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침 걱정하는 대통령?”… 발언 하나에 보수 야권 ‘안보 기준선’ 총공세
이재명 대통령의 남북관계 인식이 정치권의 정면 충돌을 불러왔습니다. “북한이 남한의 북침을 우려해 삼중 철책과 방벽을 쌓고 있다”는 대통령 발언이 나오자, 국민의힘은 이를 ‘해석의 문제’를 넘어 ‘안보 기준선의 붕괴’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19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인식”이라고 직격했고,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쓸데없는 북한 걱정”이라며 대통령의 언어 선택 자체를 문제 삼았습니다. 대통령의 남북관계 해석을 둘러싼 논쟁은 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넘어, 정치적 정체성과 국가 인식의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 “북침 걱정하는 북한?”… 조정훈의 문제 제기는 ‘대통령의 언어’ 조정훈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 대변인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위협의 방향을 거꾸로 설명하는 대통령의 언어는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이 북한의 삼중 철책·방벽 설치를 ‘북침 우려’라는 시각으로 설명한 데 대해,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둬야 할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말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장병들과 북한 목함지뢰로 중상을 입은 장병들을 거론하며, “그 희생 앞에서 북한이 ‘위협받는 존재’로 묘사되는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도 했습니다. 조 의원은 “대한민국은 단 한 번도 북침을 준비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의 언어는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기준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준선이 흐려지는 순간, 안보는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불안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 한동훈 “쓸데없는 북한 걱정”… 인식 비판 넘어 ‘정치적 자격’ 공세 한동훈 전 대표도 비판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은 대한민국이 북침할까 걱정한다’고 했다”며 “쓸데없이 북한 걱정하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특히 “북한 입장에서 보면 쌍방울을 통해 방북 비용 수백만 달러를 건네받은 대상자가 대통령이 됐는데, 북한이 왜 북침을 걱정하겠느냐”고 언급하며, 대통령의 대북 인식과 과거 논란을 정면으로 연결했습니다. 대북 해석의 문제를 넘어 대통령의 정치적 신뢰와 자격 문제로까지 논점을 확장한 셈입니다. 이어 “외교부를 패싱하겠다고 독립선언한 통일부나 단속하라”며, 이번 발언을 외교·통일 라인의 정책 혼선과도 연결 지었습니다. ■ ‘해석 차이’가 아니라, ‘국가 언어의 충돌’ 이번 논쟁은 남북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정책 선택의 문제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 인식’이었는지, 아니면 ‘안보 신호’였는지를 두고 여야의 국가 기준선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적대가 고착될수록 안보 불확실성과 경제적 비용이 커진다는 문제의식에서 발언을 꺼냈지만, 야권은 그 설명 방식 자체가 안보 현실을 흐리고 국민의 경계선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관리의 대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경계의 대상’으로 둘 것인지. 대통령의 한마디가 오랫동안 잠겨 있던 질문을 다시 정치 한복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2025-12-1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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