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끊으면 30만 원 덜 낸다”…중동발 유가 충격, 항공권 ‘숨은 요금’ 먼저 뛰었다
항공권 가격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운임이 아니라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입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다음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크게 인상됩니다. 장거리 노선 기준으로 왕복 유류할증료가 50만 원 수준까지 올라갈 전망입니다. 특히 유류할증료는 비행 날짜가 아니라 항공권을 구매한 ‘발권일’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구조라, 인상 적용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4월 이전에 항공권을 미리 발권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 한 달 만에 12단계 급등…현행 제도 이후 최대 상승폭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격(MOPS)은 올해 2월 1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집계 결과, 33단계 가운데 18단계로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3월 항공권에 적용되는 단계는 6단계입니다. 한 달 사이 12단계가 상승한 것으로, 2016년 현행 거리비례제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다음 달 발권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를 크게 올리기로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4월 발권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4만 3,900원에서 최대 25만 1,9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3월에는 같은 노선 기준 1만 4,600원에서 7만 8,600원이었습니다. ■ 뉴욕 왕복 50만 원… 장거리 노선 체감 부담 급증 노선별로 보면 상승 폭은 더 크게 체감됩니다. 인천–뉴욕 노선 기준으로 3월 편도 유류할증료는 7만 8,600원이었지만 4월에는 25만 1,900원으로 크게 오릅니다. 왕복 기준으로는 15만7,200원에서 50만3,800원으로 뛰어오릅니다. 단거리 노선도 예외는 아닙니다. 인천–후쿠오카 노선의 경우 편도 기준 1만 4,600원에서 4만 3,900원으로 인상됩니다. 대한항공 역시 4월 유류할증료를 이날 오후 발표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장거리 노선 기준으로 10만 원 이상 추가 상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 국제 유가와 환율, 동시에 상승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연료비 상승 부담을 운임에 반영하기 위해 부과하는 요금입니다. 국토교통부 기준에 따라 항공사들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격(MOPS)을 기준으로 단계별 할증료를 책정합니다. 1갤런당 평균 가격이 150센트 이상이면 총 33단계 체계에 따라 요금이 올라갑니다. 최근 단계 급등의 배경은 중동 정세가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주변 긴장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 연료비 부담이 동시에 확대됐습니다. 유류할증료가 이 수준까지 올라간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단계입니다. ■ 항공권 가격 구조, ‘출발일’보다 ‘발권일’ 적용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가격 구조에서 특징적인 방식으로 적용됩니다. 비행 날짜와 관계없이 항공권을 구매한 날짜를 기준으로 요금이 결정됩니다. 여름 휴가 시즌인 7월 출발 항공권이라도 3월에 발권하면 3월 유류할증료가 적용됩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각종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 등에서는 “유류할증료가 오르기 전에 발권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등 실제 유리한 구매날짜를 둘러싼 의견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국제유가 급등 당시에도 유류할증료 인상 전에 항공권 발권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습니다. ■ 항공권 가격 변수 확대… 여행시장에도 영향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가격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특히 장거리 노선에서는 체감 가격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최근 글로벌 항공사들 역시도 요금 조정에 나섰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홍콩항공은 동아시아 노선 유류할증료를 약 30% 이상 인상했고 인도 에어인디아는 북미 노선 할증료를 50달러 올렸습니다. 호주 콴타스항공 역시 국제선 요금을 평균 약 5%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항공권 가격 부담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 해외여행 비용 상승…국내 관광 흐름 변수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면 여행 수요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장거리 노선 유류할증료가 크게 오를 경우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여행 목적지가 조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관광업계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여행 수요가 일부 늘어나는 ‘반사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역 업계 한 관계자는 “장거리 해외여행 비용이 크게 오르면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수요가 일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다만 유가 상승이 항공권 전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선 운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국 항공권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는 여행 수요보다 국제 유가와 중동 정세”라며 “올해 성수기 대응 전략도 이런 변수들을 고려해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6-03-16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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