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안 출몰 상어 모두 공격위험 높아
무태상어 최다 출현해, 청상아리도 발견
해녀들 사비로 퇴치기 구매해 바다로 가
해파리 퇴치 등 행정시별 예산 있지만
상어 관련 예산 올해 보조금 심의서 배제
“마을어장에 상어가 온다는데, 실제로 맞닥뜨리면 다시는 물질을 못할 것 같아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직접 산 샤크밴즈(상어 퇴치기)를 양쪽 발목에 달고 물질을 나가요.”
서귀포시 한 어촌계 소속 해녀 A 씨는 몇 년 전부터 바다로 나갈 때 테왁처럼 꼭 가지고 나가는 준비물이 생겼습니다. 샤크밴즈라 불리는 상어퇴치기입니다.
3년 전 20만 원 가까이 주고 직접 샀습니다. 물질 나갈 때 양쪽 발목에 하나씩 찹니다. 자석이 장착된 제품인데, 자기장에 예민한 상어가 가까이 접근 못하게 하는 겁니다.
“다른 이유가 뭐 있겠어요. (상어가) 무서워서 샀죠. 아직 제주에서 인명 사고는 난 적이 없지만 점점 다른 이모(해녀)들도 상어가 보인다고 하니까 조금 겁내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A 씨는 “이미 젊은 해녀들은 스스로 지켜야겠단 생각으로 직접 개인용 퇴치기를 구매한다. 더 이상 상어 출현을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제주 출현 상어 모두 "공격위험성 높다"
A 씨의 설명을 토대로 최근 6년간 제주 연안에 상어 출현 신고가 접수된 종을 확인한 결과 모두 사람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현재까지 제주 연안에 상어 출현 신고는 10여 건 접수됐습니다. 일부는 어떤 종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종이 확인된 상어를 보면 무태상어가 최소 5마리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에만 두 차례 무태상어가 어선에 의해 포획됐습니다.
이 밖에 청상아리, 청새리상어가 포획되거나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 상어 도감 살펴보니
문제는 이들 상어가 사람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종이라는 점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발표한 상어 분류 도감을 보면 무태상어는 공격위험성이 높은 종으로 분류됩니다.
성체는 3m까지 자랍니다. 과거 4m에 달하는 무태상어도 포획된 적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이 무태상어는 제주 해역에서 방어잡이에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해역과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아열대해역에 분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성체가 약 4m까지 자라는 청상아리도 공격위험성이 높은 종입니다. 우리나라 전 연근해와 온대, 열대, 아한대 해역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격위험성이 높은 건 청새리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로 밤에 활동하고, 제주를 비롯한 남해, 동해 등 세계 아열대 해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상어 분류 도감에 실린 60여 종의 상어 중 위험성이 높은 종으로 알려진 상어는 칠성상어, 비만상어, 백상아리, 악상어, 남방상어, 흑상어, 흉상어, 뱀상어 등이 있습니다.
■ 테왁 만큼 중요한 퇴치기 '내돈내산'
수산전문가와 어민들은 태평양 온대해역 등에 분포했던 공격성 높은 상어가 수온 상승과 맞물려 먹이를 찾아 마을어장까지 점차 출현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해녀 등 어업인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올해 관련 예산도 없습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올해 상어퇴치기 등 보급 사업 추진을 위해 1억 6,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려고 했지만 보조금 심의 단계에서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녀 안전과 그나마 관련된 예산을 보면 유색해녀복 지원 7억 7,400만 원, 안전보험 지원 1억 1,800만 원, 테왁 보호망 지원 2,800만 원 등으로 상어 관련 지원은 없습니다.
해파리 퇴치 등에 올해 행정시별로 2,000만 원씩 총 4,000만 원의 예산이 배정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렇다 보니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샤크밴즈 같은 개인용 상어퇴치기를 개별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몇몇 마을 어촌계장도 어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 대책은 없는지 수협 등을 동분서주하며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물과 다이빙을 좋아해 해녀를 시작했다는 A 씨. 상어퇴치기가 정말 상어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할까란 불안한 마음을 한쪽에 가지고 생업을 위해 바다로 나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무태상어 최다 출현해, 청상아리도 발견
해녀들 사비로 퇴치기 구매해 바다로 가
해파리 퇴치 등 행정시별 예산 있지만
상어 관련 예산 올해 보조금 심의서 배제

지난 6월 어선에서 혼획된 무태상어 (사진,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마을어장에 상어가 온다는데, 실제로 맞닥뜨리면 다시는 물질을 못할 것 같아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직접 산 샤크밴즈(상어 퇴치기)를 양쪽 발목에 달고 물질을 나가요.”
서귀포시 한 어촌계 소속 해녀 A 씨는 몇 년 전부터 바다로 나갈 때 테왁처럼 꼭 가지고 나가는 준비물이 생겼습니다. 샤크밴즈라 불리는 상어퇴치기입니다.
3년 전 20만 원 가까이 주고 직접 샀습니다. 물질 나갈 때 양쪽 발목에 하나씩 찹니다. 자석이 장착된 제품인데, 자기장에 예민한 상어가 가까이 접근 못하게 하는 겁니다.
“다른 이유가 뭐 있겠어요. (상어가) 무서워서 샀죠. 아직 제주에서 인명 사고는 난 적이 없지만 점점 다른 이모(해녀)들도 상어가 보인다고 하니까 조금 겁내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A 씨는 “이미 젊은 해녀들은 스스로 지켜야겠단 생각으로 직접 개인용 퇴치기를 구매한다. 더 이상 상어 출현을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혼획된 무태상어 옆에 머리만 남은 물고기 (사진, 시청자)
■ 제주 출현 상어 모두 "공격위험성 높다"
A 씨의 설명을 토대로 최근 6년간 제주 연안에 상어 출현 신고가 접수된 종을 확인한 결과 모두 사람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현재까지 제주 연안에 상어 출현 신고는 10여 건 접수됐습니다. 일부는 어떤 종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종이 확인된 상어를 보면 무태상어가 최소 5마리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에만 두 차례 무태상어가 어선에 의해 포획됐습니다.
이 밖에 청상아리, 청새리상어가 포획되거나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무태상어는 공격위험성이 높은 종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진, 국립수산과학원 상어 도감 갈무리)
■ 상어 도감 살펴보니
문제는 이들 상어가 사람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종이라는 점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발표한 상어 분류 도감을 보면 무태상어는 공격위험성이 높은 종으로 분류됩니다.
성체는 3m까지 자랍니다. 과거 4m에 달하는 무태상어도 포획된 적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이 무태상어는 제주 해역에서 방어잡이에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해역과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아열대해역에 분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성체가 약 4m까지 자라는 청상아리도 공격위험성이 높은 종입니다. 우리나라 전 연근해와 온대, 열대, 아한대 해역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격위험성이 높은 건 청새리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로 밤에 활동하고, 제주를 비롯한 남해, 동해 등 세계 아열대 해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상어 분류 도감에 실린 60여 종의 상어 중 위험성이 높은 종으로 알려진 상어는 칠성상어, 비만상어, 백상아리, 악상어, 남방상어, 흑상어, 흉상어, 뱀상어 등이 있습니다.

개인용 상어퇴치기 (사진, 윤인수 기자)
■ 테왁 만큼 중요한 퇴치기 '내돈내산'
수산전문가와 어민들은 태평양 온대해역 등에 분포했던 공격성 높은 상어가 수온 상승과 맞물려 먹이를 찾아 마을어장까지 점차 출현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해녀 등 어업인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올해 관련 예산도 없습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올해 상어퇴치기 등 보급 사업 추진을 위해 1억 6,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려고 했지만 보조금 심의 단계에서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인용 상어퇴치기 (사진, 윤인수 기자)
해녀 안전과 그나마 관련된 예산을 보면 유색해녀복 지원 7억 7,400만 원, 안전보험 지원 1억 1,800만 원, 테왁 보호망 지원 2,800만 원 등으로 상어 관련 지원은 없습니다.
해파리 퇴치 등에 올해 행정시별로 2,000만 원씩 총 4,000만 원의 예산이 배정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렇다 보니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샤크밴즈 같은 개인용 상어퇴치기를 개별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몇몇 마을 어촌계장도 어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 대책은 없는지 수협 등을 동분서주하며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물과 다이빙을 좋아해 해녀를 시작했다는 A 씨. 상어퇴치기가 정말 상어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할까란 불안한 마음을 한쪽에 가지고 생업을 위해 바다로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어선에서 혼획된 무태상어 (사진, 제주지방해양경찰청)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800만이 몰렸는데, 돈은 안 썼다?”.. 내국인 700만·외국인 40% 폭증에도 ‘소비 정체’
- ∙ “휘발유 멈췄고, 경유 뛴다”.. ‘트럼프’發 기름, 8월에 진짜 ‘껑충’?
- ∙ '구치소 선배' 정청래, 특검 불응 尹에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 ∙ “전기요금 폭탄, 에어컨 하루 1시간이 갈랐다”.. 폭염에 무너진 누진제 완충선
- ∙ "한순간에 암흑으로" 제주 대규모 정전.. 차량 블랙박스로 보니 [영상]
- ∙ 무더위에 한라산 단체 등반하던 학생 탈진.. 산악사고 잇따라
- ∙ "파라솔 2만 원" 바가지 걷어낸 제주 해수욕장.. 이용객 껑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