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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함께한 70년, 이제는 안녕”.. 김녕의 해녀들이 물질을 멈추는 날
2025-05-13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세상의 모든 은퇴 중 가장 깊고 가장 빛나는 퇴장
김녕리 해녀 24명, 제7회 은퇴식.. 삶의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서다
양종훈 作

# 열한 살 소녀가 숨을 멈추고 바다에 들어갑니다.

바다는 그를 해녀로 길러냈고, 그렇게 시작된 삶은 60년, 70년을 이어졌습니다.

오랜 시간 파도와 함께한 이들의 발걸음은 마치 마지막 물질을 마친 듯 고요하게 육지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12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서 해녀 24명이 물질을 멈췄습니다. ‘해녀’에서 ‘해녀였던’ 사람으로 돌아온 이들은 누구보다 빛나는 이름으로 은퇴 무대에 섰습니다.
이날의 은퇴는 단지 생업의 끝이 아닌, 한 세대를 품고 떠나보내는 공동체의 의식이었습니다.
이름 하나씩 호명될 때마다 마을이 일어섰고, 박수와 눈물로 바다의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12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열린 제7회 해녀은퇴식. (제주해녀문화협회 제공)

■ 해녀였던 사람들, ‘이름’으로 남다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열린 제7회 해녀 은퇴식은 김녕어촌계와 제주해녀문화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모두 70살 이상인 은퇴 대상자의 물질 경력은 짧게는 60년, 길게는 70년에 이릅니다.
가장 고령인 김일순 해녀는 올해 89살로 열한 살 무렵 처음 바다에 들어갔습니다.


해녀들이 한 명씩 호명될 때마다 회관 안은 조용히 숨을 고르다, 이내 박수와 환호로 답했습니다.
손주의 이름은 가물가물해도 조개가 숨는 자리는 여전히 손끝에 남아 있다는 말이, 이 자리를 상징하는 감정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이날 은퇴식에는 배우 문소리 씨도 참석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해녀 한 사람 한 사람을 따뜻하게 안으며 축하의 마음을 전했고, 이는 인사를 넘어 한 세대의 생애를 다정하게 껴안는 순간으로 기억됐습니다.
기억과 헌신, 그리고 존경이 자연스럽게 겹쳐진 연대의 몸짓은, 묵직한 울림으로 현장을 채웠습니다.
김녕리 은퇴 해녀들과 문소리 배우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제주해녀문화협회 제공)

■ 예산보다, 마음으로 이어온 예우를 만나다

이번 해녀 은퇴식에는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제주해녀문화협회는 2023년부터 매년 은퇴식을 진행했고, 모든 행사는 외부 자금 없이 자발적인 후원과 재능기부로 마련했습니다.

이 은퇴식은 한 직업인의 퇴임식을 넘어, 한 생애를 바다에 바친 이들에게 마을이 보내는 존경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 한 번뿐인 호명의 순간, 해녀는 누군가의 어머니나 이웃을 넘어, 한 시대의 삶을 증명해낸 이름으로 무대에 섭니다.

양종훈 ㈔제주해녀문화협회 이사장(사진작가·상명대 교수)은 “해녀는 제주의 문화유산을 넘어, 시대와 사회가 지켜야 할 공공의 자산”이라며 “이들의 은퇴는 개인의 퇴장이 아니라, 각자의 이별을 존엄한 기억으로 공동체 안에 새겨 넣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녀 은퇴식은 생의 마침표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향한 전승이자 예우”라고 덧붙였습니다.
12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열린 제7회 해녀은퇴식에는 강옥래 해녀(중문 어촌계)가 특별출연해 민요 3곡을 열창했다. (제주해녀문화협회 제공)

■ 그 이름을 부를 때, 바다가 조용해졌다


이번 은퇴 해녀는 모두 24명입니다. 김일순, 김달해, 원미강, 홍유생, 홍복심, 양종애, 김순임, 홍명희, 한영숙, 이순덕, 고순심, 홍영숙, 송순자, 양순희, 김순덕, 문순화, 문임순, 양명순, 김인자, 김홍심, 고미자, 김순복, 양종순, 고영애 해녀까지.
이름이 하나씩 호명될 때마다 마을의 시간도 차례로 꺼내져 펼쳐졌습니다.

물질을 멈췄다는 사실보다 그렇게 긴 세월을 견뎌낸 존재 앞에 누군가가 몸을 낮추는 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이 자리는 말없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잠수복을 벗은 그들은 이제 물질을 마치고 육지에 서 있지만, 마을은 여전히 그들을 바다의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양종훈 作

■ 이제 다시, 김녕을 떠올릴 때

파도는 밀려오고, 바다는 흔들림 없이 제 자리를 지킵니다.
이 섬은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고요가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랜 시간, 숨을 참아온 이들이 지켜낸 풍경입니다.

해녀는 물질을 멈추고 바다를 떠났습니다.
그들이 남긴 호흡과 시간은 물결 속에 스며들어, 잠수복을 벗은 뒤에도 여전히 이 바다의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김녕의 은퇴는 작별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향한 인사였습니다.
언젠가 또 다른 소녀가 숨을 고르고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날, 이 섬은 다시 그 이름을 마음 깊은 곳에서 불러낼지 모릅니다.

제주해녀문화협회는 2023년 5월 한림읍 귀덕2리를 시작으로 하도리, 수원리, 금능·월령리, 법환동, 도두동을 거쳐 김녕까지 일곱 차례 해녀 은퇴식을 이어왔습니다.
모두, 보조금 한 푼 없이 손과 마음으로 준비한 자리였습니다.

그날, 김녕의 바다는 조용히 한 생을 받아 안았습니다.
양종훈 作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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