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망상’ 몰이에… 한동훈 “이재명 대통령이 계엄 안 한다, 그 한마디면 끝난다”
민주당이 ‘계엄 망상’이라며 집중 포화를 퍼붓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하루 만에 반격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판이 재개돼도 계엄 안 한다, 그 한마디면 끝난다.” 계엄을 둘러싼 정국 공방은 ‘주장’에서 ‘되묻기’로 옮겨갔습니다. ■ 4일 발언, “재판 재개 땐 계엄 가능성”… 민주당 “총기 상실” 한 전 대표의 발언은 전날(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작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이 재개될 경우, 계엄령이 선포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계엄령은 본래 행정부가 사법부를 제압할 때 쓰는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재판이 재개되면 이 정권은 끝난다. 민주당이 순순히 승복하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한민수 의원은 5일 CBS 라디오에서 “총기를 상실했다”, “균형감각을 잃었다”고 직격했습니다. 김지호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며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망언 릴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존재감 회복용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일부 중진은 “굳이 그 프레임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며 자제를 주문했습니다. ■ 5일 재반박, “윤 대통령 땐 막았다… 이번엔 민주당이 답하라” 하루 만에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입장을 내놨습니다. 5일 “이재명 대통령 재판이 재개되면 계엄으로 재판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제 주장에 민주당이 험한 말로 릴레이 반발하고 있다”고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이어 “작년 김민석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할 수 있다고 했을 때, 나는 당대표로서 ‘그럴 리 없고, 만약 한다면 우리가 막겠다’고 말했다”며 “이번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계엄 안 한다’고 하면 끝날 일”이라고 썼습니다. 또 “민주당 의원들도 ‘계엄하면 우리가 막겠다’고 말하면 된다”고 덧붙이며, 정치 공방의 화살을 다시 민주당으로 돌렸습니다. 결국 ‘계엄 가능성’을 주장한 인물에서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묻는 질문자’로 자신의 프레임을 바꾼 셈입니다. ■ “정치 언어가 다시 군사화되고 있다” 이번 논쟁은 ‘말의 전쟁’이란 영역을 한참 넘어섭니다. 대통령 재판 재개 논의를 ‘계엄’이라는 단어로 끌어올린 순간, 정치 언어가 다시 군사적 어휘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계엄이라는 단어의 무게는 실제 발동 가능성과는 별개로, ‘정권 위기 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상징적 질문을 품고 있습니다. 한 전 대표의 발언은 법적 논리보다 정치적 메시지에 가까웠습니다. 여야 모두 그 함의를 알고 있기에, 반응이 격렬했던 이유입니다. ■ 남은 쟁점, ‘그 한마디’의 향방 이번 논란은 이제 공이 민주당으로 넘어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계엄 안 한다”고 명확히 말할지, 민주당 지도부가 ‘우리가 막겠다’는 식의 정치적 응답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일부 “표현이 과했다”는 신중론도 있지만,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재등장을 알리는 ‘도발’로 보는 시각이 더 많습니다. 정치의 언어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이번 공방은 그 경계선을 다시 묻고 있습니다.
2025-11-0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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