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천 원 넘었는데… 정부 ‘1,800원대면 해제’ 가격통제, 현실은 맞나”
중동 전쟁 여파로 치솟은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꺼낸 카드는 석유 최고가격제입니다. 시행을 앞두고 드러난 정책 윤곽을 보면, 시장에서는 실효성과 부작용을 동시에 놓고 논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2주 단위로 가격 상한제를 운영하고, 휘발유 가격이 대략 1,800원대 수준으로 안정되면 제도를 해제하겠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국 주유소 가격이 1,900원 안팎까지 올라선 상황에서 이 기준이 현실적인지, 또 공급 구조를 건드리지 않고 가격을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됩니다. ■ ‘2주짜리 가격통제’… 공급가부터 묶겠다는 정부 12일 정책 당국이 따르면 정부가 도입을 예고한 석유 최고가격제는 주유소 판매 가격이 아니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최고가격제는 2주 단위로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운영할 계획”이라며 “유가가 안정되면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기준은 리터(L)당 약 1,800원대입니다. 정유사 공급가격이 이 수준으로 내려오고, 시중 판매 가격도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들어오면 제도를 종료하겠다는 설명입니다. 핵심은 정유사 공급 단계에서 가격을 조정해 전체 시장 가격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충격이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 1,900원대… 정책 기준과 시장 가격 ‘간극’ 문제는 이미 시장 가격이 정부가 말하는 기준보다 한참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역별로 1,900원 안팎 수준입니다. 주춤하다고 해도 서울은 1,930원대를 넘어섰고, 일부 지역은 1,940원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제주 역시 휘발유 평균 가격이 1,900원대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유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 기준으로 경유 가격은 1,930원 수준으로, 중동 사태 이전보다 20% 넘게 상승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시장 가격이 1,800원을 훌쩍 넘어선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가격을 통제하겠느냐”는 문제 제기도 나옵니다. ■ 주유소 현장 반발… “폭리가 아니라 생존 문제” 가격통제 정책이 시행될 경우 주유소 현장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주유소들은 구조적으로 L당 5~10원 수준의 마진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카드 수수료와 인건비, 전기료 등을 빼면 실제 수익은 더 줄어듭니다. 현장에서는 공급가격이 올라 있는 상황에, 판매가격을 제한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영업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특히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개인 운영 주유소의 공급 조건이 다른데, 같은 가격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어집니다. 주유소 업계에서는 가격통제가 길어질 경우 영업 중단이나 폐업 증가 등 시장 왜곡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 가격통제만으로 유가 잡힐까… 정책 향방 ‘촉각‘ 정부는 가격 상한제 효과가 부족할 경우 유류세 추가 인하와 취약계층 지원,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화물차와 버스 등 경유 사용 업종에는 유가연동 보조금 지급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25톤 화물차 기준으로는 월 최대 44만 원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전략 비축유 공동 방출 가능성도 협의 중입니다. 결국 이번 석유 최고가격제는 전쟁발 유가 충격을 정부가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정책이 될 전망입니다. 가격 상승을 늦출지, 시장 왜곡을 부를지에 대한 평가는 2주 뒤 첫 점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2026-03-1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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