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유죄 취지에 이틀 새 2만 4천 건 청구
현직 판사 “30년 동안 이런 절차 본 적 없다”
6만 쪽 기록, 9일 만의 유죄 취지 선고.
이례적 속도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건을 파기환송한 대법원에 시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정말 다 읽고 내린 결론인가?”
판결 내용보다 그 속도와 절차 자체가 의심받는 사태.
전자기록 열람 로그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가 전례 없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법원 내부에서도 “30년 동안 본 적 없는 속도”라는 실명 비판이 이어지면서, 대법원은 지금 ‘결론’이 아닌 ‘과정’의 정당성을 입증하라는 국민의 요구 앞에 서 있습니다.
■ 이틀 만에 2만 4천 건↑.. “열람기록 공개하라”
5일 오전 11시 기준, 법원의 ‘정보공개청구 게시목록'에서 이재명 후보 관련 (2025도4697) 정보공개 청구 신청을 검색하면 게시건수가 무려 2만 4천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후보 사건의 전자기록 열람 관련 로그기록 일체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당시 대법관들의 사건기록 열람 일시, 열람 문서 범위, 페이지 수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란 게 주 내용입니다.
그 핵심은 단 하나, “정말 6만여 쪽 기록을 검토하고 내린 판단이 맞느냐”에 맞춰집니다.
기록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것이 ‘가능했는가’를 검증하겠다는 얘기로, 현재까지 법원이 누리집에 공개한 전체 정보공개청구는 약 3만 4천 건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 이틀 동안 제기된 청구 건수가 70%에 달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
■ 판결은 9일 만.. 전원합의체 ‘숙의’는 있었나
이번 사건은 지난달 22일 대법원 소부에 배당된 뒤, 조희대 대법원장 직권으로 곧바로 전원합의체에 회부됐습니다.
같은 날 1차 합의기일이 진행됐고, 이틀 후 2차, 일주일 뒤인 5월 1일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중대한 정치적 사건이며 기록만 6만 쪽에 이릅니다.
통상 대법원 전합 선고는 수개월에서 수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사전에 결론을 정해놓고 절차만 밟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30년 법관 생활 중 이런 속도는 처음” 실명 비판도
이와 관련해 청주지법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실명으로 “사상 초유의 무리한 절차 진행”이라며 실명을 걸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6만 쪽 기록을 이틀 만에 정리해 대법으로 송부하고, 피고인 답변서 제출 다음 날 전합 회부, 1주일 만에 선고된 일련의 과정은 내가 법관으로 일하며 보지도 듣지도 못한 절차”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부산지법의 부장판사도 “이 사건이 사법부의 신뢰를 깎아먹는 자충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사법 편향’이라는 의심 자체가 사법의 권위를 해치는 결과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 대법관 반대의견서도 “시간 부족” 우회 지적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반대의견서에서 이솝우화 ‘해님과 바람’을 인용하며, “숙고의 시간이 부족한 합의는 외관상의 공정성뿐 아니라 실질적 설득력도 상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원합의체 내부에서조차 숙의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됩니다.
■ 결론보다 과정.. ‘열람 로그’는 신뢰 회복의 출발점
대법원은 이번 판결 직후 “전자기록으로 모두 열람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확인하겠다며 기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지금 법원이 입증해야 할 것은 ‘얼마나 빨랐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공정했는가’”라며, “2만 4천 건의 정보공개청구는 단지 궁금해서가 아니라, 신뢰가 무너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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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 “30년 동안 이런 절차 본 적 없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만 쪽 분량의 재판 기록을 시각화한 A4용지 박스 24개를 공개하고 있다. 대법관들이 검토해야 했던 기록의 실제 분량을 시각화해 보여주며, “정말 다 읽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정애 의원 본인 페이스북 캡처)
6만 쪽 기록, 9일 만의 유죄 취지 선고.
이례적 속도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건을 파기환송한 대법원에 시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정말 다 읽고 내린 결론인가?”
판결 내용보다 그 속도와 절차 자체가 의심받는 사태.
전자기록 열람 로그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가 전례 없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법원 내부에서도 “30년 동안 본 적 없는 속도”라는 실명 비판이 이어지면서, 대법원은 지금 ‘결론’이 아닌 ‘과정’의 정당성을 입증하라는 국민의 요구 앞에 서 있습니다.

지난 3일 시작해 5일까지 법원 사법정보공개 포털에 올라온 이재명 후보 재판 관련 정보공개청구 요청. (사법정보공개 포털 캡처)
■ 이틀 만에 2만 4천 건↑.. “열람기록 공개하라”
5일 오전 11시 기준, 법원의 ‘정보공개청구 게시목록'에서 이재명 후보 관련 (2025도4697) 정보공개 청구 신청을 검색하면 게시건수가 무려 2만 4천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후보 사건의 전자기록 열람 관련 로그기록 일체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당시 대법관들의 사건기록 열람 일시, 열람 문서 범위, 페이지 수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란 게 주 내용입니다.
그 핵심은 단 하나, “정말 6만여 쪽 기록을 검토하고 내린 판단이 맞느냐”에 맞춰집니다.
기록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것이 ‘가능했는가’를 검증하겠다는 얘기로, 현재까지 법원이 누리집에 공개한 전체 정보공개청구는 약 3만 4천 건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 이틀 동안 제기된 청구 건수가 70%에 달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
■ 판결은 9일 만.. 전원합의체 ‘숙의’는 있었나
이번 사건은 지난달 22일 대법원 소부에 배당된 뒤, 조희대 대법원장 직권으로 곧바로 전원합의체에 회부됐습니다.
같은 날 1차 합의기일이 진행됐고, 이틀 후 2차, 일주일 뒤인 5월 1일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중대한 정치적 사건이며 기록만 6만 쪽에 이릅니다.
통상 대법원 전합 선고는 수개월에서 수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사전에 결론을 정해놓고 절차만 밟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30년 법관 생활 중 이런 속도는 처음” 실명 비판도
이와 관련해 청주지법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실명으로 “사상 초유의 무리한 절차 진행”이라며 실명을 걸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6만 쪽 기록을 이틀 만에 정리해 대법으로 송부하고, 피고인 답변서 제출 다음 날 전합 회부, 1주일 만에 선고된 일련의 과정은 내가 법관으로 일하며 보지도 듣지도 못한 절차”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부산지법의 부장판사도 “이 사건이 사법부의 신뢰를 깎아먹는 자충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사법 편향’이라는 의심 자체가 사법의 권위를 해치는 결과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 대법관 반대의견서도 “시간 부족” 우회 지적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반대의견서에서 이솝우화 ‘해님과 바람’을 인용하며, “숙고의 시간이 부족한 합의는 외관상의 공정성뿐 아니라 실질적 설득력도 상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원합의체 내부에서조차 숙의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됩니다.
■ 결론보다 과정.. ‘열람 로그’는 신뢰 회복의 출발점
대법원은 이번 판결 직후 “전자기록으로 모두 열람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확인하겠다며 기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지금 법원이 입증해야 할 것은 ‘얼마나 빨랐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공정했는가’”라며, “2만 4천 건의 정보공개청구는 단지 궁금해서가 아니라, 신뢰가 무너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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