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보다 늦고, 文보다 짧았다.. 첫 단추부터 시험대 오른 한미관계
관세·방위비·원전·환율까지.. 트럼프 ‘美 우선주의’와 국익 사이 균형 시험
이재명 대통령이 6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를 갖고 한미 외교의 문을 열었습니다.
취임 사흘 만의 첫 외국 정상 통화였고, 대통령실은 “친근한 분위기”였다고 밝혔습니다.
본론은 이제부터입니다.
관세, 방위비, 미군 재배치, 환율, 원전까지.
모두 국익이 걸린 첨예한 현안들입니다.
이제 시험대에 오른 것은 통화의 속도가 아니라, 이 정부의 외교력입니다.
■ ‘늦은 통화’가 의미하는 것.. 시차 아닌 신호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통화는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늦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 5시간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30분간 전화 대화를 나눴습니다.
반면 이 대통령의 통화는 취임 사흘 만이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시차와 일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통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차만으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미국 내 한미라인의 신중한 거리 두기, 이 대통령을 둘러싼 과거 ‘친중 논란’이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비공식적으로 트럼프 진영 일부가 이재명 정부에 ‘검증’을 우선했다는 분석은 외교 해석을 넘어, 한미관계의 새 역학을 시사합니다.
■ 진짜 외교는 이제부터.. 관세 협상이 첫 뇌관
이번 통화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관세 협상’입니다.
미국의 일방적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다음 달 9일 종료되면서, 이 대통령은 출범 직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와의 힘겨운 조율에 나서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압박으로도 악명 높습니다.
집권 1기 당시 문재인 정부에 수조 원대 인상을 요구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안보 청구서’를 들이밀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더욱이 미국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며 무역·통화 정책에 예의주시하는 중입니다.
여기에 LNG 가스관 사업 참여 요구, 주한미군 전략유연성 확대 문제까지 얽히며, 사실상 한미 경제·안보 협상 전반이 압축적으로 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 트럼프식 ‘골프외교’와 피습 공감.. 유화 뒤의 전략 읽어야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미국으로 초청했고, 두 정상이 골프 라운딩 이야기를 나눴다는 설명까지 나왔습니다.
또한 양측 모두 피습 경험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친근함’은 그 자체로 외교 전략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외교보다 양자 딜을 선호하는 인물이며, 감정적 연출 뒤에 강경한 협상안을 던지는 데 능숙한 정치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해왔지만,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충돌하지 않고 결과를 도출하려면 냉정한 계산과 국제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 대미특사 파견 검토.. 첫 회담은 G7 아니면 워싱턴?
대통령실은 대미특사 파견을 검토하고 있으며,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나 조현 전 외교부 차관 등이 거론됩니다.
정성호 의원도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실제 첫 정상회담은 이달 중 예정된 G7(캐나다) 혹은 나토 정상회의(네덜란드)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미국 방문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 대통령은 다자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공식 만남을 갖고 이후 워싱턴을 찾는 순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되든, 핵심은 통화 그 이후입니다.
통화는 ‘관례’지만, 관세는 ‘현실’이고, 외교는 결국 이해의 싸움입니다.
■ 외교는 ‘속도’가 아니라 ‘결’이다
늦은 통화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시험받고 있는 것은 시점이 아니라, 외교의 기준과 우선순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외교는 친근한 인사로 시작됐지만, 그 실질적 평가는 한 달 뒤 관세 협상장에서 판가름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접근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국익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느냐가 외교의 성패를 가를 핵심입니다.
형식은 끝났고, 본질이 남았습니다.
전화는 통과의례일 뿐,
외교는 오직 결과로 증명돼야 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세·방위비·원전·환율까지.. 트럼프 ‘美 우선주의’와 국익 사이 균형 시험
(SBS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6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를 갖고 한미 외교의 문을 열었습니다.
취임 사흘 만의 첫 외국 정상 통화였고, 대통령실은 “친근한 분위기”였다고 밝혔습니다.
본론은 이제부터입니다.
관세, 방위비, 미군 재배치, 환율, 원전까지.
모두 국익이 걸린 첨예한 현안들입니다.
이제 시험대에 오른 것은 통화의 속도가 아니라, 이 정부의 외교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SBS 캡처)
■ ‘늦은 통화’가 의미하는 것.. 시차 아닌 신호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통화는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늦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 5시간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30분간 전화 대화를 나눴습니다.
반면 이 대통령의 통화는 취임 사흘 만이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시차와 일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통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차만으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SBS 캡처)
미국 내 한미라인의 신중한 거리 두기, 이 대통령을 둘러싼 과거 ‘친중 논란’이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비공식적으로 트럼프 진영 일부가 이재명 정부에 ‘검증’을 우선했다는 분석은 외교 해석을 넘어, 한미관계의 새 역학을 시사합니다.
■ 진짜 외교는 이제부터.. 관세 협상이 첫 뇌관
이번 통화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관세 협상’입니다.
미국의 일방적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다음 달 9일 종료되면서, 이 대통령은 출범 직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와의 힘겨운 조율에 나서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압박으로도 악명 높습니다.
집권 1기 당시 문재인 정부에 수조 원대 인상을 요구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안보 청구서’를 들이밀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더욱이 미국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며 무역·통화 정책에 예의주시하는 중입니다.
여기에 LNG 가스관 사업 참여 요구, 주한미군 전략유연성 확대 문제까지 얽히며, 사실상 한미 경제·안보 협상 전반이 압축적으로 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 트럼프식 ‘골프외교’와 피습 공감.. 유화 뒤의 전략 읽어야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미국으로 초청했고, 두 정상이 골프 라운딩 이야기를 나눴다는 설명까지 나왔습니다.
또한 양측 모두 피습 경험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친근함’은 그 자체로 외교 전략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외교보다 양자 딜을 선호하는 인물이며, 감정적 연출 뒤에 강경한 협상안을 던지는 데 능숙한 정치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해왔지만,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충돌하지 않고 결과를 도출하려면 냉정한 계산과 국제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 대미특사 파견 검토.. 첫 회담은 G7 아니면 워싱턴?
대통령실은 대미특사 파견을 검토하고 있으며,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나 조현 전 외교부 차관 등이 거론됩니다.
정성호 의원도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실제 첫 정상회담은 이달 중 예정된 G7(캐나다) 혹은 나토 정상회의(네덜란드)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미국 방문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 대통령은 다자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공식 만남을 갖고 이후 워싱턴을 찾는 순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되든, 핵심은 통화 그 이후입니다.
통화는 ‘관례’지만, 관세는 ‘현실’이고, 외교는 결국 이해의 싸움입니다.
■ 외교는 ‘속도’가 아니라 ‘결’이다
늦은 통화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시험받고 있는 것은 시점이 아니라, 외교의 기준과 우선순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외교는 친근한 인사로 시작됐지만, 그 실질적 평가는 한 달 뒤 관세 협상장에서 판가름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접근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국익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느냐가 외교의 성패를 가를 핵심입니다.
형식은 끝났고, 본질이 남았습니다.
전화는 통과의례일 뿐,
외교는 오직 결과로 증명돼야 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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