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주앙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포르투, 어떻게 사계절 축제를 도시 브랜드로 만들었나
‘축제’는 관광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언어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기억하는 축제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포르투갈 북부의 항구 도시 포르투는, 단 한밤의 축제로 도시의 정체성을 새겼습니다.
6월 23일, ‘상 주앙(São João)’의 열기입니다.
고작 뿅망치 하나로 시작하는 이 축제가, 지금 포르투를 세계 여름축제의 지도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 도시 전체가 웃는 밤.. 축제는 ‘경험’이자 전략
‘상 주앙’은 포르투갈어로 세례 요한을 의미합니다.
유럽 곳곳에 같은 명칭의 축제가 있지만, 포르투의 그것은 독보적입니다.
사람들은 서로 머리를 툭툭 치며 웃음을 건넵니다.
본래는 마늘줄기로 복을 빌던 민속 풍습이었지만, 현재는 플라스틱 망치로 진화했습니다.
바질화분을 선물하고, 불꽃놀이 아래서 정어리를 구워 먹는 밤. 이 모든 ‘행위’가 하나의 도시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축제란 도시가 잠시 미쳐도 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이 축제는 그저 광란의 밤이 아니라, ‘관계와 교감의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지역행사를 넘어, 도시 마케팅의 정점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문화복합지구 ‘WOW’가 있습니다.
■ 문화지구의 존재가 축제를 도시 자산으로 바꾼다
‘WOW(The Cultural District)’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된 공간이 아닙니다.
포트와인 저장고를 개조해 만들어진 이 복합문화지구에서는, 무려 5만 5,000㎡ 규모로 와인, 음식, 디자인, 전시, 교육, 체험이 동시에 이뤄집니다.
특히나 축제가 열리는 6월이면 이곳 전체가 파티장이 됩니다.
한 손엔 맥주, 다른 손엔 샹그리아. 입장권 하나로 음식과 음료를 무제한 즐기며, DJ 음악과 불꽃놀이를 바로 곁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 2025년 티켓은 60유로부터 시작됐지만, 벌써 얼리버드는 매진일 정도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전통을 세련되게 즐기는 방식’에 있습니다.
칼두 베르지 수프와 정어리, 초리조 빵, 비프 볼 등 포르투갈 시골의 맛을 가장 세련되게 풀어냅니다.
그 결과, ‘시골’은 낡은 과거가 아닌 트렌드가 됩니다.
제주가 ‘감귤’이나 ‘흑돼지’를 어떻게 세계화하느냐에 대한 힌트를 던지는 대목입니다.
■ 축제의 계절성? WOW는 ‘365일 축제’를 만들어
상 주앙이 끝났다고 해서, 포르투의 여름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8월에는 수공예와 민속 공연이 어우러진 ‘와우 텐티코(WOW têntico)’가 이어지고, 10월 전 세계 초콜릿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포르투갈 초콜릿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겨울이 오면, 도시 전체는 다시 마법처럼 반짝입니다.
13미터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광장의 회전목마, 머그잔 속 따뜻한 뱅쇼까지.
포르투는 계절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축제의 열거가 아닌 비수기를 없애고, 도시 브랜드를 사계절 내내 유지시키는 정교한 전략입니다.
연중 관광을 고민하는 제주라면, 여기서 분명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계절마다 콘셉트를 바꾸는 복합문화지구, ‘보고 가는 관광’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도시 경험을 설계하는 방식.
지금 포르투가 증명하고 있는 길입니다.
■ 왜 지금, 왜 여기인가?.. 포르투, 제주와 닮았다
이 시점에 포르투의 축제를 주목하는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
2025년 현재, 한국의 관광산업은 ‘경험’을 구심점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단체관광에서 체험형 개별관광으로, 관람에서 참여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제주 역시 새로운 돌파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제주는 자연이 있지만, 포르투는 경험을 설계했습니다.
WOW는 폐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간이고, 포르투는 이를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기반 관광도시’로 키웠습니다.
지금 제주의 옛 귤창고, 폐교, 마을창고 활용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 있습니다.
‘낡은 것이 자산이 되는 법’, 바로 포르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 축제는 일회성이 아니라 도시의 전략
상 주앙은 포르투의 정체성이며, WOW는 그것을 시대에 맞게 리패키징한 플랫폼입니다.
이 둘의 만남은 ‘지속 가능한 축제’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도시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있을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낡은 저장고마다, 도시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이 설계는 관광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도시 브랜드의 조건을 보여줍니다.
다가오는 23일, 포르투는 또 한 번 웃음과 불꽃으로 밤의 열기를 지핍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축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입니다.
포르투는 축제로 도시를 팔고, 세계를 당깁니다.
그리고 그 뿅망치는, 가벼운 장난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축제의 중심에는 포르투 복합문화지구 ‘WOW’가 있습니다.
포르투 남쪽 빌라 노바 드 가이아의 옛 포트와인 저장고를 개조해 2020년 문을 연 이곳은 7개의 박물관과 12개 레스토랑, 와인스쿨과 전시장이 어우러진 유럽 최대 규모의 문화복합지구입니다.
계절마다 콘셉트를 달리하며, 전통과 현대, 일상과 축제가 공존하는 이 공간은 포르투의 사계절을 ‘이벤트’가 아닌 ‘브랜드’로 설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공식 홈페이지(www.wow.pt)를 방문해보길 권합니다.
관광이란 결국, 이야기의 힘이자 이야기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이야기가 없는 도시에, 다시 오고 싶을 이유는 없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WOW에서의 상 주앙(São João) 축제 현장. (포르투 WOW 한국 홍보 사무소 제공)
‘축제’는 관광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언어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기억하는 축제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포르투갈 북부의 항구 도시 포르투는, 단 한밤의 축제로 도시의 정체성을 새겼습니다.
6월 23일, ‘상 주앙(São João)’의 열기입니다.
고작 뿅망치 하나로 시작하는 이 축제가, 지금 포르투를 세계 여름축제의 지도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 도시 전체가 웃는 밤.. 축제는 ‘경험’이자 전략
‘상 주앙’은 포르투갈어로 세례 요한을 의미합니다.
유럽 곳곳에 같은 명칭의 축제가 있지만, 포르투의 그것은 독보적입니다.
사람들은 서로 머리를 툭툭 치며 웃음을 건넵니다.
본래는 마늘줄기로 복을 빌던 민속 풍습이었지만, 현재는 플라스틱 망치로 진화했습니다.
바질화분을 선물하고, 불꽃놀이 아래서 정어리를 구워 먹는 밤. 이 모든 ‘행위’가 하나의 도시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축제란 도시가 잠시 미쳐도 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이 축제는 그저 광란의 밤이 아니라, ‘관계와 교감의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지역행사를 넘어, 도시 마케팅의 정점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문화복합지구 ‘WOW’가 있습니다.
■ 문화지구의 존재가 축제를 도시 자산으로 바꾼다
‘WOW(The Cultural District)’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된 공간이 아닙니다.
포트와인 저장고를 개조해 만들어진 이 복합문화지구에서는, 무려 5만 5,000㎡ 규모로 와인, 음식, 디자인, 전시, 교육, 체험이 동시에 이뤄집니다.
특히나 축제가 열리는 6월이면 이곳 전체가 파티장이 됩니다.
한 손엔 맥주, 다른 손엔 샹그리아. 입장권 하나로 음식과 음료를 무제한 즐기며, DJ 음악과 불꽃놀이를 바로 곁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 2025년 티켓은 60유로부터 시작됐지만, 벌써 얼리버드는 매진일 정도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전통을 세련되게 즐기는 방식’에 있습니다.
칼두 베르지 수프와 정어리, 초리조 빵, 비프 볼 등 포르투갈 시골의 맛을 가장 세련되게 풀어냅니다.
그 결과, ‘시골’은 낡은 과거가 아닌 트렌드가 됩니다.
제주가 ‘감귤’이나 ‘흑돼지’를 어떻게 세계화하느냐에 대한 힌트를 던지는 대목입니다.
초콜릿 페스티벌. (포르투 WOW 한국 홍보 사무소 제공)
■ 축제의 계절성? WOW는 ‘365일 축제’를 만들어
상 주앙이 끝났다고 해서, 포르투의 여름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8월에는 수공예와 민속 공연이 어우러진 ‘와우 텐티코(WOW têntico)’가 이어지고, 10월 전 세계 초콜릿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포르투갈 초콜릿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겨울이 오면, 도시 전체는 다시 마법처럼 반짝입니다.
13미터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광장의 회전목마, 머그잔 속 따뜻한 뱅쇼까지.
포르투는 계절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축제의 열거가 아닌 비수기를 없애고, 도시 브랜드를 사계절 내내 유지시키는 정교한 전략입니다.
연중 관광을 고민하는 제주라면, 여기서 분명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계절마다 콘셉트를 바꾸는 복합문화지구, ‘보고 가는 관광’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도시 경험을 설계하는 방식.
지금 포르투가 증명하고 있는 길입니다.
■ 왜 지금, 왜 여기인가?.. 포르투, 제주와 닮았다
이 시점에 포르투의 축제를 주목하는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
2025년 현재, 한국의 관광산업은 ‘경험’을 구심점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단체관광에서 체험형 개별관광으로, 관람에서 참여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제주 역시 새로운 돌파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제주는 자연이 있지만, 포르투는 경험을 설계했습니다.
WOW는 폐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간이고, 포르투는 이를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기반 관광도시’로 키웠습니다.
지금 제주의 옛 귤창고, 폐교, 마을창고 활용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 있습니다.
‘낡은 것이 자산이 되는 법’, 바로 포르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이브 공연이 한창인 축제 현장. (포르투 WOW 한국 홍보 사무소 제공)
■ 축제는 일회성이 아니라 도시의 전략
상 주앙은 포르투의 정체성이며, WOW는 그것을 시대에 맞게 리패키징한 플랫폼입니다.
이 둘의 만남은 ‘지속 가능한 축제’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도시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있을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낡은 저장고마다, 도시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이 설계는 관광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도시 브랜드의 조건을 보여줍니다.
다가오는 23일, 포르투는 또 한 번 웃음과 불꽃으로 밤의 열기를 지핍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축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입니다.
포르투는 축제로 도시를 팔고, 세계를 당깁니다.
그리고 그 뿅망치는, 가벼운 장난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축제의 중심에는 포르투 복합문화지구 ‘WOW’가 있습니다.
포르투 남쪽 빌라 노바 드 가이아의 옛 포트와인 저장고를 개조해 2020년 문을 연 이곳은 7개의 박물관과 12개 레스토랑, 와인스쿨과 전시장이 어우러진 유럽 최대 규모의 문화복합지구입니다.
계절마다 콘셉트를 달리하며, 전통과 현대, 일상과 축제가 공존하는 이 공간은 포르투의 사계절을 ‘이벤트’가 아닌 ‘브랜드’로 설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공식 홈페이지(www.wow.pt)를 방문해보길 권합니다.
관광이란 결국, 이야기의 힘이자 이야기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이야기가 없는 도시에, 다시 오고 싶을 이유는 없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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