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4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고물가 여파, 실질소득↑ 4가구 중 1가구 “적자”
상위 20%, 하위 20% 5배↑.. 분배지표 악화
가계소득 3.5% 증가.. 소비지출 4.6% 늘어
필수비용 상승세, 가계 부담 가중.. 안정책 주문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정작 손에 쥐는 돈은 그리 많이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가 폭이 미미했다는 뜻인데 월평균 소득이 500만 원에 육박하며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는데도, 치솟는 물가가 소득 체감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 여력보다 오히려 씀씀이가 큰 가구가 증가세인 모습입니다.
나가는 돈은 더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지출 규모도 규모거니와 증가 폭이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소득이 늘어도 지출이 더 빠르게 늘면서 가계 부담을 키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나 주거비와 교통비, 식료품비의 급등이 전체 지출 상승을 주도했는데 월세와 연료비, 과일과 채소 가격이 주원인으로 꼽혔습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3.5% 증가한 496만 1,000원으로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근로소득 증가세(3.9%)가 전체 가구 소득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업소득(94만 원)은 1.4%, 이전소득(73만 5,000원)은 2.4% 각각 올랐습니다.
재산소득은 29.5% 늘어 1분기(50.0%)보다 증가 폭이 줄었습니다.
다만, 그 비중은 1.0%에 그치면서 전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정작 실질소득은 435만 3,000원으로 0.8% 증가에 그쳐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지난 1분기 1.6%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늘어난 씀씀이는 두드러졌습니다. 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지출이 381만 1,000원으로 4.3% 늘었습니다. 이는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소득이 늘어도 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세부적으로 소비 지출이 281만 3,000원으로 4.6% 늘고, 세금 등 비소비 부문 지출이 3.7% 증가한 99만 7,000원을 기록했습니다.
12대 소비 지출 항목에 따르면 주류·담배 지출(-2.5%·3만 7,000원)을 제외하고 모든 항목에서 씀씀이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거비와 교통비, 식료품비의 급등이 전체 지출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거·수도·광열 지출(34만 원)에선 7.1%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교통 지출(36만 1,000원)과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38만 7,000원)도 각각 6.9%, 4% 늘었습니다.
과일과 채소 등 신선류 가격 상승세 영향으로 인해 이들 품목을 구매하는 데 예년보다 돈이 더 많이 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사과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출이 늘었다고는 해도 실제 소비한 양은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 외에 의류·신발(6% 증가·15만 1,000원), 가정용품·가사 서비스(8.7%·12만 7,000원), 보건(6.5%·23만 9,000원), 통신(1.7%·12만 4,000원), 오락·문화(4.8%·21만 원), 교육(1.8%·17만 4,000원), 음식·숙박(3.7%·42만 7,000원) 지출도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지출 증가 폭에 맞물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적자가구 비율이 23.9%로 지난해보다 0.9%포인트(p) 늘면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2021년 24.4%를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4가구 가운데 1가구는 적자를 봤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소득분위별로는 1분위 가구(하위 20% 이하) 월평균 소득이 115만 9,000원, 처분가능소득은 98만 9,000원이었습니다. 1분위 가구 중 가계수지 적자가구 비율은 54.9%(+1.2%p)로, 절반 넘는 가구가 소비 여력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 적자를 기록해,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가계수지 적자가구 비율은 15.2%로, 1년 전보다 1.3%p 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은 자동차, 가전제품 등 고가의 내구재 구입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했습니다.
5분위(상위 20%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은 1.067만 2,000원, 처분가능소득은 826만 원이었습니다.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득 분배 지표는 더 악화됐습니다.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 가구보다, 가장 소득 수준이 높은 5분위 가구 소득 증가율이 커진 탓입니다.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이 5.36배로 지난해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그만큼 상위 계층의 소득 증가율이 하위 계층보다 더 컸다는 것을 뜻합니다
더불어 가계의 평균 소비 성향은 71%로, 전년 대비 0.7%p 상승세로 나타났습니다. 소득 상당 부분이 소비로 이어지며 소득 대비 지출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그만큼 삶이 더 팍팍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주거비 부담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는 얘기”라며 “의식주 등 생활 필수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만큼, 정책 차원의 적극적인 물가 안정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란 시각도 내놓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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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여파, 실질소득↑ 4가구 중 1가구 “적자”
상위 20%, 하위 20% 5배↑.. 분배지표 악화
가계소득 3.5% 증가.. 소비지출 4.6% 늘어
필수비용 상승세, 가계 부담 가중.. 안정책 주문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정작 손에 쥐는 돈은 그리 많이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가 폭이 미미했다는 뜻인데 월평균 소득이 500만 원에 육박하며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는데도, 치솟는 물가가 소득 체감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 여력보다 오히려 씀씀이가 큰 가구가 증가세인 모습입니다.
나가는 돈은 더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지출 규모도 규모거니와 증가 폭이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소득이 늘어도 지출이 더 빠르게 늘면서 가계 부담을 키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나 주거비와 교통비, 식료품비의 급등이 전체 지출 상승을 주도했는데 월세와 연료비, 과일과 채소 가격이 주원인으로 꼽혔습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3.5% 증가한 496만 1,000원으로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근로소득 증가세(3.9%)가 전체 가구 소득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업소득(94만 원)은 1.4%, 이전소득(73만 5,000원)은 2.4% 각각 올랐습니다.
재산소득은 29.5% 늘어 1분기(50.0%)보다 증가 폭이 줄었습니다.
다만, 그 비중은 1.0%에 그치면서 전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정작 실질소득은 435만 3,000원으로 0.8% 증가에 그쳐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지난 1분기 1.6%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늘어난 씀씀이는 두드러졌습니다. 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지출이 381만 1,000원으로 4.3% 늘었습니다. 이는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소득이 늘어도 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세부적으로 소비 지출이 281만 3,000원으로 4.6% 늘고, 세금 등 비소비 부문 지출이 3.7% 증가한 99만 7,000원을 기록했습니다.
12대 소비 지출 항목에 따르면 주류·담배 지출(-2.5%·3만 7,000원)을 제외하고 모든 항목에서 씀씀이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거비와 교통비, 식료품비의 급등이 전체 지출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거·수도·광열 지출(34만 원)에선 7.1%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교통 지출(36만 1,000원)과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38만 7,000원)도 각각 6.9%, 4% 늘었습니다.

과일과 채소 등 신선류 가격 상승세 영향으로 인해 이들 품목을 구매하는 데 예년보다 돈이 더 많이 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사과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출이 늘었다고는 해도 실제 소비한 양은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 외에 의류·신발(6% 증가·15만 1,000원), 가정용품·가사 서비스(8.7%·12만 7,000원), 보건(6.5%·23만 9,000원), 통신(1.7%·12만 4,000원), 오락·문화(4.8%·21만 원), 교육(1.8%·17만 4,000원), 음식·숙박(3.7%·42만 7,000원) 지출도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지출 증가 폭에 맞물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적자가구 비율이 23.9%로 지난해보다 0.9%포인트(p) 늘면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2021년 24.4%를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4가구 가운데 1가구는 적자를 봤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소득분위별로는 1분위 가구(하위 20% 이하) 월평균 소득이 115만 9,000원, 처분가능소득은 98만 9,000원이었습니다. 1분위 가구 중 가계수지 적자가구 비율은 54.9%(+1.2%p)로, 절반 넘는 가구가 소비 여력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 적자를 기록해,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가계수지 적자가구 비율은 15.2%로, 1년 전보다 1.3%p 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은 자동차, 가전제품 등 고가의 내구재 구입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했습니다.
5분위(상위 20%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은 1.067만 2,000원, 처분가능소득은 826만 원이었습니다.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득 분배 지표는 더 악화됐습니다.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 가구보다, 가장 소득 수준이 높은 5분위 가구 소득 증가율이 커진 탓입니다.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이 5.36배로 지난해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그만큼 상위 계층의 소득 증가율이 하위 계층보다 더 컸다는 것을 뜻합니다

더불어 가계의 평균 소비 성향은 71%로, 전년 대비 0.7%p 상승세로 나타났습니다. 소득 상당 부분이 소비로 이어지며 소득 대비 지출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그만큼 삶이 더 팍팍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주거비 부담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는 얘기”라며 “의식주 등 생활 필수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만큼, 정책 차원의 적극적인 물가 안정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란 시각도 내놓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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