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연말이 찾아왔습니다.

벌써 이렇게 됐나 싶어 1년을 뒤돌아보며 뭔가 기억에 남는 시간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고 계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연초 계획했던 문화생활도 바쁜 일상 때문에 뒤로 미뤄두셨다면, 연말을 맞아 곳곳에서 열리는 의미 있는 공연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요?

오직 연말에만 감상할 수 있는 송년음악회부터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공연까지 다양한 문화행사를 소개합니다.

■ 연말엔 역시 '송년음악회', 기대되는 올해 무대


제주자치도립 제주예술단의 '2023 송년음악회'가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올해 송년음악회 무대에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위해 미국 출신의 르로이 앤더스가 작곡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작품 43'이 연주됩니다. 이 곡은 일상의 풍경을 경쾌한 곡조로 그려낸 관현악 작품입니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작품 71a'도 연주됩니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 곡은 연말 분위기가 익숙한 선율로 오늘날까지 큰 사랑을 받는 차이콥스키의 대표작입니다.

지난해 송년음악회에서도 선보여 감동을 선사했던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choral)'도 연주됩니다. 이 곡은 교향곡 가운데 최초로 사람의 목소리가 더해져 낭만주의의 신호탄이 된 곡입니다.

성악 협연은 소프라노 김정아, 메조소프라노 최승현, 테너 이재식, 베이스 최종우가 맡았고, 합창은 제주합창단, 시민합창단, 제주대학교 합창단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이 무대에 오릅니다.

합창 지휘는 제주합창단 김정연 상임지휘자, 전체 오케스트라 지휘는 제주교향악단 김홍식 상임지휘자가 맡습니다.

공연은 무료이며, 제주예술단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제주자치도립 서귀포예술단도 같은 시각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송년음악회를 엽니다.

■ '푸른 눈의 돼지 신부' 임피제를 기억하며


한국전쟁 직후 외국의 최신 축산기술을 제주에 도입해 제주도민들의 경제적 자립의 토대를 조성했던 임피제(P. J. McGlinchey) 신부의 선종 5주기를 맞아 그의 발자취를 되새기는 공연이 열립니다.

사단법인 제주작곡가협회는 오늘(9일) 오후 5시 서귀포시 강정동 김정문화회관에서 제6회 창작음악제 '맥그린치'를 개최합니다.

이날 무대에선 임피제 신부의 일대기를 발췌해 이를 바탕으로 창작한 8곡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클라리넷을 비롯한 여러 악기 소리와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곡들이 연주됩니다.

곡 창작은 임재규 협회장을 비롯해, 고승익, 안현순, 전송이, 홍정호, 서지선, 조치노, 이지연 씨가 참여했습니다.

제주 발전을 위해 한평생 헌신한 임피제 신부는 제주4·3과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제주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의 헌신과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씨앗이 된 제주시 한림읍의 양돈장은 지금에 와선 제주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아시아 최대급 규모의 축산단지로 성장했습니다.

한편 이번 공연을 놓쳐도 오는 16일 오후 3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주의 기적 맥그린치' 창작오페라 갈라콘서트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 공연 역시 전석 무료이며, 공연 전날 오후 5시까지 예매해야 합니다. (문의=064-710-7643)

■ 4·3, 그리고 세 친구의 이야기


놀이패 한라산이 오는 23일과 24일 제주시 사라봉에 있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전수교육관 공연장에서 '사월굿 바다건너 내고향 세 동무' 공연을 엽니다.

이 공연은 제주시 애월면(현 애월읍) 하귀리가 고향인 춘삼과 태삼, 옥희가 4·3이라는 학살의 소용돌이 속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기억도, 기록도, 역사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4·3의 잔혹한 현실을 담아낸 작품은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했으나 4·3이 발발하며 결국 폐교된 하귀중학원을 비롯해, 무장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속냉이골(송령이골) 전투 등 관객들을 4·3 현장의 한복판으로 인도합니다.

공연은 무료이며, 23일 오후4시와 7시, 24일 오후 5시 총 3차례에 걸쳐 열립니다. (문의 = 064-782-9171, 예약 = https://forms.gle/39KkMqkde5adPXMu6)

이외에도 ▲2023 기획전 '천구백팔십, 제주로부터(12월 8일~2024년 3월 24일, 산지천갤러리)' ▲시인보호구역 기획전 JEJU(~12월 31일, 명월국민학교) ▲제9회 제주평화음악회(12월 12일 오후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 ▲ ▲2023 해피아트 크리스마스 선물(12월 23일 오후 3시, 제주아트센터) ▲극단 사자자리 예술체감 동화극 '나메토코산의 곰'(12월 23일~24일 오후 3시, 7시, 25일 오후 3시 총 5회, 제주시 조천읍 함덕로32 '문화예술연구소 함덕32')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됩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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