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지침도 없이 재량껏?.. 급식 종사자 '상시 근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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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연 전시가 지역의 삶을 움직였다”… 기부는 끝이 아니라, 연결의 시작
대정읍에서 열린 한 학생 예술 프로젝트는 전시와 공연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의 작품은 기부가 됐고, 기부는 돌봄이 됐으며, 돌봄은 다시 일자리와 관계로 확장됐습니다. 이 사례는 ‘좋은 일’이 아니라, 자원이 지역 안에서 어떻게 흐르고 순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하나의 작동 모델입니다.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큰 프로젝트가 아니라, 연결의 구조라는 점을 이 작은 전시는 정확하게 보여줬습니다. ■ 예술은 장식이 아니라 ‘질문‘ 출발은 ‘한국 학생 예술 시리즈 Episode 1 – Story of Our Art’ 전시였습니다. 한국국제학교(KIS) 학생들로 구성된 미술동아리 CLOW가 기획하고, 제주국제오케스트라협회와 도레미컴퍼니가 공동 주최·주관한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관람객이 아니라 창작 주체로 참여한 전시였습니다. 작품 제작부터 전시 구성, 오프닝 공연까지 학생들이 준비했고, 일상의 공간이 전시장으로 바뀌는 방식으로 열렸습니다. 프로젝트 핵심은 완성도가 아니라 ‘자세’였습니다. 학생들은 이 작업이 자신들 안에서만 머물러도 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했고, 그 물음은 기부라는 선택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누군가 정해준 길은 없었고, 학생들은 그 판단을 감당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기부금은 100만 원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라 방향이었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한 학생은 “작은 재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뜻깊었다”고 말했습니다. ■ “기부는 주는 행위가 아니라 맡기는 것” 학생들은 기부금 사용처를 직접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중간 조직에게 판단을 맡겼습니다. 선택한 곳은 대정읍 농어업 특화 워케이션 센터 ‘촌(村)피스’. ‘촌피스’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농어업 특화 워케이션 센터로, 지역 내부와 외부의 협업 거점 역할을 하며 일과 학습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이 지역과 관계를 맺도록 돕는 공간입니다. 학생들의 선택이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기부는 통제가 아니라 신뢰 위에서 작동했고, 주는 쪽은 한 발 물러났고 전달하는 쪽이 그 자리를 맡았습니다. 기부금을 전달받은 정태준 촌피스 추진단장은 “학생들이 지역에 대한 마음을 자발적으로 내주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의미 있었다”며 “이 활동이 지역사회와 실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촌피스도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촌피스는 현장 실무자들과 협의해 기존 제도와 복지 시스템의 경계에 놓인 한 가정을 지원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이었고, 주거와 난방, 교육비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기부금은 이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았지만, 더 악화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 “기부는 멈추지 않았다” 이 사례가 인상적인 이유는 그 이후입니다. 지원 과정에서 해당 가정과 지역 실무자 사이에 추가적인 연결이 진행됐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수혜자는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받았고, 그 결과 실제 취업이 이뤄졌다는 설명입니다. 기부는 돈이 아니라 전환의 매개가 됐습니다. 생활 지원이 노동으로, 일회성 도움이 지속 가능한 관계로 이동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흐름은 우연이 아닙니다. 지역 안에 이미 존재하던 네트워크와 신뢰, 그리고 연결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잠재된 구조를 드러낸 계기가 됐습니다. ■ 요즘의 기부는 ‘얼마’보다 ‘어디로’ 최근 기부와 사회공헌의 흐름은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기부가 전달 중심이었다면, 지금 기부는 연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주느냐보다, 어디로 흐르게 하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이번 사례는 이 같은 변화를 정확히 반영합니다. ‘학생–전시–기부–중간 조직–지역–가정–일자리‘. 이 같은 연쇄는 계획된 설계가 아니라, 작동 가능한 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누구도 전부를 통제하지 않았고, 각자는 자기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이런 완만한 협업이 지역사회가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 그래서 오래 남는 장면들 이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착해서가 아닙니다. 제자리에서,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예술이 장식이 아니라 질문이 될 때, 기부가 행사가 아니라 구조가 될 때, 지역이 공간이 아니라 관계가 될 때, 변화는 선언이 아니라 경로로 나타납니다. 이번 학생 예술 프로젝트는 그 경로를 보여줬습니다. 작은 선택 하나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증명한 장면이었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기획부터 실행까지 직접 해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습니다. 전시는 안덕에 위치한 카페 리트리브에서 내년 1월 2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2025-12-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자막뉴스] 지침도 없이 재량껏?.. 급식 종사자 '상시 근무' 논란
지난 6월 제주자치도교육청이 학교 급식실 종사자 1,100여 명에게 방학에도 급여를 주기로 했습니다. 방학까지 근무하는 상시 근무제를 전국 처음 도입하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급식이 없는 방학 동안 어떤 업무를 맡길지 세부 지침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야 학교장 재량으로 업무를 지정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습니다. 학교장들이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급식실 상시 근무제 학교장 설명회 / 오늘(29일) 오전 급히 모든 학교장을 소집한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김광수 /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시도 안 해보고는 얘기하지 말아요. 시도해 봐서 얘기해요. 시도하면 시도해서 생기는 문제 가지고 해결합시다." 도교육청의 설명에도 학교장이 급식실 종사자들과 사실상 직접 업무 협상을 하라는 거라며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양호선 / 위미초 교장 "재량권을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을지 저는 초보 교장으로서 무척 걱정이 되기 때문에 이제 교육청 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지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도시락이 지급되는 방학 돌봄교실에 급식을 제공하면 되지만 합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순자 / 제주자치도교육청 학교급식팀장 "고등학교 급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그분들하고 대화가 이루어지는데 초등학교 돌봄 급식에 대해서는 실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습니다." 초등교장들은 대체 방학에 어떤 업무를 배정해야 하는 거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현미옥 / 도련초 교장 "우리 유치원 아이들 밥 먹는데 돌봄 애들은 도시락을 먹는다? 학부모님들 아마 교육청으로 나갈 겁니다. 그렇게 해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걸 좀 현명하게 판단을 해 주셔야 되고." 방학 중 급식을 하도록 하면, 급식실 종사자들이 기피하는 학교가 될 거라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박진자 / 신산초 교장 "작은 학교들 같은 경우는 이렇게 해서 그 학교 가면은 돌봄 급식을 하고 있다고 하면 과연 우리 학교를 지원할까요?" 게다가 아직도 상시 근무제에 동의하지 않은 급식실 종사자가 많다며, 도교육청의 대책을 따지기도 했습니다. 이재영 / 대정고 교장 "나는 동의하지 않았으니 나는 (방학 급식) 안 한다고 이러면 학교 안에서, 급식실 안에서도 감정적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서" 도교육청이 1년간 운영해 본 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야유조의 비난까지 나왔습니다. 학교비정규직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전국 최초로 급식실 상시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민감한 업무 배정 부분을 사실상 떠넘기면서, 일선 학교마다 상당한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JIBS 강석창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2025-12-29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강명철 (kangjsp@naver.com) 기자

“이 그림들, 풍경이 아니라 살아남은 감각”… 백성원의 ‘신촌별곡’, 자연을 통과한 이후의 인간을 기록하다
자연을 본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연을 통과합니다. 보고, 스치고, 머물다 떠납니다. 남는 것은 풍경이 아니라 그 통과의 감각입니다. 바로 그 ‘이후’를 다루는 전시입니다. 다음 달 7일부터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B1 제주갤러리에서 열리는 백성원 작가의 개인전 ‘신촌별곡’입니다. 회화 39점과 입체 8점 등 모두 47점을 선보입니다. ■ 재현이 아닌 통과를 기록하다 ‘묘사’하지 않습니다. 산과 바다는 화면에 등장하지만 그것은 풍경이 아니라 흔적에 가깝습니다. 무엇을 보았느냐보다 무엇이 남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작가는 자연을 하나의 사건으로 다룹니다. 빛이 한 방향으로 쏟아졌던 시간, 바람이 지나가며 화면의 밀도를 바꾼 순간, 습도가 물감의 건조 속도를 바꾼 조건까지 포함한 하나의 사건입니다. 그래서 화면은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 자연이 통과한 이후의 상태로 기록됩니다. ■ 이미지보다 로그에 가까운 회화 작업은 자연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습니다. 자연을 경험하는 과정 자체를 화폭에 남깁니다. 붓질은 사물을 가리키기보다 반응을 남깁니다. 그래서 이 회화는 이미지라기보다 일종의 로그(log)에 가깝습니다. 자연과 몸이 만났던 순간의 흔적, 반응, 미세한 어긋남이 층층이 쌓인 기록입니다. ■ 시간의 반복, 화면을 만들다 화면에는 하나의 완결된 장면이 없습니다. 덧칠과 긁기, 마름과 번짐이 반복되면서 형상은 고정되지 않습니다. 형태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부산물입니다. 회화의 중심은 항상 ‘형태 이전’에 있습니다. 시간의 반복은 형상을 밀어내고, 그런 시간의 흔적이 화면의 구조를 만듭니다. ■ 관계로 작동하는 색의 사용 작가의 작업에서 색은 자연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관람자와 화면 사이의 관계를 만듭니다. 파랑은 바다를 닮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깊이를 만들기 위해 쓰입니다. 황색은 햇빛을 가리키기보다 공간의 두께를 만듭니다. 색은,  보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머무르기 위한 조건으로 작동하는 일종의 장치인 셈입니다. ■ 관람, 체류가 되다 화면에는 중심이 없습니다. 시선이 수렴할 지점이 없습니다. 그래서 관람객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느려집니다. 무엇을 보았는지를 말하기보다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를 기억합니다. 관람은 관찰이 아니라 머물면서 작품 안에 들어가는 경험이 됩니다. ■ ‘신촌’의 의미와 감각적 조건 작가에게 신촌은 특정 지명이 아닙니다. 감각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 상태의 이름입니다. 몸은 자연을 다시 감지하고, 눈은 빛을 무게로 느끼며, 시간은 느려지기 시작한 상태를 환기합니다. 이 전시는 자연을 소재로 삼으면서도 실제로는 인간 인식의 상태 변화를 다룹니다. ■ 이 작업이 지금 의미를 갖는 이유 자연을 다루는 회화는 많습니다. 그러나 자연을 다루는 방식은 바뀌고 있습니다. 무엇을 보느냐보다,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백성원의 작업은 이 변화를 화면의 구조로 옮깁니다. 자연을 이미지로 재현하지 않고, 자연을 통과하는 감각의 변화를 회화라는 질서로 조직합니다. ‘신촌별곡’은 자연을 그리는 게 아니라, 자연 속에서 인간의 감각이 어떻게 다시 배치되는지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 작업 궤적과 형식의 변화 백성원의 작업은 갑작스러운 변화의 결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느린 이동의 축적입니다. 2018년 첫 개인전 ‘자연제주’에서 자연을 재현의 대상으로 다루는 회화를 선보였고 이후 ‘화산도’, ‘응집과 퇴적의 물성’, ‘중첩된 감각: 신촌’, ‘감각적 공명’으로 이어지는 연작을 통해 점점 자연을 덜 닮고 더 많이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이동해 왔습니다. 형태는 줄고, 시간은 늘었습니다. 장면은 사라지고, 조건이 남았습니다. 재현에서 반응으로, 이미지에서 상태로 이동했습니다. 이 변화는 제주라는 장소에서 천천히 진행됐습니다. 화산 지형의 퇴적, 바람의 반복, 습도의 계절적 변화 속에서 ‘무엇을 그릴 것인가’보다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로 작업은 이동했습니다. 그 이동이 다다른 지점이 ‘신촌별곡’입니다. 작가는 “2019년 ‘화산도’ 연작 일부를 이번 전시에 함께 배치했다”며 “초기 작업부터 최근까지,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전시는 결과보다 그 이동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시는 내년 1월 26일까지 이어집니다.
2025-12-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조국 "李 정부 성공 위해 '레드팀' 역할.. 내란 일당 타협 없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진보진영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레드팀'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 대표는 오늘(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당 민주당과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응원봉을 든 주권자의 뜻을 받들어 '무지개 정치'를 하겠다"며 "민주진보진영의 외연을 확장하고 체질을 강화하는 '복덩이'가 되겠다"고 전했습니다. 또 "2025년은 다사다난했다는 표현만으로 부족한 한 해였다"며 "4·19혁명, 5·16 쿠데타, 부마 민주항쟁과 12·12 군사 반란, 5·18과 6·10 민주화운동, 촛불 혁명이 났던 격변의 해 못지않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국민의 용감한 행동으로 윤석열은 파면됐고, 내란은 진압됐다"며 "그리하여 민주 정부 4기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내년에도 조국혁신당은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분투하겠다"며 "내란 일당은 물론 내란 동조세력과는 일체의 타협 없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그러한 싸움과 함께 '국민의 하루를 책임지는 정치'를 하겠다"며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를 준비하겠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은 크기가 작지만, 포부까지 작지는 않다"며 "국민들이 저희의 역할과 효능을 아실 수 있도록 용감하게 강소 정당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2025-12-29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