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경찰·소방관 등.. 저연차 퇴사 늘어
“격무 대비, 연봉 등 대우 열악” 이유
‘교권 침해’ 등.. 자퇴생 전년比 급증세
한때 안정적 직업의 대명사였던 공무원 직군들이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등교사’를 비롯해 ‘경찰관’ 그리고 ‘소방관’으로 대표되는 직업군에서 이탈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예비 초등교사들의 줄이탈이 속출하는가 하면 일찌감치 저연차 때 일을 접는 경찰이나 소방관들이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종전 ‘안정성’을 매력으로 내세우던 공무원 직업이 더 이상 사람들을 붙잡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교권이 추락하고 교사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섣불리 교단에 서고 싶어 하지 않고, 경찰과 소방관은 위험한 업무를 감당해야 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은 쥐꼬리에 불과해 애초에 지원하려는 인원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진로 문제를 넘어, 국가적 서비스의 붕괴 위험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데서 사태에 심각성을 더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55명(5년 이하 91명, 10년 이하 64명)이던 10년 차 이하 경찰관 의원면직자 수는 지난해 301명(5년 이하 186명, 10년 이하 11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소방관의 경우 10년 차 이하 소방관 의원면직자 수가 2022년 98명(5년 이하 51명, 10년 이하 47명)에서 2023년 125명(5년 이하 85명, 10년 이하 4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더구나 올해 6월, 상반기까지 집계한 10년 차 이하인 저연차 의원면직자 수는 경찰 162명, 소방 60명이었습니다. 의원면직비율은 경찰이 지난해 72.7%로 뛴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77.1%를 기록했고 소방관은 지난해 72.2%, 올해 상반기 75.0%로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이나 소방공무원들의 인기 하락세는 공채 경쟁률에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경찰청이 2월 진행한 순경 공채 경쟁률은 남성 9.9대 1, 여성은 24.6대 1로 특히 남성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머문 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나타났습니다. 순경 공채 경쟁률은 매년 하락세를 기록하는 실정입니다.
또 소방공무원 경쟁률도 11.5대 1로 지난해 13.8대1보다 낮아졌습니다.
이처럼 경찰관·소방관에 대한 젊은 세대 선호도가 낮아진 데는 전반적인 공무원 기피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 이후 32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더구나 저연차 경찰·소방관의 퇴직이 증가한 것은, 업무 강도에 비해 적은 봉급이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일은 고된 반면에 보상은 적다는 인식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직업관의 변화, 그리고 자아실현 욕구 등 다양한 요인이 퇴사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정당한 보상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 안전 등을 위해 사실상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이들에게 그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게 정당한 보상이 따른다면 선호도 역시 높아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교사의 길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등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대는 과거 상위권 학생들의 선호 학과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자퇴생이 급증세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서울교대와 경인교대에서 자퇴한 학생 수만 해도 5년 전과 비교해 각각 8.7배, 6.8배 늘어난데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교대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습니다. 전주교대에서는 자퇴생이 무려 28.5배 증가했을 정도입니다.
지난해에만 전국 교육대학교와 대학 초등교육과에서 무려 700명 가까운 학생들이 교사의 꿈을 접고 중도 탈락을 선택했습니다. 최근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전국 10개 교육대학교와 3개 초등교육과에서 모두 667명의 중도 탈락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개 교대에서 621명, 3개 초등교육과 46명이 각각 중도 탈락했습니다. ‘자퇴’ 비중이 가장 컸고 이어 ‘미등록’, ‘미복학’, ‘학사 경고’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때문에 신입생 선발 등 대응책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습니다. 2025학년도 대입에선 교대와 초등교육과는 지원자 수 부족으로 인해 모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불거지는 실정입니다.
저출생 등으로 교사 채용 폭도 줄었지만, 무엇보다 교권 추락에 더해 악화된 근무 환경 등이 예비 교사들에게 교사의 길을 포기하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신규 교사 채용 규모는 대폭 축소됐고 설상가상 교사 권위는 갈수록 무너지는 실정입니다. 교단을 지키기 위한 결심이 무너지며 자연스럽게 예비 교사 이탈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공무원 이탈이 사회 전체에 미칠 파급력입니다.
우수한 예비교사 인재가 현장을 떠나고, 신규 교사 모집이 어려워지게 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경찰과 소방관 부족은 치안·안전·행정 부재로 이어지고 급기야 시민 안전이 직접 위협받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단순한 임금 인상만 아니라 근본적인 처우 개선부터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교사의 경우 교권 보호를 강화하고 경찰과 소방관 등은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 제공과 근무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존중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런 변화 없이는 공공 서비스의 붕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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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무 대비, 연봉 등 대우 열악” 이유
‘교권 침해’ 등.. 자퇴생 전년比 급증세

한때 안정적 직업의 대명사였던 공무원 직군들이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등교사’를 비롯해 ‘경찰관’ 그리고 ‘소방관’으로 대표되는 직업군에서 이탈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예비 초등교사들의 줄이탈이 속출하는가 하면 일찌감치 저연차 때 일을 접는 경찰이나 소방관들이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종전 ‘안정성’을 매력으로 내세우던 공무원 직업이 더 이상 사람들을 붙잡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교권이 추락하고 교사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섣불리 교단에 서고 싶어 하지 않고, 경찰과 소방관은 위험한 업무를 감당해야 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은 쥐꼬리에 불과해 애초에 지원하려는 인원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진로 문제를 넘어, 국가적 서비스의 붕괴 위험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데서 사태에 심각성을 더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55명(5년 이하 91명, 10년 이하 64명)이던 10년 차 이하 경찰관 의원면직자 수는 지난해 301명(5년 이하 186명, 10년 이하 11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소방관의 경우 10년 차 이하 소방관 의원면직자 수가 2022년 98명(5년 이하 51명, 10년 이하 47명)에서 2023년 125명(5년 이하 85명, 10년 이하 4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더구나 올해 6월, 상반기까지 집계한 10년 차 이하인 저연차 의원면직자 수는 경찰 162명, 소방 60명이었습니다. 의원면직비율은 경찰이 지난해 72.7%로 뛴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77.1%를 기록했고 소방관은 지난해 72.2%, 올해 상반기 75.0%로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이나 소방공무원들의 인기 하락세는 공채 경쟁률에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경찰청이 2월 진행한 순경 공채 경쟁률은 남성 9.9대 1, 여성은 24.6대 1로 특히 남성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머문 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나타났습니다. 순경 공채 경쟁률은 매년 하락세를 기록하는 실정입니다.
또 소방공무원 경쟁률도 11.5대 1로 지난해 13.8대1보다 낮아졌습니다.
이처럼 경찰관·소방관에 대한 젊은 세대 선호도가 낮아진 데는 전반적인 공무원 기피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 이후 32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더구나 저연차 경찰·소방관의 퇴직이 증가한 것은, 업무 강도에 비해 적은 봉급이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일은 고된 반면에 보상은 적다는 인식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직업관의 변화, 그리고 자아실현 욕구 등 다양한 요인이 퇴사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정당한 보상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 안전 등을 위해 사실상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이들에게 그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게 정당한 보상이 따른다면 선호도 역시 높아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교사의 길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등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대는 과거 상위권 학생들의 선호 학과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자퇴생이 급증세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서울교대와 경인교대에서 자퇴한 학생 수만 해도 5년 전과 비교해 각각 8.7배, 6.8배 늘어난데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교대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습니다. 전주교대에서는 자퇴생이 무려 28.5배 증가했을 정도입니다.
지난해에만 전국 교육대학교와 대학 초등교육과에서 무려 700명 가까운 학생들이 교사의 꿈을 접고 중도 탈락을 선택했습니다. 최근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전국 10개 교육대학교와 3개 초등교육과에서 모두 667명의 중도 탈락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개 교대에서 621명, 3개 초등교육과 46명이 각각 중도 탈락했습니다. ‘자퇴’ 비중이 가장 컸고 이어 ‘미등록’, ‘미복학’, ‘학사 경고’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때문에 신입생 선발 등 대응책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습니다. 2025학년도 대입에선 교대와 초등교육과는 지원자 수 부족으로 인해 모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불거지는 실정입니다.

저출생 등으로 교사 채용 폭도 줄었지만, 무엇보다 교권 추락에 더해 악화된 근무 환경 등이 예비 교사들에게 교사의 길을 포기하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신규 교사 채용 규모는 대폭 축소됐고 설상가상 교사 권위는 갈수록 무너지는 실정입니다. 교단을 지키기 위한 결심이 무너지며 자연스럽게 예비 교사 이탈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공무원 이탈이 사회 전체에 미칠 파급력입니다.
우수한 예비교사 인재가 현장을 떠나고, 신규 교사 모집이 어려워지게 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경찰과 소방관 부족은 치안·안전·행정 부재로 이어지고 급기야 시민 안전이 직접 위협받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단순한 임금 인상만 아니라 근본적인 처우 개선부터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교사의 경우 교권 보호를 강화하고 경찰과 소방관 등은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 제공과 근무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존중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런 변화 없이는 공공 서비스의 붕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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