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집 300채 가져도 종부세 0원”… 다주택 세제 손질 테이블에
대통령실이 비거주·투자 목적의 다주택과 초고가 1주택에 대한 세 부담 조정을 부동산 정책 논의 테이블에 올립니다. 주택 공급을 최우선에 두면서 실제 거주와 무관한 보유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공급과 금융, 전·월세 대책에 더해 보유세 체계까지 논의 대상에 올리겠다는 뜻입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12일) 한겨레와 가진 인터뷰에서 “연립주택 300채를 가진 사람이 세금이 없다”며 “연간 수십억 원씩 납부해야 할 종부세를 모두 면제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되는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지목한 발언입니다. 강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비거주·투자·투기 목적의 주택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을 조정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고가 1주택에도 일정한 부담을 지우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정부는 오는 23일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공급과 금융, 세제, 전·월세 문제를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 “300채 보유해도 종부세 면제”… 과세 형평성 문제 제기 강 실장이 문제 삼은 것은 주택 수보다 보유 목적과 과세 형평성입니다. “이런 사람이 진짜 많은데 연간 수십억 원씩 납부해야 할 종부세를 모두 면제받고 있다”며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정면으로 거론했습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등록임대주택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다수 주택을 보유하고도 세 부담을 피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통령실이 검토하는 방향은 실거주와 비거주 주택을 구분하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강 실장은 “주거하는 집은 잘 살게 하자, 그런데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조금 세금을 내라는 인식을 갖고 계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다주택자는 보유 목적과 임대 형태를 따지고, 1주택자는 가격과 부담 능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보유세 기준을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세율과 공제 기준,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강 실장은 정부가 확정안을 발표하는 단계가 아니라 국민적 합의를 만들기 위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공급 확대에 ‘올인’… 물량·지역·시기는 아직 대통령실은 공급 확대를 부동산 정책의 첫 순위로 제시했습니다. 강 실장은 “주택 공급 확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고, 공급 확대에 올인할 것”이라며 새로운 공급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세제 조정만으로 집값과 임대료를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관건은 실제 공급 속도입니다. 정부가 공급 물량을 발표하더라도 토지 확보와 인허가, 공사비 상승, 정비사업 갈등을 줄이지 못하면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에 각각 어느 정도의 물량을 배치할지,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23일 토론회에서는 청년과 무주택자 지원, 임대주택 확대, 도심 공급과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등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공급·대출·세금 한 테이블… 부동산 정책 전면 재검토 토론회는 공급 정책만 다루는 자리가 아닙니다. 강 실장은 총부채상환비율과 주택담보인정비율 등 금융 규제,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세제, 전·월세 시장 문제까지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일부를 손보는 수준을 넘어 공급과 대출, 세금을 연결한 새 틀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의 존속 여부와 세제 혜택의 범위도 쟁점입니다. 민간 임대 공급을 늘리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절세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비판과 혜택을 줄일 경우 임대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섭니다. 초고가 1주택 과세도 논쟁이 예상됩니다. 실거주 1주택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자산 가치에 맞는 부담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호남 반도체는 임기 내 성과… 미군 협의는 이제부터 강 실장은 호남과 충청, 영남을 축으로 추진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3대 메가프로젝트를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세계 인공지능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규정했습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과 투자를 비수도권으로 확산해 지역 간 성장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입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서는 대통령 임기 안에 투자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광주 군 공항 이전입니다. 클러스터 입지로 결정된 부지는 한·미 군사시설과 얽혀 있어 이전 과정에서 미국 측과의 협의가 필요합니다. 강 실장은 “안보 공백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일정을 맞출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미군과 협조해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협의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입지와 사업 목표는 정해졌지만 군사시설 이전을 위한 핵심 협상은 시작 단계인 셈입니다. 임기 내 성과를 내려면 군 공항 이전과 부지 조성, 전력망 구축, 기업 투자 결정이 동시에 진행돼야 합니다. ■ 24.7GW 전력 수요… 신규 원전 가능성 열어둬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은 24.7기가와트로 추산됩니다. 강 실장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원전 설비 29기가와트와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그때까지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30년 이후 전력 수요에 대해서는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 액화천연가스 발전, 재생에너지 추가 반영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필요한 발전원을 논의해 넣겠다는 설명입니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합니다. 발전 설비 용량뿐 아니라 송전망 건설과 공급 시점, 지역 주민 수용성까지 맞아야 실제 산업용 전력으로 연결됩니다. ■ 주 52시간 예외엔 신중… “다른 업종 확산 우려” 반도체 산업에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강 실장은 특정 산업에 예외를 허용할 경우 다른 업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노동계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와 노동계의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정부가 먼저 규제를 풀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반도체 업계는 연구개발과 생산 과정의 특수성을 이유로 근로시간 유연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예외를 허용하면 주 52시간제의 기본 틀이 흔들릴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반도체 투자와 산업단지 조성에는 속도를 내면서도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별도 협의 사안으로 남겼습니다. ■ 성과급 법제화엔 신중… 초과이윤 배분 새 규칙 모색 대기업의 영업이익 가운데 일정 비율을 노동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N% 성과급제’에도 대통령실은 즉각적인 법제화보다 사회적 합의를 앞세웠습니다. 강 실장은 영업이익에는 노동자의 기여뿐 아니라 주주와 투자자의 몫이 있고, 정부의 인프라와 정책 지원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이익을 노동자에게 우선 배분하도록 법으로 강제할 경우 해외 투자자에게 추가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습니다. 성과급을 노사 간 임금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원·하청 관계와 주주 이익, 정부 지원, 공급망 유지까지 함께 고려해 새로운 배분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강 실장은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노사 간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초과이윤 재분배 토론회를 열고, 이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다주택·초고가 주택의 과세 기준과 기업 이익 배분 문제가 실제 제도로 이어질지는 두 토론회 이후 정부가 내놓을 후속안에서 확인될 전망입니다.
2026-07-1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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