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브로콜리 '씨앗 독립' 20년 외로운 싸움...농가 밭 빌려가며 육종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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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브로콜리 '씨앗 독립' 20년 외로운 싸움...농가 밭 빌려가며 육종 연구
국내 브로콜리 주산지인 제주에선 외국산 종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치열하지만 외로운 육종 전쟁이 이어지고 있씁니다. 제주는 브로콜리 재배면적과 생산량에서 전국의 7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주산지입니다. 지난 2024년 기준 재배면적 1188헥타르에서 1만1408톤이 생산됐습니다. 하지만 제주 농가가 심는 브로콜리 종자는 거의 외국산입니다. 대부분을 차지하는게 일본 사카다 종묘의 종자입니다. 외국산 브로콜리 종자 점유율은 99%에 이릅니다. 매년 외국산 종자 가격이 오르면서 농가 부담은 늘어납니다. 종자 로얄티가 고스란히 농가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품종 선택권도 제한됐습니다. 제주자치도 농업기술원이 제주산 종자를 만들어보겠다며 2006년 브로콜리 육종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막막했습니다. 브로콜리 육종 연구를 할 수 있는 계통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육종 시험 재배를 하기 위한 육종 포장도 없었습니다. 농업기술원 연구진은 농가 밭을 빌려 종자 시험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브로콜리 육종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수많은 계통을 교배해 테스트하는 외로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채소류 신품종 종자는 빨라야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걸려야 제대로 된 품종 하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브로콜리 육종 연구에 들어간지 10년째가 되던 지난 2016년 첫 제주산 브로콜리 품종 탐라그린이 탄생했습니다. 탐라그린 이후 종자 생산량을 늘린 뉴탐라그린이 개발됐습니다. 이 힘들고 외로운 육종 과정의 중심엔 당시 고순보 농업연구사의 집착에 가까운 집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주도 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고순보 과장은 제주의 기후와 시장 변화에 대응한 품종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외국 품종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습니다. 농가들이 수년간 재배해온 품종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농가를 설득할 수 있는 육종 연구는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2022년 병에 강한 품종 삼다그린을 개발해 품종보호 출원을 했습니다. 삼다그린은 만생종이면서 저온에서 안토시아닌이 나오지 않고 노균병과 검은무늬병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다그린은 2024년 제주에서 47헥타르 규모로 보급됐습니다. 외국산 종자가 99%를 차지하던 제주 브로콜리 시장에서 제주산 종자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겁니다. 육종연구는 계속됐고, 수확시기가 빠른 조생 브로콜리 품종 육성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자체 선발한 3계통을 제주시 애월읍 농가 2곳에서 실증 재배를 했습니다. 2개 계통이 수입산 조생 품종과 수확기는 비슷하면서도 가을장마로 문제가 되는 검은무늬병 발생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올해 농가 실증재배를 거쳐 가장 우수한 1계통을 최종 선발해 내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을 할 계획입니다. 20년 가까운 고된 육종 과정을 거쳐 제주는 브로콜리 국산 종자 시대를 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탐라그린, 뉴탐라그린, 삼다그린, 한라그린에 이어 조생종까지 국산 품종 라인업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멉니다. 외국산 종자 점유율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농가들이 국산 품종을 선택하게 하려면 외국산보다 나은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작 종자산업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신품종 종자 개발은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지속적인 에산 지원을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농업연구사들의 쏟아부은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그나마 제주 종자산업이 버텨내고 있는 겁니다. 씨앗을 잃으면 농업은 사라집니다. 종자 주권이 곧 농업 주권이고 식량 주권인 만큼, 제주 종자산업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요구됩니다. 
2026-01-19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하늘의 탄소를 계산하다… 조종석에서 시작된 제주항공의 조용한 혁명
‘비행기는 날고, 탄소는 남는다’는 오래된 전제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그 시작점은 연구소도, 정책 회의실도 아닌 조종석이었습니다. 제주항공의 운항승무원 태스크포스 ‘그린크루(Green Crew)’가 지난해 ‘항공기의 탄소저감량 산출 시스템·산출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며, 항공산업의 친환경 논의를 말이 아닌 구조의 문제로 끌어올렸습니다. 얼마나 줄였는지를 말하기 전에, 어떻게 정확히 계산할 것인가를 먼저 묻는 전환입니다. 이 시도는 캠페인이 아니었습니다. 탄소 감축을 선언의 언어에서 계산의 언어로 이동시킨, 현장발 시스템 변화였습니다. ■ “줄였다”가 아니라 “증명한다”… 조종석에서 완성된 탄소 공식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은 오랫동안 ‘대략치’로 관리돼 왔습니다. 풍향과 기상, 항로 변경, 대기 시간, 장비 운용 방식까지 변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노선, 같은 기종이라도 매 비행의 결과는 달라집니다. 그린크루는 이 불완전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2017년 출범 이후 축적한 현장 데이터를 토대로 총 15가지 탄소 감축 운항 기술을 정리하고, 이를 정량화 가능한 구조로 재설계했습니다. 출원된 특허는 비행 단계별로 탄소 감축 요인을 나누고, 운항 기술 적용 시간과 단축된 항로 거리, 탄소 저감을 위한 항공기 장치 운용 여부 등 실제 조종석에서 이뤄지는 선택을 수식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 ESG의 언어, 현장 언어로 바꾸다 항공업계의 친환경 전략은 ESG와 탄소중립이라는 말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언어는 현장과 분리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늘어나지만, 조종석의 선택은 숫자로 남지 않습니다. 그린크루의 접근은 반대입니다. 경영 슬로건이 아니라 운항 매뉴얼에서 출발합니다. 제주항공은 19일, 조종사들이 매월 정례 회의를 통해 탄소 저감 성과와 개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데이터로 축적·관리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일회성 보고로 흘려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관리 구조로 정착시킨 대표 사례입니다. 친환경 전환을 ‘하겠다’가 아니라 ‘이렇게 계산된다’로 바꾼 지점입니다. ■ 연비의 시대에서 정확도의 시대로 고유가와 환율 변동, 노선 경쟁이 격화되는 항공 시장에서 연료 효율은 이미 기본 경쟁력이 됐습니다. 이제 기업의 역량 차이는 얼마나 아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밀하게 관리하느냐에서 갈립니다. 이번 특허는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묶는 구조를 제시합니다. 탄소 감축을 추상적 목표가 아니라, 측정·관리·개선이 가능한 운영 지표로 끌어내렸기 때문입니다. 향후 국제 환경 기준 변화와 규제 강화 국면에서, 이러한 ‘정확도’는 분명한 전략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9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노력과 경험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과 운영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늘 위에서 탄소를 계산하는 일. 그 조용한 계산이 항공산업의 다음 공식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2026-01-1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자막뉴스] 돌덩이 수백 톤 '우르르'...우도에 난데없는 불법 매립 논란
제주시 우도면 / 오늘(19일) 오전 청정 우도의 바닷가와 맞닿은 토지입니다. 곳곳에 크기가 제각각인 폐석재가 쌓여 있습니다. 깊게 파인 땅에 매립된 폐석재는 수백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권민지 기자 "이렇게 폐석재가 매립된 면적은 1,700여 제곱미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이 토지는 개인 소유가 아닌 도유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도유지에 토지를 매립하는 등 형질을 변경하려면 행정시로부터 개발 행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해당 필지에 대해 허가가 이뤄진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제주시 관계자 "개발 행위 허가 이 번지로 해서 받은 거는 지금 확인이 안 되거든요." 허가 절차도 없이 불법으로 도유지에 폐석재를 매립한 겁니다. 이 같은 작업은 주민들도 모르는 사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도 주민 "불법인지도 모르고 매립도 어느 순간에 보니까 거의 절반은 돼 있더라고요.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고..." 이 사업을 주관한 A씨는 폐석재는 오봉리항 준설 과정에서 나왔고 반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매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폐석재 재사용 허가는 받았으며, 문제가 될 경우 원상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폐석재 재사용 허가 여부와 도유지 무단 매립의 불법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도유지를 허가 없이 훼손한 사례가 드러난 만큼, 공유재산 관리와 행정 감시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제주자치경찰단은 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2026-01-19 제주방송 권민지 (kmj@jibs.co.kr), 고승한 (q890620@naver.com) 기자

마일리지가 길을 만든다… 설 연휴, 제주로 향하는 ‘보너스 항공편’의 실험
설 연휴, 가장 막히는 길은 공항입니다. 특히 김포~제주 노선은 ‘표가 없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구간입니다. 이런 익숙한 불편을 항공사가 다른 방식으로 풀었습니다. 좌석을 늘리는 대신, 마일리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대한항공은 2월 13일부터 19일까지 7일간 매일 김포~제주 노선에 마일리지 특별기를 투입한다고 19일 밝혔습니다. 하루 2편씩, 모두 14편입니다. 설 연휴 수요가 가장 몰리는 시간대에, 마일리지로 우선 발권할 수 있는 전용 선택지를 만들었습니다. 연휴 이동의 병목을 ‘가격’이 아니라 ‘접근성’으로 풀겠다는 전략입니다. ■ ‘마일리지’라는 우회로를 놓다 이번 특별기는 김포 출발 오후 2시 50분, 제주 출발 오후 4시 55분에 운항합니다. 휴가의 시작과 끝이 가장 몰리는 시간대입니다. 단순히 항공기를 늘리는 증편과 달리, 마일리지 사용이 가능한 좌석을 특정 편으로 묶어 공급합니다. 표를 구하는 경쟁을 완화하면서, 마일리지의 체감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입니다. 항공권 가격이 민감해진 최근 흐름 속에, 이런 선택은 시장과 수요를 정확히 겨냥합니다. 연휴마다 반복되는 ‘돈이 있어도 표가 없다’는 불만 대신, ‘쌓아둔 마일리지로 길이 열린다’는 경험을 제시합니다. ■ 제주 노선, ‘보너스 항공권’ 실험장 되다 김포~제주는 국내선 가운데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노선입니다. 대한항공이 이 노선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일리지는 쌓는 속도보다 쓰는 순간에 그 가치가 결정됩니다. 연휴라는 극단적 수요 구간에 마일리지 전용 선택지를 배치한 것은, 마일리지를 ‘혜택’이 아니라 ‘이동 수단’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더구나 항공업계 전반이 수익성과 고객 경험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국면에서, 이번 운영은 상징적입니다. 좌석 총량 경쟁이 아니라, 사용 방식의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겼기 때문입니다. ■ 가격보다 ‘체감 가치’를 건드린 선택 최근 항공 소비의 기준은 단순히 ‘싸냐 비싸냐’에 머물지 않습니다. ‘언제, 어떻게, 얼마나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느냐가 선택의 핵심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마일리지 특별기는 이 변화의 흐름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연휴 항공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고, 고객에게는 이동 계획의 예측 가능성을, 항공사에는 브랜드 신뢰를 더하는 선택으로 읽힙니다. 대한항공은 이번 특별기 운영을 통해 “좌석 공급난을 해소하고, 마일리지 활용 폭을 넓히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연휴 항공편’의 문법이 바뀐다. 이번 시도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큽니다. 연휴, 성수기, 특정 노선에 마일리지 전용 선택지를 배치하는 방식은 더 확장될 여지가 있습니다. 표를 더 파는 경쟁에서, 경험을 설계하는 경쟁으로. 대한항공의 설 연휴 마일리지 특별기는 그 변곡점을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올해 설, 제주로 가는 길은 하나 더 생겼습니다. 현금이 아니라, 당신이 이미 쌓아둔 시간과 선택의 결과로 열리는 길입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시도를 ‘마일리지의 체감 가치를 시험하는 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가 진짜 힘을 가지려면 할인 수단이 아니라, 성수기에도 실제로 쓸 수 있는 선택지여야 한다”며 “이번 특별기가 연휴 이동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하느냐가 향후 마일리지 정책의 기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6-01-1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