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찍은 뒤 ‘개혁 과속’ 꺼낸 이 대통령… 민심은 다른 곳을 가리켰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지지율 38%라는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직후 ‘개혁의 속도’를 꺼냈습니다. 더 강한 개혁을 요구하는 범여권 일각을 향해 “과격한 선동”과 “역결집”을 경고하며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부정평가의 중심에는 부동산과 인사가 자리했습니다. 대통령은 내부 과속을 경계했지만, 민심은 정책과 인사의 결과를 먼저 묻고 있습니다. ■ “과속으로 반혁명”… 대통령이 직접 그은 개혁의 속도선 이 대통령은 12일 엑스(X·옛 트위터)에 박태훈 청년오늘연구소장의 글을 공유했습니다. 진보당 부대변인 출신인 박 소장은 이 대통령이 이른바 ‘내란 세력’과 종교계의 저항, 부동산과 지방소멸, 인공지능(AI) 전환, 소득·자산 불평등 등 여러 과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지율 하락을 놓고는 “지지율은 이 싸움의 크기를 보여주는 숫자이지, 싸움의 승패를 보여주는 숫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여권 내부를 향한 비판도 담겼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어물전 썩은내’ 발언과 더 강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거론하며 “바깥의 적보다 아픈 것은 안에서 흔드는 말들”이라고 했습니다. “이 싸움에서 가장 큰 장기말인 이재명을 지켜야 한다”고도 적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틀린 말씀이 단 하나도 없으시다”고 화답했습니다. 이어 “저는 개혁의 목표와 가치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며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혁명의 열정과 속도를 절제하지 못한 “과잉과 과속”이 반혁명을 불러온 역사도 언급했습니다. 개혁 방식으로는 공감과 절차, 성과를 내세웠습니다. “개혁은 최대한의 공감 아래 섬세하고 절차적이어야 하며,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해 실효적인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일부의 순수한 열망”을 이용해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려는 과격한 선동이 저항과 역결집을 불러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38% 직후 나온 메시지… 범여권 강경론과 거리두기 발언 시점은 최근 지지율 흐름과 맞물립니다. 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8%로 취임 후 가장 낮았고, 부정 평가는 51%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다음 날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다룬 글을 직접 공유하고 그 내용에 강한 동의를 표시했습니다. 공유한 글에는 여권 인사의 발언과 개혁 후퇴 논쟁이 구체적으로 등장합니다. 이 대통령도 ‘선명성을 드러내는 과격한 선동’, ‘저항과 역결집’,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라는 표현을 잇달아 사용했습니다.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직접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더 빠르고 강한 개혁을 요구하는 범여권 일각과 거리를 두면서 중도까지 지지 기반을 넓히려는 국정운영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개혁 속도보다 먼저 찍힌 ‘부동산·인사’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부정평가 이유는 구체적입니다. 부동산 정책이 24%로 가장 높았고, 인사 16%, 경제·민생 10% 순이었습니다. 인사를 꼽은 응답은 직전 조사보다 7%포인트(p) 늘었습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김 후보자 지명이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43%, 용 후보자는 61%였습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각각 22%, 13%였습니다. 최근 지지율 하락을 개혁 과정에서 생기는 저항이나 여권 내부 갈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정치권에서는 개혁의 강도와 속도를 놓고 논쟁이 커지고 있지만, 조사에서 유권자들이 먼저 지목한 것은 부동산과 인사, 경제·민생이었습니다. ■ “가깝다고 기용하면 실패”… 인사 논란 속 꺼낸 원칙 이 대통령은 12일 공직 인사 원칙도 따로 언급했습니다. “공직은 모두를 위한 봉사자여야 한다”며 “부정하고 무능해도 가깝다는 이유로 기용하자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자 대표자가 아닌 정복자가 취할 태도”라고 했습니다. 인사 문제가 국정 부정평가의 주요 이유로 부상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김승원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15일 예정돼 있고, 용혜인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개혁에는 필연적으로 반발이 수반되지만, 개혁이 없으면 반발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햐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9.4%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09-1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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