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제주행 항공편 대폭 증편에도.. 수요는 부진
내국인 관광객 넉 달 연속↓ “제주, 선택받을 이유 보여줘야”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는 더욱 자주, 더욱 많이 뜨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좌석을 채울 사람들은 점점 줄고, 앞으로 다시 돌아올지도 장담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모습입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내국인 입도객 수는 매달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수요 하락이 아니라, 이탈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됩니다.
정책·관광 당국과 항공업계는 공급 확대를 통해 대응에 나섰지만 관광 수요는 이에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항공편 탑승률은 황금연휴 기간에도 80%대 중후반에 머물렀고 전체 입도객 중 내국인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주가 마주한 것은 단순히 수송 문제나 공급 부족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제주를 다시 선택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 항공편은 확충했지만, 수요 회복은 ‘아직’
1일 제주자치도는 지난달 29일 제주항공과 간담회를 열고, 김포~제주 노선에 임시편 38편을 추가 투입하는 등 항공 수요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전용기로 김포·김해·부산에서 제주행 40편을 운항하고,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파라타항공도 각기 증편과 신규 취항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통계는 이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4월 제주 입도 관광객은 전년 대비 6.6% 줄었습니다. 이 중 내국인은 110만 명으로 9.3% 감소했습니다.
1월부터 4월까지 누적된 내국인 입도객 수는 약 330만 명, 감소 폭은 전년 대비 –13.4%에 달합니다.
특히 2월에는 –20.7%로, 회복이 아닌 이탈의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또한 5월 황금연휴 기간 항공편 공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평균 탑승률은 91%에서 88%로 하락했습니다.
좌석은 늘었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걸 확연하게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 “하늘길만 넓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제주도는 항공 접근성을 ‘관광의 생명선’으로 규정하며 노선 확충과 전세기 운항, 인바운드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항공 증편만으로는 관광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여행업계 내부에서는 “연휴나 수학여행 같은 특정 수요 외에는 예약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다”며, “지금처럼 구조는 그대로 둔 채 공급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결국 탑승률 하락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외국인 입도 증가세는 항공 노선 정상화, 크루즈 재개, 환율 효과 등 외부 환경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국인 수요는 그와 같은 외적 여건만으로 반등이 어렵다는 시각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은 항공 노선 하나로도 움직이지만, 내국인은 가격과 경험의 신뢰가 무너지면 돌아오지 않는다”며 “제주는 지금 그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외국인은 늘었지만, 내국인은 어디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습니다.
중국, 홍콩, 대만을 중심으로 한 항공 노선 복원과 크루즈 운항 재개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누적 기준으로 13.4% 감소했습니다(잠정치).
특히 2월 한 달간 감소율은 –20.7%로, 코로나19 회복 이후 가장 큰 낙폭 중 하나를 기록했습니다.
수요 조정 정도가 아닌, 구조적 이탈로 전환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내국인 관광 수요가 느리게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멀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외국인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이유로, 제주 관광이 살아나고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합니다.
관광 전문가들은 “내국인이라는 기반 수요가 무너지면, 외국인은 그것을 일정 정도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온전히 지탱할 수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회복이 아니라 전환”
제주 관광이 다시 선택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예전처럼 많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필요한 건, 다시 머물고 싶다는 설득력 있는 이유입니다.
단기 체류 중심의 소비 구조로는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파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자연 체험과 해양 콘텐츠, 문화예술 기반의 심층형 관광 모델을 중심으로, 머무는 시간과 경험의 밀도를 키우는 체류형 전략이 절실하다는 데 무게가 실립니다.
‘보는 제주’에서 ‘머무는 제주’로의 전환이 없다면, 재방문율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꾸준히 지적돼온 가격 구조의 불투명성 역시 해결돼야 할 과제로 떠오릅니다.
렌터카 요금 과다, 교통 혼잡, 비효율적인 관광 동선은 반복되는 불만 요소로, 관광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항과 주요 관광지를 직결하는 대중교통 노선 재편, 요금 정보 공시 강화, 관광객 분산을 위한 동선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부가가치 관광 수요에 대한 전략적 접근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제주는 이미 마이스(MICE), 의료, 웰니스, 골프 등 다양한 프리미엄 관광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단기 체류에 머물지 않고 체류 기간과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로 ‘연결’과 ‘활용’의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뢰 회복입니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고, 현장에서 체감되는 서비스 격차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마케팅을 강화해도 제주를 다시 찾을 이유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여행자는 “좋았기 때문에 다시 간다”는 단순하지만, 사뭇 깊은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다시 돌아올 이유, 제주가 스스로 만들어야”
관광은 단지 사람을 오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다시 오게 만들 이유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제주가 되찾아야 할 것은 ‘방문 동기’가 아니라, ‘재방문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만들고 다듬는 일은 결국, 제주 스스로의 몫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행기는 떴지만, 사람들은 떠나고 있다. 좌석은 늘었지만, 마음은 돌아오지 않았다”며 “제주가 되살려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다. 지금 다시 필요한 것은 ‘제주여야만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국인 관광객 넉 달 연속↓ “제주, 선택받을 이유 보여줘야”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는 더욱 자주, 더욱 많이 뜨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좌석을 채울 사람들은 점점 줄고, 앞으로 다시 돌아올지도 장담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모습입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내국인 입도객 수는 매달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수요 하락이 아니라, 이탈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됩니다.
정책·관광 당국과 항공업계는 공급 확대를 통해 대응에 나섰지만 관광 수요는 이에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항공편 탑승률은 황금연휴 기간에도 80%대 중후반에 머물렀고 전체 입도객 중 내국인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주가 마주한 것은 단순히 수송 문제나 공급 부족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제주를 다시 선택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 항공편은 확충했지만, 수요 회복은 ‘아직’
1일 제주자치도는 지난달 29일 제주항공과 간담회를 열고, 김포~제주 노선에 임시편 38편을 추가 투입하는 등 항공 수요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전용기로 김포·김해·부산에서 제주행 40편을 운항하고,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파라타항공도 각기 증편과 신규 취항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통계는 이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4월 제주 입도 관광객은 전년 대비 6.6% 줄었습니다. 이 중 내국인은 110만 명으로 9.3% 감소했습니다.
1월부터 4월까지 누적된 내국인 입도객 수는 약 330만 명, 감소 폭은 전년 대비 –13.4%에 달합니다.
특히 2월에는 –20.7%로, 회복이 아닌 이탈의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또한 5월 황금연휴 기간 항공편 공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평균 탑승률은 91%에서 88%로 하락했습니다.
좌석은 늘었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걸 확연하게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 “하늘길만 넓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제주도는 항공 접근성을 ‘관광의 생명선’으로 규정하며 노선 확충과 전세기 운항, 인바운드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항공 증편만으로는 관광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여행업계 내부에서는 “연휴나 수학여행 같은 특정 수요 외에는 예약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다”며, “지금처럼 구조는 그대로 둔 채 공급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결국 탑승률 하락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외국인 입도 증가세는 항공 노선 정상화, 크루즈 재개, 환율 효과 등 외부 환경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국인 수요는 그와 같은 외적 여건만으로 반등이 어렵다는 시각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은 항공 노선 하나로도 움직이지만, 내국인은 가격과 경험의 신뢰가 무너지면 돌아오지 않는다”며 “제주는 지금 그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외국인은 늘었지만, 내국인은 어디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습니다.
중국, 홍콩, 대만을 중심으로 한 항공 노선 복원과 크루즈 운항 재개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누적 기준으로 13.4% 감소했습니다(잠정치).
특히 2월 한 달간 감소율은 –20.7%로, 코로나19 회복 이후 가장 큰 낙폭 중 하나를 기록했습니다.
수요 조정 정도가 아닌, 구조적 이탈로 전환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내국인 관광 수요가 느리게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멀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외국인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이유로, 제주 관광이 살아나고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합니다.
관광 전문가들은 “내국인이라는 기반 수요가 무너지면, 외국인은 그것을 일정 정도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온전히 지탱할 수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회복이 아니라 전환”
제주 관광이 다시 선택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예전처럼 많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필요한 건, 다시 머물고 싶다는 설득력 있는 이유입니다.
단기 체류 중심의 소비 구조로는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파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자연 체험과 해양 콘텐츠, 문화예술 기반의 심층형 관광 모델을 중심으로, 머무는 시간과 경험의 밀도를 키우는 체류형 전략이 절실하다는 데 무게가 실립니다.
‘보는 제주’에서 ‘머무는 제주’로의 전환이 없다면, 재방문율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꾸준히 지적돼온 가격 구조의 불투명성 역시 해결돼야 할 과제로 떠오릅니다.
렌터카 요금 과다, 교통 혼잡, 비효율적인 관광 동선은 반복되는 불만 요소로, 관광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항과 주요 관광지를 직결하는 대중교통 노선 재편, 요금 정보 공시 강화, 관광객 분산을 위한 동선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부가가치 관광 수요에 대한 전략적 접근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제주는 이미 마이스(MICE), 의료, 웰니스, 골프 등 다양한 프리미엄 관광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단기 체류에 머물지 않고 체류 기간과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로 ‘연결’과 ‘활용’의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뢰 회복입니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고, 현장에서 체감되는 서비스 격차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마케팅을 강화해도 제주를 다시 찾을 이유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여행자는 “좋았기 때문에 다시 간다”는 단순하지만, 사뭇 깊은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다시 돌아올 이유, 제주가 스스로 만들어야”
관광은 단지 사람을 오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다시 오게 만들 이유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제주가 되찾아야 할 것은 ‘방문 동기’가 아니라, ‘재방문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만들고 다듬는 일은 결국, 제주 스스로의 몫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행기는 떴지만, 사람들은 떠나고 있다. 좌석은 늘었지만, 마음은 돌아오지 않았다”며 “제주가 되살려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다. 지금 다시 필요한 것은 ‘제주여야만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