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위 "침해로 보기엔 지나쳐" 판단
정신과 진료 받은 교사 결국 교단 떠나
교과 교사의 문제 학생 정서관리 한계
수동적 대응에 일선 학교 부담만 커져
"지금 선생님한테 힘쓰니? 팔 아프니까 놔."
지난해 5월 제주도내 한 중학교.
친구와 다투고 있던 학생 A 군은 교과 기간제 교사 B 씨가 말리러 오자 B 씨의 손목을 잡아 비틀어 버립니다.
A 군은 112에 신고를 넣었는데, 자칫 아동학대로 번질까 우려한 B 씨는 상황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본 A 군은 "OO중학교 OOO 선생님이 지금 영상을 찍고 있다"며 "자기네 딸이나 아들이면 참지도 못할 거면서.. 선생님 맞습니까? 제가 보기에 선생님은 아직 선생님이 될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발언도 이어갑니다.
이에 B 씨는 명예훼손과 교육 활동 침해 등 교권침해를 주장했지만, 교권보호위원회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손목을 꺾으려는 행위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단정 짓기는 애매하고, A 군의 발언이나 112에 신고한 사실을 교권 침해로 보기엔 지나치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 일의 여파로 B 씨는 준비하던 임용시험을 포기했고, 올해 2월 기간제 계약이 끝나자 꿈을 접고 교단을 떠났습니다.
B 씨는 취재진에게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도 복용했다"며 "A 군과 같은 학생의 경우 잘못된 행동을 교사들이 알려주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앞서도 비슷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관련 선생님 아무도 사과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제가 교권보호위원회를 신청하지 못했으면 잘못을 인지조차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A 군은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반학급에 배정돼 있어 지도는 일반 교사들의 몫이었습니다.
교과 담당이었던 B 씨가 A 군의 정서 관리까지 원활히 수행하는 것은 무리였고, 억눌러온 끝에 터진 사건의 여파는 결국 B 씨가 혼자 떠안고 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교육계에서는 땜질식 수동적인 대응으로는 여전히 교사들에게만 책임이 떠넘겨질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교조 제주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례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가정과 학교, 교육청 모두가 연계해 긴 호흡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정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학생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사각지대가 없도록 학교와 협업을 강화하며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신과 진료 받은 교사 결국 교단 떠나
교과 교사의 문제 학생 정서관리 한계
수동적 대응에 일선 학교 부담만 커져
"지금 선생님한테 힘쓰니? 팔 아프니까 놔."
지난해 5월 제주도내 한 중학교.
친구와 다투고 있던 학생 A 군은 교과 기간제 교사 B 씨가 말리러 오자 B 씨의 손목을 잡아 비틀어 버립니다.
A 군은 112에 신고를 넣었는데, 자칫 아동학대로 번질까 우려한 B 씨는 상황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본 A 군은 "OO중학교 OOO 선생님이 지금 영상을 찍고 있다"며 "자기네 딸이나 아들이면 참지도 못할 거면서.. 선생님 맞습니까? 제가 보기에 선생님은 아직 선생님이 될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발언도 이어갑니다.
이에 B 씨는 명예훼손과 교육 활동 침해 등 교권침해를 주장했지만, 교권보호위원회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손목을 꺾으려는 행위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단정 짓기는 애매하고, A 군의 발언이나 112에 신고한 사실을 교권 침해로 보기엔 지나치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 일의 여파로 B 씨는 준비하던 임용시험을 포기했고, 올해 2월 기간제 계약이 끝나자 꿈을 접고 교단을 떠났습니다.
B 씨는 취재진에게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도 복용했다"며 "A 군과 같은 학생의 경우 잘못된 행동을 교사들이 알려주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앞서도 비슷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관련 선생님 아무도 사과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제가 교권보호위원회를 신청하지 못했으면 잘못을 인지조차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A 군은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반학급에 배정돼 있어 지도는 일반 교사들의 몫이었습니다.
교과 담당이었던 B 씨가 A 군의 정서 관리까지 원활히 수행하는 것은 무리였고, 억눌러온 끝에 터진 사건의 여파는 결국 B 씨가 혼자 떠안고 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교육계에서는 땜질식 수동적인 대응으로는 여전히 교사들에게만 책임이 떠넘겨질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교조 제주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례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가정과 학교, 교육청 모두가 연계해 긴 호흡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정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학생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사각지대가 없도록 학교와 협업을 강화하며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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