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늘린 국제선, ‘확’ 줄인 국내선.. 생색뿐인 증편의 민낯
3천 원 항공권 나와도, 손님은 안 온다.. 줄어든 건 비행기만이 아니었다
“이쯤 되면 정책도, 항공사도 손을 놓은 게 아닐까.”
제주행 항공노선이 줄면서 관광객도 함께 빠지고 있습니다.
2025년 1~4월,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은 4만 6,620편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
사실상 ‘5만 편 마지노선’이 무너졌습니다.
같은 기간 국제선은 422편 늘었지만, 전체 비중에서 보면 찔끔 늘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항공사들은 수익을 좇아 기재를 해외로 돌렸고, 남은 국내선 하늘길엔 생색뿐인 증편만 남았습니다.
■ “증편은 했다?”.. 하지만 ‘찔끔’ 수준
16일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시스템인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국제선까지 포함해 2025년 1~4월 제주공항 전체 운항편수는 총 5만 1,700편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 5,778편과 비교하면 7.4% 줄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국제선의 경우 운항편이 422편 늘어난 반면, 국내선은 무려 4,500편 상당 줄었습니다. 실질적으로 국제선 ‘증편’이 아니라, 국내선 ‘감편’의 숫자로 상쇄된 구조인 셈입니다.
공급석 기준으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납니다.
국내선은 지난해보다 약 92만 석 가까이 줄고, 국제선은 9만 석 증가했습니다.
항공업계가 기재를 해외로 돌리면서 내수 항공 수요를 포기한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 ‘반짝’ 국제선 증편의 반사효과.. 지방노선은 ‘직격탄’
국내선 가운데서도 가장 타격을 받은 노선은 수도권에서 제주로 향하는 김포~제주 노선입니다. 올해 들어 1~4월 해당 노선 운항편수는 1만 3,739편에서 1만 2,418편으로 9.6%, 여객 수는 249만 명에서 221만 명으로 약 11%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 김포~제주도 10% 줄었다.. 수도권 관광 수요도 ‘흔들’
국내선 중에서도 제주 관광의 핵심인 김포~제주 노선은 1만 2,418편으로 전년보다 1,321편 줄면서 9.6% 감소했습니다.
이용객은 249만 명(2024년)에서 221만 명으로 11.2% 하락했습니다.
수도권과 제주를 잇는 하늘길조차 축소되면서, 제주 접근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내국인의 방문객 감소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4년 1~4월 436만 명이었던 내국인 방문객 수는 올해 380만 명으로 12.9% 줄었습니다.
■ 좌석 줄고, 수요 빠지자.. ‘2,800원’ 항공권까지 등장
공급 축소에 관광 수요까지 위축되자, 항공권 가격은 바닥까지 내려갔습니다.
20일 김포발 제주행 항공권은 순수 운임만 2,800원에 불과하고, 유류할증료·공항세를 모두 포함해도 총액이 1만 4,500원 수준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한때 10만 원을 넘나들던 제주행 항공권은 이제 유류할증료보다 운임이 더 저렴한 역전현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공급보다 수요 위축이 더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초저가 항공권이 나온 것은, 항공사들이 수요 하락을 반영해 극단적인 가격 덤핑에 나섰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 수익 좇는 항공사, 정책만으로는 못 막는다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증편을 요청했지만, 항공사들이 ‘생색내기’ 수준만 응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폭증한 해외여행 수요로 인해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낮은 국내선을 줄이고 국제선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실제 제주 노선 항공사 점유율에서도 변화가 감지되는 모습입니다.
대한항공이 19.2%로 1위를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17.5%)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한때 제주 노선 점유율 1위였던 제주항공은 15.1%로 4위로 밀렸고, 티웨이(15.5%)와 진에어(13.7%)의 추격을 받는 중입니다.
■ 관광도시 제주, ‘하늘길 접근성’부터 되돌아봐야
“이건 단순한 공급 축소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항공편 감축이 감편 수준을 넘어, 제주 관광 수요 기반 자체의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관광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항공사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국내선을 줄이고, 노선 전략이나 대책이 단기 성수기 대응에만 집중된다면 제주행 하늘길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다른 관광산업 전문가는 “항공권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수요가 늘지 않는다는 건 통상적인 경기 위축이 아니라 이동수단으로서의 접근성 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며 “제주가 본연의 관광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단지 할인 항공권이나 좌석 확보에 집중하는 임시 처방만으로는 부족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운항편 확보가 제주 관광의 지속가능한 토대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3천 원 항공권 나와도, 손님은 안 온다.. 줄어든 건 비행기만이 아니었다

“이쯤 되면 정책도, 항공사도 손을 놓은 게 아닐까.”
제주행 항공노선이 줄면서 관광객도 함께 빠지고 있습니다.
2025년 1~4월,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은 4만 6,620편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
사실상 ‘5만 편 마지노선’이 무너졌습니다.
같은 기간 국제선은 422편 늘었지만, 전체 비중에서 보면 찔끔 늘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항공사들은 수익을 좇아 기재를 해외로 돌렸고, 남은 국내선 하늘길엔 생색뿐인 증편만 남았습니다.

■ “증편은 했다?”.. 하지만 ‘찔끔’ 수준
16일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시스템인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국제선까지 포함해 2025년 1~4월 제주공항 전체 운항편수는 총 5만 1,700편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 5,778편과 비교하면 7.4% 줄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국제선의 경우 운항편이 422편 늘어난 반면, 국내선은 무려 4,500편 상당 줄었습니다. 실질적으로 국제선 ‘증편’이 아니라, 국내선 ‘감편’의 숫자로 상쇄된 구조인 셈입니다.
공급석 기준으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납니다.
국내선은 지난해보다 약 92만 석 가까이 줄고, 국제선은 9만 석 증가했습니다.
항공업계가 기재를 해외로 돌리면서 내수 항공 수요를 포기한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 ‘반짝’ 국제선 증편의 반사효과.. 지방노선은 ‘직격탄’
국내선 가운데서도 가장 타격을 받은 노선은 수도권에서 제주로 향하는 김포~제주 노선입니다. 올해 들어 1~4월 해당 노선 운항편수는 1만 3,739편에서 1만 2,418편으로 9.6%, 여객 수는 249만 명에서 221만 명으로 약 11%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 김포~제주도 10% 줄었다.. 수도권 관광 수요도 ‘흔들’
국내선 중에서도 제주 관광의 핵심인 김포~제주 노선은 1만 2,418편으로 전년보다 1,321편 줄면서 9.6% 감소했습니다.
이용객은 249만 명(2024년)에서 221만 명으로 11.2% 하락했습니다.
수도권과 제주를 잇는 하늘길조차 축소되면서, 제주 접근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내국인의 방문객 감소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4년 1~4월 436만 명이었던 내국인 방문객 수는 올해 380만 명으로 12.9% 줄었습니다.

■ 좌석 줄고, 수요 빠지자.. ‘2,800원’ 항공권까지 등장
공급 축소에 관광 수요까지 위축되자, 항공권 가격은 바닥까지 내려갔습니다.
20일 김포발 제주행 항공권은 순수 운임만 2,800원에 불과하고, 유류할증료·공항세를 모두 포함해도 총액이 1만 4,500원 수준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한때 10만 원을 넘나들던 제주행 항공권은 이제 유류할증료보다 운임이 더 저렴한 역전현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공급보다 수요 위축이 더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초저가 항공권이 나온 것은, 항공사들이 수요 하락을 반영해 극단적인 가격 덤핑에 나섰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 수익 좇는 항공사, 정책만으로는 못 막는다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증편을 요청했지만, 항공사들이 ‘생색내기’ 수준만 응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폭증한 해외여행 수요로 인해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낮은 국내선을 줄이고 국제선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실제 제주 노선 항공사 점유율에서도 변화가 감지되는 모습입니다.
대한항공이 19.2%로 1위를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17.5%)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한때 제주 노선 점유율 1위였던 제주항공은 15.1%로 4위로 밀렸고, 티웨이(15.5%)와 진에어(13.7%)의 추격을 받는 중입니다.

■ 관광도시 제주, ‘하늘길 접근성’부터 되돌아봐야
“이건 단순한 공급 축소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항공편 감축이 감편 수준을 넘어, 제주 관광 수요 기반 자체의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관광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항공사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국내선을 줄이고, 노선 전략이나 대책이 단기 성수기 대응에만 집중된다면 제주행 하늘길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다른 관광산업 전문가는 “항공권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수요가 늘지 않는다는 건 통상적인 경기 위축이 아니라 이동수단으로서의 접근성 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며 “제주가 본연의 관광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단지 할인 항공권이나 좌석 확보에 집중하는 임시 처방만으로는 부족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운항편 확보가 제주 관광의 지속가능한 토대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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