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9%로 내려왔지만… 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없었다면 3.5%”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내려왔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출하 물량이 늘고 할인 지원이 집중되면서 농산물 가격이 4.0% 떨어졌고, 8월 물가를 끌어올렸던 통신요금 기저효과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가공식품과 내구재는 오름폭이 더 커졌고 석유류는 14.8% 상승했습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8% 올랐습니다.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로 9월 물가 상승률을 0.6%p 낮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상승률이 3.5%에 달했을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전체 물가는 두 달 만에 2%대로 돌아왔지만 품목별 가격 흐름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 3.1%→2.9%… 통신요금 기저효과 사라져 국가데이터처가 오늘(2일)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했습니다. 전월보다 0.3% 올랐고 올해 1~9월 누계 상승률은 2.6%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가 7월 2.8%로 내려왔습니다. 8월에는 3.1%로 다시 올라섰고 지난달 0.2%p 낮아졌습니다. 상승률이 낮아진 데는 통신요금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보상 차원에서 휴대전화 요금을 한시적으로 할인하면서 당시 통신요금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1년 뒤인 올해 8월에는 그 반작용으로 통신요금 상승률이 16.6%까지 치솟았지만 9월에는 2.0%로 낮아졌습니다.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8월 6.5%에서 9월 1.5%로 떨어졌고, 전체 서비스 물가 상승률 역시 3.7%에서 2.7%로 축소됐습니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휴대전화 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가 종료된 점을 9월 전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주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 근원물가 2.8%… 가공식품·내구재는 더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근원물가 흐름은 달랐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상승했습니다. 8월 3.4%보다는 0.6%p 낮지만 당시에는 통신요금의 일시적인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됐습니다. 8월을 제외하면 9월 상승률은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도 2.7% 올랐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월의 일시적인 통신요금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9월의 물가상승 압력이 8월보다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가공식품과 내구재에서는 상승 폭이 확대됐습니다. 가공식품 상승률은 8월 1.5%에서 9월 2.1%로 높아졌습니다. 빵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올랐습니다. 빵과 즉석식품, 냉동식품 등의 출고가격 인상이 순차적으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된 영향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할인행사가 이어지면서 실제 소비자가격 상승 폭은 출고가격 인상 폭보다 제한됐습니다. 내구재 상승률도 8월 4.1%에서 9월 4.9%로 확대됐습니다. 컴퓨터는 반도체와 전자부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7.4% 뛰었고, 휴대전화기는 신제품 출고가격 등의 영향으로 8.3% 상승했습니다. 공업제품 전체 상승률도 8월 3.7%에서 9월 4.2%로 높아졌습니다. ■ 석유류 14.8%↑… 정부 “최고가격제 없었다면 3.5%” 9월 물가를 크게 끌어올린 품목 가운데 하나는 석유류가 꼽힙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8% 상승했습니다. 경유가 20.0%, 등유 19.5%, 휘발유는 11.8% 올랐습니다. 석유류의 물가 상승 기여도만 0.56%p에 달했습니다.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상승 폭이 더 컸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최고가격제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6%p 낮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 상승률 2.9%에 이를 더하면 3.5%입니다. 3.5%는 실제 관측된 물가 상승률이 아니라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가정에 따라 정부가 산출한 추정치입니다.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도 국내 주유소 가격은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습니다. 두바이유 가격은 8월 배럴당 88.8달러에서 9월 113.7달러로 올랐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같은 기간 ℓ당 1,863원에서 1,858원으로 낮아졌습니다. ■ 농산물 4.0%↓… 추석 할인·출하 확대 영향 물가를 끌어내린 쪽에는 농산물이 있었습니다.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하락했습니다. 과일 작황이 양호했던 데다 추석을 앞두고 출하량이 늘었고, 정부의 할인 지원과 공급 확대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선과실은 11.1% 떨어졌습니다. 사과는 9.2%, 복숭아 14.7%, 포도는 10.3% 하락했습니다. 농축수산물 전체로는 0.3% 떨어졌습니다. 축산물은 3.7%, 수산물은 4.5% 올랐습니다. 추석 수요 등이 겹치면서 국산쇠고기는 6.6%, 수입쇠고기는 7.2%, 돼지고기는 1.9% 상승했습니다. 채소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보합이었지만 전월보다는 14.2% 뛰었습니다. 호박은 한 달 사이 75.4%, 파프리카 79.6%, 토마토 47.9%, 배추는 19.1% 상승했습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하락했습니다. ■ 공업제품·개인서비스가 상승분 90% 차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분 2.88%p 가운데 공업제품의 기여도는 1.38%p, 개인서비스는 1.21%p였습니다. 두 부문을 합치면 2.59%p로 전체 상승분의 약 90%입니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올랐습니다. 외식은 2.5% 상승한 반면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4.3% 올랐습니다. 해외단체여행비는 19.3%, 보험서비스료는 13.4% 상승했습니다. 국제항공료도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유류할증료 등의 영향으로 22.5% 뛰었습니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습니다. 식품은 1.6%, 식품 이외 품목은 3.1% 상승했습니다. ■ 제주 2.7%… 교통 물가 9.0% 올라 지역별로 보면, 제주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올랐습니다. 8월 3.1%보다 상승 폭이 0.4%p 낮아졌고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습니다. 올해 1~9월 누계 상승률은 2.7%입니다. 생활물가지수는 1.9% 상승했습니다. 식품은 0.7% 오른 반면 식품 이외 품목은 2.9% 상승했습니다. 신선식품지수는 1.4% 떨어졌습니다. 제주에서도 농축수산물은 0.2% 하락했지만 공업제품은 4.4%, 개인서비스는 3.1% 올랐습니다. 특히 교통 물가가 9.0% 상승했습니다. 경유는 17.9%, 휘발유 10.4%, 등유는 25.8% 올랐습니다. 국제항공료는 22.5%, 국내항공료도 17.7% 상승했습니다. 반면 사과는 15.1%, 수입쇠고기는 9.1% 떨어졌습니다.
2026-10-02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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