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만명 몰린 국립중앙박물관, 내년부터 유료화…"1만원도 낼 수 있다"
尹 관저 공사 의혹 재판 '충격 증언'…"대통령실, 허위증언 지시했다"
페인트·단열재에 레미콘까지…중동 전쟁이 부른 공사비 폭탄
국토부도 손 뗐다…광화문광장 '받들어총' 조형물 4월 들어선다
쿠팡 3370만건 유출 이어 배민도…플랫폼 개인정보 관리 구멍 또 드러났다
"여보, 김치도 삽시다"…이 대통령 부부, 동문시장서 1시간 넘게 '제주 장보기
650만명 몰린 국립중앙박물관, 내년부터 유료화…"1만원도 낼 수 있다"
케이팝 열풍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가 된 국립중앙박물관이 내년부터 입장료를 받습니다. 2008년 무료 관람으로 전환한 지 19년 만의 방향 전환입니다. 기획예산처는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한 국립시설 이용료 현실화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민간 시설보다 사용료가 현저히 낮거나 물가 변동에도 오랫동안 낮게 유지된 시설의 요금을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이유로 성인 기준 2천원이던 입장료를 폐지하고 무료로 전환했습니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나 다시 유료화 쪽으로 방향이 잡혔습니다. 아직 입장료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는 성인 기준 5천원에서 1만원 수준이 거론됩니다. 세계 주요 국립박물관 입장료와 견줘보면 이 금액도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닙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22유로, 우리 돈으로 3만5천원 안팎이고, 바티칸 박물관은 20유로에 이릅니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1천엔, 한화 9500원 수준입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인상 대상과 규모를 확정하고 구체적인 요금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유료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데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방문객이 있습니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650만명으로 개관 이래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연간 관람객 200만명을 기준으로 설계된 전시 공간에 650만명이 몰리면서 시설 관리 부담과 관람 환경 불만이 동시에 커졌습니다. 유료화가 현실화되면 연간 최대 600억원의 자체 수입이 생길 것으로 분석됩니다. 경복궁을 비롯한 4대 고궁과 조선왕릉 입장료도 이번 예산 지침에 함께 포함됐습니다. 현재 성인 기준 경복궁과 창덕궁은 3천원, 덕수궁과 창경궁, 조선왕릉은 1천원입니다. 이번 현실화 방침에 따라 고궁과 왕릉은 현행보다 최대 2배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6-03-31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尹 관저 공사 의혹 재판 '충격 증언'…"대통령실, 허위증언 지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 이전 공사 특혜 의혹 재판에서 충격적인 법정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대통령실 행정관이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공사 업체 대표에게 허위 답변 문구를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온 겁니다. 서울중앙지법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과 황승호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관저 공사업체 21그램 대표 김 모 씨의 속행공판을 열었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원담종합건설 대표 황 모 씨는 김건희 특검팀의 신문에 황 전 행정관이 감사원에 하도급 관련 내용을 답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특검팀이 황 전 행정관과 황 대표 사이의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확인서와 의견서의 문구 하나하나를 황 전 행정관이 상세히 지시했느냐고 묻자 황 대표는 "그렇다"고 시인했습니다. 황 전 행정관이 관저가 보안구역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경호처가 공사 관련 자료를 모두 폐기했고 하드디스크를 포맷했다"는 내용으로 답변서를 만들라고 지시했따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경호처가 관련 자료를 폐기한 사실이 있었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황 대표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꾸며 감사를 막으려 한 셈입니다. 특검팀이 황 전 행정관과 21그램 대표 김 씨 등이 감사원 답변에서 말을 맞춘 것으로 보이고 상당 부분이 허위라고 지적하자 황 대표는 "일부 허위 내용이 들어있는 것 같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허위 답변을 주도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황 전 행정관"이라고 분명하게 답했습니다. 황 전 행정관에게는 감사원법 위반 혐의도 별도로 적용됐습니다. 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허위 진술을 한 혐의입니다. 무면허 업체인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건설사업자 명의를 빌려준 경위도 재판에서 드러났습니다. 원담종합건설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2022년 중순 명의를 대여한 업체입니다. 황 대표는 이 과정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직접 지시 아닌 지시를 내려 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원담종합건설 명의로 모든 계약을 체결하라는 지시를 받았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확인했습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전시회를 여러 차례 후원한 인테리어 업체입니다. 2022년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이 업체가 대통령 관저 이전·증축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이 사건의 출발점입니다. 김 전 차관과 황 전 행정관은 공무원 직권을 남용해 무면허 업체에 공사를 맡기도록 하고, 타 업체 명의로 추가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행정안전부와 조달청 공무원을 속여 16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습니다.
2026-03-31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페인트·단열재에 레미콘까지…중동 전쟁이 부른 공사비 폭탄
건설 현장의 필수 자재인 레미콘 공급이 이르면 4월 중순부터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렸고, 그 충격이 이제 전국 건설 현장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레미콘은 시멘트와 모래, 자갈에 혼화제를 섞어 만드는 아직 굳지 않은 콘크리트입니다. 이 혼화제의 핵심 원료가 나프타에서 뽑아내는 에틸렌인데, 국내 레미콘 업체들이 보유한 에틸렌 재고가 겨우 2주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이 상태가 이어지면 오는 4월 중순부터 레미콘 공장들이 가동을 멈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혼화제 없이는 콘크리트 반죽이 딱딱하게 굳어 레미콘 차량이 파이프로 밀어 올릴 수조차 없습니다. 나프타를 직접 가공하는 석유화학 업계는 이미 심각한 상황입니다. LG화학은 이달 23일부터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안의 나프타분해시설 2공장 가동을 멈췄습니다.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이 80만 톤에 이르는 공장입니다. 레미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프타를 기초 원료로 하는 페인트와 PVC 파이프, 단열재, 방수재, 도배지 등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화학 계열 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나프타 가격 자체가 지난달 27일 대비 40% 이상 오른 것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분석을 보면 국제유가가 60% 오를 경우 건축물 공사비는 1.5%, 일반 토목시설 공사비는 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공급 차질까지 우려되면서 실제 공사비 상승폭은 이를 훨씬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5월까지 이어질 경우 원자재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2026-03-31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국토부도 손 뗐다…광화문광장 '받들어총' 조형물 4월 들어선다
논란 끝에 광화문광장에 6.25 전쟁 참전국을 기리는 이른바 '받들어총' 조형물이 결국 들어서게 됐습니다. 서울시는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에 석재를 기증한 9개 국가 외교단을 초청한 간담회에서 조형물 설치는 오는 4월 말까지, 지하 미디어 전시 공간은 5월 중순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6.25 전쟁 참전 22개국에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아 광화문광장에 추진해온 사업입니다. 지상에 의장대가 받들어총을 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높이 약 7m짜리 석재 조형물 23개를 조성하고, 지하에는 참전국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미디어월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총사업비는 730억원 규모입니다. 조형물은 인도산 스틸 그레이 석재로 만들어지고, 그리스.노르웨이.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독일.인도 등 7개 국가가 기증한 석재를 모듈 형태로 심는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스웨덴과 호주도 기증 의사를 밝히고 현재 준비 중입니다. 이 사업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서울시가 국토계획법과 도로법 등 관련 행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사중지명령을 내렸습니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을 디테일에 약간 문제가 있다고 공사를 중지시키겠다는 건 과도한 직권 남용이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서울시도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정면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지적한 도시계획시설 변경 절차 등 문제를 모두 시정한 뒤 보름 만인 지난 18일 공사를 재개했고, 국토부에도 지난 20일 공문을 통해 공사 재개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국토부는 더이상 사업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게다가 6.3 지방선거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완공되는 일정을 두고 선거용 사업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받들어총' 조형물이 실제로 광장에 들어서더라도 논란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2026-03-31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쿠팡 3370만건 유출 이어 배민도…플랫폼 개인정보 관리 구멍 또 드러났다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 고객 정보가 '보복 대행 테러' 범죄에 악용됐습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피해를 입으신 고객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범죄 일당은 텔레그램을 통해 보복 대행 의뢰를 접수한 뒤 수백만원을 받고 남의 집 현관문에 인분을 뿌리거나 래커로 욕설을 낙서하는 등의 테러를 저질러 왔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이 범행 대상자의 주소지를 알아내는 데 배민 고객 정보를 사용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수법은 이른바 위장 취업입니다. 총책 30대 정 모 씨는 조직원인 40대 여 모 씨를 배민의 고객상담 외주업체에 상담원으로 취업시켰습니다. 위장 취업한 여 씨는 매달 수백만원을 받고 윗선 요청이 올 때마다 고객 주소지 정보를 텔레그램으로 넘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무단 조회 건수는 약 1000여 건으로, 이 가운데 실제 테러에 쓰인 것은 40여 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배민 측은 자체 조사 결과 555건 열람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경찰 추산 수치와는 차이를 보입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29일 총책 정 씨를 포함한 일당 4명을 전원 구속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신고를 접수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경기도 화성.군포.평택.의왕과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유사한 수법의 보복 대행 테러 피해가 이어졌는데, 경찰은 이들 사건들을 병합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배민 정보 유출 경위를 포착했습니다. 배민 측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정보 악용이 확인된 건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개인정보위에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외주업체에 대해 고객 정보 관련 전수 감사를 실시한 뒤 계약 해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상담 인력 채용 기준을 강화하고 관리 체계도 전면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337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터졌습니다. 플랫폼 기업에 수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내부자 유출과 위장 취업을 통한 정보 탈취가 잇따르는 데 대해, 과징금 강화와 원청 책임 강화 등 실질적인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6-03-31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여보, 김치도 삽시다"…이 대통령 부부, 동문시장서 1시간 넘게 '제주 장보기
천혜향과 한라봉이 가득 쌓인 과일 가게 앞, 한 무리의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가판대 너머로 웃음꽃이 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오늘 오후 제주 동문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습니다. 대통령 부부의 방문 소식이 퍼지자 상인들과 시민들이 속속 몰려들었고, 시장 안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습니다. 이 대통령은 가게마다 발걸음을 멈추며 상인들과 눈을 맞췄습니다. 과일모찌 가게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한라봉모찌와 딸기모찌를 산 뒤 참모진과 함께 맛을 봤습니다. 떡집에서는 오메기떡을, 채소 가게에서는 애호박과 마늘대를 골랐습니다. 생선가게 앞에서는 은갈치와 간고등어를 집어 들며 "많이 파시라"는 덕담을 건넸습니다. 생선가게 상인이 자녀 출산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이 대통령은 환한 얼굴로 축하 인사를 건네며 말린 옥돔을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과일가게에서 천혜향과 수라향을 직접 맛본 뒤에는 "맛있다, 많이 사시라"며 주변 시민들에게도 권했습니다. 김 여사가 김치 가게에서 고추장아찌를 집어 드는 순간, 이 대통령이 한 발 다가서며 "여보, 얼갈이 배추김치도 삽시다"라고 불렀습니다. 부부의 소박한 장보기 한 장면이 시장 안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시장을 돌면서 "애기 있어요"라는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어린 방문객들을 챙겼습니다. 반려견을 안고 온 시민의 강아지를 건네받아 품에 꼭 안은 채 카메라 앞에 서는 모습도 연출됐습니다. 시장 입구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과 짧은 대화를 나눴고, 계양구에서 온 관광객을 만나자 김 여사가 반가움을 먼저 표하기도 했습니다. 셀카 촬영 요청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이 대통령은 한 번도 발걸음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초콜릿 가게에서는 선물 세트를 구매해 동행한 참모진에게 직접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부부는 1시간 넘게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다 동문시장을 마지막으로 1박 2일 제주 방문 일정 전체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제주 방문은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 제주를 찾은 자리였습니다. 오늘 오후 한라컨벤션센터에서 도민 200명과 '제주의 마음을 듣다'를 주제로 열두 번째 타운홀미팅을 마친 뒤 곧바로 동문시장으로 이동해 민생 소통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지난해 6월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12개 지역을 순회한 지역별 타운홀미팅은 오늘 제주를 끝으로 마무리됐으며, 청와대는 이후 지역 순회 방식 대신 사안별로 타운홀미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2026-03-30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제주가 한 예술가의 별을 끝내 다른 뜻으로 바꿨다… 이상홍 《우아한 집착》
한 사람이 오래 살아낸 시간은 어느 순간 형태를 얻습니다. 붙들어온 감정은 선이 되고, 지워지지 않던 흔적은 화면이 되며, 말로 다 꺼내지 못한 마음은 끝내 하나의 형식으로 드러납니다. 이상홍의 개인전 《우아한 집착》은 바로 그 장면을 보여줍니다. 제주에 들어와 지나온 시간이 이번에는 흐릿한 기억이 아니라 또렷한 조형 언어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전시는 4월 3일부터 제주시 관덕로15길 6 대동호텔 아트센터 비아아트에서 열립니다. 평면과 드로잉, 오브제 90여 점이 관객과 만납니다. 지하 1층에는 2023년 제주 첫 개인전 《그때 그냥 제주》 이후 이어온 ‘별’과 ‘선’ 작업이 들어서고, 지상 1층에는 상자 속 오브제와 드로잉, 선으로 조형한 작업이 펼쳐집니다. 제주에서 여는 두 번째 개인전입니다.  ■ 두 번째 개인전, 비어 있지 않았던 시간을 드러내다 이번 전시를 붙드는 힘은 횟수보다 그 사이 축적된 시간에서 나옵니다. 첫 개인전과 두 번째 개인전 사이에는 이력 몇 줄로는 담기지 않는 세월이 있습니다. 어디에 몸을 두고 살았는지, 무엇을 붙들고 건너왔는지, 생활과 작업이 어떤 식으로 서로를 바꿨는지가 그 시간을 채웁니다. 이상홍에게 제주가 바로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출발점은 2017년 가을 비아아트의 〈예술가와 여관〉 프로젝트였습니다. 2018년에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 이아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하며 제주 원도심과 서귀포를 오갔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며 작가는 봄과 가을 두 달씩 제주 원도심에서 지내기로 마음먹었고, 결국 2019년 봄 서울에서 제주로 삶의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뒤의 시간이 이번 전시를 더 깊게 만듭니다. 대동호텔 앞 옥림장 마당집을 빌려 살며 원도심을 돌아다녔고, 그 과정에서 〈이작가와끼니〉를 시작했습니다. 2022년 봄에는 제주목 관아 옆 옛집에 작업실이자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을 열었습니다. 2021년 산지천갤러리 기획공모 〈떠 있는 섬〉 10인전, 2024년 《엄마 없는 엄마를 위하여》 3인전, 2025년 《빈공간에서 빈공간으로》 프로젝트 전시까지 이어진 흐름도 모두 그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두 번째’라는 말 하나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첫 전시 뒤의 시간이 비어 있지 않았고, 그 세월이 생활과 작업을 함께 밀어 바꿨기 때문입니다. 제주에서 아홉 번째 봄을 맞은 작가가 이번에 꺼내 보이는 것은 신작 몇 점의 목록이 아니라, 원도심에서 통과한 길고 질긴 시간입니다. ■ 우아함은 눌러 담은 태도이고 집착은 끝내 놓지 않는 힘이다 《우아한 집착》이라는 제목은 멋을 내기 위한 수사로 소모되지 않습니다. 우아함은 표면의 세련됨보다 오래 견딘 뒤 남는 태도를 건드리고, 집착은 과장된 열정보다 끝까지 붙드는 힘을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이상홍은 전시 서문에서 집착을 “과잉이 아닌 지속”으로 정의합니다. 또 ‘별세우기’를 “빛나는 것에 대한 찬미가 아닌, 추락하지 않게 붙잡는 노동”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번 전시의 중심은 이 짧은 문장들 안에 압축돼 있습니다. 화면은 조용하지만 그 아래에는 오래 눌린 감정이 흐르고, 형식은 절제돼 있지만 그 안에는 멈추지 않는 반복이 살아 있습니다. 우아함과 집착은 이 전시 안에서 서로를 밀어 올립니다. 정돈된 형식은 안쪽의 압력을 더 또렷하게 드러내고, 오래 붙든 감정은 화면의 절제와 긴장을 더 팽팽하게 만듭니다. 아름다움보다 버팀이 먼저이고, 장식보다 지속이 먼저라는 사실이 작업 전체를 관통합니다. ■ 별, 칭찬의 표식에서 이해받지 못한 삶의 흔적으로 옮겨가다 전시를 관통하는 이미지는 ‘별’입니다. 그 별은 반짝이는 상징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작가는 유년의 ‘참잘했어요’와 결별한 뒤, 별을 칭찬의 표식으로 두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사연과 바람을 품고도 이해받지 못한 삶, 끝내 다 설명되지 않는 감정, 그래도 붙잡고 세울 수밖에 없는 흔적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별세우기’라는 표현도 여기서 힘을 얻습니다. 빛나는 것을 예찬하는 일이 아니라, 무너질 수 있는 감정과 삶의 흔적을 계속 세워두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별’은 장식보다 표식으로 읽힙니다. 지하의 ‘별’과 ‘선’, 지상의 상자 속 오브제와 드로잉은 서로 다른 형식을 띠지만 결국 같은 질문으로 모입니다. 무엇을 끝내 버리지 못했는지, 무엇을 계속 세우려 했는지, 무엇이 이 사람을 여기까지 데려왔는지를 향한 질문입니다. 작품의 완성도만 살피다가는 절반만 보게 됩니다. 그 안에는 반복되어온 손의 시간과 설명으로는 다 닿지 않는 감정을 형상으로 남기려는 고집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별은 여기서 예쁜 기호가 아니라, 오래 붙들어 온 삶의 좌표로 바뀝니다. ■ 원도심이 바꿔놓은 시간, 다시 작업과 공간의 언어가 되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제주 원도심이 한 예술가의 시간을 실제로 바꿨다는 점입니다. 원도심은 여기서 배경이 아니라 조건입니다. 골목과 집, 생활의 속도가 감각을 바꿨고, 그 감각은 다시 작업의 형식과 공간 운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상홍은 제주로 옮겨온 뒤 개인 창작에만 힘을 쏟지 않았습니다. ‘빈공간’을 기반으로 전시와 프로젝트를 이어왔고, 〈이작가와 희곡읽기〉, 〈연극을 읽고 상상을 그린다〉, 〈꿈의 스튜디오 제주〉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 벌여왔습니다. 예술가와 애호가, 실천가들이 한 동네 안에서 만나고 부딪히고 다시 연결되는 지점 역시 그의 작업 반경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원도심이라는 장소가 한 예술가의 세월을 어떻게 바꾸고, 그 변화가 다시 작업과 공간, 지역 문화의 장면으로 어떻게 넓어졌는지 이번 전시는 그 흐름을 함께 보여줍니다. 전시는 4월 28일까지 이어집니다. 기간 중에는 ‘작가와의 대화’도 예정돼 있습니다.
2026-03-3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자막뉴스] 대통령이 약속한 4.3의 완전한 해결.. 남은 과제는?
제주4·3 희생자와 유족은 현재 14만 3,000여 명으로, 유족 대부분은 80대 이상의 고령입니다. 사실 조사부터 심사까지 3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미인정 유족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김창범 /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어제) "아직도 희생자로 신고하지 못한 피해 입은 분들이 계십니다. 내년에는 반드시 희생자와 유족 추가 신고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가 신고 소식을 기다리는 유족도 최소 300명으로, 이 역시 대부분 고령입니다. 내년 초 신고 접수를 위해 예산 등 준비가 시급한 만큼, 이재명 대통령이 시행령 개정 요청에 답했습니다. "아직 완결되지 못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 9차 희생자 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 관계 작성 및 정정, 혼인 입양 특례 및 보상 신청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4.3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록관 건립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관건은 국비 확보입니다. 제주도는 올해 용역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설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강희경 / 제주도 4·3지원과장 "부지 적정성 검토라든가 도입 시설은 어떤 것이고, 공간은 어떻게 할 것인지 전문가나 4·3 유족회라든가 단체의 의견을 듣고 올해 용역을 마무리해서 내년부터는 실시 설계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제주도는 왜곡처벌법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회, 정부 설득을 지속하는 등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JIBS 정용기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2026-03-30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강명철 (kangjsp@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