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인가, 계급의식인가.. 권력 앞의 말은 누구를 겨냥했고, 누구를 지웠는가
“말은 정치다. 그 말은 누구를 찌르고, 누구를 지워버리는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둔 지금, 말은 칼이 되었고 유권자는 가장 날 선 언어의 파편을 정면으로 맞고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를 향해 “발이 공중에 떠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발언은 설화를 넘어, 권력과 언어, 성별과 계급이 교차하는 정치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말 한마디, 대선을 흔들다
해당 발언은 지난 28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나왔습니다.
유 작가는 김 후보를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 설 여사를 “찐 노동자”로 지칭하며 “국회의원, 도지사 사모님이 되면서 남편을 더 우러러보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 인생에서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는 발이 공중에 떠 있는 상태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즉각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여성의 삶을 남편의 지위에 따라 해석한 부분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노동자를 학력으로 위계화하는 시선이 담겨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 진영을 넘어 번진 공방.. “이건 여성 전체에 대한 비하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한 부부가 오랜 세월 쌓아온 동반자적 신뢰와 연대의 가치를 모욕한 것”이라며 “여성을 남편의 그림자나 부속품으로, 노동자를 학력으로 서열화하는 구시대적 성편견의 표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여성의 삶은 누구의 덕도, 누구의 그림자도 아니다. 동반자의 신뢰가 사람의 가치를 만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성민 전 의원(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유시민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이자 계급주의자”라며 “김문수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과 노동자 전체를 열등한 존재로 취급한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어 “노무현 정부를 무너뜨린 발언의 절반은 유시민에게서 나왔고, 지금은 이재명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제는 그 말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고, 누가 상처를 입는지를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은 진보 진영에서도 나왔습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30일 성명을 통해 “노동자 여성의 삶을 비하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후보는 “설난영 씨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그 방식은 여성을 조연으로 치부하고 노동자를 열등하게 조롱하는 것이었다”며 “이는 개인 비판을 넘어 여성 일반, 노동자 일반에 대한 모욕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노동인권은 대학 못 간 여성 노동자들이 쟁취해온 것”이라며 “서울대 출신 엘리트 남성들이야말로 사회를 망친 것에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선거가 던진 질문.. 정치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
이번 논란은 특정 인물의 실언을 넘어서, 정치권 전반에서 언어의 윤리성이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드러내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선거판이 격화될수록 표현은 극단으로 흐르고, 상대를 겨냥한 말은 어느 순간 정치의 품격을 훼손하게 됩니다.
말은 곧 태도입니다.
‘누가 더 크게 외치는가’보다, ‘누가 더 무겁게 침묵을 지킬 수 있는가’가 유권자에게는 더 깊은 신뢰로 다가갑니다.
진영을 막론하고, 이 같은 메시지는 대선 막판을 뒤덮은 감정적 언어들 속에서 정치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되묻게 만드는 문장으로 유권자의 기억에 새겨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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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가 28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SBS 캡처)
“말은 정치다. 그 말은 누구를 찌르고, 누구를 지워버리는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둔 지금, 말은 칼이 되었고 유권자는 가장 날 선 언어의 파편을 정면으로 맞고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를 향해 “발이 공중에 떠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발언은 설화를 넘어, 권력과 언어, 성별과 계급이 교차하는 정치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말 한마디, 대선을 흔들다
해당 발언은 지난 28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나왔습니다.
유 작가는 김 후보를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 설 여사를 “찐 노동자”로 지칭하며 “국회의원, 도지사 사모님이 되면서 남편을 더 우러러보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 인생에서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는 발이 공중에 떠 있는 상태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즉각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여성의 삶을 남편의 지위에 따라 해석한 부분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노동자를 학력으로 위계화하는 시선이 담겨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설난영 여사(왼쪽)와 나경원 의원이 김문수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진영을 넘어 번진 공방.. “이건 여성 전체에 대한 비하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한 부부가 오랜 세월 쌓아온 동반자적 신뢰와 연대의 가치를 모욕한 것”이라며 “여성을 남편의 그림자나 부속품으로, 노동자를 학력으로 서열화하는 구시대적 성편견의 표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여성의 삶은 누구의 덕도, 누구의 그림자도 아니다. 동반자의 신뢰가 사람의 가치를 만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성민 전 의원(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유시민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이자 계급주의자”라며 “김문수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과 노동자 전체를 열등한 존재로 취급한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어 “노무현 정부를 무너뜨린 발언의 절반은 유시민에게서 나왔고, 지금은 이재명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제는 그 말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고, 누가 상처를 입는지를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성민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은 진보 진영에서도 나왔습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30일 성명을 통해 “노동자 여성의 삶을 비하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후보는 “설난영 씨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그 방식은 여성을 조연으로 치부하고 노동자를 열등하게 조롱하는 것이었다”며 “이는 개인 비판을 넘어 여성 일반, 노동자 일반에 대한 모욕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노동인권은 대학 못 간 여성 노동자들이 쟁취해온 것”이라며 “서울대 출신 엘리트 남성들이야말로 사회를 망친 것에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영국 대선 후보가 29일 이준석 후보의 TV토론 발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 선거가 던진 질문.. 정치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
이번 논란은 특정 인물의 실언을 넘어서, 정치권 전반에서 언어의 윤리성이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드러내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선거판이 격화될수록 표현은 극단으로 흐르고, 상대를 겨냥한 말은 어느 순간 정치의 품격을 훼손하게 됩니다.
말은 곧 태도입니다.
‘누가 더 크게 외치는가’보다, ‘누가 더 무겁게 침묵을 지킬 수 있는가’가 유권자에게는 더 깊은 신뢰로 다가갑니다.
진영을 막론하고, 이 같은 메시지는 대선 막판을 뒤덮은 감정적 언어들 속에서 정치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되묻게 만드는 문장으로 유권자의 기억에 새겨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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