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은 빠지고 외국인만 늘었는데..”
‘비싼 항공권’·‘고물가’, 단기 마케팅 반복
“제주 관광..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위기관리 수준을 넘어 제주 관광 시장을 재편하고 재도약할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딛고, 제주 관광의 위기를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려는 대책이 줄줄이 제시됐지만, 실효성을 더할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7일, 제주관광공사에서 열린 ‘2025 제1차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위기 관리 차원을 넘어 제주 관광 시장을 재설계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제시됐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전략인지, 아니면 기존 문제를 덮어두는 미봉책인지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습니다.
■ “늘어나는 외국인, 줄어드는 내국인”.. 지속 가능성에 의문
지난해 제주 관광시장은 복합적인 위기를 겪었습니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 항공 접근성 문제, 고물가 부담, 해외여행 선호 증가 등이 맞물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2024년 한해 제주를 찾은 총 관광객 수는 1,376만 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습니다. 국내외로 나눠보면 내국인 관광객은 6.3% 감소한 반면, 외국인은 168.7% 급증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그러나 이러한 외국인 의존 성장 모델이 지속 가능할지는 불투명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소비액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으며, 소비 패턴 역시 기존 면세점 중심에서 지역 상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국인의 감소세는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제주 여행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성비 높은 해외여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들의 한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이 활성화되면서 제주가 내국인들에게 더 이상 ‘최우선 여행지’로 선택받지 못하는 현실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 관광 정책, ‘미봉책’인가? ‘근본적 혁신’인가?
이번 회의에서 내놓은 ‘2025 제주 관광시장 안정화 방안’은 △제주 관광 붐업(Boom-up) 및 재방문 유도 △내국인 수요 창출 △해외시장 다변화 △디지털 전환 확대 △위기 대응 협력체계 구축 등 다섯 가지 대응 전략으로 구성됐습니다.
제주도는 관광업계 지원 대책과 함께 ‘가성비·가심비’를 갖춘 제주 여행을 강조하며, 대국민 여행 지원금, 대도시 팝업 이벤트, 면세점 프로모션 등의 단기적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단기적인 수요 진작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행 지원금 지급이나 할인 이벤트에 그친 정책이 얼마나 제주 관광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제주의 본질적인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책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고비용 저효율’ 구조 개선 없이,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할까?
제주 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관광객 수 확대가 아니라, 관광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제와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 관광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꼽고 있습니다. 좌석난에 맞물린 비싼 항공권, 높은 숙박·렌터카·식음료 비용이 제주 방문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 제주 관광 물가 조정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한 관광 학계 관계자는 “현재 추진되는 정책은 관광협회를 통한 할인쿠폰 제공, 특정 관광업체와의 협력 프로모션이 대부분”이라며, “이는 근본적인 가격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더불어 “제주도의 항공 접근성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항공편 증편과 요금 안정화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가격 부담이 높은 제주 관광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정은 실질적인 물가 안정 대책보다는 상당 부분 마케팅과 이벤트를 통한 단기 수요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격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주 관광, 이젠 진정한 혁신이 필요해”
제주 관광은 양적 증가를 넘어, 고부가가치 관광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웰니스·생태관광, 체류형 관광, 문화예술 콘텐츠 강화 등 제주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더욱 구체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제주도는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 등과 협업한 SNS 마케팅, 면세점과 연계한 할인 프로모션, 대형 이벤트와 연계한 관광 유치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 역시 일회성 마케팅에 그친다면, 장기적인 관광산업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오사카 엑스포, 대만과 동남아 직항 노선 확대 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장기적 관광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관광 기획자는 “일본의 경우 지역 축제와 연계한 테마 관광이 활성화되고 있고, 대만과 동남아 관광객은 개별 맞춤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제주도 역시 단순 할인 프로모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지역 특성과 결합한 독창적인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제주 관광의 미래는 ‘가격 경쟁력’이 아닌 ‘경험의 차별화’에 달려 있다”라며, “제주만의 독창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지역 경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올초 첫 포문을 연 ‘2025 관광시장 안정화 방안’이 위기 극복을 넘어 제주 관광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향후 정책 실행 과정에 한층 더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싼 항공권’·‘고물가’, 단기 마케팅 반복
“제주 관광..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위기관리 수준을 넘어 제주 관광 시장을 재편하고 재도약할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딛고, 제주 관광의 위기를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려는 대책이 줄줄이 제시됐지만, 실효성을 더할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7일, 제주관광공사에서 열린 ‘2025 제1차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위기 관리 차원을 넘어 제주 관광 시장을 재설계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제시됐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전략인지, 아니면 기존 문제를 덮어두는 미봉책인지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습니다.

■ “늘어나는 외국인, 줄어드는 내국인”.. 지속 가능성에 의문
지난해 제주 관광시장은 복합적인 위기를 겪었습니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 항공 접근성 문제, 고물가 부담, 해외여행 선호 증가 등이 맞물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2024년 한해 제주를 찾은 총 관광객 수는 1,376만 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습니다. 국내외로 나눠보면 내국인 관광객은 6.3% 감소한 반면, 외국인은 168.7% 급증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그러나 이러한 외국인 의존 성장 모델이 지속 가능할지는 불투명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소비액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으며, 소비 패턴 역시 기존 면세점 중심에서 지역 상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국인의 감소세는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제주 여행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성비 높은 해외여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들의 한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이 활성화되면서 제주가 내국인들에게 더 이상 ‘최우선 여행지’로 선택받지 못하는 현실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제주웰컴센터 회의실에서 7일 열린 ‘2025 제1차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전경 (제주도 제공)
■ 관광 정책, ‘미봉책’인가? ‘근본적 혁신’인가?
이번 회의에서 내놓은 ‘2025 제주 관광시장 안정화 방안’은 △제주 관광 붐업(Boom-up) 및 재방문 유도 △내국인 수요 창출 △해외시장 다변화 △디지털 전환 확대 △위기 대응 협력체계 구축 등 다섯 가지 대응 전략으로 구성됐습니다.
제주도는 관광업계 지원 대책과 함께 ‘가성비·가심비’를 갖춘 제주 여행을 강조하며, 대국민 여행 지원금, 대도시 팝업 이벤트, 면세점 프로모션 등의 단기적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단기적인 수요 진작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행 지원금 지급이나 할인 이벤트에 그친 정책이 얼마나 제주 관광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제주의 본질적인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책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고비용 저효율’ 구조 개선 없이,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할까?
제주 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관광객 수 확대가 아니라, 관광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제와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 관광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꼽고 있습니다. 좌석난에 맞물린 비싼 항공권, 높은 숙박·렌터카·식음료 비용이 제주 방문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 제주 관광 물가 조정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한 관광 학계 관계자는 “현재 추진되는 정책은 관광협회를 통한 할인쿠폰 제공, 특정 관광업체와의 협력 프로모션이 대부분”이라며, “이는 근본적인 가격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더불어 “제주도의 항공 접근성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항공편 증편과 요금 안정화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가격 부담이 높은 제주 관광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정은 실질적인 물가 안정 대책보다는 상당 부분 마케팅과 이벤트를 통한 단기 수요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격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주 관광, 이젠 진정한 혁신이 필요해”
제주 관광은 양적 증가를 넘어, 고부가가치 관광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웰니스·생태관광, 체류형 관광, 문화예술 콘텐츠 강화 등 제주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더욱 구체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제주도는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 등과 협업한 SNS 마케팅, 면세점과 연계한 할인 프로모션, 대형 이벤트와 연계한 관광 유치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7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2025 제1차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하지만 이러한 전략 역시 일회성 마케팅에 그친다면, 장기적인 관광산업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오사카 엑스포, 대만과 동남아 직항 노선 확대 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장기적 관광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관광 기획자는 “일본의 경우 지역 축제와 연계한 테마 관광이 활성화되고 있고, 대만과 동남아 관광객은 개별 맞춤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제주도 역시 단순 할인 프로모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지역 특성과 결합한 독창적인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제주 관광의 미래는 ‘가격 경쟁력’이 아닌 ‘경험의 차별화’에 달려 있다”라며, “제주만의 독창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지역 경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올초 첫 포문을 연 ‘2025 관광시장 안정화 방안’이 위기 극복을 넘어 제주 관광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향후 정책 실행 과정에 한층 더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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