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서울시장·당대표 불출마’로 기울었다… 동교동계 “지금은, 총리 김민석”
제주농협, 6년 연속 최고등급… ‘조직의 힘’은 어떻게 복지의 마지막 틈을 붙잡았을까
아이 키우면 주택 이자 지원...'하영드림' 526가구 첫 선정
"법 바뀌었어요" 소형 낚싯배도 이것 어겼다간 '과태료 폭탄'
'13명 사상' 제주 우도 돌진사고 60대 운전자 긴급 체포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추진..."면세점·대형점포 깎아준다"
연말 자영업자 희소식...국세 카드 수수료 '반값' 인하
다음 달 2일부터 영세 사업자의 국세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절반 수준으로 인하됩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오늘(25일) "경기 부진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국세 납부대행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기존 0.8%에서 0.4%로, 체크카드는 0.5%에서 0.15%로 각각 낮아집니다. 또 연간 총수입 1천억 원 미만 일반 사업자에게도 수수료율 0.1% 인하 혜택이 일괄 적용됩니다. 국세 신용·체크카드 납부수수료 인하는 2016년 신용카드, 2018년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이후 약 7년 만입니다. 감면 대상 영세사업자는 △부가세 기준 연매출 1억 400만 원 미만 간이과세자 △종합소득세 추계·간편장부 신고자 등입니다. 업종별 차이는 있으나 종합소득세 기준 연 매출 3억 원 미만 개인사업자는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세청은 "이번 납부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카드 납부 기준 약 160억 원의 수수료 경감 효과가 예상된다"라며, "일시적인 자금난 등으로 국세를 카드로 납부하는 납세자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해 국세 카드납부 금액은 약 19조 원(428만 건)에 이르며 이 중 납세자들이 부담한 수수료는 약 1,500억 원에 달합니다. 
2025-11-25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공무원 복종 의무' 76년 만에 폐지...위법 지시 땐 이행 거부 가능
76년간 유지돼 온 국가공무원법상의 '공무원의 복종 의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로 수정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오늘(25일) 밝혔습니다. 개정안은 상관의 지휘·감독에 대해 공무원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지시가 위법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행을 거부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습니다. 아울러 의견 제시나 이행 거부를 이유로 공무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해선 안 된다는 점도 규정에 포함됐습니다. 또 기존의 '성실의무' 조항은 '법령준수 및 성실의무'로 바뀌며, 공무원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한편, '공무원의 복종 의무'는 1949년 국가공무원법 제정 당시 도입된 이후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통일성을 이유로 유지돼 왔습니다. 그러나 상관의 부당한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비판이 지속됐고,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폐지 요구가 극에 달했습니다. 이에 인사처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복종 의무를 시대에 맞게 순화하는 개정 작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앞서 지난달 최동석 인사처장은 국정감사에서 민에게 충직한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명령과 통제에 기반한 복종의 의무를 개선하고 상관의 위법한 지휘와 명령에 대한 불복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5-11-25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돌에서 나무가 돋아난다”… 곶자왈이 전한 말, 조윤득은 끝내 흙으로 받아 적었다
제주는 언제나 바람이 앞서 지나가고, 시간은 한 박자 느리게 따라오는 땅입니다. 그 느림의 지층을 오래 견뎌온 곶자왈은 말을 하지 않지만, 침묵은 늘 어떤 문장으로 변해 돌아옵니다. 조윤득은 그 말들을 흙의 언어로 받아 적어온 작가입니다. 27일 아트인명도암갤러리에서 개막하는 개인전 ‘숲이 전하는 말’은 곶자왈이 품어온 생명의 의지와 원시적 생성의 감각을 도자조각으로 재해석해 선보입니다. 작가는 ‘제주’라는 장소성 위에서만 태어날 수 있는 생태 서사를 흙과 불, 물성과 시간으로 다시 써내려갑니다. ■ 곶자왈은 풍경이 아니라 ‘생명과 물질이 서로를 만드는 현장’ 제주의 곶자왈 숲은 언제나 무엇과 무엇의 경계가 흐립니다. 화산석은 나무를 밀어 올리고, 나무는 다시 그 돌을 감싸며 자랍니다. 돌이 나무를 낳고, 나무가 돌을 품어 키우는 이 독특한 생태는 ‘독립된 개체’라는 기존 자연관으로는 설명의 폭이 좁습니다. 작가는 바로 이 ‘상호 생성(mutual becoming)’의 감각을 흙이라는 물질로 번역합니다. 전시의 도자조형물들은 버섯처럼 솟은 형태, 균열을 따라 자란 점무늬, 생명선처럼 이어진 미세한 조각들을 통해 곶자왈의 생명력과 유기적 흐름을 시각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자연의 모습을 따라 그리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이 스스로를 지켜온 방식 즉 압력, 저항, 포용, 성장을 조각적 사고로 다시 풀어낸 점입니다. ■ 흙이라는 물질, ‘기억의 매체’… 존재가 시간을 품고 다시 태어나다 도자는 뜨거운 불을 통과하며 비로소 형태를 갖습니다. 조윤득은 이 과정을 곶자왈 숲이 겪어온 생태 변화와 겹쳐 봅니다. 숲이 계절을 축적해온 것처럼, 도자 또한 열과 압력·균열과 수축을 거치며 ‘기억을 품은 물질’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래서 작품들은 오래된 생명체의 껍질 같기도, 지층의 단면 같기도, 어둠 속에서 자라난 균사를 닮기도 합니다. 표면에 남은 질감은 곶자왈이 수천 년 동안 축적해온 시간의 밀도를 담습니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자연의 외형이 아니라, 자연이 살아남아온 방식을 체감하게 됩니다. ■ 인간 중심을 벗어난 감각… 스스로 생동하는 장면을 포착하다 조윤득의 조각을 앞에 두고 있으면, 돌·흙·나무가 따로 존재하는 재료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서로의 힘을 받아 움직이고, 다른 물질의 결을 밀어 올리며, 그 움직임에 따라 형태가 천천히 변해가는 과정이 먼저 다가옵니다. 작가에게 재료는 도구가 아닙니다. 각자의 방향성을 지닌 존재처럼 서로 얽히고 스며들며 조형을 만들어가는 관계의 장면입니다. 그래서 오브제는 어느 부분은 돌 같고, 어느 결은 나무 같지만, 둘 사이의 경계는 곧 희미해져 한 생명처럼 이어집니다. 그 흐름 속에 작품은 완결된 오브제가 되기보다, 자연이 서로를 만들어온 방식을 잠시 드러내는 순간으로 다가옵니다. ■ 자연이 건네는 말... 크지 않지만, 묵직하고 분명한 전시 공간을 지나며 관람객은 어느 순간 숲의 내부를 통과하는 기분을 느낍니다. 그곳에서 들리는 메시지는 과장되지 않은, 아주 작은 목소리입니다. “나는 이렇게 견뎠고, 너도 너의 방식으로 서 있는 거야.” “생명은 자라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것.” 조윤득의 조각은 결국 생존의 미학을 말합니다. 부러지고 다시 이어지는 존재의 의지, 균열 속에서 틈을 찾는 생명의 방향성, 서로를 밀치면서도 결국 맞닿는 생태의 법칙. 이번 전시는 그 감각적 사유를 고스란히 건넵니다. ■ ‘흙의 기록자’ 조윤득 작가는 이화여대 미술대학원 조소학과에서 조각을 전공했습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제주라는 장소성을 중심축으로 삼으며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개인전·단체전 200여 회를 거쳐 다져온 조형 문법은 제주의 돌·흙·나무라는 물성을 토대로 생명의 서사와 존재의 시간을 탐구해온 일관된 흐름을 보여줍니다.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주조각가협회, 한국여류조각가협회, 창작공동체우리에서 활동해온 궤적 역시 자연과 조각, 장소성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확장해온 맥락을 구성합니다. 조윤득의 작업은 자연이 지나온 시간을 흙이라는 원소로 받아 적는 기록의 예술입니다. 이번 전시는 그 기록의 한 문장이자,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의 시작점입니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제주 봉개동 아트인명도암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2025-11-2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제주농협, 6년 연속 최고등급… ‘조직의 힘’은 어떻게 복지의 마지막 틈을 붙잡았을까
제주에서 복지의 공백은 예고보다 일찍, 예상보다 깊게 찾아옵니다. 인구 구조는 거세게 뒤틀리고, 청년층은 더 빠른 속도로 섬을 비우고, 고령화는 이제 ‘구조적 현실’의 다른 말이 됐습니다. 농촌 일손은 해마다 뚜렷하게 줄고, 공공제도는 이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채 늘 한 박자 늦게 도착합니다. 민간복지 역시 사업의 연속성과 예산의 불안정성이 발목을 잡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25일, 농협 제주본부가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주관 ‘2025년 지역사회공헌인정제’에서 6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좋은 일을 꾸준히 했다’는 설명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 유지된 사회안전망 중 하나가 공공이 아닌 민간 조직을 통해 작동해왔다는 사실이, 지금 복지 지도를 완전히 다시 그리고 있습니다. ■ 임직원이 모은 41억 8,000만 원… 10년 넘게 흔들리지 않은 ‘지역 순환 구조’ 제주농협의 사회공헌은 시작부터 특별한 구호나 홍보 문구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임직원들이 매달 모은 성금이 시간이 쌓여 41억 원을 넘었고, 이 금액이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액 전달됐습니다. 핵심은 돈이 아니라 ‘흐름’입니다. 지역에서 모인 돈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가는 순환 구조가 10년 넘게 유지됐고, 이 연속성이 지역 복지사업의 바탕이 됐습니다. 공공 예산처럼 매년 흔들리거나 담당자가 바뀌면 엎어지는 사업이 아니라, 끊기지 않는 사회안전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게 읽힙니다. 같은 구조는 하나로마트 공익기금에서도 반복됩니다. 마트 수익 일부가 꾸준히 적립돼 2011년 이후 약 45억 원이 지역 환원됐습니다. 지역 소비가 곧 지역 복지 재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실제로 작동해온 드문 사례라는 평가입니다. ■ ‘희망드림 프로젝트’… 제도가 놓친 공백, 정확히 찾아간 개입 제주농협의 대표 사업 ‘희망드림 프로젝트’는 복지의 빈틈을 겨냥합니다. 제도권 지원에서 작은 차이로 미끄러진 가정, 경제적 이유로 재능과 진로가 끊기려는 아이들, 지역 커뮤니티에 꼭 필요한 시설사업 등 공백의 영역을 직접 발굴해 왔습니다. 지원 대상 선정 역시 문서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실제 생활환경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이 사업을 ‘현장 기반 민간 복지의 상위 모델’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제도 밖의 문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며 들어가는 방식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관련한 복지학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민간 조직이 지역 기반 사업을 이 정도의 깊이와 지속성으로 운영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입니다. ■ 농가·청소년·취약계층… 각기 다른 사업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다 제주농협의 사회공헌은 종류가 많아서가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한층 의미가 큽니다. 취약농가 의료·생활 지원, 농촌 일손돕기, 청소년 공부방, 명절 장보기, 환경정화, 지역 복지시설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이 제주 생활권의 부족한 요소를 채우며 맞물립니다. 특히 농촌 일손돕기는 올해 제주 농가가 겪은 인력난 속에서 체감도가 매우 컸습니다. 직접 사람을 투입해 농가의 생존을 돕는 방식은, 농업 지역에서 민간 조직이 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개입이기 때문입니다. ■ 제주시농협 신규 선정, 제주양돈농협 4년 연속… ‘제주형 공익 모델’ 확산 흐름 올해는 제주시농협이 처음 인정제에 선정됐고, 제주양돈농협은 4년 연속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제주농협 한 조직의 성과를 넘어, 제주 전체 농협 네트워크가 사회공헌을 체계적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이러한 구조는 단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지역 기반 조직이 공공 기능을 일부 수행하기 시작한 사례”라고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장기성·대상자 발굴·사업 간 연계·지역 순환 구조, 이 네 요소가 동시에 굴러가는 민간 모델은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우일 제주본부장은 “임직원들이 모은 행복나눔기금의 진정성이 6년 연속 최고등급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며 “농심천심(農心天心) 운동을 통해 농업·농촌의 공익 가치를 더 넓혀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제주는 돌봄 공백, 고령화, 농촌 인력난, 생활비 상승, 청년 인구 이탈이라는 다층의 현안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주농협의 6년 연속 최고등급은 더 이상 ‘꾸준한 사회공헌’이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균열이 더 커지는 지역사회에서 민간 조직이 어떻게 최소 기반을 붙잡으면서, 어떤 방식으로 지역을 떠받칠 수 있는지. 그 현실적인 증거이자, 제주가 앞으로 무엇을 참고해야 할지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모델로 떠올랐습니다.
2025-11-2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