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400만 넘었지만 내국인 13.2% 감소.. ‘기초 체력’ 무너진 회복
외국인이 총량 지탱한 착시적 반등.. ‘숫자’ 아닌 구조가 흔들린다
5월 황금연휴를 지나면서,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이 4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일일 입도객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수치상으론 분명 회복세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관광 수요의 중심축이라할 내국인 입도객은 전년 대비 13% 넘게 줄어 400만 명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주 관광은 지금, 외국인 수요에 의해 간신히 지탱되는 ‘균형 상실’의 초입에 들어섰습니다.
7일 제주자치도와 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제주 누적 입도관광객 수는 잠정 401만 8,5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준일(4월 22일)보다 11일 늦게 4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5일 기준 누계는 410만 999명에 도달했지만, 이 가운데 내국인은 349만 4,133명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시점 402만 5,724명과 비교하면 13.2%나 감소한 수준입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6일까지 누적 61만 4,672명으로, 전년(58만 637명) 대비 6% 상당 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 5월 초 기준 제주 관광객 총량은 외국인 수요의 증가가 지탱하고 있는 구조가 됐습니다.
■ ‘내국인 400만 미달’.. 관광 중심이 흔들린다
제주 관광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체 400만 명 도달 시점’이 늦어진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지난해에는 4월 22일 이미 400만 고지를 넘었지만, 올해는 11일이나 늦은 5월 3일 이를 돌파했습니다.
내국인 기준으로만 보면 400만 명 선을 한참 남겨두고 연휴를 마감한 셈입니다.
이는 단순히 수요가 줄었다는 차원을 넘어, 제주 관광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힙니다. 내국인 중심의 구조가 느슨해지는 대신, 외국인 중심의 구조로 전환되는 초기 국면에 접어드었다는 얘기입니다.
관광정책 전문가 B씨는 “외국인 수요가 통계를 지탱하면서 마치 회복세처럼 보이지만, 내국인 기반이 이탈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뚜렷한 모습”이라며 “이런 상태에서는 외부 변수 하나로도 수요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반짝’ 수요의 착시.. “정말 다시 오고 싶은가”가 문제
실제 5월 연휴 동안 하루 입도객은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일 4만 9,151명을 비롯해, 1일부터 4일까지 모두 4만 명을 넘겼습니다.
제주도는 집계 자료를 통해 “정책 효과와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 통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내국인 감소의 원인으로는 ‘높은 가격’, ‘혼잡’, ‘콘텐츠 중복’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연휴 등 성수기 때면 접하는 항공료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렌터카 요금은 전국 최고 수준이고, 숙박·음식 가격도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여기에 예약 스트레스와 교통 혼잡 역시 단골 불만로 꼽힙니다.
국내 여행 스타트업 대표인 D씨는 “요즘 젊은 세대는 가격과 피로도를 따져서 제주 대신 오사카 등 일본권이나, 다낭 등 동남아 지역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해외 단거리 여행이 제주보다 간편하고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 업계는 묻는다.. “내국인 없이, 관광은 가능한가?”
업계는 지금의 상황을 ‘단기 수치 회복’이 아닌 ‘기초 체력 저하’로 진단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분명하지만, 글로벌 변수에 따라 급변할 수 있고, 내국인의 지속 방문 없이 관광 산업은 장기적으로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는 탓입니다.
한 관광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방문객 수보다 ‘다시 오고 싶은가’를 자문해야 할 시점”이라며, “경험의 다양성, 지역 간 분산, 가격과 품질의 신뢰 회복이 병행되지 않으면 5월의 호황 영향은 오래 가지 못하고, 연말의 침체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제주에 필요한 건 더 많은 유입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이라며 “외국인은 늘었지만, 내국인이 멀어진 섬은 결국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건 ‘다시 찾을 이유’입니다.
400만이라는 수치는 넘었지만, 내국인의 발걸음은 뚜렷이 줄었습니다.
외국인 수요로 지탱된 지금의 회복은, 실은 ‘껍데기’일 수도 있습니다.
방문이 아니라 ‘기억’, 숫자가 아니라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간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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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총량 지탱한 착시적 반등.. ‘숫자’ 아닌 구조가 흔들린다

5월 황금연휴를 지나면서,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이 4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일일 입도객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수치상으론 분명 회복세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관광 수요의 중심축이라할 내국인 입도객은 전년 대비 13% 넘게 줄어 400만 명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주 관광은 지금, 외국인 수요에 의해 간신히 지탱되는 ‘균형 상실’의 초입에 들어섰습니다.
7일 제주자치도와 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제주 누적 입도관광객 수는 잠정 401만 8,5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준일(4월 22일)보다 11일 늦게 4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5일 기준 누계는 410만 999명에 도달했지만, 이 가운데 내국인은 349만 4,133명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시점 402만 5,724명과 비교하면 13.2%나 감소한 수준입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6일까지 누적 61만 4,672명으로, 전년(58만 637명) 대비 6% 상당 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 5월 초 기준 제주 관광객 총량은 외국인 수요의 증가가 지탱하고 있는 구조가 됐습니다.

■ ‘내국인 400만 미달’.. 관광 중심이 흔들린다
제주 관광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체 400만 명 도달 시점’이 늦어진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지난해에는 4월 22일 이미 400만 고지를 넘었지만, 올해는 11일이나 늦은 5월 3일 이를 돌파했습니다.
내국인 기준으로만 보면 400만 명 선을 한참 남겨두고 연휴를 마감한 셈입니다.
이는 단순히 수요가 줄었다는 차원을 넘어, 제주 관광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힙니다. 내국인 중심의 구조가 느슨해지는 대신, 외국인 중심의 구조로 전환되는 초기 국면에 접어드었다는 얘기입니다.
관광정책 전문가 B씨는 “외국인 수요가 통계를 지탱하면서 마치 회복세처럼 보이지만, 내국인 기반이 이탈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뚜렷한 모습”이라며 “이런 상태에서는 외부 변수 하나로도 수요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반짝’ 수요의 착시.. “정말 다시 오고 싶은가”가 문제
실제 5월 연휴 동안 하루 입도객은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일 4만 9,151명을 비롯해, 1일부터 4일까지 모두 4만 명을 넘겼습니다.
제주도는 집계 자료를 통해 “정책 효과와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 통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내국인 감소의 원인으로는 ‘높은 가격’, ‘혼잡’, ‘콘텐츠 중복’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연휴 등 성수기 때면 접하는 항공료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렌터카 요금은 전국 최고 수준이고, 숙박·음식 가격도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여기에 예약 스트레스와 교통 혼잡 역시 단골 불만로 꼽힙니다.
국내 여행 스타트업 대표인 D씨는 “요즘 젊은 세대는 가격과 피로도를 따져서 제주 대신 오사카 등 일본권이나, 다낭 등 동남아 지역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해외 단거리 여행이 제주보다 간편하고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 업계는 묻는다.. “내국인 없이, 관광은 가능한가?”
업계는 지금의 상황을 ‘단기 수치 회복’이 아닌 ‘기초 체력 저하’로 진단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분명하지만, 글로벌 변수에 따라 급변할 수 있고, 내국인의 지속 방문 없이 관광 산업은 장기적으로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는 탓입니다.
한 관광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방문객 수보다 ‘다시 오고 싶은가’를 자문해야 할 시점”이라며, “경험의 다양성, 지역 간 분산, 가격과 품질의 신뢰 회복이 병행되지 않으면 5월의 호황 영향은 오래 가지 못하고, 연말의 침체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제주에 필요한 건 더 많은 유입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이라며 “외국인은 늘었지만, 내국인이 멀어진 섬은 결국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건 ‘다시 찾을 이유’입니다.
400만이라는 수치는 넘었지만, 내국인의 발걸음은 뚜렷이 줄었습니다.
외국인 수요로 지탱된 지금의 회복은, 실은 ‘껍데기’일 수도 있습니다.
방문이 아니라 ‘기억’, 숫자가 아니라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간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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