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에도 대출금리 요지부동.. 예대마진 사상 최대, 소비자만 ‘이중고’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내 대출금리는 왜 그대로일까?”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하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8개월 연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출금리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반면, 예금금리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은행의 ‘이자장사’ 구조는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일부 은행은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사상 최대 격차를 기록했습니다.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그 이익은 오직 은행만 가져갔습니다.
받을 이자는 덜 주고, 가져갈 이자는 더 가져가면서 결국 손해는 소비자 몫이 되고 있습니다.
■ 예금은 낮추고 대출 그대로?.. ‘이자장사’ 지표, 8개월 연속 상승
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38~1.55%포인트(p)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농협은행은 1.55%p로 5대 은행 중 가장 컸습니다. 이어 신한(1.51), 국민(1.49), 하나(1.43), 우리(1.3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결과로, 전월 대비 모든 은행이 예외 없이 예대금리차를 더 벌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불과 한 달 사이 농협·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은 각기 0.08~0.16%p씩 금리차를 확대한 셈입니다.
■ “대출은 잘 안 내려”.. 2022년 이후 최대 예대금리차 속출
예대금리차 확대는 단순한 월별 변동이 아니라, 분명한 추세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은행연합회가 관련 공시를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2025년 3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예대금리차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도 각각 2년 이상 만에 최대 격차를 보이며 마진 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7.17%p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씨티은행(2.71), 제주은행(2.65), 토스뱅크(2.46), 광주은행(2.34) 등 지방·인터넷은행 다수도 2%p를 넘어섰습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대출로 벌고 예금에 주는 금리 차이’로, 격차가 클수록 은행의 이자이익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결국 은행들이 기준금리 하락을 예금금리 인하의 명분으로 삼는 반면, 대출금리는 천천히 조정하며 이자차익을 늘리는 ‘비대칭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가계대출은 다시 급증.. “금리 내렸는데 대출 부담 왜 늘어”
가계대출 자체는 다시 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3월 말 738조 5,511억 원에서 4월 말 743조 848억 원으로 한 달 사이 5조 원 이상 늘었습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최대 증가 폭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규제 일부 완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금리 인하 기대 심리 등이 겹쳐 대출 수요는 되레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시장금리 하락이 체감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는 실정입니다.
■ “이러다 역풍 맞는다” 경고에도.. 줄지 않는 예대금리차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은행의 고정된 대출금리를 두고 '이자 장사' 비판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내리는 시기에도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반면, 예금금리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익만 챙긴다는 지적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수요가 높은데다, 일부 상품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쉽게 금리를 낮추기도 어렵다”며 “4월뿐 아니라 5월에도 예대금리차가 쉽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예금자도, 차주도..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
결국 예대금리차 확대는 이중고로 이어집니다.
낮은 금리로 인해 예금자는 이자 수익이 줄고, 대출자는 높은 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입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은 안정적 이자 수익을 얻지만, 실물경제를 떠받치는 다수 소비자에게는 부담만 전가되는 현실”이라며 “고금리 체감이 뚜렷한 지금, 정부와 시장은 예대금리차 공시가 보여주는 수치들을 더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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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는 내렸는데, 내 대출금리는 왜 그대로일까?”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하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8개월 연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출금리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반면, 예금금리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은행의 ‘이자장사’ 구조는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일부 은행은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사상 최대 격차를 기록했습니다.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그 이익은 오직 은행만 가져갔습니다.
받을 이자는 덜 주고, 가져갈 이자는 더 가져가면서 결국 손해는 소비자 몫이 되고 있습니다.
■ 예금은 낮추고 대출 그대로?.. ‘이자장사’ 지표, 8개월 연속 상승
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38~1.55%포인트(p)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농협은행은 1.55%p로 5대 은행 중 가장 컸습니다. 이어 신한(1.51), 국민(1.49), 하나(1.43), 우리(1.3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결과로, 전월 대비 모든 은행이 예외 없이 예대금리차를 더 벌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불과 한 달 사이 농협·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은 각기 0.08~0.16%p씩 금리차를 확대한 셈입니다.

■ “대출은 잘 안 내려”.. 2022년 이후 최대 예대금리차 속출
예대금리차 확대는 단순한 월별 변동이 아니라, 분명한 추세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은행연합회가 관련 공시를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2025년 3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예대금리차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도 각각 2년 이상 만에 최대 격차를 보이며 마진 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7.17%p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씨티은행(2.71), 제주은행(2.65), 토스뱅크(2.46), 광주은행(2.34) 등 지방·인터넷은행 다수도 2%p를 넘어섰습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대출로 벌고 예금에 주는 금리 차이’로, 격차가 클수록 은행의 이자이익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결국 은행들이 기준금리 하락을 예금금리 인하의 명분으로 삼는 반면, 대출금리는 천천히 조정하며 이자차익을 늘리는 ‘비대칭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가계대출은 다시 급증.. “금리 내렸는데 대출 부담 왜 늘어”
가계대출 자체는 다시 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3월 말 738조 5,511억 원에서 4월 말 743조 848억 원으로 한 달 사이 5조 원 이상 늘었습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최대 증가 폭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규제 일부 완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금리 인하 기대 심리 등이 겹쳐 대출 수요는 되레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시장금리 하락이 체감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는 실정입니다.
■ “이러다 역풍 맞는다” 경고에도.. 줄지 않는 예대금리차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은행의 고정된 대출금리를 두고 '이자 장사' 비판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내리는 시기에도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반면, 예금금리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익만 챙긴다는 지적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수요가 높은데다, 일부 상품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쉽게 금리를 낮추기도 어렵다”며 “4월뿐 아니라 5월에도 예대금리차가 쉽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예금자도, 차주도..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
결국 예대금리차 확대는 이중고로 이어집니다.
낮은 금리로 인해 예금자는 이자 수익이 줄고, 대출자는 높은 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입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은 안정적 이자 수익을 얻지만, 실물경제를 떠받치는 다수 소비자에게는 부담만 전가되는 현실”이라며 “고금리 체감이 뚜렷한 지금, 정부와 시장은 예대금리차 공시가 보여주는 수치들을 더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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