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5% 보장하라”… 삼성 노사, 총파업 앞두고 마지막 숫자 전쟁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다시 멈춰 섰습니다. 이번 충돌은 예전과 다릅니다. 성과급을 얼마나 더 줄 것인가를 넘어, 누가 기준을 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정할 것인가를 둘러싼 싸움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의 50%로 제한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명문화입니다. 실적이 좋아도 회사 판단에 따라 지급 규모가 달라지는 현재 구조를 더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회사는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영업이익 200조 원 초과 시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습니다. 협상은 액수보다 ‘기준’을 둘러싼 충돌로 커지고 있습니다. ■ 협상장 안에서 가장 민감했던 건 ‘상한’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이어졌지만 합의 없이 종료됐습니다. 노조는 영업이익 연동 구조를 공식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OPI는 EVA를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투자비와 각종 비용 요소가 반영되는 구조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는 “실적과 실제 보상이 다르게 움직인다”는 불만이 반복돼 왔습니다. 특히 DS부문 내부에서는 HBM과 AI 반도체 시장 확대 이후 실적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기존 기준으로는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노조가 영업이익 15% 고정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회계 해석이나 경영 판단이 아니라 누구나 확인 가능한 숫자에 직접 연동시키자는 논리입니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도 큽니다. 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성이 큰 데다, 대규모 선행 투자가 반복되는 구조입니다. 삼성 역시 HBM과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영업이익 연동 구조를 고정할 경우 향후 투자와 재무 전략 운용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 깔려 있습니다. 결국 노조는 “예측 가능한 보상 체계”를 요구하고, 회사는 “경영 유연성”을 유지하려는 구도로 맞서고 있습니다. ■ 중노위도 ‘우회 상한 완화’ 카드 내놨다 이번 협상에서 눈에 띄는 건 중노위 조정안입니다. 조정안에는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세후 기준 자사주로 지급하고, 절반은 즉시 매각 가능, 나머지 절반은 1년간 보호예수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금 부담을 줄이면서도 직원들에게 장기 성과 공유 구조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특히 기존 OPI 상한은 유지하되 특별경영성과급에는 별도 한도를 두지 않는 방향이 논의되면서 사실상 우회적 상한 완화 방식까지 거론됐습니다. 지급 기간 역시 2026년부터 3년 유지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미 “성과급 총액보다 제도 안정성이 더 큰 쟁점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 이번 협상에서는 금액뿐 아니라 지급 기준과 방식, 유지 기간, 자사주 처리 구조까지 모두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습니다. 그만큼 기존 노사 협상보다 훨씬 구조적인 충돌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총파업 D-3... 협상, 이제는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이제 임금 협상만으로 보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HBM 경쟁 심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조직 안정성 자체가 중요한 경영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협상 과정에서는 정부와 중노위까지 사실상 장기 조정 국면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노사는 19일 오전 10시부터 다시 협상에 나섰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0일까지 회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삼성 협상은 성과급 액수보다, 앞으로 그 기준을 누가 정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2026-05-1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