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경선 3인의 에너지 전쟁....산업화냐 전환이냐 분배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 본투표가 오늘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가운데, 세 후보가 내놓은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민선 9기 제주 에너지 노선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주목됩니다. 오영훈.위성곤.문대림 세 후보 모두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재생에너지가 넘쳐 발전을 멈춰야 하는 출력제어 문제가 반복되는 제주에서, 핵심 쟁점은 "얼마나 더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늘어난 전기를 누가 어떻게 쓰고, 그 이익을 누가 가져가느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세 후보의 접근법은 뚜렷하게 다릅니다. 오영훈은 현 도정 연속성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를 산업으로 키우는 쪽이고, 위성곤은 전력계통 전체를 재설계하는 전환형이며, 문대림은 재생에너지 수익이 도민에게 돌아오는 분배 구조 재설계에 방점을 찍습니다. ■ 위성곤 "전력계통을 다시 설계한다" 위성곤 후보는 재생에너지를 단순 확대가 아니라 제주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축으로 봅니다. 합동연설회에서 해상풍력과 인공지능 대전환을 연계해 제주의 새로운 운영체계를 열겠다는 메시지를 냈고, 토론회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전제로 에너지 저장장치 같은 유연성 자원 확충을 강조했습니다. 발전량을 늘리는 것보다 전력계통 전체를 재설계하는 전환형 접근입니다. 주민 수용성과 이익공유를 핵심 원칙으로 내세우는 것도 특징입니다. 농어촌.마을 단위 에너지 협동조합 모델을 통해 입지 갈등을 최소화하고, 재생에너지 이익이 지역사회와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3선 국회의원으로 농해수위 활동 경력을 살려 영농형 태양광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농지 위에서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함께 해 농민 소득을 높이는 이 모델은 1차 산업 위기를 에너지로 돌파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제주 전체를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마을 단위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자립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속도보다 사회적 합의와 분배를 중시하는 만큼 보급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쟁점으로 남습니다. ■ 오영훈 "재생에너지를 산업으로 키운다" 오영훈 후보의 에너지 정책은 지난 4년 민선 8기 도정의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을 계승하되, 그린수소 산업화로 완성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만들고, 이를 버스와 청소차 등 모빌리티와 산업에 활용하는 그린수소 생태계를 제주에 구축하겠다는 겁니다. 출력제어 문제에 대해서는 대규모 설비를 더 짓기보다 기존 재생에너지의 활용 효율을 높이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토론회에서 '탐나는 전기 예보제'와 히트펌프 보급 확대 같은 수요관리.분산형 해법을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스마트그리드와 분산에너지를 확대하고, 전기차.에너지.수소를 하나로 연결하는 섹터 커플링도 핵심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아울러 풍력발전의 공공적 관리기관을 신설해 이익의 사유화를 막고 도민 사회에 환원하는 시스템을 강조합니다. 재생에너지를 제주의 에너지 실증.수출 모델로 육성해 대한민국 탄소중립의 선도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입니다. 다만 풍력 입지 갈등과 계통 포화, 출력제어 반복 등 현 도정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을 어떻게 돌파할지는 남은 숙제입니다. ■ 문대림 "바람과 햇빛 수익을 도민에게 돌려준다" 문대림 후보는 신재생에너지를 환경 정책이 아닌 소득 정책으로 접근합니다. 재생에너지 확대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화석연료 대체를 위한 기술.생태계.출력제어 문제를 종합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바람과 햇빛이라는 제주의 공공 자원에서 나오는 수익을 도민에게 직접 되돌리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재생에너지 수익을 '바람.햇빛 연금' 형태로 도민에게 직접 배당하고, 시민 참여형 에너지 펀드를 조성해 도민이 직접 발전 사업에 투자하고 수익을 가져가는 에너지 민주주의 모델을 지향합니다. 이는 1조5000억원 도민성장펀드 구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속도전보다는 거버넌스, 수익 배분, 제도 설계를 중시하는 접근으로, 재생에너지 개발 이익이 외부 자본에 흘러가지 않도록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메시지입니다. 다만 대규모 산업화 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즉각적인 에너지 설비 확충에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구체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세 후보의 에너지 정책 경쟁은 결국 세 가지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넘쳐나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를 누가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바람과 햇빛의 수익을 공공기관이 관리할 것인가 개인에게 배당할 것인가 마을과 농민이 나눌 것인가, 그리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와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입니다.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은 에너지 정책 경쟁이면서 동시에 제주 미래 성장모델의 경쟁이기도 한 셈입니다.
2026-04-08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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