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상승 여파가 제주 소라의 북방 한계선을 동해로 확장시키고, 면역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제주와 동해 연안에 있는 소라를 채집해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이들 지역간 소라의 유전적 연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높은 유전적 연결성은 제주와 동해안 서식 소라가 동일한 유전적 특성, 즉 제주지역 서식 소라가 동해안까지 서식을 확장됐다는 뜻입니다.

이미 지난 2018년 해양환경공단이 실시한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에서 남해안 소라가 북위 37도까지 서식 범위가 확장됐다고 보고된 바 있지만, 유전적 연결성 분석을 통해 북방한계선 확장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서식지 확장은 소라 유생이 대마 난류 등을 타고 북상해 동해 연안에 정착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수온 상승에 따른 해양 생물의 분포 변화와 영향을 구체적으로 입증한 계기가 됐습니다.


이와함께 소라 개체군 감소 원인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도 보고됐습니다.

기존 가설로는 갯녹음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라의 먹이가 변화해 소라 개체군이 감소했다고 추정됐습니다.

갯녹음은 연안 암반지역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조류가 우점해 바다 사막화로 불리는 현상입니다.

먹이 문제로 소라 개체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게 그동안 소라 개체 감소의 원인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소라 먹이 변화에 따른 영향을 보고한 논문에서는 소라의 번식이나 체내 생리 변화에 석회조류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고수온 환경, 즉 수온 상승이 지속되면서 소라 면역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이 해양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라며 이번 연구는 해양 생물의 분포 변화 등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동은 (kdeun2000@hanmail.net)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