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건 몰렸는데 33곳만 앉았다”… 노란봉투법 한 달, 협상은 멈췄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는 1,000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작 협상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법은 길을 열었고, 현장은 서로 멈춰 섰습니다. 요구는 계속 늘고 있는데, 풀어낼 구조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 요구 1,011건… 협상은 33곳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하청 노조 1.011곳이 원청 372곳에 교섭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협상에 들어간 사업장은 33곳, 9%에 그쳤습니다. 나머지는 테이블조차 못 열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일단 신청부터 넣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권한이 생기자 곧바로 행사에 들어간 셈입니다. ■ 노동위 판단, 한쪽으로 기울어 노동위원회 판단도 흐름을 밀었습니다. 이달 초까지 결론이 난 21건 모두에서 하청 노조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안전, 근로시간, 인력 배치 같은 핵심 조건에서 원청 책임이 인정됐습니다. 이 결과는 명확한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비슷한 구조라면 “교섭 요구를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 교섭은 하나가 아니… 테이블 늘어 교섭 구조도 바뀌고 있습니다. 콜센터 노동자들이 은행과 카드사를 상대로 낸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직종이 다르면 따로 협상하겠다는 요구입니다. 이제 기업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협상해야 합니다. 종전 하나의 창구로 묶던 구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 쌓이는데 못 풀어… 병목 길어져 속도가 문제입니다. 노동위에 접수된 교섭 요구 관련 사건 170건 가운데 결론이 난 건 6건뿐입니다. 54건은 심리 중이고, 110건은 취하됐습니다. 요구는 계속 들어오는데 판단이 따라가지 못합니다. 현장은 기다리거나, 압박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첫 기각… ‘전면 인정’ 흐름에 제동 처음으로 원청 손을 들어준 판단도 나왔습니다. 최근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타워크레인 노조가 중흥건설 등을 상대로 낸 사용자성 인정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첫 사례입니다. 그동안 이어진 ‘인정’ 흐름에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어디까지를 사용자로 볼 것인지, 기준 자체를 둘러싼 충돌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 다음은 협상이 아니라 충돌 지금은 요구 단계지만, 협상이 시작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개정법으로 파업 범위는 넓어졌고, 손해배상 부담은 줄었습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곧바로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경영계에서는 “교섭 요구는 급증했지만 실제 협상은 제한적이라 현장 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협상이 깨질 경우 이전보다 훨씬 강한 수준의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026-04-1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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