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조건 제시해달라”에 이준석 “우린 초심 안 꺾는다”.. 강압 구조 전면 거부
‘단일화’는 더 이상 물밑 협상의 기술이 아닙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26일,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사퇴 외에는 없다”며 보수 진영이 반복해온 정치공학적 통합 논리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화의 조건을 역제안했지만, 이 후보는 “우린 초심을 배신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이번 선거를 ‘정치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로 규정했습니다.


■ 단일화 조건? “그 당의 후보가 사퇴하는 것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단일화 역제안에 대해 “우리는 처음부터 완주를 전제로 창당했다”며 “단일화가 있다면 그 당의 후보가 물러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치는 정책과 비전으로 겨뤄야지 단일화 같은 정치공학이 중심이 되어선 안 된다”며 "단일화를 거부한다고 협박하고 매장하겠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기득권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김용태의 재차 제안.. 개혁신당은 단칼에 거절

같은 날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면 우리는 적이 아니다”라며 “개혁신당이 단일화의 전제 조건을 제시해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제안을 내놓은 셈이지만, 개혁신당 측은 오히려 “전제조건 운운하지 말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김철근 종합상황실장은 SNS를 통해 “탄핵 반대, 계엄 찬성 세력과는 단일화가 성립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 이준석 “우리끼리 유감표명? 그게 정치인가”

이 후보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도 비판했습니다.
권 원내대표가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이 후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니 갈등이 해소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게 정치를 푸는 방식이면 일본과 과거사 문제는 왜 싸우나. 어디서 정치를 배웠나”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어 “우리는 과거의 당과 결별했고, 초심을 지키기 위해 개혁신당을 만들었다”며 “기득권 중심의 구조로 다시 돌아가라는 요구는 스스로의 부정을 강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여론 흐름 반영한 ‘완주’ 전략.. “급격한 성장세 체감”

이준석 후보는 이날 개혁신당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와 이메일에서도 단일화 거부 방침을 재확인하며 “지금의 선거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급격한 상승 흐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패배 책임을 씌우겠다는 듯한 분위기가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라며 “단일화 없는 승리 가능성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 민주당 향한 비판도 병행.. “기자회견이 곧 대국민 선언”

한편, 이 후보는 민주당 김민석 공동선대위원장이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 “국민 앞 기자회견이 대국민 선언이지, 무엇을 더 하라는 것이냐”며 “우리를 끌어들이려는 망상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일축했습니다.

또 이재명 후보의 외교 감각도 문제 삼으며 “트럼프처럼 직설적인 외국 정상을 만나면 감정적 반응으로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정치공학에 균열 낸 선언.. '후보 물러나면 단일화'

이준석 후보의 일관된 메시지는 보수 단일화 거부가 아닌, 강압적 정치 통합 구조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읽힙니다.
이 후보는 완주의 명분과 정당성, 그리고 정치를 바라보는 원칙의 싸움으로 이번 선거를 규정하며, 정파 간 타협보다 방향성의 선택을 요구하는 모습입니다.

단일화 논의는 더 이상 설득 방식의 문제를 넘어, 정치 구조에 대한 본질적 문제 제기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이제 공은 다시 국민의힘에 넘어갔습니다.
양보를 요구하기에 앞서, 누가 먼저 원칙을 후퇴시켰는지 객관적으로 따져야 할 시점입니다.

정당성보다 정치공학을 앞세운 통합 구조는, 단일화 논의의 설득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구조적 모순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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