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요즘 여행에서 풍경보다 ‘몸의 반응’을 가져온다
요즘 여행의 끝에는 사진보다는 ‘몸’이 남습니다. 돌아와서 며칠을 더 견딜 수 있는지, 허리가 덜 뻐근한지, 잠이 조금 더 깊어졌는지가 여행의 성패를 가릅니다. 제주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이 변화를 우연에 맡기지 않겠다는 선택입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오는 11일까지 ‘2026년 우수 웰니스 관광지’ 공모에 참여할 도내 후보지를 모집하는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장소를 늘리기보다, 다녀간 뒤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곳을 골라 묶겠다는 뜻입니다. 제주는 관광을 다시 씁니다. 길을 나섰다 돌아온 사람들이 무엇을 가져오는지가, 이제 이곳의 언어가 되고 있습니다. ■ 여행은 이제 이동이 아니라 조정의 시간 사람들은 덜 움직이고, 더 오래 머뭅니다. 많이 사지 않고, 대신 잘 쉬고 싶어 합니다. 여행이 ‘다녀오는 일’에서 ‘다시 맞추는 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번아웃, 만성 피로, 수면 장애, 과부하 같은 말들이 일상이 되면서 여행은 휴식이 아니라 리셋에 가까운 행위가 되고 있습니다. 제주는 이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낮게 가라앉는 공기, 적은 소음, 어두운 밤, 느슨한 공간. 몸이 먼저 반응하는 조건을 모두 갖춘 곳입니다. ■ ‘좋아 보이는 곳’보다 ‘변화가 남는 곳’을 찾는 일 공모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국가 인증 절차입니다. 전국 17개 시·도가 추천한 후보를 대상으로 서류, 현장, 전문가 심의를 거쳐 10곳 안팎만 선정합니다. 제주는 이 가운데 5곳 내외를 추천합니다. 풍경보다 프로그램의 완성도, 운영의 지속성, 체험 이후의 변화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푸드, 스테이, 뷰티·스파, 자연치유, 힐링·명상, 한방이라는 분류도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묶입니다. “이곳을 다녀간 뒤 사람의 상태가 실제로 달라질 수 있는가. ■ 웰니스는 고급 취향이 아니라 일상의 ‘회복 장치’ 이 유형의 여행은 체류가 길고, 소비는 지역 곳곳으로 흩어지며, 환경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대규모 개발 없이 가능하고, 마을 단위에서도 구현할 수 있으며, 지역민이 참여할 여지도 큽니다. 제주관광공사가 웰니스를 통해 마을관광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특정 시설을 키우는 접근이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작은 변화가 반복되게 하겠다는 판단입니다. ■ 제주가 만들고 싶은 것은 여행지가 아니라 ‘돌아온 뒤의 감각’ 사람들은 이제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조금 괜찮아졌다”고 말합니다. 그 말이 남는 여행이 있고, 아무 말도 남지 않는 여정이 있습니다. 제주는 전자를 늘리려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변화가 우연처럼 일어나는 장소가 아니라, 다녀가면 자연스럽게 남는 장소를 더 늘려보겠다는 쪽입니다. 이번 모집은 그 첫 단계입니다.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방향은 확실합니다. 사람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사진이 아니라 몸이 기억하는 여행. 제주는 그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공모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신청 서류는 이메일로 제출하면 됩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웰니스 목적지로서의 제주 브랜드 강화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마을관광의 질적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겠다”고 전했습니다.
2026-01-0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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