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형 간판은 달았는데… 제주, 주말 그린피 5,600원만 내렸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형으로 전환하면 일반 이용객의 그린피 부담도 낮아져야 합니다. 그린피에 붙던 개별소비세가 면제되고 재산세 부담도 줄어드는 만큼, 골프장에 돌아간 세제 감면 효과가 이용료 인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제도 취지입니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가격표 변화가 크지 않았습니다. 회원제에서 대중형으로 전환한 제주 골프장 10곳의 주말 평균 그린피 인하액은 5,600원에 그쳤습니다. 전국 6개 권역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전환 뒤에도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올린 곳이 절반에 달했습니다. 대중형 전환이 이용객 부담 완화로 충분히 이어졌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전국 79곳 중 35곳, 요금 안 내리거나 올려 1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대중형 전환 전후의 골프장 그린피 현황’에 따르면, 2014년 이후 회원제에서 대중형으로 전환한 전국 79개 골프장 가운데 그린피를 내린 곳은 44곳으로 55.7%였습니다. 나머지 23곳, 29.1%는 전환 전후 요금을 유지했고 12곳, 15.2%는 오히려 인상했습니다. 대중형으로 바뀐 골프장 10곳 가운데 4곳 이상은 이용료를 내리지 않았거나 올린 셈입니다. 전환 골프장의 평균 그린피는 주중 13만 5,000원, 주말 18만 3,5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환 전과 비교한 평균 인하액은 주중 1만 3,600원, 주말 1만 4,500원에 머물렀습니다. ■ 세제 혜택과 가격 인하 사이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형으로 전환하면 이용객이 내던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농어촌특별세가 면제됩니다. 재산세율도 회원제보다 낮게 적용됩니다. 회원제에서 대중형으로 전환한 골프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114곳입니다. 대중형 전환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제도 취지인 이용객 부담 완화가 실제 가격표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별개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대중형 전환에 따른 세금 차액이 골퍼 1명당 약 4만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골프장마다 토지 규모와 공시가격, 인건비, 시설관리비, 투자비, 이용객 수가 달라 감면 규모와 수익 구조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세제 혜택이 실제 이용료 인하와 이용객 편익으로 이어졌는지 살필 관리 기준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제주 주말 인하폭 5,600원…전국 최저 제주 상황은 전국 평균 수준을 밑돌았습니다. 제주지역 대중형 전환 골프장 10곳의 주중 평균 그린피는 전환 전 12만 2,000원에서 전환 뒤 11만 5,000원으로 7,000원 낮아졌습니다. 주말 평균은 16만 3,000원에서 15만 7,000원으로 5,600원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평균 주말 인하액 1만 4,500원의 38.6% 수준입니다. 권역별 주말 인하액은 호남권이 2만 3,300원으로 가장 컸습니다. 영남권은 2만 300원, 강원권은 1만 6,100원, 충청권은 1만 5,900원, 수도권은 8,400원이었습니다. 제주의 5,600원은 호남권 인하액의 약 24% 수준에 그쳤습니다. ■ 10곳 중 5곳, 가격 그대로거나 인상 골프장별 전환 전후 가격을 비교하면 제주 평균이 왜 낮은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T골프장의 경우 주중 그린피를 11만 3,300원에서 8만 원으로 3만 3,300원, 주말은 14만 6,300원에서 12만 원으로 2만 6,300원 낮췄습니다. J골프장도 주중과 주말 요금을 각각 2만 2,000원씩 인하했습니다. ST골프장은 주중 1만 5,000원, 주말 8,000원을 내렸고, R골프장은 주중과 주말 각각 6,000원씩 낮췄습니다. O골프장도 주중과 주말 모두 5,000원씩 인하했습니다. 반면 SP·A·W·H골프장은 대중형 전환 전후 주중과 주말 그린피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인상 사례는 C골프장 한 곳입니다. 주중과 주말 요금을 각각 1만 1,000원 올렸습니다. 제주 전환 골프장 10곳 가운데 주말 그린피를 내린 곳은 5곳이었습니다. 4곳은 가격을 유지했고, 1곳이 인상했습니다. ■ 골프장 요금, 제주 여행 전체 비용으로 이어져 제주는 골프장 이용료만으로 선택되는 여행지가 아닙니다. 항공료와 숙박비, 렌터카 비용까지 더해집니다. 골퍼 입장에서는 18홀 그린피 하나가 아니라 제주 골프여행 전체 비용이 선택 기준이 됩니다. 이런 여건에서 제주 골프장의 주말 그린피 인하 폭이 전국 최저에 머문 문제는 골프장 내부의 요금 정책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주 골프관광의 가격 경쟁력과도 맞물립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대중형 전환은 세금 혜택을 받는 대신 일반 이용객의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인데, 전환 뒤에도 그린피를 내리지 않거나 올리는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주처럼 항공과 숙박, 이동 비용이 함께 드는 지역은 그린피가 골프장 내부 문제가 아니라 골프관광 경쟁력과 연결될 수밖에 있다”며 “대중형 골프장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금 감면 혜택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6-07-0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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