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원’ 기준이 된 캐디피… 20년 새 2배 상승은 우연이 아니다
팀당 15만 원입니다. 대중형 골프장에서 캐디피는 이제 ‘선택 가격’이 아니라 사실상의 기본 요금이 됐습니다. 지난 20년간 캐디피는 78.9%, 높게 보면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주중 그린피 인상률은 67.2%, 주말은 53.1%였습니다. 주요 이용료 가운데 캐디피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가격은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상이 반복돼 기준처럼 굳어졌다면, 그 형성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8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인상은 단계적으로 13일 한국골프소비자원에 따르면 팀당 캐디피는 2006년 8만 1,800원에서 2026년 14만 6,30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2004년 8만 원이던 요금은 2010년 10만 원, 2014년 12만 원을 거쳐 2023년 이후 15만 원대로 올라섰습니다. 18홀 이상 406개 골프장 가운데 75.4%가 15만 원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16만~17만 원 구간도 형성됐습니다. 같은 기간 카트피 인상률은 57.9%였습니다. 그린피보다, 카트피보다, 캐디피가 더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인상 흐름은 반복됐고, 결과는 고착됐습니다. ■ 캐디 동반은 사실상 전제 조건 다수 골프장에서 캐디 동반은 선택이 아니라 운영의 기본 조건처럼 작동해 왔습니다. 선택권이 제한되면 수요는 고정됩니다. 고정된 수요는 가격 경쟁을 약화시킵니다. 인력 부족이 거론될 때마다 요금은 조정됐고, 다시 기준이 됐습니다. 서비스 체감이 인상 폭과 비례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상향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 표준약관 개정, 가격 형성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 지난해 11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 개정을 요청했습니다. 카트·캐디 강제 금지와 4인 플레이 강요 금지가 핵심입니다. 약관이 개정되면 캐디 동반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 됩니다. 선택권이 열리면 수요는 조정되고, 가격은 다시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번 논의는 인상 여부를 넘어, 가격이 어떻게 결정돼야 하는지를 묻는 과정입니다. ■ 카드결제 확대, 편의 개선이지만 인상 근거는 아니 올해 1월 캐디피 결제수단을 신용카드까지 확대하는 개정안이 접수됐습니다. 현금·계좌이체만 가능했던 방식은 소비자 불편 요인이었습니다. 카드결제가 허용되면 편의성은 개선됩니다. 그러나 카드 수수료 부담이 캐디피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논란은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골퍼들이 지출한 캐디피 총액은 1조 7,800억 원입니다. 1인당 연간 약 32만 원을 부담했습니다. 결제 방식 변화가 추가 인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가격에는 기준이 필요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은 “캐디 강제를 금지하는 규정이 표준약관에 반영돼 고질적인 수급 문제가 완화되길 기대한다”라며 “결제수단 다양화는 환영하지만 이를 이유로 캐디피가 인상돼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캐디의 숙련도와 서비스 역량에 따라 보수가 달라지는 등급제를 도입해 가격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골프장은 일률 요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차이가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체계는 설득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제주 골프산업... 경쟁 구도 심화 제주를 찾는 원정 골퍼들은 항공료와 숙박비, 라운드 비용을 함께 비교합니다. 가격 신뢰는 관광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비용이 설명되지 않으면 수요는 이동합니다. 해외 골프 시장과의 비교는 이미 일상화된 실정입니다. 서천범 원장은 “캐디 강제는 시장의 선택을 막는 요소”라며 “강제가 풀리고 가격이 역량에 따라 책정될 때 소비자와 산업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15만 원이 기준처럼 굳어진 지금, 가격 논란을 멈출 객관적 기준을 세우는 일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26-02-13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