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더 빨리 달릴 필요가 없었다”… 2026년, 사람들이 고른 단어는 ‘건강’이었다
2026년을 앞둔 한국 사회는 ‘성장’보다 먼저 ‘건강’을 선택했습니다. 가장 이루고 싶은 새해 키워드 1위는 ‘건강’, 2위는 ‘안정’이었습니다. 더 빨리 가고 싶다는 욕망보다, 무너지지 않고 서 있고 싶다는 감각이 먼저였습니다. 기술은 더 빠르게 진화하고, 시장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언어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더 많이’가 아니라 ‘괜찮게’ 살고 싶다는 선택이었습니다. 취향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위험을 인식하고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2일 리서치&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가 GS&패널을 통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기대심리를 조사한 결과, 2026년 병오년(丙午年) 질주하는 ‘붉은 말’의 기운과 함께 시작한 새해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했지만, 그 방향은 ‘확장’보다 ‘조정’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국민 3명 중 1명 “새해 희망적”… 그러나 선택한 단어는 ‘버티는 법’ 2026년에 가장 이루고 싶은 ‘나의 키워드’로는 ‘건강’(27.5%)이 1위를 차지했고, ‘안정’(20.7%)이 뒤를 이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본질적인 삶의 가치를 지키려는 욕구가 전 세대 공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유보적 태도는 45.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부정적 응답(걱정이 더 크다 16.9%, 기대되지 않는다 5.0%)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낙관도 비관도 아닌, 경계 속 균형 상태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모습입니다. ‘건강’이 1위가 된 것은 단순히 웰빙 선호가 아니라, 노동 강도, 고령화, 번아웃, 불확실성이라는 압력이 일상화되면서 건강이 사실상 ‘사회 생존 조건’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안정’ 역시 보수성이 아니라, 변동성이 일상이 된 시대의 방어 전략으로 읽힙니다. ■ 세대는 다르게 말하지만, 불안의 구조는 공유 20대는 ‘성장’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욕망이라기보다 생존 조건에 가깝습니다. 기회를 놓치면 낙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압박 속에서 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방어 언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30대와 60대는 ‘여유’를 말했습니다. 이는 휴식이 아니라 회복입니다. 과로 이후의 회복, 은퇴 이후의 안착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0~50대가 고른 ‘풍요’는 소비가 아니라 대비입니다. 부양과 노후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풍요는 욕망이 아니라 책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표현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모두가 과부하 상태에 있고, 모두가 이를 조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 AI는 ‘도전’이 아니라 ‘도움’으로 수용 AI 활용 항목 1위는 ‘정보 검색 및 요약’(40.9%)이었습니다. 사람들은 AI를 창조의 도구보다 피로를 덜어주는 보조 장치로 먼저 받아들였습니다. ‘재무 관리’와 ‘건강 코칭’이 뒤를 이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AI는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기보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인프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은 더 이상 앞서가는 사람들의 무기가 아니라, 모두가 버티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피엠아이 관계자는 “2026년은 붉은 말의 역동성처럼 기술과 사회 전반에서 빠른 변화가 예상되는 해”라며 “국민들은 경제적 자원을 확보하려는 동시에, 고도화된 기술을 일상의 편의를 높이는 도구로 자연스럽게 수용하며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6-01-02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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