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자금의 순환인가, 경제 착시의 반복인가.. 이재명표 경제 해법에 쏟아진 반론
‘노쇼주도성장’·‘깨진 유리창 오류’까지.. 정책 설계의 현실성과 근거 정면 충돌
이재명 “그림으로 설명한 것” vs. 한동훈 “말이 안 돼서 진지하게 짚겠다”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시 꺼낸 ‘호텔경제학’이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노쇼도 성장이라는 발상”이라며 “말이 안 된다”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비유의 적절성’을 넘어, 공적 자금 투입 모델이 실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구조적 타당성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 예약 취소도 성장?.. ‘호텔경제학’의 구조
이재명 후보가 반복적으로 언급해온 ‘호텔경제학’의 핵심은 지역 내 자금 순환입니다.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을 예약금으로 걸고, 호텔 주인이 그 돈으로 식당 외상 대금을 갚고, 식당은 다시 정육점에 결제하는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는 돈이 예약자에게 환불되더라도, 그 순환 과정이 마을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설명입니다.
이 후보는 해당 비유를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정책을 이해시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혀왔지만, 유세 과정에서 재등장한 이 경제 모델은 정책적 타당성과 실질 효과에 대한 재검증 요구로 번지고 있습니다.
■ 한동훈 “이건 경제가 아니라 착시다”
한동훈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하도 말이 안 돼서 저러다 말겠지 했는데, 진지하게 다시 꺼내길래 진지하게 짚어드리겠다”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이론적 근거라도 있었지만, ‘호텔경제학’은 노쇼도 성장이라는 주장”이라며, “공적 자금을 투입해 돈이 돌게 하면 경기가 살아난다는 식의 사고는 실제 기업의 부담 구조와 고용 위축을 외면한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경제학에서 유명한 ‘깨진 유리창의 오류’를 떠올리게 한다”며, “손해를 복구하는 데 돈이 쓰이는 걸 성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 이준석 “밈을 정책 철학으로? 조롱에서 출발한 이야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공세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인용한 호텔경제학의 시초는 2009년 블로그에 올라온 인터넷 밈”이라며 “애초에 역설적 조롱을 담은 풍자 콘텐츠를 정책철학으로 삼은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2017년 자신의 SNS에서 “한 지지자가 그려준 그림으로 설명한 것”이라며, “경제적 구조가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 유세에서도 이 개념이 재활용되면서, 설명용 사례에 불과했다는 해명과 정책적 진정성 간의 괴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 핵심은 자금의 흐름 아닌, 정책의 실효성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이 단지 메시지 전달의 수단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비유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이상 정책적 검증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돈이 돌기만 하면 성장이라는 식의 접근은 유통의 흐름과 실제 부가가치 창출을 혼동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공적 자금 투입이 실질 소비와 민간투자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형식만 있는 경기부양 시도는 재정만 낭비하고 체감 효과는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 경제정책, 유세 구호로 충분한가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책의 형식보다 내용, 구호보다 구조를 보는 유권자의 시선도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 논란은 단지 용어를 둘러싼 공방이 아닌, 경제정책의 설계 철학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 검증 요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부산(20일)을 시작으로 2박 3일 대구와 청주, 원주 등지에서 연이어 현장 유세에 나설 예정입니다.
그 메시지는 ‘경제감각’과 ‘현실인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그 역시 유권자들의 검증 대상이자, 정책 대결의 한 축으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경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정치를 대신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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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주도성장’·‘깨진 유리창 오류’까지.. 정책 설계의 현실성과 근거 정면 충돌
이재명 “그림으로 설명한 것” vs. 한동훈 “말이 안 돼서 진지하게 짚겠다”

한동훈 전 대표(왼쪽)와 이재명 후보. ‘호텔경제학’을 둘러싼 정책 논쟁이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시 꺼낸 ‘호텔경제학’이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노쇼도 성장이라는 발상”이라며 “말이 안 된다”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비유의 적절성’을 넘어, 공적 자금 투입 모델이 실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구조적 타당성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 예약 취소도 성장?.. ‘호텔경제학’의 구조
이재명 후보가 반복적으로 언급해온 ‘호텔경제학’의 핵심은 지역 내 자금 순환입니다.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을 예약금으로 걸고, 호텔 주인이 그 돈으로 식당 외상 대금을 갚고, 식당은 다시 정육점에 결제하는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는 돈이 예약자에게 환불되더라도, 그 순환 과정이 마을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설명입니다.
이 후보는 해당 비유를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정책을 이해시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혀왔지만, 유세 과정에서 재등장한 이 경제 모델은 정책적 타당성과 실질 효과에 대한 재검증 요구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 한동훈 “이건 경제가 아니라 착시다”
한동훈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하도 말이 안 돼서 저러다 말겠지 했는데, 진지하게 다시 꺼내길래 진지하게 짚어드리겠다”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이론적 근거라도 있었지만, ‘호텔경제학’은 노쇼도 성장이라는 주장”이라며, “공적 자금을 투입해 돈이 돌게 하면 경기가 살아난다는 식의 사고는 실제 기업의 부담 구조와 고용 위축을 외면한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경제학에서 유명한 ‘깨진 유리창의 오류’를 떠올리게 한다”며, “손해를 복구하는 데 돈이 쓰이는 걸 성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 이준석 “밈을 정책 철학으로? 조롱에서 출발한 이야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공세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인용한 호텔경제학의 시초는 2009년 블로그에 올라온 인터넷 밈”이라며 “애초에 역설적 조롱을 담은 풍자 콘텐츠를 정책철학으로 삼은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2017년 자신의 SNS에서 “한 지지자가 그려준 그림으로 설명한 것”이라며, “경제적 구조가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 유세에서도 이 개념이 재활용되면서, 설명용 사례에 불과했다는 해명과 정책적 진정성 간의 괴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준석 대선 후보가 17일 성수동 거리에서 시민들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개혁신당)
■ 핵심은 자금의 흐름 아닌, 정책의 실효성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이 단지 메시지 전달의 수단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비유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이상 정책적 검증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돈이 돌기만 하면 성장이라는 식의 접근은 유통의 흐름과 실제 부가가치 창출을 혼동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공적 자금 투입이 실질 소비와 민간투자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형식만 있는 경기부양 시도는 재정만 낭비하고 체감 효과는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 경제정책, 유세 구호로 충분한가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책의 형식보다 내용, 구호보다 구조를 보는 유권자의 시선도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 논란은 단지 용어를 둘러싼 공방이 아닌, 경제정책의 설계 철학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 검증 요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부산(20일)을 시작으로 2박 3일 대구와 청주, 원주 등지에서 연이어 현장 유세에 나설 예정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본인 페이스북 캡처)
그 메시지는 ‘경제감각’과 ‘현실인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그 역시 유권자들의 검증 대상이자, 정책 대결의 한 축으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경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정치를 대신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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