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 오전 /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나무데크와 돌담 사이 좁은 틈으로 먹이가 담긴 길고양이 포획틀이 설치됩니다.
15분 뒤, 검은 줄무늬의 회색 고양이가 포획틀 안으로 들어갑니다.
구조팀은 고양이를 안심시키며 육안으로 먼저 건강상태를 확인해 기록합니다.
황미숙 /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대표
"수컷이고요. (눈이나 입 주위 등) 상태도 되게 깨끗해요 지금. 굉장히 밥도 잘 먹고 상태가 되게 좋아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도래 시기가 되면서 마라도 길고양이 구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번 구조작업은 마라도 주민 거주지를 포함해 길고양이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대여섯 곳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입니다."
제주자치도와 동물보호단체 구조팀이 함께 마라도 내 길고양이 40마리를 구조할 계획입니다.
현재 마라도 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길고양이 수는 70여 마리.
이번에 구조되는 개체 외에 10여 마리는 이미 주인이 있는 집고양이들이고, 나머지 개체들은 마라도 일부 주민들이 키우기로 했습니다.
주민들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고양이들이 마라도를 떠나 안전한 곳에서 지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춘구 / 마라리장
"희귀 조류도 보호하고 고양이도 반출돼서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에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보호한다니까 저희들은 믿고 보내는 거죠. 보고 싶을 때는 영상으로든 보여준다고 하니까 저희 주민들은 그걸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반출된 고양이들은 제주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가 마련한 400제곱미터 규모의 임시보호소로 옮겨집니다.
건강상태를 확인한 뒤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을 받아 적합한 입양자에게 입양될 예정입니다.
임홍철 / 제주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 과장
"제주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로 바로 데리고 가서 일단 건강검진하고 분류해서 아픈 애들은 (치료를 위해) 야생동물구조센터로 보내고 괜찮은 애들은 바로 제주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에서 관리하게 됩니다.“
그동안 마라도 주민들에게 천덕꾸러기이자 이웃이었던 길고양이들.
주민들은 이번 구조작업이 마라도 뿔쇠오리와 고양이들의 공생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JIBS 김태인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JIBS 제주방송 김태인(sovivid91@jibs.co.kr), 오일령 (reyong510@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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