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0여년만에 자동차세 개편 추진
엔진 없는 전기차 대두 맞물려 개편 여론
차량 가격, 탄소배출량, 중량 등 기준 고려
‘테슬라는 13만 원, 아반떼는 29만 원?’

이 가격. 자동차세입니다. 차량 보유한 국민이 매년 내는 세금이죠. 자동차세, 엔진 배기량으로 산정합니다.

승용차를 기준으로 배기량 1,000cc 이하는 1cc당 80원, 1,600cc 이하는 140원, 1,600cc 초과는 200원입니다. 이렇게 세금 매긴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으니 위와 같은 배기량을 측정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엔진 대신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자동차세 어떻게 낼까요.

지방세법에 근거가 있습니다. ‘그 밖의 승용차’로 분류돼 일률적으로 13만 원 안팎의 자동차세를 냅니다.

출고가가 1억 원이 넘는 테슬라는 13만 원, 출고가가 2,000만 원 안팎인 아반떼는 29만 원 내야 하는 자동차세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손질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최근 자동차세 부과 근거가 담긴 지방세법에 대해 부과 기준 개편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련 부처에 권고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시행된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 부과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배기량이 크면 엔진의 크기가 컸고, 차량 가격이 대체로 더 비쌌으며, 대기 오염 정도도 비례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을 맞게 됐고, 배기량을 산정할 수 없는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 시대가 대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격이 1억 원이 넘는 테슬라의 ‘모델 S’는 자동차세가 13만 원인데 반해2,600만 원대 준중형 아반떼1.6 자동차세는 29만820원으로 두 배 넘게 차이 납니다.

지방세법에 ‘그 밖의 자동차’로 전기차가 분류되면서 자동차세가 일률적으로 13만 원 정도로 부과되다 보니 새로운 부과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배기량 중심의 자동차 재산기준 개편'을 주제로 한 대통령실 제4차 국민참여토론에서 총 투표수 1,693표 중 1,454표(86%)가 개편에 찬성하기도 했습니다.


기술과 환경, 시대 변화에 따라 공평한 세금 부과 필요성 등을 감안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4%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방법으로는 '차량가액 기준'이 가장 많이 제시됐습니다. 운행거리·온실가스 배출량·중량 등 기준들도 있었습니다.

자동차세 부과 기준을 손질해야 할 정부는 앞으로 따져볼 점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량 가격에 따라 자동차세를 매기는 방법은 증세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전기차 자동차세만 큰 폭으로 오르면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과 엇박자를 낼 우려도 있습니다.

정부도 여러 사정을 감안해 차량 가격을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중량 등 세금 부과 기준을 여러 개 두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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