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대부업도 손사래… 저신용자 최대 12만 명, 불법사금융으로 밀렸다
은행과 제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은 대부업으로 향했습니다. 대부업체에서도 거절된 차주들은 급기야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지난해 불법사금융으로 유입된 저신용자는 최대 11만 9,000명, 이용액은 최대 1조 5,500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됐지만 취약차주의 자금 수요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활비와 기존 빚 상환, 병원비 마련을 위한 자금이 불법사금융으로 흘러갔고, 일부는 해당 업체가 불법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돈을 빌렸습니다. 28일 서민금융연구원이 발간한 ‘저신용자 대상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업체를 이용한 저신용자 가운데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한 인원은 5만 9,000~11만 9,000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들이 빌린 금액은 7,600억~1조 5,500억 원으로 분석됐습니다. 2024년 추정액인 3,800억~7,900억 원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입니다. ■ 대부업 신규대출 늘었지만 저신용자 승인율은 하락 NICE평가정보에 정보를 제공하는 43개 대부업체의 지난해 신규 대출 차주는 19만 6,000명, 대출액은 2조 9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연구원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규제 강화로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차주들이 대부업으로 이동하면서 신규 대출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대부업 시장으로 유입된 차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 상태가 양호한 이용자가 늘면서 신용도가 낮은 차주의 자리는 더 좁아졌습니다. 신용 하위 50% 차주의 대부업 대출 승인율은 2024년 9.6%에서 지난해 9.1%로 0.5%포인트(p) 낮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대부업 대출을 거절당한 차주의 불법사금융 이동률은 5.2%에서 7.5%로 올랐습니다. 대부업 신규 대출 규모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가장 취약한 차주들의 승인율은 떨어지고, 불법시장으로의 이동은 증가했습니다. ■ 대부업 거절 차주 절반, 다른 곳에서도 돈 못 구해 조사는 최근 3년 안에 등록 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저신용자 9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응답자의 59.4%는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거절된 차주 50.7%는 다른 금융기관이나 지인 등을 통해서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대출금 용도는 기초생활비가 41.0%로 가장 많았습니다. 기존 부채를 갚기 위한 돌려막기가 26.1%, 병원비가 10.1%로 뒤를 이었습니다. 투자나 소비 확대보다 생계 유지와 기존 채무 상환을 위한 자금 수요가 불법사금융 이용으로 연결된 비중이 높았습니다. 20대의 경우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함께 이용한 비율이 8.9%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 불법업체 구분 못 한 채 대출… 사후 안전망 필요 불법사금융 이용자 가운데 해당 업체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돈을 빌렸다는 응답은 2023년 77.7%에서 지난해 50.9%로 낮아졌습니다. 대부업 이용자의 55.8%는 업체 상호만으로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불법업체가 등록업체와 비슷한 상호를 쓰거나 정상 대부업체처럼 홍보할 경우 계약 단계에서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민금융연구원은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차주를 정책서민금융과 채무조정, 복지·자활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사후 금융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아울러 소비자가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식별 표식을 보완하고, 일정 기간 신규 대출을 스스로 차단하는 ‘한국형 대출 자율통제 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6-07-28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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