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은 늘었다, 그러나 안도는 아직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하며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달 사망자 수가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인구의 전체 방향은 여전히 감소 쪽에 머물렀습니다. 29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 71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같은 달 기준으로는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약 23만 4,000명으로, 증가율만 놓고 보면 2006년 이후 가장 가파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혼인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혼인 건수는 21만 건을 넘어서며,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출생의 선행 지표가 동시에 반등했다는 점에서, 통계가 보내는 신호 자체는 분명해졌습니다. ■ 출생 반등의 조건은 ‘정책’보다 ‘구조’에서 나왔다 이번 증가세는 일회성 정책 효과보다는 구조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됩니다. 30대 여성 인구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시기와 혼인 증가 흐름이 겹쳤고, 출산 시기를 더 늦추지 않겠다는 인식 변화도 일부 반영됐습니다. 출산율 역시 하락 흐름에서 잠시 숨을 고른 모습입니다. 11월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집계됐고, 연간 기준으로 다시 0.8명대를 회복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다만 이 수치는 반등의 출발선에 가깝지, 구조 전환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해석에는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 출생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 사망, 인구 줄었다 같은 달 사망자 수는 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1983년 통계 작성 이후 단일 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이른 한파와 이상기온이 겹치며 고령층 사망이 급증한 영향이 컸습니다. 출생아 수가 늘었지만, 사망자 증가 폭이 이를 웃돌았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인구는 약 9,900명 자연 감소했습니다. 출생 지표가 반등했음에도, 인구 총량은 여전히 줄어드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 혼인은 늘고, 이혼은 줄었지만… 아직 ‘안정’은 아니 변화의 조짐도 있습니다. 11월 이혼 건수는 6,890건으로,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7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혼인 증가와 이혼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가족 형성을 둘러싼 선택이 조심스럽게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를 곧바로 안정적인 인구 전환으로 해석하기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혼인 증가가 출산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이 흐름이 몇 년간 유지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출생이 늘어도 사망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지금 반등은 회복이라기보다 인구 감소 속도를 잠시 늦춘 ‘완충’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 전국 반등의 좌표, 제주는 아직 ‘문턱’ 이 같은 반등 흐름은 제주에서도 일부 확인됩니다. 지난해 1~11월 제주 출생아 수는 3,017명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며 연간 기준 증가 전환 가능성을 남겼습니다. 혼인 역시 같은 기간 2,468건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인구는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제주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를 웃돌며 한 달 동안 인구가 자연감소했습니다. 누적 기준으로도 제주는 4년 내리 자연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출생과 혼인이 반등 신호를 보이지만, 인구 총량을 되돌리기에는 아직 부족해 전국 통계가 보여주는 ‘가능성’과는 온도 차가 남아 있습니다.
2026-01-29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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