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수치 뒤엔 고용 착시.. 제조업 12.4만↓·‘쉬었음’ 청년 41만 돌파
복지·IT 중심 고용 쏠림 심화..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4월 고용률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그 수치의 이면은 냉랭했습니다.
일자리가 늘었다고 하는데, 정작 청년층과 제조업은 오히려 ‘빈손’이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라 불리는 제조업 취업자는 12만 4,000명 급감했고, 청년 ‘쉬었음’ 인구는 4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한쪽에선 정보통신·복지 중심의 고용 증가가 이어지지만, 다른 쪽에선 일자리 단절의 벽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통계는 고용 훈풍을 말하지만, 현실은 고용의 양극화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 제조업 ‘10개월 연속 감소’.. 6년 2개월 만의 최대 폭 하락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5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4,000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2019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제조업 고용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통계청은 “반도체를 제외한 전자부품, 금속가공, 컴퓨터 제조업 등에서 취업자 감소가 컸다”며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는 고용 유발계수가 낮아, 제조업 전반의 일자리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건설업도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내수 부진·부동산 침체 여파

건설업 취업자 수는 15만명 감소해 작년 4월 이후 1년 연속 감소세입니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공공투자 위축이 맞물리며 고용 수요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일용직 중심의 구조로 인해 취약계층 고용 충격이 특히 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청년층 ‘쉬었음’ 인구 41만 명 돌파.. 고용률은 4년 만의 최저

15~29살 청년 고용률은 45.3%로,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 인구는 12개월 연속 증가해 41만5,000명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20대만 따져도 39만2,000명으로, 단순한 구직 포기 수준을 넘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구조적 고용난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 “일자리 늘었지만, 자영업·임시직 중심”.. 질적 한계 여전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전체 취업자 수는 19만 4,000명 증가했고 고용률도 63.2%로 역대 4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 증가 대부분이 보건복지(+21.8만), 전문기술서비스(+11.3만), 정보통신업(+7.2만) 등 특정 업종에 집중됐습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개월 연속 감소하며 질 좋은 일자리의 부재가 뚜렷했습니다.

■ 제주도 상황은? “겉보기 안정, 속은 출렁”

제주의 4월 고용률은 69.2%로 전년과 같았지만, 15~64살 고용률은 1.1%포인트(p) 하락한 73.6%로 집계됐습니다.

건설업은 1년 전보다 8,000명(-26.0%)이 줄었고, 농림어업도 4,000명 감소(-8.0%)했습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역시 3,000명(-3.3%) 줄어, 관광 의존도가 높은 지역 구조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정부 “추경 신속 집행·청년 고용대책 강화”

기획재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의 내수 영향 최소화를 위해 추경예산을 신속 집행하고, 청년고용 올케어플랫폼과 직업훈련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용의 총량보다 질적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과 재편이 없이는, 통계 수치가 실제 체감과 괴리되는 ‘고용 착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조업·건설업의 장기 침체, 청년층 ‘쉬었음’ 인구의 누적, 자영업 고용 기반의 약화는 모두 구조적 문제이자 예고된 신호로 해석됩니다.

전문가들은 “서비스업 위주의 고용 증가는 통계상 고용률을 끌어올릴 순 있어도, 지속 가능성이나 소득 안정성 측면에선 한계가 뚜렷하다”며 “특히 고용률 상승이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정책의 초점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 산업 구조 개편과 양질의 일자리 회복 없이는, 숫자는 늘어도 고용의 온기는 결코 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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