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10억 원이 넘는 고액 예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800조를 돌파했습니다. 고액 예금 계좌 수도 처음으로 10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예금주는 대부분 기업(법인)으로, 시장금리 하락 국면을 예상해 고금리 예금 '막차'를 타기 위해 은행으로 돈을 밀어 넣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늘(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성예금 중 잔액이 10억 원을 초과하는 계좌의 잔액은 총 815조8,1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8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반년 전(781조2,320억원)보다 4.4% 불어난 규모입니다.
고액 예금 계좌 잔액은 2022년 말 796조3,480억 원까지 늘었다가, 2023년 770조 원대 초반까지 줄었고, 지난해부터 다시 반등하고 있습니다.
고액 계좌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 원을 초과하는 계좌 수는 10만좌로 나타났습니다. 반년 전 9만7천좌보다 3천좌가 더 는 것으로, 이 역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초유입니다.
자세히 보면, 지난해 말 10억 원 초과 정기예금과 저축예금이 각각 6만1천좌, 5천좌로, 반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기업자유예금이 3만1천좌에서 3만4천좌로 증가했습니다.
기업자유예금은 법인 등이 일시 여유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금융 상품입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작년 10월과 11월 연달아 하향 조정했고, 그 이전부터 시장금리가 하락한 점 등을 토대로 기업들이 고금리 예금 막차를 타기 위해 뭉칫돈을 넣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12·3비상계엄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하면서 그나마 안전한 현금 쥐고 있겠다는 기업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