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빨아 먹는다” 또 나온 '빨대'…추미애 국감 고성 끝 파행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시 충돌을 불렀습니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예산의 지방자치단체 부담을 지적하며 '재정을 빨아 먹는다'는 표현을 사용하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망언'이라고 맞섰습니다. 고성이 오가면서 감사는 파행을 겪었습니다.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이 열린 날이었습니다. 추 지사가 거듭 사과했지만 여야는 발언의 책임과 소방재정 부담을 놓고 대립했습니다. 경기도의 소방안전교부세 집행 실적과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예산 삭감 문제까지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습니다. ■ 부승찬 “재정 쭉쭉 빨아 먹어”…김은혜 “망언” 19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추 지사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는데도 인건비와 지원 비용의 약 90%를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게 지자체의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 먹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이를 '망언'이라고 비판하자 부 의원은 “여전히 정쟁으로 활용하는 작태로 보인다. 앞뒤 문맥을 정확히 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국가직으로 승격이 됐는데 거기 앉아 계시는 분은 윤석열 정부 때 무엇을 했느냐”고 따졌습니다. 양측의 언쟁이 격해지면서 감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앞서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과 문정복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도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김종양 의원이 추 지사의 발언과 사과 태도를 비판하자 문 의원은 국토위 소관 정책과 관련 없는 사안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복기왕 국토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며 순직한 김 소방위의 뜻을 생각해 감사를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민주당도 표현 부적절 인정…국가 재정 책임론 제기 민주당 의원들은 추 지사의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가의 소방재정 부담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용기 의원은 “이번 '빨대' 발언은 유감스럽게도 잘못하신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추 지사가 거듭 사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 지사가 원하든 원하지 않으셨든 이번에 제대로 소방예산 문제가 공론화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거론하며 관련 비용을 국가예산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득구 의원도 추 지사의 표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에 집중된 재정 부담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 의원은 지역별 소방공무원의 근무 여건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가직 전환이 이뤄졌지만, 관련 예산의 약 90%를 여전히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추 지사는 국가직 전환 배경에 지역 간 격차 해소도 포함돼 있다는 질문에 “그런 요인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17개 시도에 교부된 소방안전교부세는 1조 503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소방공무원 인건비가 5,835억 원, 소방·안전 사업비가 4,668억 원입니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총액의 45%를 재원으로 합니다. ■ “사과하라니까 사과?”… 추미애, 영결식 참석 후 다시 사과 국민의힘은 추 지사가 순직 소방관의 빈소에서 밝힌 사과의 진정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김미애 의원은 “'사과를 바라시니까'가 아니라 소방을 재정 빨대로 표현한 본인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어 “어떻게 소방공무원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하는 발언으로 본인의 절박한 심정을 표현하는가”라고 질타했습니다. 김종양 의원은 추 지사의 사과를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개 사과' 논란에 빗댔습니다. 김 의원은 “'사과하라니까 사과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며 “이것이야말로 2차 가해, 또 다른 망언이라고 여겨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방 관련 재정 부담을 설명하면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17일에는 김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사과의 진정성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오전 김 소방위의 영결식에 참석한 추 지사는 오후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방관의 헌신을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현장 대원들의 안전과 처우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오전 10시 예정됐던 국정감사는 김 소방위의 영결식 일정에 맞춰 오후 1시로 조정됐습니다. ■ 소방안전교부세 467억 원 남아… 추모행사 예산 삭감도 논란 국정감사에서는 경기도의 소방예산 집행 실적과 현장 대응 능력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김미애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가 올해 받은 소방안전교부세 1,272억 원 가운데 9월 말까지 집행한 금액은 805억 원으로, 집행률은 63.3%입니다. 남은 예산은 467억 원입니다. 지난해 집행률은 95.37%로 전국 18개 시도 가운데 17위였습니다. 전국 미집행액 101억 원 중 경기도가 59억 원을 차지했습니다. 경기 남부의 화재 현장 7분 이내 도착률도 57.8%로, 전국 평균 69.1%보다 11.3%포인트(p) 낮았습니다. 김 의원은 소방관 보호장비와 노후장비 교체에 남은 예산을 언제까지 투입할 것인지 추 지사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또 현장 도착률이 낮은 지역을 파악해 내년 상반기까지 소방력 보강계획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추 지사는 소방안전교부세 집행 현황을 점검하고 보호장비와 노후장비 교체를 추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소방안전교부세가 당초보다 57억 원 줄었지만 추가경정예산에 소방 분야 예산 22억 원을 편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 확보가 필요한 장비 6대는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은혜 의원은 순직 소방공무원을 추모하는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 행사 예산 1억 원이 전액 삭감된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에는 도민 5,500여 명이 참석했지만, 올해는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소방본부가 자체 경비 750만 원을 마련해 약 60명이 참석하는 행사로 진행했습니다. 김 의원은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행사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경위를 따져 물었습니다.
2026-10-19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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