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줄어도 사교육비는 폭등”.. 가계 파탄 내는 ‘교육비 전쟁’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사교육비 부담이 가계 경제를 압박하며 저출산 문제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 1.3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로 떨어졌고, 2024년에는 0.7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데, 특히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교육비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초중고 학생 중 79%가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섯 명 중 네 명이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현실입니다.
같은 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원에 달했습니다. 2015년 18조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년 만에 50% 증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학령인구는 609만 명에서 521만 명으로 15% 가까이 줄었습니다. 학생 수는 줄어도 사교육 시장은 계속 성장 중으로, 이는 학부모들이 점점 더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 월급의 4분의 1이 학원비로 ‘증발’.. 가계 부담 가중
사교육비 부담은 이미 가계를 압박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2017년 38만 원이었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23년 55만 원으로 45% 증가했습니다. 초중고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라면 월 소득의 25%가 사교육비로 빠져나가는 게 현실입니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도 증가했습니다. 2023년 기준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1인당 사교육비는 300만 원 미만 가구의 3.7배에 달했습니다. 교육 기회의 불균형이 소득 격차로 직결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서울의 사교육비 지출은 압도적입니다. 2023년 서울 지역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74만 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교육 특구’로 불리는 대치동, 도곡동, 역삼동 일대에서는 그 수치가 더욱 높았습니다.
2019년 기준 해당 지역 학생들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140만 원이었고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사교육비가 32%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2023년 도곡동·역삼동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85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를 12년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한 학생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사교육에 지출하는 금액만 2억 7,0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제주도에서 71㎡(약 21평) 크기의 아파트를 구매하거나 109㎡(약 33평) 아파트 전세를 얻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만약 유치원 3년, 재수 1년을 포함해 16년간 사교육을 받는다면 그 비용은 3억 5,000만 원에 달했습니다.
■ 사교육 과열, 한국 사회의 ‘묻지마 투자’
사교육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교육비 부담이 저출산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간 ‘교육의 수익률을 높여라’의 공동 저자인 박경인·권준모 씨는 “부모들에게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은 값비싼 명품 가방이 아니라 사교육”이라며, 무분별한 사교육비 지출과 과도한 입시경쟁이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묻지마 투자’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치동 학원가에는 한 과목당 월 3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강좌가 성행하고, 한 곳에만 1,600개가 넘는 학원이 운영되고 있기도 합니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학부모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부담이 급증하는 가운데, 교육 정책 개선과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라면서, “사교육이 필수처럼 여겨지는 현실에서, 부모들이 교육을 ‘투자’가 아닌 ‘미래를 위한 준비’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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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사교육비 부담이 가계 경제를 압박하며 저출산 문제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 1.3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로 떨어졌고, 2024년에는 0.7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데, 특히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교육비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초중고 학생 중 79%가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섯 명 중 네 명이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현실입니다.
같은 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원에 달했습니다. 2015년 18조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년 만에 50% 증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학령인구는 609만 명에서 521만 명으로 15% 가까이 줄었습니다. 학생 수는 줄어도 사교육 시장은 계속 성장 중으로, 이는 학부모들이 점점 더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 월급의 4분의 1이 학원비로 ‘증발’.. 가계 부담 가중
사교육비 부담은 이미 가계를 압박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2017년 38만 원이었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23년 55만 원으로 45% 증가했습니다. 초중고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라면 월 소득의 25%가 사교육비로 빠져나가는 게 현실입니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도 증가했습니다. 2023년 기준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1인당 사교육비는 300만 원 미만 가구의 3.7배에 달했습니다. 교육 기회의 불균형이 소득 격차로 직결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서울의 사교육비 지출은 압도적입니다. 2023년 서울 지역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74만 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교육 특구’로 불리는 대치동, 도곡동, 역삼동 일대에서는 그 수치가 더욱 높았습니다.
2019년 기준 해당 지역 학생들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140만 원이었고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사교육비가 32%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2023년 도곡동·역삼동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85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를 12년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한 학생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사교육에 지출하는 금액만 2억 7,0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제주도에서 71㎡(약 21평) 크기의 아파트를 구매하거나 109㎡(약 33평) 아파트 전세를 얻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만약 유치원 3년, 재수 1년을 포함해 16년간 사교육을 받는다면 그 비용은 3억 5,000만 원에 달했습니다.

■ 사교육 과열, 한국 사회의 ‘묻지마 투자’
사교육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교육비 부담이 저출산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간 ‘교육의 수익률을 높여라’의 공동 저자인 박경인·권준모 씨는 “부모들에게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은 값비싼 명품 가방이 아니라 사교육”이라며, 무분별한 사교육비 지출과 과도한 입시경쟁이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묻지마 투자’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치동 학원가에는 한 과목당 월 3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강좌가 성행하고, 한 곳에만 1,600개가 넘는 학원이 운영되고 있기도 합니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학부모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부담이 급증하는 가운데, 교육 정책 개선과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라면서, “사교육이 필수처럼 여겨지는 현실에서, 부모들이 교육을 ‘투자’가 아닌 ‘미래를 위한 준비’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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