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늘고 심리도 회복됐지만, 소비·투자·내수는 모두 ‘미지근’
건설·제조·유통 전반 침체 속 수출 반짝.. 진짜 회복은 아직 멀다
겉으로 보기엔 살아나는 듯합니다.
소비심리는 오르고, 관광객도 조금씩 돌아오며, 농산물 가격도 껑충 뛰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은 그 반대입니다.
제주 경제는 지금 ‘회복’도 ‘침체’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습니다.
지표는 반등하고 있지만, 매출은 줄고, 공사판은 멈췄으며,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숫자는 오르는데, 체온은 여전히 낮습니다.
■ 소비지표 반등했지만 매출은 여전히 ‘후진 기어’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6월 11일 발표한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제주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4로 전월 대비 7.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전 수준을 사실상 회복한 셈입니다.
그러나 심리와 실제 소비 사이 여전히 괴리감이 컸습니다.
4월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7.5% 하락했고, 신용카드 사용액 역시 7.8% 감소했습니다.
특히 소비 씀씀이가 영 시원찮습니다.
신용카드 사용액 기준 관광객 사용분이 -18.5%로 하락폭이 컸고, 도민 소비도 -3.3% 감소해 지역 내 수요 역시 위축됐습니다.
다만 지역화폐 ‘탐나는전’의 인센티브 확대 효과로 체크카드 소비를 일부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민 소비는 그나마 신용카드 소비 감소분(-3.3%)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건설, 제조, 서비스 전방위 흔들.. 회복 단서는 농산물과 수출
건설경기는 여전히 깊은 침체 늪에 빠져 있습니다.
4월 건설수주액은 전년 대비 무려 46.1% 급감했습니다.
민간부문(-71.8%)과 건축부문(-56.8%) 타격이 컸습니다.
미분양 주택은 4월 기준 2,534호로 여전히 2,000호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준공 후 미분양도 1,584호로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제조업 생산 역시 3.2% 감소했고, 수산물 출하량도 갈치를 중심으로 9.3%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출하액은 밭작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1% 급증하며 제주 경제를 일정 부분 뒷받침했습니다.
수출입도 반짝 개선세를 보였습니다. 항공기엔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5월 수출은 34.0%, 수입은 133.3%나 늘었습니다.
반등 추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데서 지속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관광객 ‘숫자’는 복원 중.. ‘체류 질’은 숙제
관광객 수는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5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5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감소폭은 1만 3,000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APEC 분산 개최와 크루즈 유입 덕분에 오히려 늘어난 반면, 내국인은 연휴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소세(-4.1%)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내국인 개별 관광객은 10만 명 가까이 줄고, 단체 관광은 소폭 늘었지만 회복 흐름을 주도하기엔 역부족입니다.
크루즈가 재개되며 외형적 ‘볼륨’은 살아난 반면, 체류시간과 역내 소비 확대는 여전히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 고용 ‘플러스’ 전환.. 그러나 산업별 체감 온도차는 극심
5월 제주 지역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000명 증가했습니다. 고용률도 70.4%로 전년 대비 0.4%p 상승했고, 실업률은 1.7%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산업별 명암이 엇갈립니다.
건설업 취업자는 –7,000명, 제조업은 보합 수준인 반면, 서비스업은 1만 1,000명 증가하면서 지역 고용시장을 견인했습니다.
전기·운수·금융 관련 업종에서 고용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 주택시장 하락세 이어져.. 개인서비스 물가는 ‘조용한 인플레’
부동산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4월 주택매매가격은 아파트 중심으로 0.1% 하락했고, 토지가격도 같은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거래량 역시 회복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5월 기준 전년 대비 1.4% 올랐고, 외식과 같은 개인서비스 가격은 2.2%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진행형’입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일시적 하락세를 보였지만,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체감 수위를 낮출 기미가 없습니다.
■ 제주 경제, 지금은 ‘착시’와 ‘진짜 회복’ 사이
표면적으로는 제주 경제가 반등하는 듯 보입니다.
소비자심리는 회복됐고, 수출입도 늘었으며, 고용지표 역시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침체, 관광객 체류 질 저하, 소매매출 부진, 부동산 시장 경색 등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하다”며 “지표보다 중요한 건 현장의 온도다. 진짜 회복은 숫자가 아니라 체감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제는 단기 지표 상승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실질 소비와 내수 회복을 견인할 정교한 정책 대응과 구조적 해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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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제조·유통 전반 침체 속 수출 반짝.. 진짜 회복은 아직 멀다

겉으로 보기엔 살아나는 듯합니다.
소비심리는 오르고, 관광객도 조금씩 돌아오며, 농산물 가격도 껑충 뛰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은 그 반대입니다.
제주 경제는 지금 ‘회복’도 ‘침체’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습니다.
지표는 반등하고 있지만, 매출은 줄고, 공사판은 멈췄으며,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숫자는 오르는데, 체온은 여전히 낮습니다.
■ 소비지표 반등했지만 매출은 여전히 ‘후진 기어’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6월 11일 발표한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제주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4로 전월 대비 7.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전 수준을 사실상 회복한 셈입니다.
그러나 심리와 실제 소비 사이 여전히 괴리감이 컸습니다.
4월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7.5% 하락했고, 신용카드 사용액 역시 7.8% 감소했습니다.
특히 소비 씀씀이가 영 시원찮습니다.
신용카드 사용액 기준 관광객 사용분이 -18.5%로 하락폭이 컸고, 도민 소비도 -3.3% 감소해 지역 내 수요 역시 위축됐습니다.
다만 지역화폐 ‘탐나는전’의 인센티브 확대 효과로 체크카드 소비를 일부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민 소비는 그나마 신용카드 소비 감소분(-3.3%)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건설, 제조, 서비스 전방위 흔들.. 회복 단서는 농산물과 수출
건설경기는 여전히 깊은 침체 늪에 빠져 있습니다.
4월 건설수주액은 전년 대비 무려 46.1% 급감했습니다.
민간부문(-71.8%)과 건축부문(-56.8%) 타격이 컸습니다.
미분양 주택은 4월 기준 2,534호로 여전히 2,000호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준공 후 미분양도 1,584호로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제조업 생산 역시 3.2% 감소했고, 수산물 출하량도 갈치를 중심으로 9.3%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출하액은 밭작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1% 급증하며 제주 경제를 일정 부분 뒷받침했습니다.
수출입도 반짝 개선세를 보였습니다. 항공기엔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5월 수출은 34.0%, 수입은 133.3%나 늘었습니다.
반등 추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데서 지속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관광객 ‘숫자’는 복원 중.. ‘체류 질’은 숙제
관광객 수는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5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5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감소폭은 1만 3,000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APEC 분산 개최와 크루즈 유입 덕분에 오히려 늘어난 반면, 내국인은 연휴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소세(-4.1%)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내국인 개별 관광객은 10만 명 가까이 줄고, 단체 관광은 소폭 늘었지만 회복 흐름을 주도하기엔 역부족입니다.
크루즈가 재개되며 외형적 ‘볼륨’은 살아난 반면, 체류시간과 역내 소비 확대는 여전히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 고용 ‘플러스’ 전환.. 그러나 산업별 체감 온도차는 극심
5월 제주 지역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000명 증가했습니다. 고용률도 70.4%로 전년 대비 0.4%p 상승했고, 실업률은 1.7%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산업별 명암이 엇갈립니다.
건설업 취업자는 –7,000명, 제조업은 보합 수준인 반면, 서비스업은 1만 1,000명 증가하면서 지역 고용시장을 견인했습니다.
전기·운수·금융 관련 업종에서 고용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 주택시장 하락세 이어져.. 개인서비스 물가는 ‘조용한 인플레’
부동산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4월 주택매매가격은 아파트 중심으로 0.1% 하락했고, 토지가격도 같은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거래량 역시 회복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5월 기준 전년 대비 1.4% 올랐고, 외식과 같은 개인서비스 가격은 2.2%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진행형’입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일시적 하락세를 보였지만,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체감 수위를 낮출 기미가 없습니다.

■ 제주 경제, 지금은 ‘착시’와 ‘진짜 회복’ 사이
표면적으로는 제주 경제가 반등하는 듯 보입니다.
소비자심리는 회복됐고, 수출입도 늘었으며, 고용지표 역시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침체, 관광객 체류 질 저하, 소매매출 부진, 부동산 시장 경색 등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하다”며 “지표보다 중요한 건 현장의 온도다. 진짜 회복은 숫자가 아니라 체감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제는 단기 지표 상승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실질 소비와 내수 회복을 견인할 정교한 정책 대응과 구조적 해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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