지 않았을 겁니다. 다른 사진에서는 거대한 구름이 솟습니다. 한쪽은 빛을 받아 풀어지고, 다른 쪽은 푸른 하늘을 밀어내듯 짙어집니다. 이 사진들에는 공통점이라기보다 하나의 사건이 있습니다. 찍히는 동안에도 달라졌습니다. 흔히 사진은 시간을 멈춘다고 말합니다. 1초보다 훨씬 짧은 시간을 잘라 한 장 안에 남길 수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구름 앞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초점을 맞추는 동안에도 움직입니다. 바람 한 점에 경계가 흐트러지고 빛이 조금만 옮겨가도 다른 얼굴이 됩니다. 셔터가 닫힌 순간 하나의 모습은 얻었습니다. 그 앞과 뒤에 있던 수많은 변화는 놓쳤습니다. 정미숙은 그 놓침을 실패로 밀어내지 않습니다. 흐려지고 흔들리고, 때로는 온전히 포착되지 않은 이미지까지 작업 안으로 들입니다. 작가는 “완전히 붙잡기 위한 기록이라기보다, 붙잡을 수 없었던 순간의 흔적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보면 이 사진에는 찍힌 것보다 찍히지 않은 시간이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 사진에는 있는데, 세상에는 없다 《머무르지 않는다》라는 제목은 여기서 묘해집니다. 벽에 걸리는 순간 구름은 멈춥니다. 더는 흩어지지 않고 빛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내일 다시 찾아가도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습니다. 정작 사진 속 구름은 그렇게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대상을 사진만 멈춰 세웠습니다. 사진은 무언가를 보존하는 매체이지만, 동시에 그것이 이미 지나갔음을 보여주는 매체이기도 합니다. 사진에 남은 순간과 세상에서 사라진 순간이 한 장 안에 함께 있습니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밝은 방』에서 사진을 두고 말한 ‘ça-a-été’, 곧 ‘그것은-존재했음(that-has-been)’이 여기서 겹쳐집니다. 바르트가 주목한 것은 사진 속 대상이 실제로 카메라 앞에 존재했다는 사진의 독특한 조건이었습니다. 사진은 지금 여기 없는 대상에게 과거의 시제를 부여합니다. 정미숙의 구름도 그 시제로 남았습니다. 저 구름은 있었습니다. 사진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증거 때문에 우리는 저 구름이 이제 없다는 사실도 압니다. ‘있다’와 ‘있었다’ 사이. 정미숙의 사진은 그 작은 문법의 차이를 이미지로 길게 늘여놓습니다. ■ 결정적 순간이 결정되고 난 뒤 여기서 또 하나의 오래된 사진 언어와 마주칩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의 사진과 함께 널리 알려진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 움직이는 현실에서 형태와 의미가 응축되는 찰나를 포착한다는 사진의 오랜 미학입니다. 하지만 구름 앞에 서면 ‘결정적’이라는 말부터 난처해집니다. 어느 순간이 가장 구름다운 구름일까. 가장 높이 솟았을 때인지, 빛이 가장 아름답게 걸렸을 때인지, 윤곽이 무너지기 직전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나를 선택하는 순간 다른 형태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머무르지 않는다》는 결정적 순간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이 결정되고 난 뒤에도 시간이 계속됐다는 사실을 봅니다. 셔터는 한 장면을 선택했지만 구름은 선택받았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사진 안에서는 멈췄고, 사진 밖에서는 계속 흘렀습니다. 그 때문에 작품을 보고 있으면 프레임 바깥의 공간보다 먼저 프레임 바깥의 시간이 궁금해집니다. 셔터가 닫힌 1초 뒤, 10초 뒤, 그리고 저 구름이 흔적 없이 흩어진 뒤까지. 사진은 보여주는 매체인데, 이 사진들은 자꾸 보여주지 않은 다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이 찰나에 시선을 모은다면, 정미숙의 구름은 그 찰나가 지나간 자리에서 시간을 다시 흘려보냅니다. 바르트가 사진에서 ‘있었음’을 읽었다면, 정미숙의 사진에서는 그 ‘있었음’이 만들어지는 동안조차 대상이 다른 모습으로 건너가고 있습니다. 굳이 둘의 사진론을 정미숙의 작업에 그대로 대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흥미로운 것은 두 질문 사이에서 이번 사진들이 슬쩍 빠져나가는 방식입니다. 있었던 순간을 붙잡았는데, 그 순간은 도대체 어디까지가 한순간일까. 구름은 대답할 틈도 주지 않습니다. 이미 달라졌습니다. ■ 구름을 보는데, 어느새 내 기억이 들어왔다 시간만 움직이는 것도 아닙니다. 보는 사람의 눈도 가만있지 않습니다. 구름은 파도가 되었다가 산이 되고, 어느 순간 얼굴이나 동물처럼 보입니다. 조금 전까지 분명했던 형상도 다시 보면 사라집니다. 무작위적인 형태에서 익숙한 모습을 찾아내는 시지각 현상을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 작품들 앞에서는 용어보다 그다음에 일어나는 일이 더 흥미롭습니다. 사진가가 찍지 않은 것까지 보게 만듭니다. 같은 사진에서 누군가는 바다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어린 시절의 하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런 형상을 찾지 않은 채 흑과 백, 빛과 어둠의 움직임에 오래 시선을 둘 수도 있습니다. 구름은 정미숙이 찍었습니다. 그 구름에서 무엇을 꺼내는지는, 온전히 보는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제주의 어느 날, 어느 시각의 하늘이 낯선 사람의 아주 사적인 기억을 건드립니다. 사진가의 시간이 관람객의 기억을 통과하면서 전혀 다른 시간대와 포개집니다. 작가가 구름을 “감정과 기억, 그리고 상상을 불러오는 매개체”라고 적은 이유는 이쯤에서 한층 더 선명해집니다. ■ 사진이 넘치는데, 보는 시간은 줄었다 지금은 웬만한 순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하늘이 아름다우면 찍고 여행을 가서 찍습니다. 음식이 나오고 사람이 모여도 찍습니다. 휴대전화 사진첩에는 다시 다 보지 못할 만큼 많은 시간이 쌓여 있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남길지보다 무엇을 지울지가 고민입니다. 사진을 얻는 일은 쉬워졌습니다. 한 장을 오래 보는 일은 그만큼 드물어졌습니다. 굉장한 광경을 찾아 먼 곳으로 떠난 것도 아닙니다. 늘 머리 위에 있었던 제주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그런데 오래 보고 있으니 익숙했던 하늘이 낯설어집니다. 매일 있었지만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다고 여겼는데 어느 순간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머무르지 않는다》는 구름에만 해당하는 말도 아닙니다. 구름이 지나가는 동안 사진가의 시간도 흘렀습니다. 사진을 보는 사람 역시 조금 전과 같은 시간에 있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사진만 이상하리만큼 오래 남습니다. 여기서 전시 제목과 사진이라는 매체가 서로 반대 방향을 봅니다. 머무르지 않는 것을, 머무르게 하는 사진. 오래 남은 사진이 끝내 보여주는 것은 보존보다 소멸에 가깝습니다. ■ 여덟 번째 전시, 가장 가벼운 것을 향해 이쯤에서 사진가 정미숙의 시간이 보입니다. 여덟 번째 개인전입니다. 2017년 《색, 삶의 결이 되다》를 시작으로 2019년 《섬의 빛·닿다》, 2020년 《인물전 한정수 Ever glow》, 2021년 《제주의 지붕과 나무》, 2022년 《이유》, 2024년 《깊은(Deep)》, 지난해 《살아,》까지 개인전을 이어왔습니다. 카메라 안에는 사람도 있었고 집과 나무도 있었습니다. 《제주의 지붕과 나무》에서는 마을의 지붕과 곁을 지켜온 나무를 바라봤고, 《살아,》에서는 겨울 한라산으로 들어가 눈과 나무, 혹독한 계절을 건너는 생명을 좇았습니다. 이번에는 구름입니다. 사람과 집, 나무에는 다시 찾아갈 좌표가 있습니다. 구름에는 없습니다. 어디에 있었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그곳으로 돌아가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이름을 붙이는 동안에도 모양이 달라집니다. 여덟 번째 전시에서 사진가가 택한 것은 손에 잡히지도, 같은 자리에서 다시 만날 수도 없는 대상입니다. 그 구름을 좇다 사진 자체에 대한 질문에 닿습니다. 남길 수 없는 것을 찍는 일은 무엇을 남길까. 정미숙은 답을 정해놓지 않고 “사라지는 것을 붙잡기보다 바라보며, 변화하는 자연과 그 곁에 머무는 시간을 기록한다”고 이번 작업 배경을 설명합니다. 작업은 전시장 밖에서도 지속됐습니다. 2011년부터 서귀포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진동아리 강사로 활동했고 청소년 쉼터와 장애인종합복지관 등에서 사진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2017년에는 지역신문에 포토에세이 《노고록이》를 격주 연재했습니다. 공연과 지역 현장의 아카이브 촬영도 이어왔습니다. 사람과 장소 가까이에서 시간을 기록해온 카메라는 이번에 하늘을 향했습니다. 대상은 멀어졌고 형태는 이전보다 불확실해졌습니다. 대신 사진이 무엇을 남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더 또렷해졌습니다. 정미숙이 말한 ‘기록’도 그래서 보존과 조금 다른 뜻으로 읽힙니다.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사라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남길 수 있습니다. 《머무르지 않는다》는 10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귀중앙드리미센터 2층 미술관에서 열립니다. 휴관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첫날인 17일 오후 4시에는 이성홍의 사회로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됩니다. 바람슷긴 사진관이 주최·주관하고 제주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합니다. 정미숙이 사진에 담은 구름들은 이미 없습니다. 남은 것은 어느 날 제주 상공을 지나간 구름 자체라기보다, 그것이 달라지는 동안 그곳에 머물렀던 시선들입니다. 사진 한 장이 생겨나는 그 짧은 사이에도, 세계는 이미 이전과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2026-09-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이름을 붙이는 순간 놓치는 것들… 쉘리김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낯선 언어’
바다에서 건너온 것들이 흰 벽에 자리를 얻었습니다. 조개와 성게 껍질, 해초가 있고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는 파편도 섞여 있습니다. 깨지고 닳은 것, 본래 모습을 짐작하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발견한 상태 그대로 작업 안으로 들였습니다. 바다를 지나온 시간이 표면에 남았습니다. 오늘(29일) 서귀포 키위새스테이션에서 개막한 쉘리김 개인전 《낯선 언어들 The Obscure Tongues》입니다. 작은 자연물들이 칸을 얻어 벽을 채우고 손글씨가 그 곁을 지납니다. 원고지를 연상시키는 격자에는 문자 대신 조개와 파편이 들어앉았습니다. 멀리서는 일정한 체계를 가진 기호처럼 보이는데, 거리를 좁히면 저마다 다른 물질의 표정이 살아납니다. ‘언어’라는 전시 제목은 이때 구체성을 얻습니다. 작가는 자연물을 자신의 말을 전달하는 도구로 삼기보다 인간의 언어가 미처 데려오지 못한 부분까지 화면에 남겨둡니다. 그 남겨진 자리에서 시작되는 전시입니다. ■ 10여 년 이어진 바다, 질문은 달라졌다 쉘리김의 작업에서 바다는 오래된 축입니다. 2019년 첫 개인전 《기억의 서》 당시 이미 10년가량 제주 바다와 관계를 맺으며 조가비와 부유목 등 해변에 떠밀려온 것들을 모아 작업으로 풀어냈습니다. 당시 해변의 인상을 프레임 안에 담는 추상 작업을 “기억을 그리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바래고 휘고 부서진 오브제를 관찰하고 거기에서 받은 심상을 옮겼습니다. 어떤 것은 부엉이의 일부가 됐고, 어떤 것은 알파벳이나 추상의 한쪽으로 변주됐습니다. 그때부터 이어진 바다를 향한 시선은 이번 전시에서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향합니다. 또렷해진 것은 자연물 자체가 품은 시간입니다. 무엇을 닮았고 무엇을 떠올리게 하는지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이 작은 존재들이 어디에서 와 어떤 시간을 지나 지금의 형태가 됐는지 살핍니다. 인간의 시선이 그 시간을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는지도 함께 묻습니다. 작업의 곁을 지켜온 바다는 그대로지만, 그 바다에 건네는 질문은 달라졌습니다. ■ 표본을 닮은 벽, 분류가 끝난 곳에서 시작되는 것 전시장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작은 작업들은 흡사 자연사박물관의 표본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조개와 해초, 성게 껍질과 여러 파편은 사각의 화면 안에서 각자의 자리를 얻습니다. 수집하고 나누고 배열하는 방식에는 분류의 질서가 있습니다. 손글씨까지 더해지면서 하나하나의 존재를 기록한 작은 도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분류가 종착점은 아닙니다. 조개의 이름을 확인해도 그 안에서 살아간 생명의 시간까지 드러나진 않습니다. 발견 장소를 기록한 뒤에도 어떤 계절의 어느 파도를 타고 그곳에 닿았는지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쉘리김은 알지 못하는 영역까지 작업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억지로 봉합하지 않은 채 같은 자리에 놓습니다. 그래서 이 벽은 표본장을 닮았으면서도 그 질서 바깥으로 뻗어갑니다. 분류가 끝난 자리에는 또 다른 질문이 남습니다. ■ 예쁜 조개를 오래 보면, 시간이 보인다 처음 시선을 끄는 것은 형태입니다. 희고 작은 조개, 정교한 구멍이 이어지는 성게 껍질, 말라붙으며 전혀 다른 선을 갖게 된 해초와 파편들이 작은 화면 안에서 묘한 균형을 이룹니다. 그런데 오래 바라볼수록 그 뒤에 쌓인 시간이 보입니다. 조개껍데기는 생명을 감싸던 집이었고 성게의 정교한 표면도 한때 살아 있는 몸을 이루었습니다. 해초와 이름 모를 파편에도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지나온 흔적이 배어 있습니다. 파도에 닳은 표면, 부서져 없어진 모서리, 색이 빠진 자리까지 작품의 일부가 됩니다. 작가의 손이 만든 질서와 바다가 먼저 빚어놓은 형식의 경계도 흐려집니다. 생명이 지나간 자리, 파도가 만지고 간 표면, 시간이 남긴 작은 물증들이 모였습니다. ■ 사라짐에도 속도가 있다 전시에는 제주 바다의 변화도 스며 있습니다. 쉘리김은 오랫동안 사계 해변을 찾으며 눈에 익었던 생명의 흔적이 줄고 익숙했던 풍경이 달라지는 모습을 감지했습니다. 기후와 환경의 변화는 거듭 걸어온 해변의 작은 차이를 통해 작업 안으로 들어옵니다. 쉘리김이 기록하는 것은 같은 장소를 지켜본 사람이 알아차린 미세한 차이입니다. 예전에는 눈에 띄던 것이 어느 순간 잘 보이지 않고, 익숙했던 흔적을 찾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험입니다. 이 작업에서 사라짐은 어느 날 한꺼번에 닥치는 장면이라기 보다 어제와 오늘 사이 조금씩 비어가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오래 수집한다는 일의 의미도 여기에서 달라집니다. 흥미로운 형태를 발견해 가져오는 행위에 무엇이 이곳에 있었는지를 기억하는 일이 포개집니다. 개인의 채집은 그렇게 한 장소의 시간을 간직하는 기록으로 넓어집니다. ■ 글자가 있어야 할 칸에 조개가 들어갔다 전시의 생각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격자 위에 놓인 작은 자연물들입니다. 원고지를 연상시키는 칸을 채운 건 글자 대신 조개와 해변의 파편입니다. 인간이 말을 적기 위해 만든 질서와 그 문법으로 온전히 옮기기 어려운 물질이 한곳에서 만납니다. 우리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이름을 붙입니다. 이름이 생기면 구분할 수 있고, 구분한 것은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름 뒤에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남습니다. 조개의 나선과 성게의 구멍, 해초의 갈라진 선은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존재하진 않습니다. 생명이 살아가며 만들어낸 구조를 인간이 뒤늦게 발견하고 의미를 읽어냅니다. 쉘리김은 그 시간차를 없애지 않습니다. 이름 붙이기 전부터 존재했던 형태를 인간의 문장 한가운데 가져다 놓습니다. 글자가 사라진 칸에서 바다의 문장이 시작됩니다. ■ 바다를 대신해 말하지 않는 법 이 지점에서 《낯선 언어들》은 인간을 세계의 유일한 해석자로 두지 않으려는 동시대 생태미학의 문제의식과 맞닿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작가가 자연물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쉘리김은 해변에서 발견한 파편을 전시장으로 옮겨 자신의 질서에 따라 배열합니다. 작가의 손을 거친 뒤에도 자연물이 가진 낯섦은 하나의 뜻으로 닫히지 않습니다. 관찰하고 배열한 자리에는 해석의 여백이 남습니다. 전시의 ‘낯선 언어’는 풀어내면 답이 나오는 암호와는 결이 다릅니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마주친 흔적입니다. 우리는 그 앞에서 이름을 붙이고 뜻을 찾습니다. 자연물은 이미 자기 방식의 시간과 질서를 품고 있습니다. 작품은 작은 자연물을 본래 크기에 가깝게 두면서 관객을 가까이 불러들입니다. 표면과 손글씨를 살피려면 작품 앞까지 거리를 좁혀야 합니다. 벽을 채운 수많은 화면도 한꺼번에 읽히지 않습니다. 눈길을 옮겨가며 하나씩 들여다보게 됩니다. 작은 것들이 관객을 가까이 불러들이고, 보는 속도를 늦춥니다. ■ 오래 본 바다가 더 낯설어졌다 쉘리김은 이번 전시를 “순수하고 치열하며 거대한 멘토, 바다에게 바치는 나의 연가”라고 표현했습니다. 여기에서 바다는 작품 뒤에 펼쳐진 풍경을 넘어 작가와 말을 주고받는 상대가 됩니다. 자연물을 발견하고 모으는 곳이면서, 다시 찾을 때마다 다른 표정을 내보이는 곳입니다. 작가는 전시를 소개하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소리가 떠밀려온다. 단어들이 부서지고 이야기가 내달린다. 모래 속으로 스며든다. 들을 수도, 받아 적을 수도 없는 오롯이 그들의 언어.” 쉘리김은 “제주 해변에서 내가 건져 올린 것은 바다라는 치열한 존재와 나눈 깊은 교감이자 대화”라고 말합니다. 바다를 알아갈수록 모르는 것도 늘어납니다. 자신의 기억을 불러내던 자연물에서 그들 자체가 품은 시간으로 눈길이 옮겨가고, 이름과 분류 뒤에 남는 것까지 작업 안으로 가져왔습니다. 끝내 미지로 남는 바다입니다. ■ 하나의 사계, 세 갈래로 이어지는 시선 《낯선 언어들》은 10월 17일까지 서귀포시 홍중로27번길 28 키위새스테이션에서 열립니다.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백주산보에서는 《마주하는 시간, 사라진 흔적들 Moments of Encounter》이 열리고, 11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스테이위드커피에서는 《사.계.사.색》이 이어집니다. 각각 독립된 전시지만 사계 바다를 관찰하고 기록해온 작업이 세 전시를 잇습니다. 같은 장소를 거듭 찾다 보면 전에 없던 것이 눈에 들어오고, 있던 것이 사라진 자리도 발견하게 됩니다. 어제를 기억하기에 오늘의 부재를 알아봅니다. 쉘리김에게 사계는 제주 바다의 한 풍경을 넘어 작업의 좌표로 자리했습니다. 익숙해질수록 낯선 바다였습니다. 그 낯섦이 지금, 조개와 해초와 작은 파편들의 언어로 전시장에 도착했습니다.
2026-09-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배재고엔 발끈해놓고.. 끔찍한 위선" 국힘, '암살자(들)' 맹폭, 경찰 고발도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왜곡 논란을 두고 야권에서 앞서 이뤄졌던 여권에서의 역사왜곡 대응을 빗대며 맹폭에 나섰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오늘(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좌파 진영이 끊임없이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을 공격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것"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을 자기 부인까지 죽인 독재자로 만들여야 산업화를 실패한 역사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화를 두고 일어난 불매운동을 두고는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라며 "'스타벅스 불매' 처럼 대통령과 정부가 나선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주당은 양자택일하라"라며 "'육영수여사서거 역사왜곡처벌법'을 만들 것인가, 5·18 왜곡처벌법을 폐지할 것인가"라고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5·18에 대해 허위사실 한마디에 징역 5년까지 가능한 법을 만들었다"라며 "자신들이 정한 역사만을 성역화, 징역형으로 억압해 보호하고, 다른 역사적 비극은 표현의 자유로 난도질하는 끔찍한 위선.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배재고 학생들 5·18 묘지 참배시켰듯이 패륜 영화 암살자(들) 감독, 배우, 관계자들 박정희 대통령님 묘지 앞에서 참배하고 사죄하라"라며 "이재명과 민주당은 스타벅스 광고와 배재고 응원에는 발끈해 응징하면서 이 패륜 영상은 왜 침묵하며 감싸는가"라고 꼬집었습니다. 문체위 야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10월 23일 문체위 국정감사에는 영화 '건국전쟁'을 만든 김도경 감독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했던 만큼만 같은 기준을 적용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종배 국민의힘 전 서울시의원은 오늘(29일) 서울경찰청에 영화 제작진을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역사 왜곡 비판에 대해 영화 제작진은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항변했습니다.
2026-09-29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북한 지뢰’ 무게 실린 다음 날… 李 “근거 없는 음모론 부추기지 말아야”
군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원인으로 북한군 지뢰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지 하루 만에 이재명 대통령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예고하면서, 현장조사 지연과 은폐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에는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는 표현을 꺼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늘(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군 당국은 유엔사와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상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합동참모본부가 전날 아군 지뢰 가능성을 배제하고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내놓은 직후 나온 대통령의 첫 공개 입장입니다. 지난 21일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지뢰 폭발로 장병 3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입니다. ■ “안보에 여야 없다”… ‘음모론’ 직접 언급 이 대통령은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도 내놨습니다. “안보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근거 없는 음모론을 부추기면서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야권에서 제기한 현장조사 지연과 사고 은폐 의혹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국민의힘은 사고 이후 현장조사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문제 삼아 왔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조사 지연과 사고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했고, 야권에서는 북한군의 지뢰 매설 동향을 군이 사전에 파악했는지와 현장조사 시점이 늦어진 이유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미폭발 지뢰 목격 진술 등을 거론하며 현장조사가 늦어진 경위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군은 사고 직후부터 유엔사와 협의를 진행했으며, 추가 폭발 위험이 있는 지역인 만큼 조사 인력의 안전 확보와 기동로 점검 등에 시간이 필요했다는 입장입니다. ■ 아군 지뢰는 배제… 군 판단, 북한 쪽으로 합참은 어제(28일) 중간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아군 지뢰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배제됐으며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지역에 우리 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지난해 9월 북한군이 인근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가 포착된 점 등이 판단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감정 결과도 반영됐습니다. 사고 당시 장병들은 북한군의 지뢰 매설이 의심되는 지역을 확인하기 위해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습니다. 군 조사 결과 장병들은 약 200m를 전진한 뒤 철수를 준비하던 중 두 차례 폭발을 맞았습니다. 사고 지점은 군사분계선(MDL)과 북한군 지뢰 매설 추정지역에서 각각 10여m 떨어진 곳으로 조사됐습니다. ■ “북한 지뢰 가능성 매우 높다”… 최종 판정 남아 합참은 최종 조사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장병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되면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상응하는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도 “진상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주 군사분계선 인근 지뢰 사고로 3명의 장병이 큰 부상을 입었다”며 부상 장병과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2026-09-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진종오 "세월호·채상병에는 대통령 행적 논란.. 지뢰에는 왜 이리 조용한가"
군이 지난 21일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원인으로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 것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야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세월호 때는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고 채상병 때는 대통령이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끝까지 물었다"라며 "해군 장병이 실종됐을 때도 대통령의 행적이 논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라며 "우리 장병들이 지뢰 폭발로 다쳤고, 북한군 지뢰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군의 판단까지 나왔는데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왜 이렇게 조용한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그동안 그렇게 강조했던 '국가의 책임', '대통령의 책임', '장병의 생명'이라는 원칙은 지금 어디에 있나"라며 "사고마다 대통령이 달라졌다고 원칙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책임을 분명하게 물으라"라며 "우리 장병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답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월호의 생명도, 채상병의 생명도, 해군 장병의 생명도, 지금 지뢰로 다친 장병의 생명도 똑같이 소중하다"라며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생명의 무게가 어디 있겠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상황 관련 합동현장조사 태스크포스장인 권대원 합동참모차장은 어제(28일) 브리핑에서 "이번 지뢰 폭발 원인은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폭발이 일어난 지역에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은 없고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매설한 흔적이 지난해 9월 발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026-09-29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397억 반환 가를 윤석열 2심 결심… 대선 때 두 발언 다시 법정에
국민의힘의 397억 원 반환 여부가 걸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이 오늘(29일) 결심을 맞습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 공개석상에서 내놓은 두 차례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1심은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최종 확정되면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은 무효가 되고, 국민의힘은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보전받은 비용 397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합니다. 서울고법 형사2-1부는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합니다. 윤대진 전 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과 윤 전 대통령 피고인신문에 이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최종 의견과 구형, 변호인 최종변론, 윤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이 예정돼 있습니다. 변론이 마무리되면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정합니다. ■ 대선판에서 나온 두 발언… 1심 모두 유죄 재판에 넘겨진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에 나왔습니다. 첫 번째 쟁점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는지 여부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 전 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윤 전 서장은 윤 전 대통령의 검찰 재직 당시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입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변호인을 소개하고도 대선을 앞두고 이를 부인했다고 보고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관련한 발언도 재판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전 씨를 당 관계자를 통해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밝혔습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를 통해 전 씨를 알게 됐고 이전부터 교류한 정황이 있다며 이 발언 역시 허위라고 판단했습니다. 1심은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특검은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 벌금 100만 원이 가르는 397억 원 항소심 형량은 국민의힘의 397억 원 반환 여부와 맞물려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당선인이 해당 선거와 관련한 선거범죄로 징역 또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은 무효가 됩니다. 대통령선거의 정당추천 후보자가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으면 반환·보전받은 선거비용은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이 돌려줘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제20대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과 기탁금은 모두 397억 원 규모입니다. 윤 전 대통령에게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반환 의무가 발생합니다. 결심공판 이후 항소심 선고가 이어지고, 상고가 제기되면 대법원 판단을 거쳐 반환 여부가 확정됩니다. 윤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해 왔습니다. “2∼3초 ‘그건 아니고요’라고 답변한 것을 갖고 허위사실 공표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선거운동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 오후엔 박성재… 징역 25년 ‘계엄 가담’ 사건 결심 오후 2시에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서울고법 형사1부 심리로 열립니다. 박 전 장관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을 검토하고 교정시설 수용 여력을 점검하는 한편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출근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1심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박 전 장관을 법정구속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전담팀 구성 경위를 파악하도록 하급자에게 지시한 혐의에는 특검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단을 내렸습니다. 박 전 장관은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내란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습니다. ■ 이창수·유병호도 법정으로… 김건희 수사·관저 감사 쟁점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과 감사원을 둘러싼 사건의 첫 재판 절차가 잇따라 시작됩니다. 형사합의27부는 오전 11시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5명의 허위공문서작성·행사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을 엽니다. 이들은 2024년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불기소 처분할 당시 지휘라인에 있던 검사들입니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불기소 처분 이후까지 작성된 ‘종합 수사결과 보고서’의 작성 일자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됐다고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전 지검장과 최재훈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김 여사 측 변호인과 사전에 서면을 주고받으며 조사 답변을 조율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 사건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에서 첫 공판준비기일을 맞습니다. 유 위원은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실·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하거나 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2026-09-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이상봉 제주시장 "상대적 박탈감 드렸다.. 고개 숙여 사과"
제주시가 추석 격려로 2만 원 상당의 제주 지역 화폐 '탐나는전'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과정에서 1,900여 명의 기간제 노동자들이 제외된 것을 두고 이상봉 제주시장이 사과했습니다. 이상봉 시장은 오늘(29일) 시청 기자실에서 발표한 사과성명을 통해 "기간제 노동자 여러분 역시 제주시의 현장에서 시민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소중한 동료"라며 "소중한 동료인 기간제 여러분을 챙기지 못한 것은 오롯이 시정 최종 책임자인 시장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품 지급 과정에서 느낀 기간제 노동자 여러분의 상대적인 박탈감과 소외감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격려물품 미지급에 대해선 "관계 부서와 협의해 빠르게 관련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며 "또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복지혜택 기획 단계부터 '차별성' 검증을 심도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민을 위한 행정은 공직자 모두가 존중받는 것에서 시작된다"라며 "깊게 반성하고 성찰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추석 직원 격려를 위해 제주자치도와 서귀포시는 기간제 노동자에게도 상품권을 지급했지만, 제주시만 제외하면서 공직 내부에서 반발이 일었습니다. 
2026-09-29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