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멈췄는데 연체가 뛰었다… 제주 경제, 상환능력부터 ‘흔들’
돈이 돌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빚의 부담이 먼저 올라옵니다. 대출은 급격히 식었는데 연체율만 상승했습니다. 경기가 회복되며 빚이 줄어드는 흐름이 아니라, 자금이 막히면서 상환 부담이 드러나는 구조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 대출 증가세 급감… 확장 흐름 ‘뚝’ 30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신은 17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전월 1,349억 원에서 증가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은행권 증가폭은 2,065억 원에서 214억 원으로 축소됐고, 비은행권은 감소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대출이 늘긴 했지만, 속도로 보면 사실상 멈춘 수준입니다. 자금이 시장으로 공급되는 힘이 약해졌다는 의미입니다. ■ 가계대출 감소 전환… 소비 기반부터 꺼져 대출 구조 변화는 더 직접적입니다. 기업대출은 660억 원 늘며 증가로 돌아섰지만, 가계대출은 157억 원 줄며 감소로 전환됐습니다. 특히 신용대출 등 기타가계대출이 507억 원 줄며 감소폭을 키웠습니다. 생활비와 소비를 떠받치던 자금이 먼저 줄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지만, 일상 소비와 직결되는 자금이 위축된 구조입니다. 소비를 지탱하는 기반부터 약해졌다는 뜻입니다. ■ 기업대출 반등… 투자와 버티기, 엇갈린 흐름 기업대출은 증가로 돌아섰지만 그 내용이 단순하지 않습니다. 운전자금은 감소로 전환됐고, 시설자금은 늘었습니다. 당장 운영에 쓰는 자금은 줄고, 설비 투자 성격의 자금은 늘었습니다. 성장과 방어가 동시에 나타나는 불안정한 흐름입니다. ■ 예금도 힘 빠져... 자금 순환 자체가 약세 자금이 쌓이는 속도도 둔화됐습니다. 1월 금융기관 수신은 605억 원 증가에 그쳐 전월 1,739억 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은행 예금은 늘었지만, 비은행권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지역 금융 전반에서 자금이 고르게 돌지 않는 구조입니다. 돈이 모이지도, 돌지도 않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 연체율 상승…부담이 먼저 터져 연체율은 더 심화된 모습입니다. 1월 말 기준 제주지역 은행 연체율은 1.12%로 전월보다 0.07%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40%로 상승폭이 더 컸습니다. 대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기존 빚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연체가 확대된 흐름입니다. 특히 가계에서 먼저 부담이 드러났다는 점이 핵심으로 꼽힙니다. ■ 성장 둔화가 아니라 ‘상환능력’ 문제 대출은 줄고, 예금 증가도 둔화됐는데 연체는 올랐습니다. 돈이 돌지 않는 상태에서 빚의 부담이 그대로 드러난 구조입니다. 이 흐름은 경기 둔화 수준을 넘어, 상환 능력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제주 경제는 지금 얼마나 성장하느냐보다, 이미 쌓인 빚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먼저가 됐습니다.
2026-03-3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