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은 얼마에요?'
대전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가게에 들어온 중년 남성 고객으로부터 이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비가 와서 유독 더 한가한 오후였습니다.
남성 고객은 한눈에 보기에도 노숙인처럼 보였습니다. 덥수룩한 흰 수염에 신발도 신지 않아서 빗물에 접은 맨발이 퉁퉁 불은 모습이었습니다.
그 고객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매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겨울옷 가격을 묻고 매장 밖으로 나갔습니다.
A씨는 당시 심정에 대해 "참을 수 없었다"라고 했습니다. 그 남성을 그냥 보냈다간 후회가 남을 듯해서 매장을 나간 남성을 찾으러 나섰습니다.
A씨는 다행히 멀리 가지 못한 남성을 다시 매장으로 데리고 와서 판매용 양말과 발에 맞는 운동화를 신겨서 보냈습니다.
A씨는 "요즘 너무너무 한가하지만, 뭐 술 한 잔 안 먹으면 되지 않나"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후 밤 9시쯤, 해당 남성이 다시 매장을 찾은 것입니다.
덥수룩했던 수염을 깎은 모습으로 등장한 남성, 처음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고 A씨는 밝혔습니다.
A씨는 "(남성이)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시는데 증명사진이었다"라며 "다음 주에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하러 가신다고 하시더라"라고 했습니다.
이어 "돈 벌어서 신발값도 갚으시겠다는 걸 선물이라고 괜찮다고 말씀드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통해 저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일이란 걸 알았다"라며 "작으나마 더 베풀며 저 또한 열심히 살겠다"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일은 A씨가 지난달 2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사연을 공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남성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아 새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한 것은 지난달 25일 밤이었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갑자기 쌀쌀해진 날에 핫팩 같은 소식이다', '매장명과 위치를 알려주면 '돈쭐' 내러 가겠다', '그 분에게 살아가는 의미를 부여하는 정말 큰 빛 한 줄기였을 것 같다', '저 같은 사람은 짜증부터 냈을 상황인데 대단하다. 그 선함이 큰 복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숙 손님'에게 신발을 신기는 A씨(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대전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가게에 들어온 중년 남성 고객으로부터 이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비가 와서 유독 더 한가한 오후였습니다.
남성 고객은 한눈에 보기에도 노숙인처럼 보였습니다. 덥수룩한 흰 수염에 신발도 신지 않아서 빗물에 접은 맨발이 퉁퉁 불은 모습이었습니다.
그 고객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매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겨울옷 가격을 묻고 매장 밖으로 나갔습니다.
A씨는 당시 심정에 대해 "참을 수 없었다"라고 했습니다. 그 남성을 그냥 보냈다간 후회가 남을 듯해서 매장을 나간 남성을 찾으러 나섰습니다.
A씨는 다행히 멀리 가지 못한 남성을 다시 매장으로 데리고 와서 판매용 양말과 발에 맞는 운동화를 신겨서 보냈습니다.
A씨는 "요즘 너무너무 한가하지만, 뭐 술 한 잔 안 먹으면 되지 않나"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후 밤 9시쯤, 해당 남성이 다시 매장을 찾은 것입니다.

신발을 받고 며칠 후 다시 매장을 찾은 '노숙인 손님'. 이 손님은 주머니에서 증명사진을 꺼내 보이며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고 일을 해 신발값도 갚겠다고 했다.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덥수룩했던 수염을 깎은 모습으로 등장한 남성, 처음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고 A씨는 밝혔습니다.
A씨는 "(남성이)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시는데 증명사진이었다"라며 "다음 주에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하러 가신다고 하시더라"라고 했습니다.
이어 "돈 벌어서 신발값도 갚으시겠다는 걸 선물이라고 괜찮다고 말씀드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통해 저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일이란 걸 알았다"라며 "작으나마 더 베풀며 저 또한 열심히 살겠다"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일은 A씨가 지난달 2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사연을 공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남성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아 새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한 것은 지난달 25일 밤이었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갑자기 쌀쌀해진 날에 핫팩 같은 소식이다', '매장명과 위치를 알려주면 '돈쭐' 내러 가겠다', '그 분에게 살아가는 의미를 부여하는 정말 큰 빛 한 줄기였을 것 같다', '저 같은 사람은 짜증부터 냈을 상황인데 대단하다. 그 선함이 큰 복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혼자 조업하던 선장 바다에 빠져.. 텅 빈 어선은 나홀로 24㎞ '둥둥'
- ∙ “발만 디뎌도 5만 원”.. 제주, 돈 뿌리는 관광 전쟁 시작됐다
- ∙ "회사 없어진다" 퇴사 브이로그 직원 정체는 '김건희 사진사'.. "안하무인" 평가도
- ∙ "단체객 땡잡았네" 제주공항 내리자마자 3만원 지역화폐 준다
- ∙ 정유라 "文, 날 못 죽였다.. 이제 우린 '약탈자', 좌파만 정권 뺏나"
- ∙ "헬기 정비 중인데" 성산일출봉 정상서 급성뇌경색 환자 발생.. "그때 마침"
- ∙ 검찰총장 임은정·복지장관 이국종 추천 쇄도?.. 여가부장관 이준석·선관위원장 황교안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