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판결이 다시 흔들렸다…조희대 고발·양문석 재판소원, 사법 3법 첫날 터진 혼선
법원이 내린 확정판결은 이제 끝이 아니게 됐습니다.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가 시행된 12일, 헌법재판소에는 하루 만에 재판소원 16건이 접수됐고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왜곡죄 혐의로 고발됐습니다. 같은 날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재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도 도입 취지는 권리구제 확대였지만, 시행 첫날 드러난 현실은 사법 통제 강화보다 확정판결의 경계가 먼저 흔들렸습니다. ■ 첫 출발은 인권 사건, 하루의 무게중심은 곧장 정치 재판소원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의 강제퇴거 명령 취소 사건이었습니다. 2호는 납북귀환어부 유족의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 사건이었습니다. 재판소원이 특정 정치인의 방어 장치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출발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조 대법원장 고발과 양 전 의원의 재판소원 검토가 겹치면서, 새 제도가 기본권 구제 수단인지 판결 불복의 새 통로인지 묻는 시선이 빠르게 커졌습니다. ■ 양문석 사건, 재판소원이 선거 질서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음 드러내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12일) 양 전 의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은 파기환송됐지만,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 만큼 양 전 의원은 즉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개정 헌법재판소법은 확정판결에 대해서도 일정한 경우 재판소원을 허용하고, 헌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종국결정 전까지 효력을 정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의원직과 보궐선거 일정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고, 반대로 보궐선거가 치러진 뒤 본안 판단이 뒤집히면 법적 지위 충돌도 상상 가능한 영역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 법왜곡죄는 시행 첫날부터 ‘판결에 대한 형사 고발’로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을 겨눈 고발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을 문제 삼았습니다. 고발인은 형사소송법상 서면주의를 의도적으로 어긴 법왜곡이라고 주장했고,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거쳐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됐습니다. 다만 실제 수사가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별개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법원의 법률심 판단을 수사기관이 어느 선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지부터 만만치 않은 쟁점이기 때문입니다. 법왜곡죄는 형사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 범죄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위법 또는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했을 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법원 내부, 꺼낸 건 기대보다 혼란 전국 법원장들은 같은 날 간담회를 열고 재판소원에 따른 실무 혼란과 형사 법관 보호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법원 안팎에서는 재판기록 송부, 사법부 의견 제출, 재판소원 인용 뒤 후속 재판 절차, 확정판결을 전제로 한 집행 효력 정리 등 손대야 할 실무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왜곡죄와 관련해서도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형사재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사법개혁은 판결에 책임을 묻는 장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장치가 확정판결의 무게 자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헌재에는 재판소원이 몰렸고, 대법원장은 고발됐으며, 현역 의원의 지위는 헌재 판단 변수 앞에 놓였습니다. 권리구제의 문을 넓힌 입법이었다면, 그 문이 열렸을 때 어떤 혼선이 따라오는지까지 함께 설계했어야 했습니다. 12일은 그 준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드러낸 날이었습니다.
2026-03-1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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