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순유출 1,021명.. 통계는 반등, 현실은 붕괴
관광 침체, 소비 급감, 건설 반 토막.. 수출 착시 뒤에 가려진 ‘하강의 섬’
2025년 1분기, 제주 경제는 수출 45.3% 증가라는 반가운 숫자로 출발했습니다.
광공업 생산도 소폭 상승하며, 표면상으론 반등의 기운이 감지됐습니다.
하지만 이 반등을 이끈 건 단 하나, ‘프로세서 수출’뿐이었습니다.
관광은 회복은커녕 다시 꺾였고, 면세점 매출은 35.5%나 급감했습니다.
건설수주는 반 토막 났고, 소비는 줄었으며, 일자리는 사라졌습니다.
무너진 건 숫자가 아니라, 섬의 기반입니다.
가장 뼈아픈 수치는 따로 있습니다.
단 3개월 사이, 20대 청년 1,021명이 제주를 떠났습니다.
전체 순유출 인구 2,165명 중 절반입니다.
“제주에 살 이유가 없다”는 말이 이제는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수출 숫자가 아니라 사람부터 떠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 섬이 향하는 건 ‘반등’이 아니라 ‘붕괴’입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수출과 광공업 생산이 반등한 모양새였지만, 내수·고용·인구·건설 등 지역 기반을 구성하는 모든 지표에서는 하락 혹은 침체의 흐름이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했고, 광공업 생산지수도 0.3%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 반등은 산업 전반의 회복이 아니라 ‘프로세서 및 콘트롤러’, ‘일반기계류’ 두 품목에 집중된 기형적이라 할 수출 급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주력 산업이라할 관광, 서비스업, 건설은 물론 소비와 고용, 인구 순이동 지표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며 사실상 지역 경제 기반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적 위험이 드러났습니다.
■ 면세점 -35.5%… ‘제주다움’의 소비 동력 사라졌다
소매판매액지수는 94.7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고, 전년 동기보다 7.0% 하락했습니다.
특히 면세점 매출이 무려 35.5% 급감했는데, 이는 고급 관광 소비의 기반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문소매점(의류·가전 등)도 9.2%, 슈퍼·편의점도 3.6% 줄어들며 전 업태에 걸쳐 소비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기 조정이 아니라, 내수 자체의 구매력이 장기적으로 꺾이고 있다는 경고로 풀이됐습니다.
■ 건설수주 –49.0%.. 민간 발주 74% 줄며 ‘개발심리 붕괴’
1분기 지역 건설수주액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998억 원으로 급감했습니다.
공공 부문(-5.1%)보다 민간 부문이 -74.2%나 줄어, 사실상 지역 내 개발 심리가 꺼진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
공종별로도 토목은 -64.4%, 건축은 -34.3%로, 관광 인프라·상업시설·주택 공급 모두 급격히 둔화되는 양상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제주 부동산 시장의 조정 국면을 넘어, 투자 유인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 수출은 45.3% 늘었지만.. 구조는 더 위험해졌다
수출은 6,900만 달러로 증가했지만, 대부분 프로세서 및 콘트롤러(+32만%), 일반기계류(+1,800%) 등 극소수 품목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는 특정 제조사의 단기 물량 출하 가능성이 크며, 제주 산업 기반의 구조적 반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주력 소비재 품목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주류(-70.4%), 정밀기기(-60.5%), 어패류(-5.5%), 음료(-31.6%) 등 지속 가능성이 높은 기반 품목들은 모두 내리막입니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단일 품목에 의존한 반등은 구조적 불균형을 가리는 착시일 뿐”이라며 “수출의 양보다 산업 생태계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관광 기반 서비스업 –0.4%.. 숙박·음식점 –9.9% 직격탄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0.4% 감소하며, 반등 흐름에서 다시 꺾였습니다.
특히 제주 관광 산업의 핵심 축인 숙박·음식점업은 9.9%나 줄어 코로나 이후 어렵게 회복되던 흐름을 한 분기 만에 완전히 되돌려 놓았습니다.
예술·스포츠·여가 분야는 -19.0%로 급락하며, 문화관광 연계 산업 전반의 위축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이는 관광 둔화세에서 나아가, 지역의 복합서비스 산업 기반 전체가 붕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로 읽힙니다.
■ 고용률 하락, 청년층 급감.. ‘일자리 없는 섬’의 현실
제주 전체 고용률은 68.8%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청년층(15~29살)은 4.5%p나 떨어졌고, 실업률은 여전히 4.3%입니다.
1분기 건설업 취업자 수는 7,500명 줄었고,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도 3,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청년 고용의 중심 산업군에서 일자리가 무너지며, 체감 실업률은 통계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 순유출 2,165명.. 제주, ‘청년이 떠나는 섬’이 되다
올해 1분기 제주에서 빠져나간 인구는 총 2,165명.
이 중 절반 가까운 1,021명이 20대였습니다. 제주시(-1,647명), 서귀포시(-518명) 모두 순유출입니다.
연령별로 10대(-641명), 30대(-125명)도 함께 빠져 나가면서, 생산가능 인구층 전체가 제주의 미래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인구 유출은 그저 ‘이동’이 아닌, 지역이 삶의 무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 “성장이 아니라 이탈”..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현장이 사라진다
한두 개의 숫자만 보면 ‘회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흐름을 들여다보면, 제주는 지금 껍질만 남은 채 안에서부터 조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관광은 둔화됐고, 소비는 줄며, 건설은 멈췄습니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떠났고, 주력 산업의 수출조차 일시적 착시에 기대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 이 경제를 움직이는 건 통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그리고 제주의 방향은, 분명히 하강입니다.
당장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분기에도 산업이 남아 있는가.
그리고 그 산업을 지킬 사람이 남아 있는가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수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미봉이 아닙니다.
지역 경제의 토대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근본적 구조 전환과 전략적 개입입니다.
‘고용 없는 성장’, ‘소비 없는 관광’, ‘인구 없는 경제’.
이 현실 앞에서 지금을 ‘반등’이라 말할 수 있는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제주는 지금,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다음 분기엔 통계가 아니라 현장이 사라질 수 있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정책의 무게도, 이제는 그 현실만큼 무거워져야 할 때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광 침체, 소비 급감, 건설 반 토막.. 수출 착시 뒤에 가려진 ‘하강의 섬’

2025년 1분기, 제주 경제는 수출 45.3% 증가라는 반가운 숫자로 출발했습니다.
광공업 생산도 소폭 상승하며, 표면상으론 반등의 기운이 감지됐습니다.
하지만 이 반등을 이끈 건 단 하나, ‘프로세서 수출’뿐이었습니다.
관광은 회복은커녕 다시 꺾였고, 면세점 매출은 35.5%나 급감했습니다.
건설수주는 반 토막 났고, 소비는 줄었으며, 일자리는 사라졌습니다.
무너진 건 숫자가 아니라, 섬의 기반입니다.
가장 뼈아픈 수치는 따로 있습니다.
단 3개월 사이, 20대 청년 1,021명이 제주를 떠났습니다.
전체 순유출 인구 2,165명 중 절반입니다.
“제주에 살 이유가 없다”는 말이 이제는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수출 숫자가 아니라 사람부터 떠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 섬이 향하는 건 ‘반등’이 아니라 ‘붕괴’입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수출과 광공업 생산이 반등한 모양새였지만, 내수·고용·인구·건설 등 지역 기반을 구성하는 모든 지표에서는 하락 혹은 침체의 흐름이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했고, 광공업 생산지수도 0.3%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 반등은 산업 전반의 회복이 아니라 ‘프로세서 및 콘트롤러’, ‘일반기계류’ 두 품목에 집중된 기형적이라 할 수출 급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주력 산업이라할 관광, 서비스업, 건설은 물론 소비와 고용, 인구 순이동 지표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며 사실상 지역 경제 기반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적 위험이 드러났습니다.

■ 면세점 -35.5%… ‘제주다움’의 소비 동력 사라졌다
소매판매액지수는 94.7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고, 전년 동기보다 7.0% 하락했습니다.
특히 면세점 매출이 무려 35.5% 급감했는데, 이는 고급 관광 소비의 기반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문소매점(의류·가전 등)도 9.2%, 슈퍼·편의점도 3.6% 줄어들며 전 업태에 걸쳐 소비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기 조정이 아니라, 내수 자체의 구매력이 장기적으로 꺾이고 있다는 경고로 풀이됐습니다.

■ 건설수주 –49.0%.. 민간 발주 74% 줄며 ‘개발심리 붕괴’
1분기 지역 건설수주액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998억 원으로 급감했습니다.
공공 부문(-5.1%)보다 민간 부문이 -74.2%나 줄어, 사실상 지역 내 개발 심리가 꺼진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
공종별로도 토목은 -64.4%, 건축은 -34.3%로, 관광 인프라·상업시설·주택 공급 모두 급격히 둔화되는 양상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제주 부동산 시장의 조정 국면을 넘어, 투자 유인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 수출은 45.3% 늘었지만.. 구조는 더 위험해졌다
수출은 6,900만 달러로 증가했지만, 대부분 프로세서 및 콘트롤러(+32만%), 일반기계류(+1,800%) 등 극소수 품목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는 특정 제조사의 단기 물량 출하 가능성이 크며, 제주 산업 기반의 구조적 반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주력 소비재 품목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주류(-70.4%), 정밀기기(-60.5%), 어패류(-5.5%), 음료(-31.6%) 등 지속 가능성이 높은 기반 품목들은 모두 내리막입니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단일 품목에 의존한 반등은 구조적 불균형을 가리는 착시일 뿐”이라며 “수출의 양보다 산업 생태계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관광 기반 서비스업 –0.4%.. 숙박·음식점 –9.9% 직격탄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0.4% 감소하며, 반등 흐름에서 다시 꺾였습니다.
특히 제주 관광 산업의 핵심 축인 숙박·음식점업은 9.9%나 줄어 코로나 이후 어렵게 회복되던 흐름을 한 분기 만에 완전히 되돌려 놓았습니다.
예술·스포츠·여가 분야는 -19.0%로 급락하며, 문화관광 연계 산업 전반의 위축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이는 관광 둔화세에서 나아가, 지역의 복합서비스 산업 기반 전체가 붕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로 읽힙니다.
■ 고용률 하락, 청년층 급감.. ‘일자리 없는 섬’의 현실
제주 전체 고용률은 68.8%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청년층(15~29살)은 4.5%p나 떨어졌고, 실업률은 여전히 4.3%입니다.
1분기 건설업 취업자 수는 7,500명 줄었고,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도 3,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청년 고용의 중심 산업군에서 일자리가 무너지며, 체감 실업률은 통계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 순유출 2,165명.. 제주, ‘청년이 떠나는 섬’이 되다
올해 1분기 제주에서 빠져나간 인구는 총 2,165명.
이 중 절반 가까운 1,021명이 20대였습니다. 제주시(-1,647명), 서귀포시(-518명) 모두 순유출입니다.
연령별로 10대(-641명), 30대(-125명)도 함께 빠져 나가면서, 생산가능 인구층 전체가 제주의 미래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인구 유출은 그저 ‘이동’이 아닌, 지역이 삶의 무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통계청 제주사무소 제공
■ “성장이 아니라 이탈”..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현장이 사라진다
한두 개의 숫자만 보면 ‘회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흐름을 들여다보면, 제주는 지금 껍질만 남은 채 안에서부터 조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관광은 둔화됐고, 소비는 줄며, 건설은 멈췄습니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떠났고, 주력 산업의 수출조차 일시적 착시에 기대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 이 경제를 움직이는 건 통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그리고 제주의 방향은, 분명히 하강입니다.
당장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분기에도 산업이 남아 있는가.
그리고 그 산업을 지킬 사람이 남아 있는가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수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미봉이 아닙니다.
지역 경제의 토대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근본적 구조 전환과 전략적 개입입니다.
‘고용 없는 성장’, ‘소비 없는 관광’, ‘인구 없는 경제’.
이 현실 앞에서 지금을 ‘반등’이라 말할 수 있는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제주는 지금,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다음 분기엔 통계가 아니라 현장이 사라질 수 있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정책의 무게도, 이제는 그 현실만큼 무거워져야 할 때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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