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온 물가… 근원물가는 2023년 12월 이후 최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습니다. 중동전쟁 여파 등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면서 전체 물가 오름세는 한풀 꺾였습니다. 그러나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여행비와 항공료, 정보기술(IT) 제품 가격도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석유류와 농산물이 물가를 끌어내렸지만, 생활 속 가격 부담은 여전히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 석유·농산물이 물가 상승세 눌러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상승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3.1%, 6월 3.2%를 기록한 뒤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습니다. 물가 둔화를 이끈 것은 석유류였습니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6월 24.7%에서 7월 15.5%로 낮아졌고,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도 0.93%포인트(p)에서 0.60%p로 축소됐습니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환율 안정, 석유 최고가격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3%p 낮춘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오름세가 크게 둔화했습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상승해 6월(3.2%)보다 오름폭이 크게 줄었고, 농산물은 2.2% 하락으로 전환했습니다. 배추와 수박, 시금치, 오이, 호박, 무 가격은 내렸습니다. 정부 할인 행사와 생산·출하량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반면 국산쇠고기와 수입쇠고기, 쌀, 달걀, 고등어, 파 등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품목별 체감 차이는 이어졌습니다. ■ 근원물가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아 전체 물가는 둔화했지만 근원물가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상승해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변동성이 큰 석유와 농산물을 제외하면 물가의 기조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컴퓨터 가격은 25.1%,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는 22.5% 상승했습니다. 전기동력차는 출고가 인상과 개별소비세 환원 영향으로 6.2% 올랐고, 휴가철 여행 수요가 늘면서 해외단체여행비는 20.0%, 국제항공료는 21.7% 상승했습니다.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해 전월(3.4%)보다 오름폭이 줄었지만, 서비스와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이어졌습니다 ■ 제주도 2.9%… 전국보다 높은 상승률 제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국가데이터처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7월 제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했습니다. 생활물가지수는 2.2%, 신선식품지수는 4.3% 상승했습니다. 지출목적별로는 교통이 9.0%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오락·문화 4.2%, 기타 상품·서비스 4.1%, 음식·숙박 2.6%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품목별로 갈치와 고등어, 쌀 가격은 오른 반면 수박과 시금치, 돼지고기 가격은 내렸습니다. ■ 하반기, 국제유가·폭염 변수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하반기 물가 대응 방안을 점검했습니다.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과 폭염 등 이상기후, 지난해 휴대전화 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를 주요 변수로 꼽았습니다. 정부는 착한 주유소를 추가 지정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계란과 고등어 등 주요 품목의 수급을 관리하고 정부 비축물량 공급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추석을 앞두고는 성수품 가격 안정과 취약계층 부담 완화 대책을 담은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마련해 물가 불안 요인에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2026-08-0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