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수사 대상 김경, 출국했고 기관 배지로 들어갔다
공천헌금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지방의원이 출국했고, 귀국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감 기관의 지원으로 해외 행사장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출국은 개인 일정인가, 공적 지위를 활용한 회피인가. 수사는 시작됐고, 출국은 그 직후였습니다. 이 시간차는 정치 윤리를 넘어 공적 권한 사용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수사 착수 직후 출국, 그리고 CES 현장 포착 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경 서울시의원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행사장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점은 공천헌금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직후입니다. 고발장이 접수된 뒤 이틀 만에 출국했고, 수사가 공식화된 이후에도 귀국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일정을 소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귀국 요청과 함께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이는 강제력이 없는 행정 절차지만, 수사기관이 해당 인물을 실제 조사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 시의원은 사실상 피조사 예정자 신분에서 출국했고, 그 상태로 국제 행사 현장에 나타난 셈입니다. ■ 출입 경로는 개인이 아니라 ‘피감 기관’ 문제는 출국 자체보다 출입 경로입니다. 김 시의원이 CES 출입을 위해 활용한 경로는 자신이 과거 위원장을 맡았던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피감 기관인 서울관광재단이었습니다. 서울관광재단은 서울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서울통합관과 연계해 스타트업 전시를 지원하고 있으며, 김 시의원은 이 구조를 통해 행사장 출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개인 자격이 아니라 공적 관계망을 경유한 접근이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이번 출국은 개인 일정이 아니라 공적 지위의 연장선으로 성격이 이동합니다. ■ ‘외유’라는 말이 아니라, 그 구조가 문제 김 시의원은 “자녀를 만나기 위한 출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포착된 장면은 기술 전시회 참석이었고, 출입 경로는 공적 기관이었습니다. 설명과 행위 사이의 간극이 발생합니다. 사실 이같은 간극은 반복적으로 정치권에서 확인됐습니다. 개인 일정으로 출국하지만, 실제 이동은 공적 인프라를 이용하고, 책임은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는 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윤리 기준을 무너뜨립니다. 공적 권한은 공적 책임과 결합될 때만 정당성을 갖는데, 이번 장면은 그 결합이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공천헌금 의혹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과정 이번 사건의 핵심은 1억 원이라는 액수가 아닙니다. 공천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됐고, 누가 개입했고, 그 과정이 정당 내부 절차를 훼손했는가입니다. 녹취에서 드러난 것은 금액보다 공천 과정이 사적 관계와 보좌진 라인을 통해 관리됐다는 정황입니다. 이 정황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을 넘어 공당의 후보 결정 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는 의미입니다. 대표성을 구성하는 절차인 공천이 심의가 아니라 거래의 형식으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 귀국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 경찰은 김 시의원의 귀국 이후 출국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절차는 진행 중이고 유무죄는 판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책임은 사법 판단보다 먼저 작동합니다. 수사를 받는 공직자가 설명 없는 해외 체류를 이어가고, 공적 기관의 지원을 받아 공개 행사에 등장하는 장면은 신뢰를 약화시킵니다. 이번 사건은 개인 한 사람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공적 지위가 개인의 방패로 작동하는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출국이 문제가 아니라, 출국이 가능했던 그 구조가 문제입니다.
2026-01-0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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