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누구와도 연대”.. 한동훈 “막아달라”
포옹했지만, 각자의 문장은 달랐다
단일대오냐 각개전투냐.. 본선 성패, 지금부터 갈린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3일 수락 연설에서 “산산이 부서져도 이기겠다”고 외쳤습니다.
같은 무대에서 2위로 경선을 마친 한동훈 후보는 “대한민국이 위험한 나라가 되는 것을 막아달라”며 김 후보에게 조용한 지지를 건넸습니다.
두 사람은 포옹했지만, 전면과 후방이라는 각자의 위치에서 ‘보수 단일대오’의 필요성을 서로 다른 문장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 김문수 “이재명 정권은 독재로 간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거짓과 범죄로 국회를 오염시킨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김 후보는 “국회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재판을 막는 법까지 만들겠다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라며 “이대로 가면 끔찍한 독재”라고 경고했습니다.
■ “국민의힘, 기득권 내려놔야 한다”
김 후보는 당 혁신도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분열해 두 번의 탄핵을 겪었다”며 “기득권 정당이 아닌 국민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빠르게 당을 정비하고, 후보와 당이 하나가 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개헌, 사전투표제 폐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등 개혁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 노동자·단칸방·가난한 유년기.. 감정의 문장 꺼낸 연설
김 후보는 연설에서 자신의 과거를 꺼냈습니다.
“7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에 갔지만 출세를 포기했다”, “구로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하며 8개의 자격증을 땄다”, “봉천동 단칸방에서 신혼을 보냈다”는 회고는 ‘감정과 결기를 결합한 복귀 선언’처럼 들렸고, 그는 “제 몸이 산산이 부서져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 한동훈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함께하겠다”
2위를 기록한 한동훈 후보는 승복 연설을 통해 “오늘 당원과 국민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의 여정은 여기까지이지만, 김문수 후보가 대한민국이 위험한 나라가 되는 것을 막아주길 바란다”며 보수의 본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말하며 연단을 내려왔습니다.
■ 손은 맞잡았지만, 시험대는 이제부터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은 포옹하며 경선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김 후보는 “한동훈 후보, 고맙습니다”라고 말했고, 한 후보는 “응원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이 실제 단일대오로 이어질지는 아직은 불투명해 보입니다.
김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 세력을 막기 위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경선 통합을 넘어서,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까지 포함된 메시지로 읽히고 있습니다.
■ 서로 다른 기반, 하나의 과제
앞서 한 전 국무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진영의 혼란을 수습할 대안으로 자신을 내세우며 전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중도·온건 보수를 겨냥해 “국가 기틀을 바로 세울 책임 있는 정치”를 강조했고, 통합과 안정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습니다.
반면 김 후보는 반탄핵 정서를 전면에 내세우며 보수 강성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를 기반으로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했습니다.
당내 기반과 지지층의 결이 다른 두 인물의 행보는, 이재명 후보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표의 일치’ 위에서 접점을 모색할 가능성을 남기고 있습니다.
■ 단일화 논의는 시작됐나
김 후보 측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연대라면 어떤 조율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덕수 캠프는 “통합은 시대의 요청”이라는 원론적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협상에 착수한 단계는 아니지만, 양측 모두 문을 닫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양측의 결합이 사전 단일화로 이어질지, 본선 전략적 연합으로 귀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 후보가 보수층을 확실히 붙잡은 상황에서, 한 전 총리의 중도 확장성을 흡수할 수 있다면 판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서져도 이끌겠다는 사람, 그리고 위험한 길을 막아달라며 물러선 사람.
또 그리고 그 사이에서 함께하겠다고 나선 세 번째 인물.
국민의힘은 지금, 이 세 개의 메시지를 하나의 문장으로 엮어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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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했지만, 각자의 문장은 달랐다
단일대오냐 각개전투냐.. 본선 성패, 지금부터 갈린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SBS 캡처)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3일 수락 연설에서 “산산이 부서져도 이기겠다”고 외쳤습니다.
같은 무대에서 2위로 경선을 마친 한동훈 후보는 “대한민국이 위험한 나라가 되는 것을 막아달라”며 김 후보에게 조용한 지지를 건넸습니다.
두 사람은 포옹했지만, 전면과 후방이라는 각자의 위치에서 ‘보수 단일대오’의 필요성을 서로 다른 문장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 김문수 “이재명 정권은 독재로 간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거짓과 범죄로 국회를 오염시킨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김 후보는 “국회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재판을 막는 법까지 만들겠다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라며 “이대로 가면 끔찍한 독재”라고 경고했습니다.
■ “국민의힘, 기득권 내려놔야 한다”
김 후보는 당 혁신도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분열해 두 번의 탄핵을 겪었다”며 “기득권 정당이 아닌 국민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빠르게 당을 정비하고, 후보와 당이 하나가 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개헌, 사전투표제 폐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등 개혁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 노동자·단칸방·가난한 유년기.. 감정의 문장 꺼낸 연설
김 후보는 연설에서 자신의 과거를 꺼냈습니다.
“7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에 갔지만 출세를 포기했다”, “구로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하며 8개의 자격증을 땄다”, “봉천동 단칸방에서 신혼을 보냈다”는 회고는 ‘감정과 결기를 결합한 복귀 선언’처럼 들렸고, 그는 “제 몸이 산산이 부서져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동훈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경선 결과가 발표된 이후, 승복 연설을 하고 있다. (SBS 캡처)
■ 한동훈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함께하겠다”
2위를 기록한 한동훈 후보는 승복 연설을 통해 “오늘 당원과 국민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의 여정은 여기까지이지만, 김문수 후보가 대한민국이 위험한 나라가 되는 것을 막아주길 바란다”며 보수의 본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말하며 연단을 내려왔습니다.
■ 손은 맞잡았지만, 시험대는 이제부터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은 포옹하며 경선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김 후보는 “한동훈 후보, 고맙습니다”라고 말했고, 한 후보는 “응원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이 실제 단일대오로 이어질지는 아직은 불투명해 보입니다.
김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 세력을 막기 위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경선 통합을 넘어서,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까지 포함된 메시지로 읽히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SBS 캡처)
■ 서로 다른 기반, 하나의 과제
앞서 한 전 국무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진영의 혼란을 수습할 대안으로 자신을 내세우며 전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중도·온건 보수를 겨냥해 “국가 기틀을 바로 세울 책임 있는 정치”를 강조했고, 통합과 안정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습니다.
반면 김 후보는 반탄핵 정서를 전면에 내세우며 보수 강성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를 기반으로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했습니다.
당내 기반과 지지층의 결이 다른 두 인물의 행보는, 이재명 후보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표의 일치’ 위에서 접점을 모색할 가능성을 남기고 있습니다.
■ 단일화 논의는 시작됐나
김 후보 측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연대라면 어떤 조율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덕수 캠프는 “통합은 시대의 요청”이라는 원론적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협상에 착수한 단계는 아니지만, 양측 모두 문을 닫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양측의 결합이 사전 단일화로 이어질지, 본선 전략적 연합으로 귀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 후보가 보수층을 확실히 붙잡은 상황에서, 한 전 총리의 중도 확장성을 흡수할 수 있다면 판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서져도 이끌겠다는 사람, 그리고 위험한 길을 막아달라며 물러선 사람.
또 그리고 그 사이에서 함께하겠다고 나선 세 번째 인물.
국민의힘은 지금, 이 세 개의 메시지를 하나의 문장으로 엮어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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