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변명 여지 없다" 박진경 사태 사과.. 오영훈 지사 "장관이 문제 해결 의지 보여야"
[자막뉴스] "수익률 대박?" 제주 바람, 연금으로 쏠쏠하게 받는다
4.3 영령에 고개 숙인 권오을 "제주도민께 송구.. 유공자 취소는 제도적으로 어려워"
제주 한림항서 전기차 어선 위로 돌진..."급발진 주장"
민주당 대변인도 "권오을, 국민주권정부 필요 없다".. '4.3 학살' 박진경 국가유공자 후폭풍 계속
권오을 "변명 여지 없다" 박진경 사태 사과.. 오영훈 지사 "장관이 문제 해결 의지 보여야"
제주4·3 당시 학살 주범으로 꼽히는 박진경 대령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하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권오을 장관은 오늘(11일) 오후 오영훈 제주지사와의 면담에서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변명이나 말을 더 붙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이자 국민통합 정부인데, 이번 일로 그 기본 취지에 손상이 올까 우려된다"며 "제주4·3은 국가폭력 피해이고, 희생자와 유족들의 오랜 억울함과 한을 풀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인데 국가보훈부가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오영훈 지사는 "국가보훈부가 조금만 더 들여다봤다면, 정부가 발행한 4·3진상보고서 내용만 확인했더라도 발급은 보류됐어야 했다며 "저도 유족의 한 사람으로서 도민과 4·3유족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신속한 제도 보완을 통해 지정 취소가 이뤄져야 한다"며 "당장 취소할 수 없다면 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장관의 결단과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편 제주도는 오는 15일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바로 세운 진실'이라는 안내판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안내판에는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박 대령에 대한 객관적 내용이 담기게 됩니다.
2025-12-11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태영호 "4.3 발단 北 김일성 생각 변함 없다.. 희생자 진정한 명예회복 위해 항소"
제주4·3 왜곡 발언으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한 국민의힘 태영호 전 국회의원이 항소키로 했습니다. 태영호 전 의원은 오늘(11일) 입장문을 내고 "제주 4·3사건 희생자와 유족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발언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라며 "제 진의는 어디까지나 무고한 희생자들께 사죄와 용서를 구하는 데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태 전 의원은 지난 2023년 2월 12일 4·3평화공원 방문 내용을 들며 "제주 4·3사건의 장본인인 북한 김씨 정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억울한 희생자들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한다고 말씀 드렸고, 무릎을 꿇고 참회하는 사진을 게시했다"며 "이러한 행동을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하여 4·3희생자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인 것처럼 판단한 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제주4·3에 대해선 "4·3사건의 책임을 오직 김일성과 남로당 세력에게만 있다고 주장한 적이 없으며, 국가공권력의 제주도민들에 대한 과잉 대응 또한 남북분단의 비극이라는 점을 수십 차례 설명해왔다"며 "일부에선 제주 4·3사건의 장본인으로 김일성을 지목한 점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주 4.3사건이 김일성과 북한 노동당의 전반적인 노선 선상에 있었다는 본인의 발언을 마치 김일성이 제주도에 내려 보낸 직접적인 지령처럼 곡해된데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4·3사건과 같은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소신에서 발언해왔고 이러한 해석이 억압되지 않기를 호소한다"고 했습니다. 또 "이념이나 명분을 불문하고, 제주도민들이 좌우 양쪽으로부터 희생된 비극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제주도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합당한 보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의 진정한 명예회복을 위해 1심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항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어제(10일) 제주지방법원은 제주4·3유족회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태 전 의원의 발언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태 의원이 4·3유족회에 1,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2025-12-11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아이들이 만든 것은 ‘작품’이 아니라 ‘세계의 첫 호흡’이었다... 31명의 손끝에서 태어난 시간의 구조
제주 원도심의 한 오래된 건물이, 며칠 동안 완전히 다른 장소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는 어린 창작자 31명이 16주 동안 견뎌낸 사유와 매듭과 충돌을 한꺼번에 꺼내놓는 자리입니다. 벽에는 그림이 걸렸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세계가 처음 숨을 들이마신 순간이 걸렸습니다. 이 전시를 관람하는 일은 작품을 본다는 행위보다, 누군가가 자기 자신과 처음 마주선 장면을 목격하는 일에 더 가까웠습니다. ■ 모양보다 ‘결’이 먼저 보였다… 결과가 아닌 과정의 압력 전시의 특징은 단 하나, 완성도를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전시에서 먼저 다가오는 것은 색도, 구도도 아닙니다. 대신 화면 위에 남아 있는 머뭇거림의 결정되지 않은 결로, 실패했다가 다시 올라온 선의 흔들림, 말로 옮겨지지 않은 감정의 잔향이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끕니다. 전시에 걸린 드로잉·회화·필름 50여 점은 ‘잘 만든 결과물’의 집합이 아니라 “나는 이렇게 본다, 나는 이렇게 느낀다”라는 조심스러운 발화들입니다. 그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공간을 서서히 밀어 올립니다. 기교보다 살아 있는 시간의 압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전시는 조용한 듯 보이지만 쉽게 잠잠해지지 않습니다. 관람을 마치고도 마음 깊은 곳에서 오래 울림이 이어집니다. ■ 작업실이라는 폐쇄된 세계… 아이들은 그 안에서 ‘예술의 언어’를 흡수했다 ‘꿈의 스튜디오 제주’의 가장 근본적인 혁신은 교실을 버리고, 작업실로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권민오·김지훈·오미경 작가의 고유한 리듬이 살아 있는 작업실에서 배우며, “예술가의 하루”를 그냥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작업실은 모든 것이 드러나는 공간입니다. 성공과 실수, 사유와 망설임, 작업의 진동과 침묵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가르침을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흡수했습니다. 이 방식은 최근 국제 미술교육계에서 주목하는 프로세스 개입형 창작(process intervention), 체현적 사유(embodied reasoning)의 맥락과 정확히 닿아 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깨닫습니다. “아, 예술은 ‘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법’을 바꾸는 일이구나.” ■ 질문 하나가 전체 구조를 바꿨다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깊어진 이유는 출발점이 결코 단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트스페이스빈공간 대표인 이상홍 기획자가 꺼내 놓은 질문이 프로그램 전체의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중학생이 되던 내게, 지금의 나는 어떤 시간을 건넬 수 있을까.” 20여 년간 전업 작가로 살아온 이 대표가 떠올린 15살의 자신은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조차 알지 못했던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굳이 ‘예술 교육’이란 프레임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삶을 넓히는 경험”을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작품을 잘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자기를 바라보는 자세를 먼저 배웠습니다. 아이들은 그 마음가짐을 화면에 남겼습니다. 이번 전시는 미술 전시라기보다, 자기 발견의 기록물에 가깝습니다. ■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예술가로 만들지 않아… 대신 가능성을 열어준다 ‘꿈의 스튜디오 제주’는 처음부터 ‘예술가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더 큰 힘을 획득합니다. 그림을 그리다 글의 맛을 알게 된 아이가 있고, 영상 편집을 하다 리듬을 배운 아이가 있고, 전시 설치를 하며 공간 감각을 깨우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것은 최근 예술교육 연구에서 주목하는 다중 가능성(multivalent potential), 경험 기반 진로 감수성(experiential career literacy) 개념과도 맞물려 어른들이 잊어버린 감각을, 아이들은 이번 과정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되찾았습니다. ■ 제주라는 지역성… 선택지가 아니라 ‘기준’을 새로 만들다 이 프로그램이 제주에서 생겨났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메시지입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전국 7곳만 선정해 운영한 시범 사업 중 하나인 이 과정은, “제주에서는 이런 게 어렵다”라는 오래된 인식을 조용하게 무너뜨립니다. ‘꿈의 스튜디오 제주’는 아이들에게 “서울이 아니어도 된다. 선택지는 여기에도 있다”고 말합니다. 지역에서 태어난 새로운 예술교육 모델로서도 의미가 큽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행정과 운영을 맡고, 지역 예술가들과 접점을 만들면서 제주 안에서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설계하는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가 설명하는 것 이 전시는 매우 조용하지만, 흔들림 없이 명확합니다. 아이들의 창작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새로운 방식을 시험하며,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냅니다. 이 제목은 ‘미완의 상태’를 긍정합니다. 미완은 부족함이 아니라, 가능성이 계속 확장되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전시장 전체에 그 열린 호흡이 흐르고 있습니다. ■ 사흘뿐인 전시, 그러나 사흘로 끝나지 않는 전시는 11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집니다. 일정은 짧지만, 이 기간 아이들 안에서 시작된 변화는 전시가 끝난 뒤에도 계속 남습니다. 작품을 보여주는 형식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발견한 감각이 어떻게 자리 잡기 시작했는지를 함께 짚어보는 경험입니다. ‘꿈의 스튜디오 제주’는 올해 시범 운영을 마치고 2026년 정식 사업으로 새롭게 전개됩니다. 그래서 전시는 끝을 알리는 행사라기보다, 다음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지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흐름을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2025-12-1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자막뉴스] "수익률 대박?" 제주 바람, 연금으로 쏠쏠하게 받는다
전라남도 신안군 풍력발전기가 계속 들어서고 있는 전남 신안군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태양광 발전 수익을 햇빛 연금으로 받아온데 이어, 바람 연금도 받게 됐습니다. 게다가 풍력발전에 신안군민들이 투자하는 펀드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펀드 규모는 1,000억 원이나 되고, 연 13%의 고정 수익률이 보장됩니다.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주민 공감대가 커지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제주에서도 신안군처럼 제주도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혜택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신규 풍력과 태양광 발전 사업에 투자하면 매년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는 도민 RE100 펀드가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제주도민 1인당 1,000만 원까지, 재생에너지 시설 인근 주민은 3,000만 원, 농어민은 4,00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20년 동안 연 5%의 고정 수익률에다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인 REC 판매 수익 6~13%를 추가로 받게 됩니다. 1,000만 원을 투자하면 연간 최소 110만 원, 최대 180만 원까지 보장되는 겁니다. 김남진 / 제주자치도 혁신산업국장 "일반 도민들도, 그 인근에 살지 않는 도민들도 일정 부분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얻어 가고 또 기금은 또 기금대로 취약계층 지원이나 전전화(절전형 전자제품 보급)에 사용할 수 있는 그런 형태로 저희가 마련해 나가고 있고" 제주자치도는 2035년까지 풍력 발전 5기가와트가 추가로 설치되면, 3조 1,000억 원 규모의 제주도민 투자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장 추자 풍력과 서부해상풍력, 대정 해상 풍력 단지 사업이 투자 대상입니다. 이 같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도민 RE100 펀드는 내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입니다. 문용혁 / 제주자치도 에너지산업과장 "공공 관리하는 제주에너지 공사에서 지금 이 부분에 대한 용역을 11월부터 지금 개시를 했습니다. 이 부분들이 마감이 되는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용역이 끝나면 펀드 운용사를 선정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한 후 도민 투자를 받을 예정입니다. 제주자치도는 앞으로 모든 신규 풍력과 태양광 사업은 도민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이익 공유 구조가 확보돼야만 허가를 내줄 방침입니다. 강석창 기자 "제주자치도는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이 햇빛 연금과 바람 연금 형태로 도민들에게 환원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신규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거부감이 줄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IBS 강석창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2025-12-11 제주방송 강석창 (ksc064@naver.com) 고승한 (q890620@naver.com) 기자

[달리는 제주] ② 러너가 그린 여행 지도… 해안에서 숲까지, 관광 지형도가 바뀌었다
러너들의 발걸음은 취향의 분화가 아니라 제주의 지도를 다시 여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어디를 달리고’, ‘어디에서 멈추는가’가 소비와 이동의 축을 다시 짜고 있고, 이 변화는 감각이 아니라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1~2025년 온라인 기록을 기반으로 제주관광공사가 분석한 러닝 이동 데이터는, 제주의 공간 구조가 어디에서 흔들리고 있고 어디에서 새롭게 열리고 있는지를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연속기획] 이번 ②편은 그 실제 이동 패턴을 기준으로 제주의 관광 지형이 어떻게 재배치되고 있는지 를 짚습니다. ■ 첫 페이지는 하나로 모였다… 탑동–용두암–해안도로 제주 러닝 지도는 복잡하지만 출발선만큼은 하나로 모입니다. 탑동광장–용두암–해안도로. 러너들이 제주에서 첫 번째로 발을 딛는 지점입니다. 공항과의 거리, 열린 해안 시야, 야간 이용성, 도심·자연의 균형까지 네 가지 요소가 맞물리며 이 라인은 사실상 ‘제주의 첫 페이지’로 굳었습니다. 현장 러너 B씨는 “좋은 코스라는 건 모두 알기 때문에 주말 아침에는 속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는 거의 행렬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요는 이미 2025년 기준으로 폭증했지만, 공간 설계는 여전히 과거의 이용밀도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입니다. ■ 러닝은 직선이 아니라 ‘흐름’… 순환 소비가 만들어지는 지점들 데이터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특징은 순환 이동입니다. 탑동–용두암–용연계곡–해안도로로 이어지는 반복 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습니다. 이건 단순 왕복이 아니라 흐름 기반 소비 구조입니다. 달리고 돌아오고, 다시 이동하는 사이사이에 카페·편의점·F&B 이용이 들어오며, 한 지점이 아니라 여러 지점에서 소비가 연속적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 흐름을 떠받칠 안전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기만 합니다. 야간 조도, 보행자·차량·러너의 혼잡, 구간별 동선 충돌 같은 문제는 수요 증가 속도를 버티지 못한 채 남아 있습니다. 러닝 크루 운영자인 C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우리도 크루 시간을 옮길 수밖에 없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코스 자체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바다→도심→숲→오름→산… ‘세로형 확장축’이 형성됐다 트레일러닝 언급량은 2021년 43건에서 2025년 218건. 해안에 머무르던 발걸음은 숲과 오름을 지나 산 능선까지 올라섰습니다. 사라오름, 노꼬메·새별·물찻오름, 절물·교래 숲길, 한라산둘레길 등은 이제 러너들의 실제 지도에서 ‘연결된 동선’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해안–도심–숲–오름–산을 세로로 잇는 확장축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셈입니다. 문제는 역시나 이에 맞는 안내·관리 체계가 사실상 비어 있다는 점입니다. △조난 대응은 등산 속도 기준으로 설계, △러닝 속도·동선에 맞는 표지·안내 부족, △출입 제한 구역 경계 불명확, △이용 증가로 생태 부담 확대, △관리 인력은 과거 수준 그대로. 확장된 흐름은 이미 현실이지만, 이를 설명하고 뒷받침할 제주의 구조는 비어 있습니다. ■ 러닝 대회가 여행 달력을 바꿨다… ‘성수기’의 정의가 이동 중 지금 여행 일정은 계절보다 대회가 먼저입니다. 5월 제주국제관광마라톤, 6월 오름트레일러닝, 10월 트랜스제주. 러너들은 이들 일정에 맞춰 항공과 숙소를 선점합니다. 제주의 성수기는 ‘여름’이 아니라 대회가 열리는 달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다만 산업적 구조는 아직 초보 단계입니다. △대회 없는 달엔 상권이 비어 있음, △코스 관리 주체가 지자체·협회·업체 사이에서 분산, △상권 연계는 대부분 자발적 노력에 그치는 게 대부분입니다. 대회는 커졌지만, 이를 지역 경제 구조로 흡수할 장치가 없습니다. ■ 소비가 멈추는 지점이 달라졌다… 러닝이 그려낸 새로운 제주 소비 지도 러닝 여행은 제주의 소비 판을 조용히 바꿔 놓고 있습니다. 빠른 조식이 가능한 숙소, 샤워 동선을 고려한 호텔 구조, 코스 인근 카페·브런치·테이크아웃 매장, 그리고 러닝을 마친 뒤 크루 단위로 이동하는 로컬 소비까지. 러너들은 상권을 순환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탑동–용두암–내륙 트레일로 이어지는 이동축 안에서 ‘멈추는 장소’가 과거와 전혀 다른 지점에서 형성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과거 관광이 특정 명소에 소비를 쏟아부었다면, 러너들은 이동 경로 자체에서 소비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이 흐름을 시장 분석 또는 전략 신호로 받아들인 지역은 거의 없습니다. 러닝 특화 숙박, 회복·케어 서비스, 장비 렌털, 코스 기반 여행상품 등은 이제 시작 단계에 가깝습니다. 수요는 이미 눈앞에 있는데, 산업의 대응은 여전히 ‘초기 기획’ 수준에 머문 셈입니다.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러닝 손님은 패턴이 뚜렷하다. 새벽 체크아웃, 샤워 동선, 근거리 식당까지 모두 일정하게 나타난다”며 “이걸 분석해 서비스를 만든 사례는 거의 없다. 시장은 생겼는데 구조가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 데이터가 말하는 결론… 지도는 이미 바뀌었다, 남은 건 ‘현실을 따라잡는 속도’ 2021~2025년 누적 기록은 이 한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러닝은 제주의 공간 배치를 실제로 바꾸고 있다.” 해안에서 출발한 발걸음은 도심을 지나 숲과 오름으로 올라섰고, 그 이동축은 이미 제주의 다음 구조를 그려 넣었습니다. 변화는 ‘오고 있다’가 아니라, 이미 현장에서 완성된 형태로 존재합니다. 지금 필요한 건 거창한 청사진이 아닙니다. 이미 형성된 흐름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받아들이는 역량입니다. 변화는 이미 각자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흐름을 ‘제주 모델’로 이어 붙일 힘이 뒤따라야 할 시점입니다. ③편에서는 이 변화가 산업·정책·인프라 전반을 어떤 방식으로 흔들고 있는지, 그리고 러닝이 제주 관광의 경쟁력을 어떻게 다시 정의하고 있는지 를 분석합니다.
2025-12-1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통일교 연루 의혹' 나경원·정동영 모두 부인..."명백한 허위 사실"
통일교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나경원, 정동영 등 거물급 여야 정치인들이 "금품수수 의혹 관련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측은 오늘(11일) 설명문을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야인 시절 단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으나,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 측은 과거 윤 전 본부장을 만난 사실이 상세히 언급하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설명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지난 2021년 9월30일 오후 3시경 경기도 가평 천정궁 통일교 본부에서 윤영호 씨와 처음 만나 10분가량 차담을 가졌습니다. 당시 윤 전 본부장과 정 장관 등 4명이 자리를 했고 통상적인 통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정 장관 측은 "당시 윤영호 씨를 처음 만났으며 그 뒤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라며, "30년 정치 인생에서 단 한 차례도 금품 관련한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는 바, 이를 오래도록 긍지로 여겨 왔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번 의혹을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실은 오늘 언론 공지를 통해 "전재수 장관 등 민주당의원들과 5인으로 묶어 열거하는 것은 금품수수 의혹의 외관을 인위적 작출하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저질 물타기 정치공작"이라며, "만약 조금이라도 문제 소지가 있었다면 특검이 지금까지 아무 조치 없이 그냥 뒀겠나"라고 덧붙였습니다. 
2025-12-11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