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음료·인테리어 동일”.. 지 판사 “접대? 상상도 안 해봤다”
윤석열 내란 사건 재판장, 거짓 공방에 사법부 전체 위상 흔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을 맡은 지귀연 부장판사를 둘러싼 ‘룸살롱 접대’ 의혹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졌습니다.
지 판사가 “삼겹살에 소맥이나 마신다”며 전면 부인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사진부터 음료 종류까지 확보했다”며 진실 공방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내란 사건이라는 중대 재판을 맡은 판사가 접대 의혹으로 흔들리자, 이제 문제는 개인의 도덕성을 넘어 사법부의 권위와 공정성 자체로 확장되는 양상입니다.

논란은 지난 14일, 김용민 의원이 국회 법사위에서 지 판사가 수차례 룸살롱에서 고가 접대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며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닷새 뒤, 민주당은 실제 사진을 꺼내들었습니다.


■ 민주당 “출입 장소, 사진으로 특정.. 마신 음료까지 동일”

19일 민주당 ‘내란종식 헌정수호 추진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귀연 판사의 ‘룸살롱 출입’ 의혹과 관련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사진에는 고급 유흥업소 내부와 지 판사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이 담겼으며, 민주당은 “출입 장소는 서울 강남의 고급 룸살롱”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종면 의원은 회견에서 “간판만 바뀌었을 뿐 업소 주인도, 내부 인테리어도 동일하다”며 “지 판사가 바로 이 업소에 출입했다는 결정적 사진을 공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여성 종업원이 동석한 술자리였으며, 제공된 음료의 종류까지 과거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현장 확인을 거쳤다고 덧붙였습니다.
내부 인테리어 패턴, 소품 배치, 조명 구조 등 여러 요소를 분석한 결과 사진 속 장소가 현재 운영 중인 룸살롱과 동일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 지귀연 판사 “삼겹살에 소맥 마시는 사람.. 그런 시대 아니다”

하지만 지 판사는 같은 날 열린 4차 공판에서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그는 재판 시작 전 발언을 통해 “룸살롱 접대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평소 삼겹살에 소맥 마시며 지내는 사람이다.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재판부가 외부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민주당 “법복 벗고 나와야”.. 공수처 고발도 검토

민주당은 지 판사의 공개 부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사진까지 확보한 상황에서 ‘삼겹살’을 언급하며 사실을 부정한 건 국민 기만”이라며 “공개 거짓말을 한 판사에게 내란 혐의 재판을 맡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법복을 벗고 나와야 한다. 당장 공수처 고발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사법부 자정 노력을 당분간 지켜보겠다”며 법원 스스로 감찰과 징계에 나설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도 병행했습니다.

■ ‘사진’의 진실 공방.. 사법부는 침묵, 감찰 착수 여부 주목

이번 사안은 개인에 대한 의혹을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이라는 중대 재판의 신뢰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법부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은 이미 사실관계 확인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향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법관징계법에 따른 징계 절차 및 감찰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출입 날짜도 특정해 대법원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재판장의 자격’ 논란.. 사법 신뢰의 무게, 누구의 몫?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내란 혐의는 헌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그 재판을 맡은 판사가 도덕성과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이제 법원 전체의 신뢰와 권위까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도, 침묵도 아닙니다.
사법부 스스로 내놓는 분명한 입장과 단호한 조치입니다.

‘거짓을 말한 자가 죄를 심판할 수 있는가.’
이 가장 근본적인 물음 앞에, 이제 사법부의 책임 있는 응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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