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저예산 대세 속 수도권·대전 부상.. 고물가 제주·강원은 외면
1박2일 비중 9년 만에 최고.. 여행 단축·도심화에 지역 격차 벌어져
‘3일’은 부담이고, ‘멀리’는 비싸졌습니다. 여행은 더 이상 ‘여유’의 이름이 아닙니다.
‘쉬기 위해’ 떠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금의 여행은, ‘견딜 수 있는 가격 안에서 가능한 거리’를 따진 결과입니다.
2025년 여행시장에 구조적 균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2박3일이 아닌 1박2일을 선택했고, 제주와 강원은 뒤로 밀렸습니다.
대신 수도권과 대전이 부상했고, ‘자연’보다 ‘맛집’과 ‘지인 만남’이 여행의 목적이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는 진단입니다.
지역 간 수요 재편이 본격화되며, 관광의 무게중심이 ‘멀고 긴’ 여행에서 ‘가깝고 짧은’ 여행으로 확연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제주는 지금, 과거의 프리미엄 이미지에만 머물러선 이 흐름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기회는 줄고 있고, 선택받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기는 구조화됩니다
■ 수도권·대전 ‘짧고 강한 여행지’로 급부상
27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에서 소비자의 국내여행 경험을 묻고 ’17년부터 올해까지(각각 1~4월) 9년간의 추이를 비교했습니다.
조사 결과 2025년 1~4월 기준 ‘1박 2일’ 여행 비중이 전체 52%,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처음 50%를 넘어선 수치로, 전통적 기본값이던 2박 3일은 최저치로 떨어졌고 3박 4일 이상은 변동 없이 정체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여행 기간이 줄면서 접근성과 효율성이 좋은 지역이 주목받는 모습입니다.
수도권은 서울·경기·인천 모두 소폭 상승했고, 대전은 무려 +1.0%p 증가하며 수혜지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대전은 “볼 게 없다”는 종전 소비자들의 인식을 레트로 거리, MZ맞춤 핫플, 프로야구 문화 등이 뒤집은 양상입니다.
교통이 편리하고 부담 없는 체류비, 확장된 경험 요소가 맞물리며 수도권 대안 여행지로 급성장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비싸고 먼’ 제주·강원은 밀려났다
반면 제주(-2.0%p)와 강원(-1.4%p)의 점유율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조사 대상 중 제주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동거리와 비용 모두에서 ‘부담’이 되기 시작한 게 주요인으로 꼽혔습니다.
항공료는 꾸준히 상승했고, 렌터카·숙박비는 팬데믹 이후 고착화된 고가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 “제주 갈 바엔 해외 간다”.. 이러다 경쟁력 ‘뚝’
강원도 역시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안에 몰입도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 감상이 목적이었던 여행이, 이제는 체험과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며 지역 간 콘텐츠 경쟁력 차이가 더욱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 ‘자연’ 줄고, ‘식도락·지인 만남’ 늘어
여행 목적의 변화는 숫자로도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여행 중 주요 활동으로 ‘식도락’은 코로나 전 대비 14% 상승, ‘친지·지인 만남’도 8% 증가했습니다. 반면 ‘자연 감상’은 8% 하락, ‘휴식’은 거의 제자리걸음입니다.
즉, ‘멀리 가서 쉬자’가 아니라 ‘가까이서 먹고 즐기자’가 됐습니다.
이는 소득 정체와 물가 상승 속에서 ‘최대의 만족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추구하려는 심리’의 반영입니다.
지금 여행자는 조용한 풍경보다 활발한 콘텐츠를, 긴 체류보다 짧은 몰입을 선택합니다.
■ “문제는 제주가 아닌, 산업 구조”
제주의 하락은 지역적 부진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국내 관광산업이 수요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제주는 오랜 기간 ‘국내 최고 프리미엄 관광지’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 이미지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감각에 맞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연이 좋으니까’, ‘섬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선택받을 수는 없습니다.
접근성과 비용, 체류 밀도, 체험 콘텐츠 구성 등 전반적인 구조 재설계 없이는 지금의 하락세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제주가 살 길은, 방향 전환”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감성 중심의 마케팅이 아닙니다.
소비 흐름을 반영한 전략적 기획, 그리고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관광객을 붙잡으려 하기보다, 소비자가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설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 단기 체류 맞춤 콘텐츠 확대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힙니다.
1박2일 수요가 압도적으로 증가한 현실에서, 공항 인근을 중심으로 로컬 식도락, 전시·공연 등이 결합된 몰입형 코스 개발이 핵심입니다.
또 ▲ 항공료와 숙박비 구조의 유연한 조정도 병행돼야 합니다.
성수기·비수기 차등 요금제, 지역 연계형 할인 패키지, 항공비 정률 보전 등은 제주 관광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체험·교류형 콘텐츠 강화도 시대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자연 감상에 그치지 않고, 농장 체험이나 전통 클래스, 로컬 마켓 투어처럼 지역민과의 접점을 늘리는 경험형 콘텐츠가 여행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 모두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행 리서치 기관 관계자는 “여행의 목적이 자연 감상에서 체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라며 “제주는 콘텐츠의 밀도와 이동 효율을 함께 고려한 구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조사 내용과 보고서 전문은 컨슈머인사이트 여가여행 플랫폼과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 플랫폼 ‘마켓C’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박2일 비중 9년 만에 최고.. 여행 단축·도심화에 지역 격차 벌어져

‘3일’은 부담이고, ‘멀리’는 비싸졌습니다. 여행은 더 이상 ‘여유’의 이름이 아닙니다.
‘쉬기 위해’ 떠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금의 여행은, ‘견딜 수 있는 가격 안에서 가능한 거리’를 따진 결과입니다.
2025년 여행시장에 구조적 균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2박3일이 아닌 1박2일을 선택했고, 제주와 강원은 뒤로 밀렸습니다.
대신 수도권과 대전이 부상했고, ‘자연’보다 ‘맛집’과 ‘지인 만남’이 여행의 목적이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는 진단입니다.
지역 간 수요 재편이 본격화되며, 관광의 무게중심이 ‘멀고 긴’ 여행에서 ‘가깝고 짧은’ 여행으로 확연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제주는 지금, 과거의 프리미엄 이미지에만 머물러선 이 흐름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기회는 줄고 있고, 선택받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기는 구조화됩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수도권·대전 ‘짧고 강한 여행지’로 급부상
27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에서 소비자의 국내여행 경험을 묻고 ’17년부터 올해까지(각각 1~4월) 9년간의 추이를 비교했습니다.
조사 결과 2025년 1~4월 기준 ‘1박 2일’ 여행 비중이 전체 52%,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처음 50%를 넘어선 수치로, 전통적 기본값이던 2박 3일은 최저치로 떨어졌고 3박 4일 이상은 변동 없이 정체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여행 기간이 줄면서 접근성과 효율성이 좋은 지역이 주목받는 모습입니다.
수도권은 서울·경기·인천 모두 소폭 상승했고, 대전은 무려 +1.0%p 증가하며 수혜지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대전은 “볼 게 없다”는 종전 소비자들의 인식을 레트로 거리, MZ맞춤 핫플, 프로야구 문화 등이 뒤집은 양상입니다.
교통이 편리하고 부담 없는 체류비, 확장된 경험 요소가 맞물리며 수도권 대안 여행지로 급성장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비싸고 먼’ 제주·강원은 밀려났다
반면 제주(-2.0%p)와 강원(-1.4%p)의 점유율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조사 대상 중 제주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동거리와 비용 모두에서 ‘부담’이 되기 시작한 게 주요인으로 꼽혔습니다.
항공료는 꾸준히 상승했고, 렌터카·숙박비는 팬데믹 이후 고착화된 고가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 “제주 갈 바엔 해외 간다”.. 이러다 경쟁력 ‘뚝’
강원도 역시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안에 몰입도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 감상이 목적이었던 여행이, 이제는 체험과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며 지역 간 콘텐츠 경쟁력 차이가 더욱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 ‘자연’ 줄고, ‘식도락·지인 만남’ 늘어
여행 목적의 변화는 숫자로도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여행 중 주요 활동으로 ‘식도락’은 코로나 전 대비 14% 상승, ‘친지·지인 만남’도 8% 증가했습니다. 반면 ‘자연 감상’은 8% 하락, ‘휴식’은 거의 제자리걸음입니다.
즉, ‘멀리 가서 쉬자’가 아니라 ‘가까이서 먹고 즐기자’가 됐습니다.
이는 소득 정체와 물가 상승 속에서 ‘최대의 만족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추구하려는 심리’의 반영입니다.
지금 여행자는 조용한 풍경보다 활발한 콘텐츠를, 긴 체류보다 짧은 몰입을 선택합니다.
■ “문제는 제주가 아닌, 산업 구조”
제주의 하락은 지역적 부진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국내 관광산업이 수요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제주는 오랜 기간 ‘국내 최고 프리미엄 관광지’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 이미지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감각에 맞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연이 좋으니까’, ‘섬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선택받을 수는 없습니다.
접근성과 비용, 체류 밀도, 체험 콘텐츠 구성 등 전반적인 구조 재설계 없이는 지금의 하락세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제주가 살 길은, 방향 전환”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감성 중심의 마케팅이 아닙니다.
소비 흐름을 반영한 전략적 기획, 그리고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관광객을 붙잡으려 하기보다, 소비자가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설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 단기 체류 맞춤 콘텐츠 확대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힙니다.
1박2일 수요가 압도적으로 증가한 현실에서, 공항 인근을 중심으로 로컬 식도락, 전시·공연 등이 결합된 몰입형 코스 개발이 핵심입니다.
또 ▲ 항공료와 숙박비 구조의 유연한 조정도 병행돼야 합니다.
성수기·비수기 차등 요금제, 지역 연계형 할인 패키지, 항공비 정률 보전 등은 제주 관광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체험·교류형 콘텐츠 강화도 시대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자연 감상에 그치지 않고, 농장 체험이나 전통 클래스, 로컬 마켓 투어처럼 지역민과의 접점을 늘리는 경험형 콘텐츠가 여행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 모두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행 리서치 기관 관계자는 “여행의 목적이 자연 감상에서 체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라며 “제주는 콘텐츠의 밀도와 이동 효율을 함께 고려한 구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조사 내용과 보고서 전문은 컨슈머인사이트 여가여행 플랫폼과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 플랫폼 ‘마켓C’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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