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이 10년 갈랐다… 비정규직 출발 청년, 정규직 경력 ‘3년’
첫 직장을 어떤 일자리에서 시작했는지가 이후 10년의 경력을 크게 갈랐습니다. 1989~1998년생 가운데 정규직으로 출발한 청년은 첫 취업 이후 10년의 82.1%를 정규직 전일제로 일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경우에는 31.1%였습니다. 기간으로 환산하면 약 8년 3개월과 3년 1개월입니다. 첫 취업 때 벌어진 차이가 여러 차례의 이직과 재취업을 거치고도 장기간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최근 세대는 이전보다 높은 학력을 갖췄지만 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비율은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 3명 중 1명 비정규직으로 첫발 11일 국회미래연구원이 한국노동패널 1998~2024년 자료를 토대로 세대별 노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습니다. 분석 대상은 15~34세에 첫 일자리를 얻은 1962~1998년생 1만 4,241명입니다. 첫 일자리가 비정규직이었던 비율은 고도성장세대(1962~1968년생) 12.7%에서 외환위기충격세대(1969~1978년생) 17.4%, 금융위기전후세대(1979~1988년생) 28.7%, 저성장세대(1989~1998년생) 33.5%로 높아졌습니다. 최근 세대에선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셈입니다. 첫 일자리 정규직 비율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외환위기충격세대에서 75.0%였던 비율은 금융위기전후세대 65.6%, 저성장세대 62.4%로 떨어졌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취업시장에 뛰어든 세대보다 이후 태어난 청년들의 첫 정규직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 대학 나왔는데… 정규직 첫 취업 90.7%→ 66.0% 학력 상승도 안정적인 첫 취업을 보장하지 못했습니다. 임금근로자로 범위를 좁히면 대졸 이상 청년이 첫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시작한 비율은 고도성장세대 90.7%에서 저성장세대 66.0%로 24.7%포인트(p) 떨어졌습니다. 고졸 역시 84.5%에서 56.0%로 하락했습니다. 저성장세대의 초대졸 이상 비율은 74.7%까지 올라갔습니다. 대학 교육을 받은 청년은 늘었지만 그에 맞는 안정적인 첫 일자리로 들어가는 비율은 낮아진 것입니다. 첫 직장에 있는 기간도 짧아졌습니다. 대졸 이상 청년의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고도성장세대 76.9개월에서 저성장세대 40.5개월로 줄었습니다. 입사 3년 안에 첫 직장을 떠난 비율은 같은 기간 28.4%에서 63.4%로 뛰었습니다. ■ 비정규직 벗어나는 데 평균 4년 10개월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청년 대부분이 계속 비정규직에 남은 것은 아닙니다. 저성장세대 비정규직 출발자의 71.2%는 10년 안에 한 차례 이상 정규직으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첫 취업에서 정규직 전환까지 평균 57.7개월이 걸렸습니다. 약 4년 10개월입니다. 외환위기충격세대 45.7개월, 금융위기전후세대 52.6개월보다 길어졌습니다. 나머지 28.8%는 10년 동안 한 번도 정규직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10년 전체 경력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정규직으로 출발한 저성장세대는 이후 10년의 82.1%를 정규직 전일제로 일했습니다. 비정규직 출발자는 31.1%였습니다. 격차는 51.0%p입니다. 미취업 기간도 정규직 출발자는 평균 10.8개월이었지만 비정규직 출발자는 35.6개월로 3배를 웃돌았습니다. ■ 첫 직장은 짧아지고, 일 없는 기간 늘어 청년들의 경력 이동도 잦아졌습니다. 첫 취업 이후 10년 동안 경험한 일자리 수는 고도성장세대 평균 1.8개에서 저성장세대 2.7개로 늘었습니다. 2개월 이상 일을 하지 않은 기간을 경험한 비율은 49.7%에서 70.9%로 높아졌고, 이런 비취업을 두 차례 이상 겪은 비율도 12.4%에서 31.4%로 증가했습니다. 일자리 이동과 비취업을 모두 여러 차례 경험한 ‘불안정형’은 8.8%에서 35.9%로 늘었습니다. 반면 두 경험이 모두 적은 ‘안정형’은 50.2%에서 27.4%로 줄었습니다. 연구진은 이직을 거치며 실질임금이 상승한 사례도 확인했습니다. 경력을 넓히기 위한 이동과 비정규직·실업을 반복하는 이동을 구분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 고용 격차, 임금·사회보험에서도 확인 고용 형태에 따른 차이는 임금과 사회보험에서도 나타났습니다. 15~29세 임금근로자의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 비율은 2009년 69.1%에서 2024년 56.0%로 낮아졌습니다. 2024년 국민연금 가입률은 정규직 95.3%, 비정규직 49.8%였습니다. 고용보험 가입률도 각각 84.2%와 50.3%였습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이에 따라 청년 고용정책의 성과를 취업자 수나 취업률만으로 판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취업 이후 3년, 5년, 7년 동안 고용 형태와 임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추적하고, 반복적으로 비취업을 겪는 청년에게는 직업훈련과 소득 지원을 연계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
2026-09-11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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