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안 되는 게 아니다”… 20대, 시작도 못 하고 노동시장 밖으로 밀렸다
취업이 늦어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예 시작조차 못 하고 멈추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에 들어오기 전 단계에서부터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27일 국가데이터처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20대 구직단념자는 7만3,407명으로 전체의 20.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로, 60대보다 많았습니다. 사회에 처음 진입해야 할 연령대가 가장 먼저 구직을 포기하는 구조입니다. ■ 취업 줄고, 구직도 멈춰… 동시에 꺾인 흐름 지난 3월 2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 7,000명 감소했습니다. 15~29세 전체 취업자도 14만 7,000명 줄어 4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고용률은 43.6%로 전년보다 0.9%포인트(p) 하락하며 23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반면 실업률은 7.6%로 올라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구직 시도마자 줄고 있습니다. 취업이 어려워서 밀리는 단계를 넘어, 시도 자체를 접는 단계로 이동했습니다. ■ ‘취준’ 줄고 ‘쉬었음’ 늘어… 시장 밖 체류 확대 노동시장 밖에 머무는 청년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쉬었음’ 상태 청년은 40만 2,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취업준비자는 63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5% 감소해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일자리를 찾는 인구보다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구직 과정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멈추는 선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채용은 바뀌었는데, 진입 경로 좁아져 청년 고용이 막힌 이유는 수요 부족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채용 방식이 먼저 바뀌었습니다. 기업들은 정기 공채를 줄이고 수시 채용을 확대했습니다. 동시에 경력직 선호를 강화했습니다.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찾는 구조로 이동하면서, 청년들의 사회 진입 창구는 더 좁아졌습니다. 기업은 ‘경력 있는 인력’을 찾고 있습니다. 청년은 ‘경력을 쌓을 첫 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조건이 맞물리면서, 진입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구조가 굳어졌습니다. ■ AI·산업 재편까지 겹쳐… ‘처음 일자리’ 축소 산업 변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정보통신업 등 청년층 비중이 높았던 업종에서 고용이 줄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도입 확산으로 반복 업무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수의 숙련 인력과 자동화를 결합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그 결과,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진입할 수 있는 자리가 먼저 줄어들고 있습니다. ■ 반복된 탈락, 결국 이탈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고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취업 실패 경험이 누적되면서 구직단념으로 이어지고, 경쟁 심화로 심리적 위축까지 겹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러 차례의 탈락이 쌓이면, 도전 자체를 중단하는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 정책 뒤따르지만... 속도 격차가 남아 정부도 상황을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산업 변화 속도에 비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경로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직무 역량 강화와 일경험 확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 뉴딜’ 방안을 준비 중입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동시장 진입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6-04-27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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