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Zoom'은 제주에 대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알고 있다고 하기엔 애매한 '그 무언가'를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박식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애매한 '그 무언가'를 조금이나마 긁어줄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제주에 있는 것만 오름? 우리 동네 뒷산은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오름은 제주에만 있고, 오름이란 말 자체가 제주에서만 쓰이는 우리말입니다.
여타 지역마다 있는 이른바 동네 뒷산(?)과 다른 점을 꼽으라면 화산과의 연결성입니다.
오름은 한 차례 분출하고 끝나는 단성화산의 한 유형으로 제주 전 지역에 있습니다.
또 큰 화산 분화구 주변에 생겨 기생화산이라고도 표현되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 뒷산도 오름이냐"는 질문은 화산섬 제주에 한정해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제주에 오름은 얼마나 있나요? 이름도 비슷하던데"
제주자치도 홈페이지에서는 오름을 '360여개'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딱 끝자리까지 맞아 떨어지는게 아니고 약간 애매하게 표현되곤 합니다.
지난 1997년 제주도에서 발간한 '제주의 오름'에서는 368개로 나와 있습니다.
이 기준으로는 제주시에 210개, 서귀포시에 158개가 있고, 읍면으로는 제주시 애월읍이 50개로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학자에 따라 추자도에 있는 산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450개까지 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오름은 인문적이나 자연과학적 정의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수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또 오름은 정식명칭이 규정되지 않아 제주 안에서도 이름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민오름'은 제주시 봉개동, 오라동, 구좌읍 송당리, 조천읍 선흘리, 남원읍 수망리 등에 있습니다.
또 세계자연유산으로 유명한 '거문오름'과 제주공항과 가까운 제주시 연동의 '검은오름'은 초행 관광객들이 헷갈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오름을 가고자 할 때는 목적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번외로 카카오에서는 지난 2012년 스페이스닷원을 준공했는데, 이 공사 과정에서 파낸 흙을 두텁게 쌓은 뒤 '제주의 369번째 오름'이라며 '카카오 오름'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습니다.
제주 공인(?) 오름은 아니지만 검색하면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오름이 대단하다고는 하는데.. 어떤 가치가 있죠?"
오름은 제주 관광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또 자연에서 활동하고 휴식하는 탐방형 관광이 성장하면서 주목 받았습니다.
한라산보다는 오르는 난이도가 크게 낮을 뿐더러, 오름 탐방에서 느낄 수 있는 힐링 효과가 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하지만 제주는 '오름의 왕국'이라 불릴만큼 오래 전부터 제주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설문대할망 신화에서부터 제주 일만팔천 신들의 고향이기도 해 오름 곳곳에는 제를 지내던 '터'와 '당'의 흔적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외세 침략시 항쟁의 거점이나 봉수대가 설치돼 통신망 역할을 하기도 했고, 제주 4·3과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가치 또한 높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산정호수인 물장오리 오름에서 시추 작업이 이뤄졌는데, 당시 물장오리 퇴적층은 촘촘해 고기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컸습니다.
그 결과 물장오리는 8,100년 전 마지막 분화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과거 8,000여년 동안 제주에서는 360년, 190년, 140년 주기로 우기와 건기가 반복됐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또 오름마다 분포하는 표고가 달라 생물 다양성 유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오름 훼손도 심각하다던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오름은 과거 도로와 송전탑 건설 등을 비롯해 밀려드는 탐방객들로 이미 상당히 훼손됐고, 그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귀포시 표선면 백약이오름과 도너리오름, 물찾오름 등 몇몇 오름은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또 일부는 탐방로를 제한하고 축제 등 일정 기간에만 개방하고 있지만, 그런 오름은 일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라산처럼 탐방예약제나 탐방제한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고, 관련 연구도 꽤 진행됐지만 실현은 아직입니다.
한라산과 달리 오름은 360여개나 되는데다, 오름은 특정 탐방로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고, 상당 부분 사유지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름을 아끼고, 더 오랫동안 보기 위해서는 등반에 앞서 해당 오름에서 주의할 점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오름마다 보호를 위한 자정 움직임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차량을 이용할 때는 오름과 조금 떨어졌더라도 제대로 갖춰진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차량보다는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이밖에 만들어진 탐방로는 벗어나지 말고, 몸에 무리가 없다면 스틱 등 전문 등산장비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훼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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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식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애매한 '그 무언가'를 조금이나마 긁어줄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물장오리오름
■ "제주에 있는 것만 오름? 우리 동네 뒷산은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오름은 제주에만 있고, 오름이란 말 자체가 제주에서만 쓰이는 우리말입니다.
여타 지역마다 있는 이른바 동네 뒷산(?)과 다른 점을 꼽으라면 화산과의 연결성입니다.
오름은 한 차례 분출하고 끝나는 단성화산의 한 유형으로 제주 전 지역에 있습니다.
또 큰 화산 분화구 주변에 생겨 기생화산이라고도 표현되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 뒷산도 오름이냐"는 질문은 화산섬 제주에 한정해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너리오름
■ "그래서 제주에 오름은 얼마나 있나요? 이름도 비슷하던데"
제주자치도 홈페이지에서는 오름을 '360여개'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딱 끝자리까지 맞아 떨어지는게 아니고 약간 애매하게 표현되곤 합니다.
지난 1997년 제주도에서 발간한 '제주의 오름'에서는 368개로 나와 있습니다.
이 기준으로는 제주시에 210개, 서귀포시에 158개가 있고, 읍면으로는 제주시 애월읍이 50개로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학자에 따라 추자도에 있는 산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450개까지 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오름은 인문적이나 자연과학적 정의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수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거문오름
또 오름은 정식명칭이 규정되지 않아 제주 안에서도 이름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민오름'은 제주시 봉개동, 오라동, 구좌읍 송당리, 조천읍 선흘리, 남원읍 수망리 등에 있습니다.
또 세계자연유산으로 유명한 '거문오름'과 제주공항과 가까운 제주시 연동의 '검은오름'은 초행 관광객들이 헷갈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오름을 가고자 할 때는 목적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번외로 카카오에서는 지난 2012년 스페이스닷원을 준공했는데, 이 공사 과정에서 파낸 흙을 두텁게 쌓은 뒤 '제주의 369번째 오름'이라며 '카카오 오름'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습니다.
제주 공인(?) 오름은 아니지만 검색하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거문오름
■ "오름이 대단하다고는 하는데.. 어떤 가치가 있죠?"
오름은 제주 관광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또 자연에서 활동하고 휴식하는 탐방형 관광이 성장하면서 주목 받았습니다.
한라산보다는 오르는 난이도가 크게 낮을 뿐더러, 오름 탐방에서 느낄 수 있는 힐링 효과가 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하지만 제주는 '오름의 왕국'이라 불릴만큼 오래 전부터 제주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설문대할망 신화에서부터 제주 일만팔천 신들의 고향이기도 해 오름 곳곳에는 제를 지내던 '터'와 '당'의 흔적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외세 침략시 항쟁의 거점이나 봉수대가 설치돼 통신망 역할을 하기도 했고, 제주 4·3과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몰장오리오름 시추 작업
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가치 또한 높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산정호수인 물장오리 오름에서 시추 작업이 이뤄졌는데, 당시 물장오리 퇴적층은 촘촘해 고기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컸습니다.
그 결과 물장오리는 8,100년 전 마지막 분화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과거 8,000여년 동안 제주에서는 360년, 190년, 140년 주기로 우기와 건기가 반복됐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또 오름마다 분포하는 표고가 달라 생물 다양성 유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용눈이오름
■ "오름 훼손도 심각하다던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오름은 과거 도로와 송전탑 건설 등을 비롯해 밀려드는 탐방객들로 이미 상당히 훼손됐고, 그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귀포시 표선면 백약이오름과 도너리오름, 물찾오름 등 몇몇 오름은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또 일부는 탐방로를 제한하고 축제 등 일정 기간에만 개방하고 있지만, 그런 오름은 일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라산처럼 탐방예약제나 탐방제한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고, 관련 연구도 꽤 진행됐지만 실현은 아직입니다.

거문오름
한라산과 달리 오름은 360여개나 되는데다, 오름은 특정 탐방로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고, 상당 부분 사유지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름을 아끼고, 더 오랫동안 보기 위해서는 등반에 앞서 해당 오름에서 주의할 점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오름마다 보호를 위한 자정 움직임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차량을 이용할 때는 오름과 조금 떨어졌더라도 제대로 갖춰진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차량보다는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이밖에 만들어진 탐방로는 벗어나지 말고, 몸에 무리가 없다면 스틱 등 전문 등산장비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훼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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