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박진경 훈장, 4.3정신 왜곡·역사적 퇴행"
“무혐의가 끝이 아니다”… 임은정, 관세청을 정면 내세웠다
서울 4년제 대학 진학률... 전국 최저로 내려앉는다
희미함을 견디는 예술, 짙어짐을 되돌려주는 몸… 희미해질수록 더 짙어지는 얼굴들, 기억의 새로운 질감을 만나다
680명 늘자 ‘골든크로스’ 축배… 제주 관광, 지금은 반등이 아니라 ‘멈춤’이다
추미애 "박진경 훈장, 4.3정신 왜곡·역사적 퇴행"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박진경 대령에게 수여된 훈장과 국가유공자 인정에 대해 "4·3 정신을 왜곡시키는 역사적 퇴행"이라며 직격했습니다. 추 의원은 오늘(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불법 계엄과 부당한 초토화 작전 수행을 명분으로 전 제주도민을 지옥으로 몰아넣고 무고한 양민 희생을 키운 대량학살 행위를 무공으로 인정해 훈장으로 기리고 유공자로 보은하는 것은, '제주4·3 특별법'을 통해 지난 20여 년 이상의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것"이라며 "인권 존중을 핵심 가치로 하는 특별법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박정훈 대령에게 국민대훈장을 수여한 국민주권정부에서 박진경 대령에게 무공 훈장과 국가유공자 인정은 모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채 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외압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간 박정훈 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한 것과, 4·3 당시 약 한 달 만에 수천 명의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해 이후 학살 국면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박진경 대령을 함께 예우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추 의원은 "박정훈의 훈장 수여 이유는 불법 부당한 상부의 명령을 거부한 행위가 오히려 정당하고 국민의 편에 선 의로운 행동이었다는 평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박진경 대령은 제주4·3 당시 연대장으로서 '제주도민 30만 명을 희생시켜도 좋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김석범 작가의 '화산도'를 인용해 "(박진경이) 부하들에게 '매일 게릴라 한 명을 반드시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로 인해 실제 게릴라가 아닌 양민들이 체포되거나 살해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추 의원은 그러면서 "박진경의 살인 광란에 제동을 걸고자 했던 문상길 중위와 신선호 하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박진경 연대장을 암살한 인물들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문상길 중위는 법정 최후 진술에서 '군인으로서 직속 상관을 살해하고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죽음을 결심하고 행동한 것이며, 우리가 민족 반역자를 처형한 것에 대해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힌 걸로 전해집니다. 일부에서 그의 구명 운동이 일어났으나, 그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제1호 사형수로 형 집행을 당했습니다. 한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인정 논란이 불거진 이튿날인 지난 11일 제주를 방문해 언론과 만나 "(관련 법령상)심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처리되도록 돼 있다"며 "실무자 선에서 절차가 진행돼 언론 보도로 알려질 때까지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미 훈장이 수여된 만큼 유공자 증서 수여를 취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훈 심사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도 4·3 진압 공로로 서훈을 받은 인물에 대해 서훈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주4·3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한편, 추미애 의원은 제주4·3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인물로 평가됩니다. 그는 초선 의원이던 1999년 '제주4·3 수형인 명부'를 입수해 공개했으며, 이를 계기로 4·3 당시 적법한 재판 절차를 거치지 못한 채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던 4·3 수형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단초가 됐습니다.
2025-12-14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무혐의가 끝이 아니다”… 임은정, 관세청을 정면 내세웠다
검찰의 ‘무혐의’ 결론 이후에도 논란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사건 수사 책임의 초점을 ‘수사 판단’이 아니라 ‘행정 시스템’으로 옮기면서 논점의 방향을 재설정했습니다. 그 과정에 이재명 대통령의 관세청 질타를 언급하며, 이 사안이 검찰의 손을 떠났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 “이제는 이재명 정부의 관세청 문제” 임은정 지검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관 직원들의 마약 밀수 가담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이후의 상황을 직접 설명했습니다.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와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이미 대통령이 상세한 수사 결과를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사안이 그 질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이제 이재명 정부의 관세청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임 지검장은 게시글에서 무혐의 결정 직후 관세청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사 결과에 대한 설명과 제도 개선 필요성을 관세청이 직접 국민에게 알릴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 결과에 대한 해명 책임을 검찰이 전부 떠안는 구조는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는 인식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업무보고 현장에서 관세청을 질타한 사실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이 사건에 큰 관심을 보여온 만큼 상세한 내용을 보고받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질타가 이번 사건과 분리된 사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도 덧붙였습니다. 이는 무혐의라는 검찰 판단과 별개로, 행정 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 인식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 무혐의에 대한 반발... 선택은 ‘설명 책임의 전환’ 무혐의 처분 이후 백해룡 경정과 여권 지지층 일부는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세관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량 마약 반입이 가능했겠느냐”는 의문이 반복됐습니다. 임 지검장은 이 질문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답을 해야 할 주체가 검찰이 아니라 관세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합수단은 밀수범들의 입국 과정을 면밀히 살폈고 그 의문에 대한 답을 보도자료에 담으려 했으나, 관세청 업무 영역이고 마약 조직이 악용할 수 있는 정보여서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 은폐가 아니라 보안 판단이라는 주장으로, 동시에 검찰이 모든 의혹 해소의 종착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선 긋는 대목으로 해석됩니다. ■ 백해룡의 공개 반박, 그러나 방향 엇갈려 앞서 백해룡 경정은 주말 동안 SNS를 통해 동부지검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도 관세청 인력 감축이나 조직 변경은 없었고, 마약 단속 장비가 부족하지 않았다는 내부 답변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공방의 축은 이미 이동해 검찰 수사의 정당성 여부가 아니라, 관세청이 어떤 구조와 제도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임 지검장은 무혐의 결론에 대한 분노를 검찰이 흡수할 문제가 아니라, 행정기관이 제도와 설명으로 답해야 할 단계라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 정유미 검사장 ‘강등’ 언급… 개인사와 구조 비판 겹쳐 임 지검장은 또 같은 글에서 최근 검사장 인사 논란도 언급했습니다. 사실상 강등 인사로 논란이 된 정유미 검사장에 대해, 과거 검찰 내부의 특정 장면을 직접 거론했습니다. 2018년 윤대진 당시 서울중앙지검 차장이 해외 정책연수를 권유하던 자리에 정 검사장이 동석했고, 이후 해당 사실을 폭로하자 내부에서 ‘사실이 없다’는 주장과 함께 언행 자제를 요구받았다는 설명입니다. 임 지검장은 이 경험을 통해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드러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히면서 검찰 인사 구조 전반을 겨냥했습니다. ■ “검사장도 다시 부장검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제안 임 지검장은 검찰 인사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도 덧붙였습니다. 법원처럼 순환 보직제를 도입해 검사장이 된 이후에도 다시 부장검사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권한이 직급에 고정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 드러납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있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2025-12-1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아는 게 없다' 혼쭐 인천공항 사장 "보안직 아니면 30년 다녀도 모르는 내용" 항변
대통령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아는 게 없다"는 질책을 받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보안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라면 30년을 근무한 직원도 알기 어려운 내용이었다"며 뒤늦게 반박에 나섰습니다. 이 사장은 오늘(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써준 것만 읽는다', '임기는 언제까지냐', '업무 파악을 못 한다'는 등의 힐난을 당한 것은 두 가지"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우선 외화 밀반출과 관련해 '100달러 지폐 여러장을 책갈피처럼 책 사이에 끼고 나가는 것을 잡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당황했고 실제로 답변하지 못했다"라면서도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인천공항공사 직원들도 보안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는 모르는 내용이었다"라고 했습니다. 이 사장은 이어 "불법 외화 반출은 세관의 소관 업무"라며 "인천공항공사의 검색 업무는 칼, 송곳, 총기류,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 품목을 대상으로 한다. 위해물품 검색 과정에서 불법 외화 반출이 발견되면 세관에 인계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언급했던 입장을 재차 밝힌 것입니다. 이 사장은 오히려 역공을 펼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 일로 온 세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걱정스럽다"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위해 대통령이 제시한 100% 수화물 개장 검색을 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관과 좋은 방안이 있는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장은 이집트 공항 개발 사업과 관련한 질책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의 수요와 전망 등을 집문했는데, 저는 구체적인 답변을 못 드리고 공항입찰이 나올 것을 대비해 입찰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라고 말씀을 드렸다"라며, "대통령은 모든 것을 알고 싶으셨겠지만 아직 입찰도 안나온 사업에 대해 수요조사 등을 할 수는 없는 사항이고, 저도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라고 했습니다. 앞서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후르가다 공항 사업과 관련해 자료에 기재된 내용 외에 실제 사업 진척 정도를 질문하며 "자료는 이미 읽었다. 써 있는 내용을 묻는 게 아니라 사업이 실제로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묻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이 사장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입찰 공고가 나오면 예산을 투입해 수요 전망을 비롯해 입찰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사업)타당성이 있다면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대통령의 질책을 두고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며 "편파적인 국정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이 사장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3선 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시절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됐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임기 완주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차기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2025-12-14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희미함을 견디는 예술, 짙어짐을 되돌려주는 몸… 희미해질수록 더 짙어지는 얼굴들, 기억의 새로운 질감을 만나다
박진희의 개인전 ‘이토록 희미하고 짙은’은 기억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기억이 남아 있는 방식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금속 위에 남은 부식의 흔적, 바닷물이 지나간 자리, 그리고 시간이 만든 주름들. 전시는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지만 우리가 제대로 보지 않았던 얼굴들을 현재형으로 불러옵니다. ‘동망(銅網)’이라는 산업적인 물질은 작가의 손을 지나며 기억을 받아들이는 피부가 됩니다. 바닷물로 적힌 문장들은 시간이 흐르며 금속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그 변화 자체가 하나의 서사가 됩니다. 지워짐과 남음이 동시에 일어나는 이 과정은, 기억이 사라지는 대신 다른 층위로 이동해 왔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명합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서두르지 않는 전시입니다. 천천히 스며들고, 번지고, 겹쳐지면서 관람자의 감각을 끌어당깁니다. 사진처럼 명확한 형상은 없지만, 화면 앞에 서면 이상하리만큼 익숙한 얼굴 하나 떠오릅니다. 본 적 없지만,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인 양 다가옵니다. ■ 금속의 피부에 남은 주름… 시간이 직접 그린 초상 박진희가 선택한 동망은 예측을 허용하지 않는 재료입니다. 빛을 받는 각도, 공기와의 접촉, 물의 농도에 따라 표정이 달라집니다. 작가는 이런 불확실성을 굳이 통제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에게 주도권을 넘깁니다. 부식으로 생긴 녹청은 주름으로 번지고, 그 결은 얼굴의 윤곽을 닮아갑니다. 금사와 동실은 손과 발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노동의 시간을 암시합니다. 작품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진행 중인 상태로 존재합니다. 보는 이들은 그 미완의 시간 앞에서 자신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호출하게 됩니다. ■ 수의가 날개로 바뀌는 순간… 이행의 감각 전시의 중요한 전환점은 ‘수의’를 다루는 방식에서 드러납니다. 작가는 마을 할머니들의 말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윤달마다 수의를 짓되 매듭을 짓지 않았다는 기억, 풀어놓고 떠나기 위한 마음, 남은 이를 묶지 않으려는 태도입니다. 작품 ‘원삼 습의’에서 수의는 장례의 상징으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옷은 점차 가벼워지고, 형태는 확장되면서 날개의 이미지를 띱니다.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의례는 다음 시간을 상상하는 장치로 이동합니다. 죽음과 삶의 경계는 이 지점에서 부드럽게 겹쳐집니다. ■ “그럭저럭 살아졌지”… 떨림으로 남는 말 전시는 큰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짧고 낮은 언어들이 화면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그럭저럭 살아졌지”, “지금도 떨려”. 바닷물로 적히면서 시간의 힘으로 저마다 금속 위에 새겨딥니다. 특히 ‘베인 눈물의 서시’에서 문장들은 잘려 나가 아래로 매달립니다. 읽히는 텍스트가 아닌, 떨어지고 흔들리는 감각 그 자체에 가깝습니다. 의미를 전달하기보다 몸의 기억으로 남는 언어입니다. 말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떨림의 형태로 현재에 머뭅니다. ■ ‘백만 번의 숨’… 개인에서 집단으로 이어지는 기억 전시 후반부에서 기억은 개인의 서사를 넘어 확장됩니다. ‘활活의 춤–백만 번의 숨’은 여러 사람의 호흡이 하나의 구조로 모이는 장면입니다. 각자의 숨과 문장이 겹쳐져 하나의 날개를 만듭니다. 전시 기간 진행되는 바닷물 드로잉 워크숍은 이 구조를 실제로 확장합니다. 관람자가 남긴 작은 흔적들은 다음 전시로 이어질 재료가 됩니다. 혼자 완성되지 않는 기억은, 함께 기워지며 하나로 이어집니다. ■ 제주갤러리, 기억을 다시 쓰는 장소 이번 전시가 열리는 제주갤러리는 오랫동안 삶의 결을 예술로 번역해온 공간입니다. 지역의 서사를 소비의 이미지로 환원하지 않고, 기억의 층위로 끌어올려 왔습니다. 박진희의 작업은 이 장소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개인의 생애가 지역의 기억으로 확장되고, 그 기억이 다시 예술의 언어로 번역되는 지점. 전시는 바로 그 교차점에서 가장 선명한 힘을 발휘합니다. ■ 희미함은 남아 있는 방식이다 ‘이토록 희미하고 짙은’은 과거를 정리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남아 있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금속에 남은 부식, 바닷물의 흔적, 매달린 문장들, 날개처럼 확장된 옷의 형상. 모든 순간이 하나의 감각으로 수렴됩니다. 희미함은 사라짐이 아니라, 남아 있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얼굴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전시는 그 사실을 말없이, 그러나 깊게 끌어올립니다. 전시는 2025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아홉 번째 기획전으로, 18일부터 2026년 1월 5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B1 제주갤러리에서 이어집니다. 무료 관람입니다. 2013년 제주로 이주한 작가는 여성의 일상과 노동, 공동체의 기억을 중심에 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생활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감각과 말해지지 못한 시간을 예술의 언어로 전환해 왔으며, ‘살림하는 붓질 전’, ‘4·3미술제’, ‘어쩌면 잊혀졌을 풍경’, ‘A.C.E 여성예술인 네트워크’, ‘도래할 풍경전’, ‘마을예술학당’ 등 다수의 전시와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특정 사건을 재현하기보다 사라진 듯 남아 있는 감각을 현재형으로 호명하는 작업 방식이 특징입니다. 삶의 틈에서 길어 올린 질문을 축적해 온 작업은 이번 전시 ‘이토록 희미하고 짙은’에서 하나의 밀도로 응축돼 드러납니다.
2025-12-1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조국 "불법계엄 사과 국힘 의원 25명, 극우본당 나와 새 당 창당하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1주년을 맞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을 향해 "극우본당에서 뛰쳐나와 새로운 보수정당을 창당하라"고 공개 제안했습니다. 조 대표는 오늘(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12월 14일은 민주주의 강국 대한민국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준 역사적인 날"이라며 "그러나 내란 잔당 국민의힘은 여전히 내란의 숙취에서 깨어나지 않고 극우본당으로 활개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조 대표는 이어 "그나마 지난 3일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용기를 냈다"고 했습니다. 이는 지난 3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 25명이 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한 기자회견을 가리킨 것입니다. 그는 "윤석열 국회 탄핵 1주년인 오늘, 저는 이 25명의 국회의원에게 정중히 제안한다"며 "보수의 이름으로 지금 당장 극우본당과 결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국민에게 총을 겨눈 정당에서 도대체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건가"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조 대표는 또 "'당 안에서 혁신하겠다'는 말은 '국회의원직만은 유지하겠다'는 비겁한 자기변명에 불과하다"며 "김상욱 의원의 건강한 보수 정치의 용기를 본받길 바란다. 25명이면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해당 25명의 의원 이름을 한 명씩 거론하며, 탈당과 새로운 출발을 거듭 제안했습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12·3 불법 비상계엄 시도가 명백한 내란 행위였음을 인정하는지, 윤석열과 극우 세력과 단절할 의사가 있는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죄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겠다"며 "이마저 침묵하거나 거부한다면 내란 정당에 걸맞은 책임을 지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조 대표는 끝으로 "쇄빙선이 돼 검찰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듯, 망치선이 돼 극우본당 국민의힘을 제로로 소멸시키겠다"며 "지방선거에서 윤석열 잔당을 뿌리뽑겠다"고 강조했습니다.
2025-12-14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조갑제 "부정선거 음모론은 정신질환...보수 감염률, 진보의 10배"
보수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정신질환"에 비유하며, 보수 진영에서의 확산세 진보 진영보다 훨씬 팽배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대표는 어제(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부정선거 음모론은 공산주의와 같은 정신질환"이라며 "여기에 넘어갔거나 0음모론자들에게 영혼을 팔아 이득을 취한 자들, 특히 지식인들은 거짓 선지자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들이 자신의 과오에 대한 사죄 없이 누구를 비난하는 것은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명색이 배운 사람인데 한 번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비판한 적 없다면 그 또한 스스로 붓을 꺾어야 할 사람"이라며 "반박되지 않는 거짓은 진실로 통하는 정치판에서 침묵은 동조와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보수 지식인의 90% 이상은 무자격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대표는 "이들은 음모론 교주 윤석열에게 영혼을 팔았다"며 "일제강점기 때 강압에 견디지 못해 친일적 글을 썼던 지식인들이 해방 후 당한 수모 이상의 조롱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공산주의와 음모론은 공동체를 분열시켜 파괴한다는 점에서 같다"며 "음모론 감염률은 보수가 진보의 10배다. 이게 한국 보수의 위기의 본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영향력이 큰 기자, 학자, 성직자들의 음모론은 형사처벌감"이라며 "배운 무식자들에 의한, 선량한 사람들 영혼을 훔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25-12-14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서울 4년제 대학 진학률... 전국 최저로 내려앉는다
일반고 학생의 4년제 대학 진학 지형이 뚜렷하게 뒤집힌 양상입니다. 2025학년도 기준 서울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6.2%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경북은 80.2%로 가장 높았습니다. 수도권 학생들은 4년제 대학 문턱에서 밀려 재수와 전문대로 이동하고, 비수도권은 오히려 4년제 진학 비중을 높이는 흐름이 고착되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률은 이제 학업 성취보다 거주지의 비용 구조를 더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 서울 4년제 대학 진학률이 전국 최저로 떨어져 14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일반고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6.2%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인천은 54.5%, 경기는 55.7%로 수도권 전체가 60%를 밑돌았습니다. 같은 기준에서 경북은 80.2%, 전남은 77.5%, 충북은 77.3%를 기록했습니다. 서울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30%포인트(p) 안팎까지 벌어졌습니다. ■ 수도권 학생, 지방 4년제 포기하고 재수로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진학은 경쟁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고, 비수도권 4년제 대학은 학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기피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도권 학생 상당수는 대학을 낮춰 입학하기보다 재수를 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종로학원 측은 수도권에서 재수와 N수 비중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전문대 진학률, 수도권 몰려 전문대 진학률은 수도권에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천은 24.8%로 전국 1위였고, 제주는 20.0%, 경기는 19.4%, 서울은 18.0%를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학생들에게 전문대는 비용 부담을 통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년제 대학 진학 실패가 곧바로 전문대 이동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서울 하위권 지역, 전국 최저 차지해 시군구별 4년제 대학 진학률 하위 20곳 가운데 18곳이 서울이었습니다. 서울 성동구는 40.1%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고, 강북구 41.0%, 서초구 41.9%, 송파구 43.4%, 동작구 43.5%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서울 내부에서도 주거비와 사교육 구조에 따라 진학 결과가 갈리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제주는 전문대로, 수도권은 재수로 이동 제주는 전문대 진학률이 전국 상위권에 속하는 지역입니다. 4년제 대학 진학률은 낮은 편이지만, 전문대 진학을 통해 진로를 빠르게 전환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학생들은 수도권처럼 재수에 장기간 매달리기보다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택지를 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도권의 재수 확대 흐름과는 다른 방향의 적응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 대학 진학률, 성적이 아니라 비용 구조를 반영 현재의 대학 진학률은 학업 수준의 차이라기보다 거주 지역의 비용 구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수도권 학생들은 서울 진학 시 기숙사와 지자체 지원을 받는 반면, 수도권 학생들은 지방 진학 과정에서 동일한 지원을 받기 어렵습니다. 그 결과 수도권 학생이 오히려 더 불리한 선택 구조에 놓이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종로학원은 “수도권 학생들이 서울권 4년제 대학에 집중되지 못하고 전문대나 재수로 몰리는 상황”이라며 “지방 명문대는 학비·생활비 부담으로 기피되고, 재수생들은 주거지에서 먼 대학을 꺼리면서 N수 확대의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2025-12-14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