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난과 가격 상승, 반복되는 ‘악순환’
연말연초 심화 우려.. 구조적 대책 절실
# 제주 하늘길은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필수적인 통로지만, 좌석 부족과 항공권 가격 폭등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연말연초처럼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좌석난이 더욱 심화되어 불편함을 넘어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 도민의 이동권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증편만으로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 슬롯 확장과 공항 인프라 개선과 같은 구조적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좌석난의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봤습니다.
2) 슬롯 확장·인프라 개선.. ‘해법’은 무엇?
1) 좌석 부족과 가격 폭등 “끝없는 악순환”
■ 제주공항 ‘한계’.. 좌석난 부담 ‘가중’
제주공항은 이미 여객 수용 한계를 초과한 상태로, 해마다 심화되는 좌석난과 항공권 가격 상승 문제는 제주를 오가는 모든 이용객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동계 시즌 공급좌석이 축소되면서 문제가 더 두드러집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하계 시즌 하루 평균 4만 2,000석이었던 공급좌석이 동계 시즌에는 3만 7,000석으로 약 10% 감소한 상황"이라며, "좌석 축소가 필연적으로 가격 상승과 좌석난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공급석 감소 뚜렷.. 국내선 노선 영향↑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주~김포 노선의 동계 시즌(10월 27일~내년 3월 29일) 운항편수는 주당 평균 1,508편으로, 지난해 동계 시즌 대비 87편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급좌석 수 역시 지난해 동계 주당 평균 31만 1,884석에서 올해는 29만 1,979석으로 약 1만 9,905석(6.8%)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제주~김포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선 노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제주공항의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 도민과 관광객 “고통의 일상화”
“도민에게 비행기는 대중교통이다. 그런데 이제 표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게 정상인가?”
제주시 거주하는 직장인 박민수 씨(37. 가명)는 서울이나 인근 수도권으로 정기 출장을 다녀와야 하지만, 항공권 예약이 어려워 일정이 자주 변경된다고 토로했습니다.
"급한 일정이 생겨도 표를 구하지 못해 업무에 차질을 빚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박 씨는 ”항공권 가격도 비싸기만 해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라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도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좌석난과 가격 상승에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제주 여행을 계획했던 이수진 씨(29)는 항공권 가격이 왕복 20만 원을 넘는 것을 보고 결국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어느 정도 비쌀 줄 알았지만, 항공권에서 먼저 비용 압박이 더해지면 제주 여행을 원점에서 고민하고 있다”라는 이 씨는 “차라리 그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게 낫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좌석난은 단체 관광객 발길마저 막고 있습니다.
한 여행사 대표는 “최근 8명 그룹과 22명 기업 인센티브 단체 예약이 취소됐다”라며, “높은 항공권 가격과 좌석 부족으로 관광객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해외여행은 항공권 가격이 저렴하고 심지어 중국 무비자 혜택까지 제공되면서 제주 경쟁력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 근본적 문제 “제한된 슬롯과 불균형한 수요”
현재 제주공항의 시간당 슬롯은 35회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슬롯을 기존 35회에서 최대 40회까지 확대하면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항공사 간 협력과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할 부분입니다.
항공기 투입을 늘렸다고 해도, 현실적인 한계를 드러냅니다.
동계 시즌, 항공사들은 올해 10월 운항편수를 9월 대비 609편 늘었지만, 대부분 중소형 항공기를 활용한 증편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공급석 증가 폭이 미미해 좌석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일 수 바에 없었습니다.
■ 항공권 가격 상승 “좌석 부족, 필연적 결과”
줄어든 항공 좌석은 항공권 가격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한때 흔히 볼 수 있던 할인 요금과 프로모션 가격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좌석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항공권 가격 구조에 대해 “항공권 가격은 수요에 따라 변동될 수밖에 없다”라며, “처음 좌석 판매 때에는 할인율이 적용되지만, 수요가 몰리면 공시 요금 수준까지 오르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항공사는 초기, 좌석이 비었을 때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수요가 높아지면 공시 요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자연스레 할인율은 줄고 가격은 더 오르는 구조인 게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국내선과 국제선 차이→할인율 축소의 영향
특히 국내선은 국제선과 달리 가격이 자율제로 운영되면서, 코로나19 이후 초기에는 공급이 늘어난 덕에 저렴한 운임으로 항공권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할인 행사가 줄어들고 가격 역시 급격히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적자를 감수하며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했던 항공사들이 이제는 점차 수익성을 강화하는 운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선호도가 낮은 시간대나 노선에서만 저렴한 항공권이 간헐적으로 제공될 뿐, 주요 노선과 시간대에서는 할인율 축소로 인해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는 실정입니다.
■ “공급 확대가 답이다?”
국내 단체와 패키지를 주로 취급하는 한 여행사 대표는 항공사의 좌석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항공사가 좌석을 더 많이 공급하면 경쟁이 활성화되어 가격이 자연스럽게 안정될 수 있다”라면서, “이는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제주와 같은 인기 노선에서의 좌석 공급 확대는 가격 안정화와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결국, 항공권 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요 관리에 그칠 게 아니라 공급 확대와 함께 항공사 간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 대안 1 “정석비행장, 보조 공항으로 활용해야”
워낙 좌석난이 심화되다보니, 급기야 관광업계에서는 정석비행장을 보조 공항으로 활용하자는 제안까지 내놨습니다.
정석비행장은 제주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항공 시설로, 기존 활주로와 시설을 활용해 제주공항의 과밀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강동훈 제주도관광협회장은 “제2공항 건설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된다. 그동안 정석비행장을 보조 공항으로 활용하면 좌석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대안이 그 전에 나오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법적·행정적 절차와 지역 주민 동의, 환경 문제 등 선결 과제가 적지 않은데다 특히 환경 단체의 반발 가능성과 정석비행장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과의 협의 역시 필수적이라, 현실적 추진 가능성을 두고선 보다 신중한 논의가 더 뒤따라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대안 2 “슬롯 확장, 단기적 공급 확충 나서야”
또, 위축된 제주 하늘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슬롯’ 확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슬롯(slot’)은 시간당 항공기의 이착륙 횟수를 의미하며, 제주공항의 슬롯을 기존 35회에서 40회로 확대하면 좌석 공급 부족 문제를 단기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슬롯’ 확장은 비교적 실행 가능성 높은 대안으로 평가받지만,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슬롯 부족 상황을 명확히 진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요일별로 슬롯 사용량을 분석해 모든 시간대에서 실제로 30회 이상의 슬롯 포화 상태인지, 아니면 운항 횟수가 적은 여유 슬롯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국제선 항공편 축소로 인해 배정만 받고 반납되지 않은 슬롯이나 비선호 시간대 슬롯을 활용할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대안 3 “질적 성장, 하늘길의 지속 가능성 확보”
좌석난과 가격 상승 문제는 ‘수요-공급’ 불균형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인 한계와 관광 정책의 방향성 부족이 얽혀 있어, 단기적인 대안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정석비행장의 보조 공항 활용과 슬롯 확장은 단기적으로 항공 좌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받지만, 궁극적인 해법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제주공항 과부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제2공항 건설은 중요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에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그동안 좌석난을 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단기 대책이 필요합니다.
관광객 유치 중심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정책 전환이 제주 관광의 미래를 담보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주가 수용 가능한 적정 관광객 규모를 설정하고, 자연과 문화를 보존하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성종 제주한라대 교수는 “제주 관광은 양적 성장에 치우쳐 관광 시장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자연과 문화를 보존하며 지속 가능한 질적 관광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주 하늘길 “도민과 관광객을 위한 협력의 길”
나아가 좁아진 하늘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대응과 장기적 대책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항공사, 정부,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제주 하늘길은 통상적인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민들의 삶 그리고 관광객의 경험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자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때문에 문성종 교수는 “제주의 하늘길은 도민과 관광객 모두의 일상을 책임지는 생명선과 같다”이라며, “반복되는 좌석난과 항공권 가격 상승 문제를 끊기 위해선 과감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좌석난과 가격 상승 문제는 단순한 시장 논리가 아니라, 지역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라며, “단기적으로는 정석비행장 활용과 슬롯 확장, 장기적으로는 제2공항 건설과 질적 성장 기반의 관광 정책 등 다각적인 논의와 실행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제주 하늘길이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열어줄 통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말연초 심화 우려.. 구조적 대책 절실

# 제주 하늘길은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필수적인 통로지만, 좌석 부족과 항공권 가격 폭등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연말연초처럼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좌석난이 더욱 심화되어 불편함을 넘어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 도민의 이동권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증편만으로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 슬롯 확장과 공항 인프라 개선과 같은 구조적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좌석난의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봤습니다.
2) 슬롯 확장·인프라 개선.. ‘해법’은 무엇?
1) 좌석 부족과 가격 폭등 “끝없는 악순환”

■ 제주공항 ‘한계’.. 좌석난 부담 ‘가중’
제주공항은 이미 여객 수용 한계를 초과한 상태로, 해마다 심화되는 좌석난과 항공권 가격 상승 문제는 제주를 오가는 모든 이용객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동계 시즌 공급좌석이 축소되면서 문제가 더 두드러집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하계 시즌 하루 평균 4만 2,000석이었던 공급좌석이 동계 시즌에는 3만 7,000석으로 약 10% 감소한 상황"이라며, "좌석 축소가 필연적으로 가격 상승과 좌석난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공급석 감소 뚜렷.. 국내선 노선 영향↑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주~김포 노선의 동계 시즌(10월 27일~내년 3월 29일) 운항편수는 주당 평균 1,508편으로, 지난해 동계 시즌 대비 87편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급좌석 수 역시 지난해 동계 주당 평균 31만 1,884석에서 올해는 29만 1,979석으로 약 1만 9,905석(6.8%)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제주~김포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선 노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제주공항의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 도민과 관광객 “고통의 일상화”
“도민에게 비행기는 대중교통이다. 그런데 이제 표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게 정상인가?”
제주시 거주하는 직장인 박민수 씨(37. 가명)는 서울이나 인근 수도권으로 정기 출장을 다녀와야 하지만, 항공권 예약이 어려워 일정이 자주 변경된다고 토로했습니다.
"급한 일정이 생겨도 표를 구하지 못해 업무에 차질을 빚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박 씨는 ”항공권 가격도 비싸기만 해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라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도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좌석난과 가격 상승에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제주 여행을 계획했던 이수진 씨(29)는 항공권 가격이 왕복 20만 원을 넘는 것을 보고 결국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어느 정도 비쌀 줄 알았지만, 항공권에서 먼저 비용 압박이 더해지면 제주 여행을 원점에서 고민하고 있다”라는 이 씨는 “차라리 그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게 낫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좌석난은 단체 관광객 발길마저 막고 있습니다.
한 여행사 대표는 “최근 8명 그룹과 22명 기업 인센티브 단체 예약이 취소됐다”라며, “높은 항공권 가격과 좌석 부족으로 관광객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해외여행은 항공권 가격이 저렴하고 심지어 중국 무비자 혜택까지 제공되면서 제주 경쟁력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 근본적 문제 “제한된 슬롯과 불균형한 수요”
현재 제주공항의 시간당 슬롯은 35회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슬롯을 기존 35회에서 최대 40회까지 확대하면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항공사 간 협력과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할 부분입니다.
항공기 투입을 늘렸다고 해도, 현실적인 한계를 드러냅니다.
동계 시즌, 항공사들은 올해 10월 운항편수를 9월 대비 609편 늘었지만, 대부분 중소형 항공기를 활용한 증편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공급석 증가 폭이 미미해 좌석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일 수 바에 없었습니다.

■ 항공권 가격 상승 “좌석 부족, 필연적 결과”
줄어든 항공 좌석은 항공권 가격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한때 흔히 볼 수 있던 할인 요금과 프로모션 가격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좌석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항공권 가격 구조에 대해 “항공권 가격은 수요에 따라 변동될 수밖에 없다”라며, “처음 좌석 판매 때에는 할인율이 적용되지만, 수요가 몰리면 공시 요금 수준까지 오르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항공사는 초기, 좌석이 비었을 때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수요가 높아지면 공시 요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자연스레 할인율은 줄고 가격은 더 오르는 구조인 게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국내선과 국제선 차이→할인율 축소의 영향
특히 국내선은 국제선과 달리 가격이 자율제로 운영되면서, 코로나19 이후 초기에는 공급이 늘어난 덕에 저렴한 운임으로 항공권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할인 행사가 줄어들고 가격 역시 급격히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적자를 감수하며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했던 항공사들이 이제는 점차 수익성을 강화하는 운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선호도가 낮은 시간대나 노선에서만 저렴한 항공권이 간헐적으로 제공될 뿐, 주요 노선과 시간대에서는 할인율 축소로 인해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는 실정입니다.
■ “공급 확대가 답이다?”
국내 단체와 패키지를 주로 취급하는 한 여행사 대표는 항공사의 좌석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항공사가 좌석을 더 많이 공급하면 경쟁이 활성화되어 가격이 자연스럽게 안정될 수 있다”라면서, “이는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제주와 같은 인기 노선에서의 좌석 공급 확대는 가격 안정화와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결국, 항공권 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요 관리에 그칠 게 아니라 공급 확대와 함께 항공사 간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 대안 1 “정석비행장, 보조 공항으로 활용해야”
워낙 좌석난이 심화되다보니, 급기야 관광업계에서는 정석비행장을 보조 공항으로 활용하자는 제안까지 내놨습니다.
정석비행장은 제주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항공 시설로, 기존 활주로와 시설을 활용해 제주공항의 과밀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강동훈 제주도관광협회장은 “제2공항 건설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된다. 그동안 정석비행장을 보조 공항으로 활용하면 좌석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대안이 그 전에 나오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법적·행정적 절차와 지역 주민 동의, 환경 문제 등 선결 과제가 적지 않은데다 특히 환경 단체의 반발 가능성과 정석비행장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과의 협의 역시 필수적이라, 현실적 추진 가능성을 두고선 보다 신중한 논의가 더 뒤따라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대안 2 “슬롯 확장, 단기적 공급 확충 나서야”
또, 위축된 제주 하늘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슬롯’ 확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슬롯(slot’)은 시간당 항공기의 이착륙 횟수를 의미하며, 제주공항의 슬롯을 기존 35회에서 40회로 확대하면 좌석 공급 부족 문제를 단기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슬롯’ 확장은 비교적 실행 가능성 높은 대안으로 평가받지만,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슬롯 부족 상황을 명확히 진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요일별로 슬롯 사용량을 분석해 모든 시간대에서 실제로 30회 이상의 슬롯 포화 상태인지, 아니면 운항 횟수가 적은 여유 슬롯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국제선 항공편 축소로 인해 배정만 받고 반납되지 않은 슬롯이나 비선호 시간대 슬롯을 활용할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대안 3 “질적 성장, 하늘길의 지속 가능성 확보”
좌석난과 가격 상승 문제는 ‘수요-공급’ 불균형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인 한계와 관광 정책의 방향성 부족이 얽혀 있어, 단기적인 대안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정석비행장의 보조 공항 활용과 슬롯 확장은 단기적으로 항공 좌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받지만, 궁극적인 해법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제주공항 과부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제2공항 건설은 중요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에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그동안 좌석난을 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단기 대책이 필요합니다.
관광객 유치 중심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정책 전환이 제주 관광의 미래를 담보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주가 수용 가능한 적정 관광객 규모를 설정하고, 자연과 문화를 보존하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성종 제주한라대 교수는 “제주 관광은 양적 성장에 치우쳐 관광 시장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자연과 문화를 보존하며 지속 가능한 질적 관광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주 하늘길 “도민과 관광객을 위한 협력의 길”
나아가 좁아진 하늘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대응과 장기적 대책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항공사, 정부,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제주 하늘길은 통상적인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민들의 삶 그리고 관광객의 경험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자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때문에 문성종 교수는 “제주의 하늘길은 도민과 관광객 모두의 일상을 책임지는 생명선과 같다”이라며, “반복되는 좌석난과 항공권 가격 상승 문제를 끊기 위해선 과감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좌석난과 가격 상승 문제는 단순한 시장 논리가 아니라, 지역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라며, “단기적으로는 정석비행장 활용과 슬롯 확장, 장기적으로는 제2공항 건설과 질적 성장 기반의 관광 정책 등 다각적인 논의와 실행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제주 하늘길이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열어줄 통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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